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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강등전쟁, 넷 중 하나만 살아남는다

피 말리는 전쟁의 한복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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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은 축구팀에게 큰 피해를 준다. 특히 프로팀은 더 그렇다. 후원도 떨어지고, 좋은 선수들을 헐값에 팔아넘겨야만 한다. 심하면 아예 팀이 풍비박산, 해체되기도 한다. 팬들의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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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긴장을 늦추지 마라! 끝나지 않은 전쟁

 

벌써 11월 중순, 한 해가 다 저물어간다. 아직 얼음이 덜 녹은 것만 같았던 3월에 시작한 2013 K리그 클래식도 그 끝이 보이고 있다. 각 팀당 서너 경기밖에 남지 않았고, 우승 경쟁도 지난주 있었던 울산 대 전북의 경기가 울산의 완승으로 끝나며 막을 내렸다. 2위와의 승점차가 5점이나 되는 데다 득실차도 6점이나 여유가 있고, 올해 울산의 경기력을 생각한다면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적다. 리그 성적 4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그렇다. 5위 수원이 4위 서울보다 한 경기 더 치른 상태에서 4점 차가 나고 있다. 역시나 뒤집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리그의 긴장감이 모두 떨어진 건 아니다. 거의 결과가 나와 맥이 풀릴 법한 상위스플릿과 달리 하위스플릿에서는 4팀이 벼랑 끝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절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의자는 단 한 개뿐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고? 바로 강등 전쟁이다. 지금 K리그 클래식 하위스플릿은 강등권 탈출을 놓고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4팀 4색, 조금은 다른 그들의 이야기

 

2013 K리그 클래식은 하위스플릿에서 아래에 위치한 세 팀이 강등권에 속한다. 그중 시즌이 끝나고 순위표에서 13, 14위 팀은 무조건 K리그 챌린지 행이 확정이다. 그리고 12위 팀은 2013 K리그 챌린지 우승팀과 강등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하부리그 팀이라 해서 쉽게 볼 수는 없다. 아직 리그는 진행 중이지만, 우승팀이 이미 정해졌기 때문이다. K리그 챌린지에서는 상주 상무가 후반기 들어 연승을 달리더니 2위 경찰청을 훌쩍 제쳐버리고 우승을 확정 지은 상태다. 상주 상무는 현 국가대표인 이근호 선수를 필두로 이승현, 김동찬 등의 수준급 선수들이 여럿 존재해 상위리그 팀이라 할지라도 맞대결에서 우위를 확신하긴 힘든 팀이다. 즉, 다른 두 팀을 제치고 12위를 차지한다 해도 플레이오프에서 져 강등될 가능성도 절대 적지 않다. 
 

이런 배경을 놓고 볼 때, 현재 강등권에서 오락가락하는 팀은 14위부터 11위까지 모두 넷이다. 10위인 전남도 강등 가능성이 있지만 12위 강원과 승점차가 꽤 나기에 사실상 안정권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 강등권 팀은 차례대로 경남, 강원, 대구, 대전이다. 32점에서 25점까지 승점 폭은 꽤 넓은 편이지만 어느 팀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그야말로 사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에서도 볼 수 있듯 구석에 몰린 개가 사람을 물어버리듯이 시즌 말의 강등권 팀은 강팀도 곧잘 잡아버리곤 한다. 동기부여의 힘은 크다. 서로 추구하는 축구 색깔도 다르고, 걸어온 행보도 다르지만, 생존이라는 과업 앞에서 바짝 몰려있는 매력적인 네 팀에 대해 좀 더 주목해보자.


어쩌다 여기까지, 경남FC

 

먼저 경남FC다. 경남은 강등권에 익숙지 않은 팀이다. 작년엔 막차지만 상위 스플릿에 속하게도 했으며, 올 시즌 초만 해도 유고슬라비아 특급 보산치치와 스레텐이 활약하며 작년에 이어 상위 스플릿을 노려보나 하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산치치는 데얀이 되지 못했고, 스레텐은 아디가 되지 못했다. 한 방이 있는 선수였던 김형범도 부상당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계속된 추락에 시즌 도중 감독 교체라는 강수를 두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더 악재라고 해야 할까? 페트코비치는 인천에서 성공했던 능력 있는 감독이었지만 인천의 페트코비치와 경남의 페트코비치는 동일인물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다른 위치의 순위표에 지휘하는 팀을 올려놨다.  
 

물론 최근 부상을 털어낸 김형범이 살아나고, 김인한도 복귀하며 앞으로의 일정을 기대해봄직도 하다. 승점도 32점으로 경쟁 팀들보다는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다. 하지만 최근 다섯 경기에서 패승패승패를 기록하며 들쭉날쭉한 결과를 얻고 있다는 건 우려가 될 만한 요소다. 팀 컨디션에 따라 나쁜 결과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의 향후 일정은 홈에서 강원, 원정에서 제주, 홈에서 대전, 원정에서 대구를 만나기로 정해져 있다. 모두가 만만찮은 경기다. 제주를 제외한 세 경기가 강등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대 팀과의 만남인 데다 대 제주 경기는 먼 제주도까지 원정을 가야 해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다. 가시밭길인 셈이다. 과연 경남이 강등권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고 내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인가? 아마 그 대답은 이번 주 있을 강원과의 홈경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살아남는다, 강원!

