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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53회 - 여름을 날려버릴 불길한 노래들

<엑소시스트>의 주제 음악부터 짐 모리슨의 광기어린 노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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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날려버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무서운 영화를 보는 겁니다. 어두운 극장에서 오싹한 영화를 보는 순간, 우리는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되는데요. 그래서 이번 플레이리스트에서는 공포영화처럼 스산하고 을씨년스런 노래들을 모아봤습니다. 이 노래들로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1. Mike Oldfield - Tubular bells

수록 앨범 : < The Complete Tubular Bells >

1953년 영국에서 태어난 마이크 올드필드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 그리고 연주자입니다. 그는 이미 10대 후반에 기타, 드럼, 베이스, 건반 등 거의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했는데요. 그의 이름을 처음 알린 음악이 바로 1973년에 발표한 < Tubular Bells >죠. 여기서 싱글로 커트한 「Tubular bells」는 역사상 가장 무서운 공포 영화로 꼽힌 < 엑소시스트 >의 주제 음악으로 쓰여 빌보드 싱글차트 7위까지 오릅니다.

2. Depeche Mode - Enjoy the silence

수록 앨범 : < Violator >

1980년 영국에서 결성된 디페시 모드는 1985년에 「People are people」로 알려졌지만 이들의 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노래는 1990년에 공개한 「Enjoy the silence」입니다. 마이너 코드로 진행되는 이 댄서블한 노래는 을씨년스러움과 긍정적인 힘을 모두 표현하는 묘한 매력을 들려주고 있는데요. 그 독특함 때문인지 1991년도 브릿 어워드에서 최우수 영국 싱글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3. Tears For Fears - Shout

수록 앨범 : < Songs From The Big Chair >

디페시 모드처럼 뉴웨이브 신스팝 음악을 들려줬던 티어스 포 피어스는 1985년에 < Songs From The Big Chair >에서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와 「Shout」, 「Head over heels」가 인기를 얻었는데요. 1985년에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Shout」에서 들려주는 롤랜드 오자발의 음색은 어둠 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감을 전이합니다.

4. Michael Jackson - Thriller

수록 앨범 : < Thriller 25th Anniversary Edition >

일단 제목부터가 으스스하죠. 도입부의 삐걱거리는 문소리 효과음과 중간에 나오는 공포영화의 단골 주인공 역을 맡았던 배우 빈센트 프라이스의 나레이션과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그의 웃음소리는 팝 역사상 가장 오싹한 곡을 탄생시켰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명반 < Thriller >의 마지막 싱글 히트곡이자 7번째 탐 텐 싱글인 「Thriller」의 뮤직비디오는 존 벨루시와 댄 애크로이드가 주연한 코미디 영화 < 블루스 브라더스 >의 감독 존 랜디스가 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5. Dusty Springfield - Spooky

수록 앨범 : < Dusty In Memphis / Dusty... Definitely >

이 곡은 마이크 샤프라는 색소포니스트가 1967년에 발표한 연주곡이 오리지널인데요. 이듬해인 1968년에 클래식 파이브라는 록 밴드가 리메이크해서 전미 차트 3위에 올라 널리 알려졌고, 우리나라에서는 영국의 백인 소울 싱어 더스티 스프링필드의 버전으로 애청됐습니다. 단어의 뜻 그대로 을씨년스럽고 구신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를 잘 살린 이 노래는 이후에도 닥터 조일이나 이모겐 힙, R.E.M., 데이비드 샌본 등 많은 아티스트가 재해석한 명곡이죠.


6. 이승열 - Cynic

수록 앨범 : < Why We Fall >

음울하고 음침하다. 그동안 지적이면서 정돈된 모던 록을 들려준 이승열의 네 번째 앨범은 기존 음악과는 많이 달라서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음반입니다. 여기서 타이틀곡으로 낙점된 「Cynic」은 집시 풍의 기타를 활용한 쓸쓸함과 외로움이 진하게 배어있는 곡인데요. 늦가을 자정을 전후한 시간에 들으면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은 노랩니다.

7. David Bowie & Pat Metheny - This is not America

수록 앨범 : < Best Of Bowie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퓨전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는 티모시 허튼과 숀 펜이 주연한 영화 < 팔콘 & 더 스노우맨 >의 음악을 맡아서 「Chris」라는 연주곡을 작곡했는데요. 여기에 데이비드 보위가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부른 것이 바로 「This is not America」입니다. 마이너 코드의 신시사이저 연주와 쉴 새 없이 두드리는 인공적인 드럼 머신의 연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매력적인 곡이죠.

8. Metallica - One

수록 앨범 : < And Justice For All >

달튼 트럼보가 1939년에 발표한 소설 < Johnny Got His Gun >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신음하는 병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자기를 죽여 달라고 그는 애원합니다.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메탈리카의 「One」은 그래서 총소리와 포탄이 터지는 효과음으로 시작합니다. 메탈리카는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전쟁이 인류의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9. Foreigner - Urgent

수록 앨범 : < 4 >

영국과 미국의 연합 밴드인 포리너가 1981년에 발표한 이 곡은 제목처럼 긴박한 상황으로 듣는 사람들을 몰고 갑니다. 「Urgent」는 이들의 네 번째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Waiting for a girl like you」가 큰 사랑을 받았죠. 뉴웨이브 뮤지션 토마스 톨비와 색소포니스트 주니어 워커가 참여한 「Urgent」는 빌보드 싱글차트 4위까지 올랐습니다.

