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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플라이(Telefly), 21세기 아이들의 사이키델릭

사이키델릭 사운드로 스토리텔링에 성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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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집력 있는 수록곡들을 통해 강한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는 사이키델릭 록 그룹 텔레플라이의 앨범, 함께 만나보세요.

텔레플라이(Telefly) <Avalokitesvara>


텔레플라이는 2009년 겨울 결성한 사이키델릭 록 그룹이다. 2011년의 1집 <Ultimate Psychedelic> 이후 내년 공개될 2집에 앞서 이번 EP <Avalokitesvara>를 발표하였다. 그 기간 동안 텔레플라이는 군 복무로 인한 멤버 교체와 음악적 성향의 확장 등 일종의 전기(轉機)를 맞았다.

터널을 지나왔지만 성격을 크게 우회시키지 않았다. 사이키델릭 사운드는 여전히 텔레플라이를 굳건히 지탱한다. 보컬의 비중을 줄이며 공간감을 확장시키는 곡의 구조 역시 여전하다. 각 악기가 서로 난입하는 듯 솔로를 펼치며 보컬을 대변한다.

음악적으로는 분위기만 조금 더 밝아졌을 뿐이지만 <Avalokitesvara>는 이전의 이미지와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가장 큰 부분은 콘셉트에서 기인한다. 앨범 커버와 곡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동양 종교적인 색채가 가장 큰 특징이다. 관세음보살을 뜻하는 앨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신」과 「여래신장」 등 노래 제목 역시 종교라는 구심점을 감추지 않는다.

주제가 구체적이기 때문에 수록곡 간 응집력이 강하다. 에스닉한 소재의 활용도 과하지 않다. 동양적인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 「신」은 후반부에서 새로운 멜로디를 통해 반전을 꾀하는데 이 전개가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구름」은 우화를 연상시키는 가사에 「Avalokitesvara」라는 어구까지 읊조리면서 콘셉트에 가장 충실한 곡을 만들어 낸다. 무엇보다 가사 전달력을 높여주는 연주가 매력적이다.

수록곡들은 길이가 길지 않다. 덕분에 늘어지거나 지루해지는 경우가 없다. 밴드가 스스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얻기 위해 택한 원 테이크 녹음도 앨범의 자연스러움에 공을 더했다. 이렇게 앨범의 응축은 한결 강해진다. 다만 작은 흠결은 가창에 있다. 수록곡이 연주 위주의 곡들이거나 보컬의 비중이 적기는 하지만 노래에도 좀 더 공을 들였다면 음악이 한결 깨끗해지지 않았을까.

적은 수록곡이 아쉬울 정도로 강한 흡인력을 보여준다. 2집을 발표하기에 앞서 성공적인 중간보고를 한 셈이다. 스스로 구체적인 방향을 상정한 덕분에 적은 가사 혹은 연주곡 위주의 구성에서도 스토리텔링에 성공했다. 다음 결과물의 성패는 잘 닦아놓은 이 기반들이 얼마나 잘 유지되고 변용되는가에 달려있다. 간만에 발견한 기분 좋은 앨범이다. 이렇게 기대감은 한 층 높아졌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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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텔레플라이 (Telefly) - Avalokitesv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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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lokite?vara 觀世音菩薩 21세기 아이들의 싸이키델릭 대중매체를 상징하는 ‘Television’과 가볍게 날아다니는 ‘Butterfly’를 조합한 밴드명으로 2009년 출발한 텔레플라이는 2011년 데뷔앨범 [Ultimate Psychedelic]을 발표했다. 60년대 블루스록, 싸이키델릭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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