 

다음은 강원의 경우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는 생존왕의 가호를 받은 팀이 있었다. 생존왕, 매년 강등권에 들지만 어떻게든 살아나는 팀이었기에 붙은 별명이다. 바로 위건FC다. 위건은 강등권 다툼이 심해지는 기간에 접어들면 강팀과의 대결에서 귀신처럼 승점을 가져가며 살아남았다. 대한민국 프로축구에도 위건 같은 ‘생존왕’팀이 있다. 강원이다. 강원은 올해도 올해지만 작년에도 거의 시즌 끝까지 강등 위기에 처해 있었다가 극한의 노력 끝에 경기력과 결과가 살아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올해도 강원은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몇 경기 전까진 대전과 함께 강등 1순위 후보군에 속해있었다. 연패 가운데 유력한 희망이었던 김학범 감독과도 이별해야만 했었다. 그러나 10월 9일 대전과의 경기에서 전재호가 환상적인 두 골을 기록하며 승리를 가져온 후 상승기류를 탔다. 바로 직전 경기까지 4승 1무라는 굉장한 성적을 기록했다. 상대 중에 하위스플릿의 강자 제주와 성남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더욱 놀라운 성적이다. 제주, 성남은 각각의 승점과 다른 하위스플릿 팀의 승점을 비교했을 때, 적어도 20점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절대적인 위력을 자랑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강원은 안정적이라 여겨졌던 대구를 넘어서서 경남을 위협하며 강등권에서의 완벽한 탈출이 가능해 보이는 단계까지 올라왔다. 
 

강원의 남은 일정은 경남 원정, 전남 원정, 대구 홈, 제주 홈이다. 문제는 강원이 코앞에 닥친 경남과 전남 원정에서 올 시즌 통틀어 1승에 그칠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이다. 무시하지 못할 상승세를 고려하더라도 전재호의 부상, 지쿠와 웨슬리 두 용병의 이탈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라운드에는 대전에 패하기도 했다. 그래서 섣부른 예측이 힘들다. 과연 강원은 어디까지 위건을 닮을까? 꿋꿋이 살아남았던 12~13시즌 이전의 모습일까? 아니면 결국 뒷심에도 불구하고 강등당해야 했던 12~13시즌의 모습일까? 이 팀의 귀추가 주목된다.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대구FC

 

대구는 억울하다. 억울할 수밖에 없다. 경기력은 좋았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를 맡은 백종철 감독은 시즌 내내 경기력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필요한 순간에 결정력이 부족해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계속 언급하고 있다. 사실이다. 대구의 2선을 맡는 황일수, 아사모아, 레안드리뉴는 수준급 공격자원이다. 허나 대구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공격수들은 최고 득점자가 3골에 그칠 정도로 부진하다. 공격수가 필요할 때 골을 넣지 못하니 결국 경기가 꼬일 때가 많다.
 

그런 데다 이제는 경기력까지 떨어지고 있다. 특히 8월 말 하위 스플릿이 가동되고부터가 그렇다. 모든 경기를 통틀어 단 2승뿐이다. 최근 5경기 성적도 무승무패패, 연패에 빠졌다. 최하위 대전에 일격을 당한 것도 뼈아팠다. 연패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마땅히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시즌 내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베일이나 호날두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환상적인 골들도 보여줬던 황일수에게 기대를 걸어봐야 할까? 대구 팬들로서는 답답할 따름일 것이다.
 

앞으로의 일정 또한 네 팀 중 가장 불리하다. 제주 원정, 성남 원정, 강원 원정에 경남 홈이다. 원정 3연전 후 홈에서 한 경기인데 당장 다음 경기부터가 하위스플릿의 강자인 제주와 성남 원정이 연속이다. 여기서 2패 이상을 기록한다면 대구에게 희망은 없다. 올 시즌 지역 밀착 마케팅으로 평균관중수도 매우 증가했지만, 결국 강등되면 모든 것이 허사다. 스폰서 철수에 주축 선수 이적이 이어지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잘 나갈 때 마무리를 짓지 못한 아쉬움이 계속 되풀이된다.


남은 것은 승리뿐이다. 대전FC

 

정말로 올해 대전 연고 프로스포츠는 무슨 저주라도 받은 걸까? 한화 이글스도 수모를 겪더니 대전FC는 강등 0순위다. 대전은 정말로 남은 길이 없다. 순위도 최하위인데 경쟁팀들보다 경기도 한 경기 더 치렀다. 남은 경기는 세 번인데 플레이오프라도 할 수 있는 12위까지는 승점 4점 차다. 3승을 해야만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열린다. 
 

다행인 것은, 최근 팀이 상승세를 탔다는 점이다. 늦긴 했지만 최근 5경기에서 무패승승승.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후반기 영입한 콜롬비아 듀오 아리아스와 플라타가 팀에 녹아들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고, 검증된 용병 주앙 파울로의 한 방도 무시할 수 없다. 다른 선수들도 이제 승리밖에 남은 길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대전의 각오는 상상을 초월한다. 역전당하고도 결국 후반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넣어 재역전승을 얻어낸 대구와의 경기가 좋은 예다. 
 

대전의 남은 일정은 성남 홈, 경남 원정, 전남 홈이다. 성남과의 경기 뒤에 한 번의 휴식라운드가 있는데, 이 기간에 팀이 얼마나 상승세를 유지하느냐가 대전의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맞붙는 팀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도 만만찮겠지만, 대전만큼 절박하지는 않기에 상승세만 유지할 수 있다면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걸어봄 직하다. 대한민국 최초의 시민구단으로서 의미가 큰 대전이 내년도 K리그 클래식에서 맞이할 수 있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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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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