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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하고 강렬한 서던 록 사운드의 결정판! - 킹스 오브 레온(Kings Of Leon)

그들만의 ‘로큰롤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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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를 넘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킹스 오브 레온의 신보, 반갑네요.

킹스 오브 레온(Kings Of Leon) <Mechanical Bull>

본연(本然)으로 돌아왔다. <Mechanical Bull>는 킹즈 오브 레온(Kings Of Leon)만이 가진 ‘날것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특유의 복고 지향 빈티지 사운드 역시 개러지과 서던 록을 기반으로 훌륭하게 구현했다. 테네시 출신의 팔로윌(Followill) 형제들은 여전히 시대를 역행하는데 주저치 않는다. 최신 유행과는 동떨어진 이들의 ‘구닥다리 로큰롤’은 다시금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

전작인 <Come Around Sundown>(2010)는 <Only By The Night>(2008)과 비교해 크게 환영받지는 못했다. 컨트리, 포크록과 블루스를 기반으로 하는 ‘뿌리 탐구 과정’에서의 불안한 과도기로 평가받기도 했다. 데뷔부터 변함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유지하는 록 밴드로 사랑받아왔지만, 그래미 수상의 영광 이후 큰 기대를 받으며 선보인 트랙들은 감동이 ‘덜’하다는 것이 팬들의 반응이었다. ‘초대박’ 이후 ‘준박 이상’의 결과물이었지만, 멤버간의 불화로 인한 위기가 닥쳐왔던 시기이기도 하다.


새 앨범은 ‘기계 황소’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남성성을 뿜어낸다. 오프닝 트랙이자 첫 싱글 「Supersoaker」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일품이다. 그래미의 영광을 얻게 해준 「Use somebody」나 「Sex on fire」, 지난 작품 베스트 트랙 중 하나인 「Radioactive」만큼의 파괴력을 지녔다고는 볼 수 없다. 그렇지만 보컬 케일럽 팔로윌(Caleb Followill)의 긁어대기도, 늘어지기도 하는 ‘주정뱅이 창법(?)’은 곡의 매력으로 발현한다. 이는 소울 영역에 대한 밴드의 발견이며, 이들의 새로운 시그널 송으로 손색없다.

수많은 ‘록의 갈래’를 체화한 트랙 리스트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선배의 모습이 그려진다. 블루지한 오프닝의 「Rock city」는 모트 더 후플(Mott The Hoople)의 「All the young dudes」가 떠올려진다. 「Don't matter」는 퀸스 오브 더 스톤 에이지(Queens Of The Stone Age)로 연결되는 스토너 록(Stoner rock) 스타일로 악곡 전체의 거친 질감과 질주감이 생명이다. 「Family tree」에서는 실험성을 배제했던 초창기 프라이멀 스크림(Primal Scream)이 가진 로큰롤 전유의 흥겨움을 가져왔다.

이뿐만 아니다. ‘서던 유투(U2)’라는 칭호에 걸맞게 특유의 공간감을 「Comeback story」로 끌어왔다. 엣지(The Edge)가 연상되는 잔향 가득한 기타, 질주하는 <War>(1983) 시절의 유투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특히, 소리를 갖고 노는 기타리스트 매튜 팔로윌(Matthew Followill)의 구현 영역이 확장되었음이 확인되기도 한다.

2000년대 초 포스트-펑크-리바이벌을 대표하는 팀임을 확인시키는 트랙들도 있다. 「Work on me」는 기타 연주의 아기자기한 맛을 잘 살려낸 발군의 트랙이다. 그 외에도 「Temple」와 「Tonight」, 「Last Mile Home」 역시 묻히기는 아쉽다. 곡의 진행은 평범하지만, 전체적인 악기간 조율과 사운드 메이킹이 돋보며 따라 부르기 좋은 선율을 가진 곡들이다.

한, 두 곡이 뛰어나기보다는 골고루 들을 것이 많은 앨범이다. 새로움과 혁신보다는 균형과 유지를 택했다. 대중음악의 태동을 알린 블루스와 컨트리를 잇는 포크록과 리듬 앤 블루스 등에서 파생된 ‘록 선구자’들을 학습했고, 그것을 자신들만의 음악으로 실현해낸다. 이것이 킹즈 오브 리온의 ‘로큰롤 비법’이다. 여기에 기교한 꾀나 모략(謀略)은 없다.

글/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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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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