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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진, 유시민과 진중권 책은 챙겨서 읽어요

독서로써 약소국에 관심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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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번째 독자 인터뷰는 김미진 씨다. 여행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현재 경북 구미시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계절감을 느끼며 자연의 작은 변화에서 감흥을 느끼는 사람, 음악과 미술을 즐기는 사람, 웃음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독자다.

독자와 양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채널예스가 찾아갑니다!

‘독자와 만나다’는 채널예스를 평소에 즐겨 읽는 독자가 주인공인 코너입니다.
인터뷰를 원하는 분이나 주변에 소개하고 싶은 지인이 있다면

chyes@yes24.com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근황이 궁금합니다.

요즘 피아노를 다시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렸을 때 잠깐 배우고, 대학교 때 조금 치고는 손 놓고 있었는데 팍팍한 삶이 감성을 요구하였는지 피아노가 치고 싶더라고요. 퇴근 후에 하는 딱 두 가지. 독서와 피아노 연주입니다. 칠 수 있는 곡이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보물창고에 보물이 하나씩 쌓이는 기분입니다. 목표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Secret' 곡을 멋지게 연주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겨울엔 유럽 여행을 가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원래 여행을 좋아해서 기회가 있으면 많이 가려고 하는 편인데 유럽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행갈 생각만으로도 설렌다고나 할까요? 아무런 준비 없이 훌쩍 떠난 적도 있고 가이드북을 정독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간 여행도 있는데 모두 나름의 즐거움과 맛이 있었습니다. 이번엔 제가 여행할 국가들에 관한 여러 책들을 참고하여 이른바 셀프 가이드북을 제작해 볼 예정입니다. 역사와 문화, 음식, 교통 등 제가 알고 싶은 것들을 잔뜩 넣고 싶습니다. 한 달 간의 여행이니 조금 두툼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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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진


요즘 관심사가 있다면?
  

가장 큰 고민은 약간은 어이없게도 진로 고민입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 하실 분도 있겠지만 안정적인 직장이 최종 목적지는 아니니까요. 공부를 좀 더 하고 싶은데 전공을 살리고 싶은 마음 반, 전혀 새로운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반입니다. 편하게 공부하느냐, 새로운 도전을 하느냐의 갈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오래된 고민이기도 하여서 지금은 둘 사이의 절충안을 찾고 있습니다. 사실 조금 찾은 상태여서 곧 좋은 소식을 짠하고 알려드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좋아하나요. 주로 언제 읽으세요? 책이 삶에 미친 영향을 소개해 주실래요.
  

매우 좋아합니다. 저는 책이 손에 없으면 허전함을 느낄 정도로 일상을 책과 함께 합니다. 항상 어떤 책을 읽고 있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 같네요. 책은 틈틈이 읽습니다. 학교에선 수업이 없는 시간에 읽고, 퇴근 후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읽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읽기도 합니다. 고향 가는 기차 안에서도 읽고요.
  

독서가 제 삶에 미친 영향이라... 책을 읽는 것이 드라마틱한 이벤트를 선사한 것은 아니지만 제 삶 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일단 제가 책 읽는 사람이 되었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으며 이는 곧 발전하는 사람이 되게 하였다는 뜻입니다. 책은 자만에 빠지지 않게 해 줍니다. 한 가지를 성취하고 나면 성취감에 도취되어 으레 자만에 빠지곤 하는데 책에는 항상 제 생각보다 깊은 생각, 제 경험보다 풍부한 경험이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책은 제가 세계의 약소국에 관심을 돌리도록 해주었습니다.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해적국가-소말리아 어부들은 어떻게 해적이 되었나』와 같은 책들은 미국이나 유럽만을 동경하던 저에게 새로운 세계적 이슈를 환기시켜 주었습니다. 지금 당장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을 알고, 학생들에게 알리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였습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요.
  

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 다만 한 분야에 빠지면 관련 서적을 탐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리랑, 토지 등과 같은 무게감 있는 장편 소설에 빠진 적도 있고,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를 읽은 후엔 미학 책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역사 책에 빠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쳤거든요. 고급에 응시하려 하니 공부가 만만치 않았지만 당당히 1급에 합격. 역사를 이론으로 공부하는 것은 드러난, 대표적인, 미화된 사실만 익히는 것이지만 책으로 보니 역사의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더군요. 역사에는 서사도 있고 사건도 있고 교훈도 있고 재미도 있고 다양한 관점도 있습니다. 같은 역사라도 다양하게 구성되는 역사책의 매력에 지금은 푹 빠져 있습니다.


