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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미널 마인드>의 리드, FBI 요원은 어떤 사람인가

괴물과 싸우려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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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 우월한 기럭지로 수많은 여성팬의 사랑을 받고 있는 리드. 연약하고 수줍어 보이는 외모에 IQ 187의 두뇌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리드 박사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와 단둘이서 자랐다. 어머니의 정신건강이 호전되지 않자 리드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사람마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를 것이다. 자신의 꿈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도 있고 꿈과는 거리가 먼, 적절한 금전적 보상이 따르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있다. 경찰, 형사, 소방관 같은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쩌다 보니 적절히 현실과 타협해서 직업을 택한 사람들이라 보기 어렵다. 자신의 성장과정이 직업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성장과정에서 범죄의 직, 간접적 피해 대상이 된 사람들은 범죄자를 검거하고 처벌, 또는 예방하는 직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정서적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 <크리미널 마인드>의 FBI 요원들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한 번조차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이코 패스를 매일 연구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범죄를 분석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이 필요할까? 시즌별 에피소드에서 하나씩 드러났지만 요원들의 성장과정, 또 현재의 삶에서 이들이 이 길을 선택했고, 계속 걸어가야 하는 이유가 드러난다.
 
 큰 키, 우월한 기럭지로 수많은 여성팬의 사랑을 받고 있는 리드. 연약하고 수줍어 보이는 외모에  IQ 187의 두뇌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리드 박사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와 단둘이서 자랐다. 어머니의 정신건강이 호전되지 않자 리드는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판단이었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이 일은 리드의 마음속에 죄책감으로 자리 잡는다. 정신병원에 끌려가기 전 어머니는 리드를 향해 자신은 병원에 가고 싶지 않다고, 너는 나에게 이럴 권리가 없지 않느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이제 법적인 권리를 막 얻은 리드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어머니를 강제입원 시키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어머니는 애원과 원망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다 끝내 스스로 입원하겠노라며 내 몸에서 손을 치우라며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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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미널 마인드> 시즌 2, 에피소드 14, 15편에서 리드는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연쇄살인범에게 붙잡혀 오두막에서 폭행과 협박, 고문을 당하게 된다. 연쇄살인범이 겨눈 총구, 잔인한 러시안 룰렛 게임으로 목숨이 오가는 끔찍한 시간을 보낸다. 의자에 묶인 채 강제로 약물투여를 당하고 이 과정에서 리드는 환각상태로 어린 시절 기억에서 엄마를 떠올린다. 죄를 고하라는 연쇄살인마의 협박에 리드는 눈을 뜨고 자기 죄를 고하겠다고 하면서 어머니를 버린 것에 대한 죄를 고백한다. 성서의 한 구절 한 구절에 집착하는 연쇄살인범의 기준에 따라 리드는 성서의 구절을 인용해 부모에 대한 도리를 하지 않은 자신을 죽여줄 것을 부탁한다. 연쇄살인범은 리드에게 이미 팀원 중 자신이 죽일 한 사람을 골라 지목하라고 협박했고, 리드가 팀장인 하치를 성경 구절을 인용해 지목하면서 힌트를 남겨둔 터라 이를 알아챈 하치가 요원들과 함께 오두막으로 출동해 리드를 구해내면서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
 
가족 사이에서 벌어진 일은 아무리 시간이 오래 지나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혼자 감당할 수 없었던, 이제 막 법적 성인이 된 리드는 법의 힘을 빌어서 자신의 삶의 무게를 나누는 길을 선택한다. 이것은 법적으로 결코 문제가 될 수 없지만 리드의 마음 속 양심에서는 어머니를 버린 자식이라는 낙인을 찍어 오래도록 상처로 남겨둔 것이었다. 생사를 오가는 상황, 연쇄살인범에게 고문을 받으며 끔찍한 시간을 견디는 와중에 그의 기억 속으로 찾아 든 것은 바로 그 옛날 어머니를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했던 그 순간의 기억이었다. 그 죄책감을 털어내며 그가 울면서 외친 한 마디는 그러므로 자신은 죄인이라는 고백이었다.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고, 어머니로부터는 돌봄을 받지 못했던 리드. 명석한 두뇌와 놀라운 재능이 있었지만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누리지 못했고 충분한 사랑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리드는 자신의 재능과 지능을 악의 도구로 쓰지 않고 그 반대편에 서는 길을 선택했다. 어린 리드는 어쩌면 자신과 어머니를 두고 떠나버린 아버지를 원망하는 대신 이해하려고 애쓰고, 정신건강을 회복하기보다는 무기력하기만 했던 어머니를 탓하는 대신 안쓰럽고 애틋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끝까지 다 돌보지 못한 자신을 책망하며, 삶이 곧 끝날 고통스러운 공포의 고문 끝에서 어머니에게 마지막 사죄의 마음을 꺼낸 것이다.
 
<크리미널 마인드>의 다른 에피소드에서 하치는 한 연쇄살인범을 검거하고 심문하면서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신처럼 아버지에게 이유도 없이 오랫동안 구타를 당하며 자란 사람들이 모두 당신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당신처럼 되거나 또는 나처럼 된다.”

 

<크리미널 마인드>의 에피소드에 나오는 다양한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들의 어린 시절은 대부분 처참할 정도로 학대와 폭행으로 얼룩져 있다. 자신을 보호하고 아끼며 사랑해줘야 마땅할 부모에게서 극도의 공포를 느끼며 자라왔던 불행한 아이들은 그렇게 다시 타인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고 생명을 앗아가는 괴물이 되어 있었다. 괴물에게 당하고 괴물과 싸우다가 결국 괴물이 되고 만 연쇄살인범이 있는 반면 괴물과 싸우면서 괴물이 되지 않고 끝까지 괴물을 잡는 쪽에 선 사람들도 있다.
 
*다음칼럼에서는 <덱스터>의 캐릭터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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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진하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 누구를 만나도 늘 그 생각을 먼저 하는, 심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TV, 영화, 책, 음악, 여행, 와인, 고양이, 무엇보다 ‘사람’에 기대어 살며 ‘사람’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채워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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