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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DRAMA 총결산 & 2014 드라마 예상도

2013, 우리를 웃고울린 드라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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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힘차게 그 문을 열었다. 작년 한 해 드라마는 참으로 다양한 모양으로 우리를 즐겁게 해줬는데, 몇 가지 주제로 2013년 드라마를 결산하고 2014 드라마를 예상해 보았다.

# 판타지 장르의 득세

2013년 드라마에 유독 많이 보인 장르를 꼽으라면 바로 이것.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아홉 개의 향,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소년, 끔찍한 사고 이후 귀신을 볼 수 있게 된 여자, 지리산 반인반수의 아들…. 판타지 장르다. 방송국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상상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판타지 드라마를 내놓았다.

한때 판타지 장르라고 하면 현실성이 떨어지고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을 준단 이유로 방송사들이 썩 내켜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시청자들은 다양한 미국ㆍ영국ㆍ일본 등의 드라마를 섭렵하며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었고, 판타지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지며 오히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롭고 참신한 전개를 보여주는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들에 열광하게 되었다. 예전에 비해 CG 수준이 상당 부분 진일보하고 판타지적 전개를 뒷받침해줄 탄탄한 각본들이 나왔다는 점도 판타지 열풍에 한 획을 더했다.

출처_ SBS, MBC

2013년 새롭게 선보인 판타지 장르의 드라마를 살펴보면 MBC <구가의 서>, KBS2 <미래의 선택>, SBS <주군의 태양> 등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2014년 역시 다양한 장르의 판타지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SBS는 현재 지구에 불시착해 400년을 살아 온 외계인 도민준과 톱스타 천송이의 로맨스를 그린 <별에서 온 그대>를 인기리에 방영중이고, <따뜻한 말 한마디> 후속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가 과거로 돌아가며 생기는 일을 그린 타임슬립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을 준비 중이다.
추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후 타인의 생각을 듣게 된 한 소년이 있다. 아버지의 살인범에 대해 증언해 준 소녀를 위해 평생을 살아온 이 소년은 열아홉이 되어 드디어 당시의 소녀 혜성과 재회한다. 이 만남은 둘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커다란 계기가 되는데…. 법정물과 미스터리, 판타지적 요소를 절묘하게 혼합시켜 18부 전체를 통틀어 성장하고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한 터치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

#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

2012년 <인현왕후의 남자>, <응답하라1997>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던 tvN은 2013년에도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응답하라1994>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 외에도 <이웃집 꽃미남>, <연애조작단: 시라노>, <후아유>, <빠스켓 볼>, <식샤를 합시다> 등은 독특한 스토리와 공중파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 장르물로 시청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아온 OCN도 <더 바이러스>, <특수사건 전담반 TEN 2> 등을 선보여 마니아들의 성원을 이끌어냈다.

출처_ tvN, OCN,


다양하고 참신한 소재나 스토리들을 만날 수 있고, 시즌제가 가능하며 스타캐스팅이나 시청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 케이블 드라마는 분명 공중파 드라마가 갖출 수 없는 미덕을 갖고 있다. 막장 요소나 흔한 한국 드라마의 문법에서도 자유롭고 시간ㆍ요일 편성이 공중파보다 유동적이라는 점도 케이블 드라마의 강점이다. 예전과는 달리 더 이상 케이블 드라마가 채널 선택에서 불리한 위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케이블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 다양한 시도를 통해 케이블은 자체 제작 드라마의 퀄리티를 꾸준히 높여왔고, 이제 몇몇 케이블 드라마들은 그야말로 사회적 신드롬이라 부를 만한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2014년에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케이블 드라마들이 줄줄이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tvN은 성준과 김소연을 주인공으로 그간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3을 준비 중이고, <응답하라1994> 후속으로 최진혁과 송지효가 이혼한 의사 부부로 분한 <응급남녀>를 선보인다. 돌아올 <신의 퀴즈 시즌 4>와 새롭게 <닥터 프로스트>, <처용> 등을 선보일 OCN의 수사 드라마들 역시 강력 추천.

추천! tvN <응답하라1994> : 이 드라마를 단지 ‘남편 찾기’ 드라마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응답하라1997>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제작진들은 섬세하고 느리게 사랑하고 성장하는 우리의 청춘 이야기를 그려낸다. 대학 진학과 함께 상경한 성나정(고아라 분)을 중심에 둔 신촌 하숙의 하숙생들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한 이 작품은 매회 우리에게 좋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시대를 관통하는 감성을 묘사하는 제작진의 솜씨만큼은 최고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듯.

# 일드 리메이크 열풍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제작된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02년 SBS <별을 쏘다>, 2005년 SBS <봄날>, 2007년 MBC <하얀거탑>, 2009년 KBS2 <꽃보다 남자> 등 이미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많은 드라마들이 제작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2013년에는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공중파에서 네 편이나 방송됐는데.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원작: TBS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 KBS2 <직장의 신>(원작 : NTV <파견의 품격>), MBC <여왕의 교실>(원작: NTV <여왕의 교실>), SBS <수상한 가정부>(원작: NTV <가정부 미타>)가 바로 그 주인공.