10. Pink Floyd - Time

수록 앨범 : < The Dark Side Of The Moon >

1973년부터 1988년까지 모두 741주 동안 빌보드 앨범차트 200위에 올랐던 전설의 앨범 < The Dark Side Of The Moon >에 수록된 「Time」은 도입부에서 들리는 시계 소리만으로도 우리들을 오싹하게 만들어주죠. 이후 이어지는 베이스 연주와 알란 파슨스가 엔지니어로 참여한 효과음은 우주에 혼자 남아있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11. Rush - Tom Sawyer

수록 앨범 : < Moving Pictures >

캐나다가 배출한 위대한 록 밴드 러쉬가 1981년에 발표한 < Moving Pictures >에 수록된 Tom Sawyer 역시 핑크 플로이드의 「Time」처럼 우주를 유영하는 기분과 뭔가 초자연적인 현상이 떠오르는 노래죠.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시초인 그들이 들려주는 이 곡은 캐나다 출신의 작사가 파이 두보이스의 시 < Louis the lawyer >를 드러머 닐 퍼트가 노랫말로 바꾼 곡입니다.

12. Type O Negative - Cinnamon girl

수록 앨범 : < Best Of Type O Negative >

1989년, 뉴욕에서 결성된 4인조 그룹 타이프 오 네거티브는 미국 밴드로서는 드물게 고딕 메탈과 고딕 록을 구사하는 팀인데요. 지난 2010년에 보컬리스트 피터 스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밴드의 역사는 끝을 맺었습니다. 어둡고 음침하고 으스스한 이들의 음악은 듣는 사람들의 오감을 오싹하게 만들죠. 타이프 오 네거티브는 닐 영의 원곡 「Cinnamon girl」을 정말 다르게 커버했습니다.

13. Kate Bush - Wuthering heights

수록 앨범 : < The Whole Story >

‘광녀’의 대모 케이트 부시는 19살이던 1979년에 첫 앨범 < Kick Inside >를 발표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살쾡이처럼 가늘고 높은 음색은 사람들의 청각 데시벨을 조정하게 만들었고, 보편적이지 않은 노래들은 디스코로 뒤덮인 세상에 오히려 신선함을 제공했죠. 그래서 음악 평론가 임진모씨는 케이트 부시의 음악을 ‘강시 음악’이라고 정의했습니다.

14. Peter Gabriel - Shock the monkey

수록 앨범 : < Hits >

1977년, 아트록 밴드 제네시스에서 솔로로 독립한 피터 가브리엘은 1982년에 「Shock the monkey」라는 쇼킹 제목의 노래를 발표합니다. 신시사이저를 깊게 받아들여 뉴웨이브 사운드를 구현한 이 곡은 스피디하면서 스릴 넘치는 곡 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노래 내용은 인간의 사랑과 질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음악 자체로도 충분히 음산하지만 뮤직비디오를 보시길 강권합니다.

15. Madonna - Frozen

수록 앨범 : < Ray Of Light >

1998년에 발표한 < Ray Of Light >의 첫 싱글 Frozen은 마돈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준 노래입니다. 이 어두운 곡은 그에게 처음으로 음침한 고딕의 이미지를 가져다주었고 앨범 < Ray Of Light >으로 그래미에서 음악에 관련된 부문을 수상하죠. 또한 벨기에 가수 살바토레 아콰비바가 1979년에 발표한 「Ma vie fout le camp」를 표절했다는 의혹도 가져다주었답니다.

16. Evanescence - Going under

수록 앨범 : < Fallen >

미국의 고딕 록 밴드 에반에센스가 2003년에 공개한 데뷔앨범 < Fallen >에서 「Bring me to life」에 이어 두 번째 싱글로 커트된 Going under는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가인보다 스모키 화장이 더 잘 어울리는 보컬리스트 에이미 리의 마성의 음색이 마력을 발산하는 노래죠.

17. Radiohead - There There

수록 앨범 : < Hail To The Thief >

2003년도 앨범 < Hail To The Thief >에 수록된 이 곡은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긴장감을 가득 품고 있죠. 단조에 퍼커션을 강조한 이 노래는 후반 믹싱 작업이 꽤 어려웠을 텐데요. 그래서 모든 과정을 마치고 톰 요크가 「There There」를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이 비대중적인 노래는 영국 싱글차트 4위, 캐나다 차트에서는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18. Godsmack - Voodoo

수록 앨범 : < Godsmack >

1995년에 결성된 4인조 록 밴드 갓스맥은 1998년에 공개한 첫 앨범 < Godsmack >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는데요. 이 음반의 마지막 트랙에 자리한 곡 「Voodoo」는 대단히 주술적이고 몽환적입니다. 노래 제목 부두가 바로 카리브 해에 있는 섬나라 아이티에서 발생한 민속종교이기 때문이죠.

19. Alice In Chains - Would

수록 앨범 : < Nothing Safe : Best Of Box >

갓스맥의 보컬리스트 설리 어나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은 앨리스 인 체인스의 보컬 레인 스탠리입니다. 정말 비슷하죠. 이들의 두 번째 음반 < Dirt >와 카메론 크로우가 감독한 영화 < Singles >의 OST에도 수록된 이 노래는 레인 스탠리의 분노에 찬 목소리와 당겨진 활시위처럼 팽팽한 기타의 긴장감 그리고 심장박동처럼 크게 울리는 드럼 소리가 정말 잘 어울리는 명곡입니다.

20. Doors - Riders on the storm

수록 앨범 : < The Very Best Of The Doors >

도입부의 천둥소리와 레이 만자렉이 신시사이저로 표현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곡 분위기를 리드하는 이 노래는 공포를 넘어 죽음을 부릅니다. 이전에 광기를 보여준 짐 모리슨의 보컬은 낮게 읊조리며 지옥으로 가는 길을 인도하는 듯하죠. 실제로 이 곡은 짐 모리슨이 사망한 1971년 7월 3일에 싱글로 발표됐습니다. 1948년에 만들어진 유명한 카우보이 송 「(Ghost) Riders in the sky」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노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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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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