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심서연, 지소연 선수를 응원합니다
FIFA 순위로만 본다면, 남자 대표팀(43위)보다 여자 대표팀이 못할 게 없다. 그러나 인기나 관심은 남자 대표팀의 그것보다 못하다. 훈련 환경도 열악해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는 버스도, 숙소도 남자팀이 오면 비워줘야 한다고 한다. 사람들의 무관심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운동을 계속한 여자 국가대표팀이지만, 지소연 선수는 매체와 가진 인터뷰 도중 “울컥하네요.”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아마 서러움에서 나온 눈물이었을 테다.
글 : 손민규(인문 PD)
2013.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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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이 끝나고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홍명보 감독으로 바뀌었다. EAFF 동아시안컵은 그가 국가대표팀을 맡은 뒤 치르는 첫 국제무대다. 그래서인지 이 대회를 향한 관심이 높다. 남자 국가대표팀은 1차전을 호주와 0:0으로 비겼고 오늘(24일) 20시에 중국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두 번째 경기를 가진다.


위에서 남자라는 말을 굳이 붙인 건 이번 동아시아컵에서 남자 경기와 함께 여자 경기도 함께 열리기 때문이다. 여자 국가대표팀은 북한과 21일에 맞붙어 1:2로 아쉽게 패했다. 남자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오늘 중국과 17시 15분에 맞붙는다. 


여자축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축구 하면 남자들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사실, 여자축구의 역사는 남자축구만큼은 아닐지라도 꽤 길다. 1917년 8월, 잉글랜드 북동부에서 여성노동자 팀이 참가한 대회가 열렸다. 뮤니셔니티 컵이다. 한국에서 여자축구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앙여고 교사였던 故 김화집이 중앙여중 축구단을 창단했고, 1949년 6월 28일에는 중앙여중을 비롯하여 4개 팀이 경기를 펼쳤다.


여자축구에도 월드컵이 있다. 첫 번째 여자 월드컵은 1991년 중국에서 열렸다. 우승팀은 미국으로, 미국은 여전히 세계 여자축구를 주도하는 강국이다. 2013년 6월 21일 FIFA가 발표한 바로는 미국이 1위, 독일이 2위, 일본이 3위, 북한은 9위, 대한민국은 16위다. 최근에 열린 2011년 여자 월드컵에서는 일본이 우승했다.


FIFA 순위로만 본다면, 남자 대표팀(43위)보다 여자 대표팀이 못할 게 없다. 그러나 인기나 관심은 남자 대표팀의 그것보다 못하다. 훈련 환경도 열악해 이번 동아시안컵에서는 버스도, 숙소도 남자팀이 오면 비워줘야 한다고 한다. 사람들의 무관심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운동을 계속한 여자 국가대표팀이지만, 지소연 선수는 매체와 가진 인터뷰 도중 울컥하네요.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아마 서러움에서 나온 눈물이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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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의 한 장면


왠지 이런 현실은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베컴을 꿈꾸는 축구 소녀. 소년이 아니라 소녀다. 게다가 그녀는 상대적으로 성 역할이 고정된 인도 출신이다. 부모님은 주인공이 축구하는 것을 반대한다. 부모님 몰래 축구를 계속하던 그녀는 비상한 프리킥 솜씨를 바탕으로 동네 리그를 벗어나 정식 여자축구단에 입단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꿈을 막는 현실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영화의 결말은 아직 작품을 보지 않은 이를 위해 공개할 수 없으나, 작품이 주는 메시지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 「슈팅 라이크 베컴」은 여타 스포츠 영화가 그렇듯, 꿈에 관한 작품이다. 스포츠는 인간의 꿈을 시험하는 무대다. 꿈이 실현되는 순간, 관객은 열광한다. 꼭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과정이 멋지다면 관객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 스포츠에 담긴 드라마적 요소는 스포츠를 3S로 묘사한 학자라도 거부하기 힘들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이번 동아시안컵은 한국 여자 국가대표팀에 더없이 좋을 기회일 수 있다. 드라마적 요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참가한 나라 중 대한민국은 전력상 최약체로 평가되지만, 이런 평가를 보란 듯 비웃고 좋은 성적을 낸다면 이번 대회는 또 하나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오늘 중국과의 경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심서연 선수 힘내세요. (꼭 얼짱이라 응원하는 건 아닙니다.)


* 여자 축구 관련 책



공을 차라 공찬희!

조경숙 글/우미영 그림/한국여자축구연맹 추천 | 밝은미래

전 세계가 열광하는 운동 경기, 축구! 하지만 축구는 남자들만의 운동이라는 편견이 강해서 여자 축구는 남자 축구만큼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2010년 FIFA U-20과 U-17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는데도 말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의 많은 여자 아이들이 미래의 지소연과 여민지를 꿈꾸며 축구를 열심히 하고 있다. 『공을 차라 공찬희!』는 바로 이런 아이들의 꿈과 열정을 그린 동화다.





여자 축구 MVP 여민지의 꿈과 도전 이야기

여민지 글/이지후 그림 | 명진출판

『일기가 나를 키웠어요』는 여자 축구 스타 여민지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꿈의 모험담이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며 느꼈던 외로움이나 친구들의 따돌림, 무릎을 다쳐 거의 1년간 뛰지 못했던 시련 등을 일기를 쓰며 꿋꿋하게 이겨 낸 과정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서 여민지가 선수가 꿈을 이뤄 나가는 과정에서 일기가 좋은 친구였음을 알려 주고, 어린이들에게 일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준다.




페미니즘 그리고 스포츠신체

M.Ann Hall 저/이혜숙,황의룡 공역 | 성신여자대학교출판부

여러 페미니즘 이론을 둘러싼 논쟁을 설명하고 이것들이 스포츠 또는 체육계 내부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사회학, 역사, 그리고 문화이론에 있어서의 페미니스트 비판 등에 익숙하지 않은 체육교사 및 스포츠 연구자, 대학원, 그리고 학부생들에게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아 사고의 폭을 넓히도록 하고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축구 #심서연 #지소연 #스포츠 #슈팅라이크베컴
5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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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8

스포츠는 인간의 꿈을 시험하는 무대다. 꿈이 실현되는 순간, 관객은 열광한다. 꼭 꿈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과정이 멋지다면 관객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라는 구절 최고의 명구네요 새겨둘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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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30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화이팅 대한민국 여자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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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9

대중들의 관심에서 조금 빗겨있음에도 항상 최선을 다하며 뛰고 있는 선수들을 생각하면 제 자신이 괜히 부끄러워지네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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