특히 챙겨 읽는 저자, 작가가 있나요?
  

유시민, 진중권의 책이 나오면 꼭 읽어 봅니다. 정치색을 떠나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현상에 대한 생각을 배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수능을 친 후 심심해서 읽기 시작한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사에 문외한이던 제가 세계 역사의 큰 흐름과 그에 얽힌 에피소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한 책입니다. 『후불제 민주주의』는 호주로 배낭여행을 갈 때 들고 가서 틈틈이 읽은 책인데 3주 간 여행을 하며 5번 정도는 반복해서 읽은 듯 합니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어떻게 살 것인가』는 사두고 아직 못 읽었습니다만 이 책 역시 어떤 통찰을 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중권이 쓴 책은 사촌 오빠가 빌려 준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로 시작하였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저를 미학의 세계로 안내한 첫 책이기도 합니다. 미학의 기초적인 지식이 없던 저에게 3권은 조금 어려워서 3번 정도 반복하여 읽었던 생각이 납니다. 진중권 교수의 책을 읽으면 사회 변화에 대한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좋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거나 당연하게 여기는 현상들에 이름을 붙이고 시대를 특징짓는 특출난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설가로는 정유정, 박민규가 있습니다. 정유정 작가의 초기작인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내 심장을 쏴라』를 읽은 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라 혼자 평하였는데 실제로 유명작가가 되어 팬으로서 뿌듯합니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은 특유의 문체가 독자를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등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약자나 소외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제게 와닿았습니다. 


외국 작가는 할레드 호세이니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왜냐하면 최근에 『그리고 산이 울렸다』를 읽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호세이니의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신문 기사의 표제로만 알게 되었을 아프카니스탄 전쟁의 참상을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주인공 여성들에 감정 이입이 되어 더욱 절절하게 읽었는데 만약 제가 전쟁의 상황에 놓여 있다면 같은 처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잖아요. 요즘 아이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생김새만큼이나 책을 읽는 정도와 좋아하는 책이 다양합니다. 어떤 아이들은 만화책을 읽고 어떤 아이들은 『몽실 언니』, 『모랫말 아이들』과 같은 소설을 읽기도 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도서관엘 수시로 드나들며 한 학기에 백 권이 넘는 책을 읽는 반면, 어떤 학생은 도서관이 어디있는지도 모릅니다. 요즈음 6학년은 사회 시간에 세계 지리를 학습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지어 『먼나라 이웃나라』를 읽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독서 그 자체만으로도 좋지만 교과 학습과 병행되면 시너지 효과를 낳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학생들이 이야기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스스로 책을 찾게 되고 독서 습관이 저절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그리고 좀더 커서는 인문학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삶에 대한 지혜와 사회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건 제 개인적인 욕심일 뿐, 저 스스로도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에 고개가 숙여지네요.


교육 일선에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근 교육계에 화두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학교 폭력 문제, 왕따 문제일 것입니다. 학교 폭력은 남학생에, 왕따는 여학생에 더 많이 해당할 것 같습니다. 둘 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가부의 기준이 모호합니다. 작년에도 6학년 담임을 하였는데 저희 반에서 심각한 학교 폭력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여학생들 사이의 따돌림 문제도 있었습니다. 학교 폭력 사건은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고 저희 반이었던 가해 학생이 결국 엄중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여학생들 간의 따돌림 문제는 집단 상담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하였습니다. 작년, 그 휘몰아쳤던 사건의 직후에는 이러한 사건들을 뿌리 뽑겠다는 의욕에 찬 교사 마인드로 똘똘 뭉쳤었으나 올해, 큰 사건없이 평화로운 나날들이 지속되고 있네요.
  

학생들에 관한 화두를 위에서 꺼냈다면 교사에 관한 화두도 있습니다. 조금은 민감할 수 있는 문제인데 학교에 계약직 강사가 대거 유입되고 있습니다. 계약직 강사들은 영어회화 전문강사, 스포츠 강사라는 이름으로 영어, 체육 수업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정책의 일환이라고는 하나 기능만을 강조하여 교육적 측면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꼭 계약직 강사를 채용하고 싶다면 선발 과정을 체계화하여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 걸러지도록 하고, 채용 후 교육학 관련 연수를 필수적으로 듣게 하는 등의 체제 정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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