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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과 독특한 팀명에서부터 시선을 끄는 꽃눈하밴드

시각적 이미지를 청각적 심상으로 전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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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음악을 알리는, 그게 음악 홍보의 효과적인 수단이 된 지금. ‘꽃눈하 밴드’는 소리에 집중한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음악의 장르나 이야기도 소리의 다름으로 보여준다. 소리의 미학을 쫒는 것은 아니다. 그저 듣기 편하게 그렇게 들려지길 바랄 뿐이다. 그런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두꺼운 종이에 그려진 그림책을 읽는… 느낌이 든다.

꽃눈하밴드 <꽃가루 눈에 들어가고 하루살이 먹은 날_하나>

두문자어로 만든 밴드명 ‘꽃눈하’는 첫 번째 앨범의 타이틀인 「꽃가루 눈에 들어가고 하루살이 먹는 날」에서 따왔다. 작명부터 수수하고 싱그러운 멜로디가 들려오는 듯하다. 음악 자체에 집중하고 자신들이 만든 소리가 그저 편하게 들려지길 바라는 마음을 고운 선율과 이야기로 전한다.


인상적인 것은 앨범제작의 모든 과정을 내부적으로 소화했다는 점이다. 프로듀싱에서부터 믹싱과 마스터링, 디렉팅 대한 감각은 리더인 빨간양과 이신철의 몫이었다. 싱어송라이터 진호현은 인디 신에서 솔로 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려오다가 이번 앨범에 참여했다. 무엇보다 보컬인 인우(박소연)의 목소리는 팀을 규정한다. 그는 더 더(The The)와 솔로 활동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박혜경의 친동생이다. 그렇지만 부르기 스타일은 아주 다르다. 내지르기보다는 힘을 빼고 나직하게 속삭인다. 청량한 힘을 가진 매력적인 보이스는 밴드를 지배하는 긍정적인 면이다.

소소한 러브 스토리가 한데 담겼다. 타이틀 트랙 「오오 내사랑」은 팀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나는 곡이다. 멤버들의 코러스와 아기자기한 연주가 한데 어우러져있다. 이들의 주작법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우훗」은 인우의 다재다능함을 느낄 수 있다. 곡 대부분을 비음 섞인 목소리로 소화하는 그지만 이 곡에서는 약간(?)의 내지르기를 들을 수 있다. 「칫솔두개」는 한마디로 ‘예쁜 곡’이다. 수수한 노랫말과 실로폰 소리와 플롯, 일관되는 리듬을 유지하는 어쿠스틱 기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꽃가루 눈에 들어가고 하루살이 먹은 날_하나>는 시각적 이미지를 청각적 심상으로 전환한 작품이다. 물론 음악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다채로운 악기의 배합과 그에 걸맞은 연주, 분위기 연출로 사운드 메이킹에 대한 노력이 작품 속에 섬세하게 녹아있다. 그렇지만 수록곡 대부분은 보컬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많은 부분이 매몰되있다. 인우의 소릿결은 꽃눈하밴드의 절대적인 강점이지만 앨범 전체를 똑같은 스타일로 아우르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음악에 접근하는 방식은 날로 간편해지고 있지만, 그만큼이나 쉽게 소비되고 또 버려진다. ‘단순 소비’가 ‘지속적 소유’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방법만을 택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현재의 음악 시장의 현실이라는 말에 반문을 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꽃눈하밴드는 시류를 거스르는 담대한 모험을 마다치 않았다. 어쩌면 그들이 건네는 ‘치유의 노래’는 우리의 새로운 희망어일지 모른다.

글/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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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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