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故 이윤기 선생 추모 3주기,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경기도 양평 과인재에서 추모 행사 열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23년 만에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한글날은 예전보다 한글을 향한 관심이 더 높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故 이윤기 선생이다. 번역가이자, 작가로 평생 우리말과 씨름했던 故 이윤기 선생을 기리는 자리가 10월 13일(음력 9월 9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과인재에서 열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故 이윤기 선생이다. 번역가이자, 작가로 평생 우리말과 씨름했던 故 이윤기 선생을 기리는 자리가 10월 13일(음력 9월 9일),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과인재에서 열렸다. 과인재는 고인이 쓰던 작업실인데, 과인(過人)은 이윤기 선생의 호로, 지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01.jpg

 

발인 날 악천후로 장례가 사십구재로 미뤄졌다. 그래서 기일은 8월 27일이지만 2013년 10월 13일(음력 9월 9일)에 추모 행사를 치렀다. 3주년 추모 행사에는 故 이윤기의 가족과 출판계와 문화계 인사들 3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아르고나우따이 소속 회원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이를 대표하여 녹색병원 양길승 원장은 “이윤기 선생은 사람과 함께 사는 방법을 알려줬다. 더불어 살려면 상대방을 즐겁게 해야 하는데, 그 상대방을 즐겁게 하려면 나 자신이 먼저 즐거워야 한다. 재미가 없는 자리에서는 항상 이윤기 선생님이 생각난다.”라고 말하며 고인을 추억했다.

 

고인이 번역한 책 중 유명한 작품이 『그리스인 조르바』다. 조르바가 자유로운 사람, 즐거운 삶을 추구한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양길승 원장의 추모사가 뜻깊게 다가온다. 추모사와 함께 고인에게 책 한 권을 바쳤다. 바로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다. 이 책은 여기저기에 발표한 이윤기 선생의 산문을 엮은 것으로, 서문을 딸인 이다희 번역가가 썼다. 이다희 번역가는 고인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면서 서문을 시작한다.

 

“아마도 우리 팀이 가뿐히 승리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아버지는 TV에서 ‘보여집니다’ 같은 말이 나오면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를 들은 사람처럼 질색을 했다.
“이럴 때는 ‘보인다’고 하면 되지, ‘보여진다’고 할 필요가 없어. 응? 다희야.” 

(중략)
난 가끔은 좀 조용히 TV만 보고 싶었다. -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서문 중에서

 

02.jpg

이다희 번역가

 

평생 어떻게 하면 좀 더 아름답고 올바른 우리말을 쓸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이윤기 선생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책에는 에세이 39편을 담았는데, 언어나 번역 등 다소 추상적인 소재에서부터 한글말을 바로 사용하는 방법 등 실용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우리말과 씨름하는 3가지 방법을 논하는 대목에서는 고인의 초인적인 면모가, 한국에서 번역의 전개 과정을 다룬 대목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대목에서는 인간적인 면모가 보인다. 한편, 좀 더 아름다운 한글을 사용하고 싶은 독자라면 4장인 ‘우리말 사용 설명서’에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 타의 추종을 불허한 한국 최고의 번역가

-그리스인들의 행복과 불행 기준은 달랐다 

- 편집자의 묘미


img_book_bot.jpg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이윤기 저 | 웅진지식하우스
자신을 자유로운 인간의 상징인 조르바와 동일시하며 살아 펄떡이는 말에 유난히 집착했던 언어 천재 이윤기. 서양 언어와 문화에 대한 독보적인 전문가. 그의 이름을 딴 ‘이윤기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말을 가장 생기 있고 다채롭게 쓰는 작가. 200여 편의 책을 옮긴 한국 최고의 번역가. 이 책은 그가 평생 자신의 언어를 부리며 살아갈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영혼과 글쓰기의 태도에 대한 모든 것이다. 여기 실린 39편의 에세이에는 첫 문장의 설렘부터 퇴고의 고뇌까지, 그리고 1977년 등단의 두근거림부터 창작과 번역의 세계를 오가던 고민들이 모두 녹아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4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손민규(인문 PD)

티끌 모아 태산.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