출처_ SBS, KBS, MBC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의 제작이 갑자기 늘어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갑자기 커진 드라마 시장을 한 가지 원인으로 꼽는다. 종편 채널, 케이블 등에서 자체 제작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고 각 채널은 시청자들의 눈을 잡아끌 만큼의 폭발력도 갖추고 있다. 공급되는 대본의 양은 비슷한데 수요는 늘어난 셈. 이런 상황에서 공중파 방송국들이 이미 검증된 컨텐츠인 일본 드라마에 눈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일리 있는 분석이지만,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무턱대고 수입해온 드라마는 결코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기존의 리메이크 드라마들이 성공을 거둔 것은 원작의 좋은 퀄리티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컨텐츠의 현지화에 힘을 쓴 작가들의 공이 크다.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상당히 가깝게 위치하고 있지만 그 감성만큼은 상이하고, 그 차이를 명확히 알고 드라마에 한국적 감성을 제대로 녹여내지 않는다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힘들다.

거짓된 상황 속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 애달픈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나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를 적절하게 녹여낸 KBS2 <직장의 신>은 현지화에 제대로 성공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무너져가는 한국의 학교를 제대로 그린 <여왕의 교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그 때문. 하지만 <수상한 가정부>가 일본 특유의 감성을 그대로 갖다 베낀 것은 아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극단적인 명령도 아무렇지 않게 수행하는 로봇 같은 가정부라는 설정 자체가 한국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사기 힘들었고 한국적 감성을 녹여내려는 노력은 미약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드라마는 시청률도, 평가도 움켜쥐지 못한 채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의 한계를 보이고 막을 내렸다. 2014년, 다양한 일본 드라마 리메이크 작품이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배용준이 직접 제작에 나선 <장미가 없는 꽃집>(원작: 후지TV <장미가 없는 꽃집>)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뜨겁다. 홀로 딸을 키우며 꽃집을 운영하는 남자의 휴먼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는 작품은 일본 현지에서 유명 그룹 SMAP의 카토리 싱고가 주연해 높은 인기를 끈 작품.

추천! KBS2 <직장의 신> : 계약직 미스김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요절복통 회사 생활 이야기. 단순히 직장생활의 코믹한 에피소드만을 다루는 드라마는 아니다. 한국 사회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비정규 계약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직장 생활의 애환을 유쾌한 터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즐겁게 웃다가도 한번씩 그 날카로운 시선에 깜짝 놀라게 되고,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의 활약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한번 보는 것을 권한다. 직장인이라면 반드시, 직장인이 아니라도 꼭 한번쯤은!

# 팩션 사극의 시대

2013년의 사극을 보면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그것을 충실히 재현하는 데 노력하기보다는 역사적 사실의 단면을 잘라와 극화하거나 혹은 역사에 허구를 덧붙여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팩션 사극, 혹은 퓨전 사극이 주된 흐름을 이뤘다.

출처_ MBC


MBC 월화 사극이 이런 흐름을 이끌었다. 조선시대 후기 말을 고치는 수의사로 출발해 왕을 치료하는 어의 자리까지 올랐던 백광현의 이야기를 다룬 <마의>는 백광현이라는 실존 인물에 대한 기록에 다양한 허구를 올려 시청자들의 눈을 잡아끌었다. 조선시대 최초의 여성 사기장인 백파선의 이야기를 그린 <불의 여신 정이>도 마찬가지.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일일사극 <제왕의 딸, 수백향> 역시 백제 무령왕의 딸 수백향의 일대기를 다루지만 구체적 서사는 모두 픽션인 팩션 사극이다. KBS는 고구려 영류왕의 딸 무영이 아버지를 죽인 연개소문의 서자 연충과 사랑에 빠진다는 허구적 이야기를 드라마로 꾸민 <칼과 꽃>을 내놓았다.

이런 팩션 사극은 역사적 기록 내에서 다양한 극적 장치를 끼워넣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고 재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통 사극보다 운신의 폭이 넓지만, 한편으로 역사 왜곡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기 쉬운 소재이기도 하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와 MBC <기황후>는 이런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고 대중들에게 쓴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굳이 역사적 기록을 기초로 한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면 정사나 혹은 믿을만한 사료를 기초로 해 상상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극화하는 게 이런 논란을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2014년에도 많은 팩션 사극이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사단이 다시금 뭉처 만들 MBC <파천황>은 조선 초기 개국공신으로 그 이름을 높였던 정도전과 이방원의 대립을 그릴 작품이다. 또한 MBC는 2003년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대장금>의 후속작도 제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추천! MBC <마의> : 조승우의 브라운관 데뷔작이자 이병훈 감독의 컴백작이었던 마의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걸맞는 작품이었다. 뛰어난 연기력과 걸출한 연출이 어우러져 50부작 내내 흥미로운 전개를 이끌어 온 이 작품은 실존 인물 백광현의 이야기를 허구적 상상력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조선 최초의 외과의인 백광현의 일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끊임없이 탐구하고 도전하는 그의 정신에 감탄을 금치 못하게 될 것. 극의 재미는 물론, 보장한다.

이상 키워드로 정리해본 2013년 드라마 이슈&2014 드라마 예상도였다. 이 중에서 몇 개나 보셨는지? 2014년 드라마 중 어떤 것이 가장 기대되는지? 2014년은 부디 더 좋은 드라마들로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관련 기사]

-<드라마,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며
-응답하라1994> 꿈 없는 우리에게 건네는 빙그레의 위로
-이선균 이연희 <미스코리아>, 결말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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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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