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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마라톤 금메달 걸어준 사람이 히틀러?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수상 2002년 11월 15일, 만성 신부전증과 폐렴으로 향년 91세 세상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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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마라톤 경기는 우승 후보로 꼽히던 아르헨티나의 사발라(Zabala)와 손기정의 다툼이었다. 처절한 사투는 후반의 막바지 코스인 비스마르크 언덕에서 손기정이 앞서 가던 사발라를 추월하면서 결판이 났다. 이로 인하여 손기정은 마라톤에서 우승하였다. 이 때 손기정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준 사람은 다름아닌 아돌프 히틀러였다.

오늘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땄으나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유명한 손기정이 세상을 떠난 날(2002년 11월 15일)이다. 평안북도 의주부에서 태어난 손기정(孫基禎)은 어린 시절부터 장사에 나섰다. 14세의 나이로 철따라 물건을 바꿔가며 참외와 각설탕, 군밤 장사 등을 했다. 덕분에 보통학교에 다시 다닐 수 있었으나, 6학년 졸업을 할 때까지 낮에는 학교에 가고 저녁에는 장사를 했다. 손기정은 집에서 학교까지 약 2킬로미터의 자갈길을 항상 뛰어다녔다.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1933년부터 1936년까지 마라톤 대회 13개에 참가하여 그 중 10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1935년 11월 3일에는 2시간 26분 42초의 비공인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며, 이 기록은 1947년까지 유지되었다. 개인 최고 기록은 이보다 더 좋은데, 표준 마라톤보다 더 긴 코스(42.715km)에서는 2시간 25분 14초, 더 짧은 코스에서는 2시간 24분 51초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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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하계 올림픽 육상 남자 마라톤에서

2시간 29분 19.2초의 기록으로 들어오는 손기정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마라톤 경기(1936년 8월 9일)는 우승 후보로 꼽히던 아르헨티나의 사발라(Zabala)와 손기정의 다툼이었다. 처절한 사투는 후반의 막바지 코스인 비스마르크 언덕에서 손기정이 앞서 가던 사발라를 추월하면서 결판이 났다. 이로 인하여 손기정은 마라톤에서 우승하였다. 이 때 손기정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준 사람은 다름아닌 아돌프 히틀러였다. 손기정은 히틀러와 악수를 했다.

 

손기정은 42.195km를 2시간 29분 19.2초에 주파해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손기정과 함께 출전하였던 남승룡은 동메달을 차지하였다. 1936년 당시에는 한국이 일본의 지배 아래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일본 대표팀에서 뛰어야 했고, 이름의 로마자 표기도 일본식으로 읽은 손 기테이(Son Kitei, そん きてい)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하지만 손기정은 한국어 이름으로만 서명했으며 그 옆에 한반도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자신의 모국이 한국이라고 밝혔다. 시상식 때도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가 올라 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당시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일장기를 지운 일장기 말소 사건이 일어났다. 손기정은 귀국 당시 환영 대신 경찰들로부터 연행 마냥 대우받았고 전차를 타는 것조차 일본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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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월 25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일장기 말소 사건'

 

 

손기정은 유럽 여러 나라와 인도를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했을 때 그는 선배로부터 “주의하라. 본국에서 사고가 나서 일본인들이 너희를 감시하라는 전문이 선수단에 들어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동아일보가 손기정 가슴의 일장기를 지워 게재한 사실 때문이라고 했다. 신문이 정간되고 많은 기자가 고초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손기정은 ‘다시는 마라톤을 하지 말아야 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가는 곳마다 일본경찰이 손기정을 감시했다. 마치 사상범을 다루듯 몸을 검색하기도 했다. 그는 “마라톤 우승을 반납하고 싶다”고까지 말했다.


그는 대학교를 졸업한 후 1944년까지 조선저축은행에서 은행원으로 잠깐 일했다. 일제강점기 말기 1945년 3월에는 건국동맹의 여운형 선생을 만나 경기도 주안 조병창이 채병덕 중좌에게 전갈을 보내는 연락담당 역할을 했다. 광복 이후 1947년 7월 19일에 여운형 선생이 극우에게 피살되자, 8월 3일 서울 운동장에서 인민장 영결식에 참석하여 역도선수 김성집 등 체육인들과 같이 여운형의 관을 운구하였다.

 

1947년과 1950년에 코치직으로 활동하여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마라토너 서윤복과 함기용의 코치로 활동해 이들을 훈련시켰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한체육회 부회장, 1963년에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1966년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대표단장으로 참가하였다. 1971년에는 올림픽 위원회(KOC) 위원, 1981년부터 1988년까지는 서울 올림픽 조직 위원을 역임하였고, 서울 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봉송 주자로 뛰기도 했다.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황영조는 손기정이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다고 밝혔다. 1983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자서전을 통해 당시 상황과 심정을 밝혔다.

 

손기정은 2002년 11월 15일에 지병이던 만성 신부전증과 폐렴으로 인해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대전 현충원에 안장되었고 체육훈장 청룡장이 추서되었다. 그의 모교가 있던 자리에는 손기정 기념 공원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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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투구 (보물 제904호)

 

 

'손기정 투구'로 알려진 이 투구는 그리스 아테네 브라드니 신문사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마라톤 우승자에게 씌워 주려 했으나 전달되지 못했다. 이후 50년간 베를린의 샤로텐부르크 박물관에 보관되어 오다가 지난 1986년 손기정에게 전달되었다. 손기정은 1994년 국가에 투구를 기증했으며 정부는 손기정의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서양 유물로는 처음으로 보물 904호로 지정했다.

 

올림픽 공식 기록에는 손기정의 국적이 우승 당시의 일본으로 되어 있다.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에 세워진 기념비에 쓰여진 국적은 일본에서 한국으로 한 번 바뀌었다가 다시 일본으로 바뀌었다. 손기정은 일본 올림픽 위원회가 국제 올림픽 위원회에 국적 변경을 신청하면 공식 기록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일본 올림픽 위원회가 이를 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기록은 일본으로 남아 있다.

 

또한 국제 올림픽 위원회의 홈페이지에도 손기정의 국적을 일본(Japan)으로 표기하고 있고 이름도 손 기테이(Kitei SON)라고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손기정의 일대기에 대한 자료에서는 국적이 한국(대한민국, Korea(South Korea))라고 밝히고 있고, 일제강점기 시절 어쩔 수 없이 일본 국적을 달고 경기에 나오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의 다른 이름을 손기정(SOHN, Kee-Chung)으로 표기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올림픽 역대 마라톤 우승자 기념비나 올림픽 기록집 등에는 손기정의 국적이 한국으로 기재되어 있다. 나이키 마라톤(NIKE We Run Seoul 10K), 아디다스 마라톤(아디다스 MBC 한강마라톤),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컬러미레드코리아, 좀비마라톤 등 그 어느 때보다 전세대에 걸쳐 마라톤이 유행하는 요즘, 마라톤을 뛰면서 80여년 전 일장기를 달고 뛸 수밖에 없었던 故 손기정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출처: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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