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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빈희 변호사, 내 꿈은 화성인이 아니라 국제 거래 전문 변호사

최연소 변호사 손빈희의 삶, 꿈, 도전 화성인 바이러스 출연으로 로스쿨 출신에 비난도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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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다. 그래서인지 인류는 ‘최연소’라는 타이틀에 의미를 부여한다. 누군가가 최연소로 무엇인가를 이루었다는 말은, 그 사람은 남은 인생 동안 더 많은 것을 이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갖기도 어려운 세상에, 누군가는 무려 3개의 ‘최연소’ 타이틀을 획득했다. 14살, 최연소 대학 합격. 19살, 최연소 로스쿨 합격. 22살, 최연소 변호사시험 합격. 주인공은 바로 손빈희 변호사다. 그녀는 자신의 꿈인 국제 거래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지금은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최근에는 TVN 화성인바이러스에 출연해 자신의 공부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기와 끈기로 최고를 꿈꿔라』 출간을 축하한다. 근황이 궁금하다.

올해 1월 변호사시험을 치렀다. 4월에 합격자 발표가 난 후 모교인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특강을 부탁한다고 연락이 왔다. ‘글로벌 시대의 꿈과 열정’이란 제목으로 한 차례 강연을 하고 언론사 인터뷰를 하면서 바쁜 날을 보냈다. tvN <화성인 바이러스>에도 출연하여 이른 나이에 대학생이 된 비결을 공개하기도 했고. 이후 여러 차례 방송 출연을 했지만 방송에서 미처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모아 『오기와 끈기로 최고를 꿈꿔라』 원고 집필에 들어갔다. 로스쿨 동기 언니 오빠들은 모두 취직하여 회사 생활로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나는 유학을 결심하여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6월 중순 경에 혼자 미국으로 왔다. 9월에 미국 필라델피아의 Temple 대학교 로스쿨의 L.L.M.(Master of Laws) 코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7월부터 학교에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어린 시절 중국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지만, 미국 경험은 새로울 듯하다. 중국 유학 시절과 미국 유학 시절을 비교한다면?

나라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지만 외국 유학생의 입장에서는 중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타지에 적응하는 일은 평생 쉽지 않을 것 같다. 확실히 요즘은 어릴 때 아무 두려움도 없이 떠났던 중국 유학 시절이 그리워지고 있다. 사실 그때가 지금보다 훨씬 막막하고 어려운 시기였는데 말이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부모님 두 분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가고, 우리 세 자매만 중국에 남아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어쨌든 그 시절의 경험 덕분에 독립심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여동생들과 똘똘 뭉쳐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혼자 외로움을 견뎌야 한다. 다 큰 성인이 된 후에 혼자 외국어와 외국법을 공부하러 한국을 떠나오니 마음이 무겁고 걱정스럽다. 한편으로는 곧 9월이면 미국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변호사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기분 좋은 긴장감이 몰려온다.


이번에 낸 책이, 약간 자서전 느낌의 책이다. 이미 많은 걸 이루긴 했지만 어린 나이에 자서전을 낸다는 데 대한 부담은 없었나.

사실 주변에서 무슨 책을 냈냐고 물어보실 때면 약간 머쓱해하며 대답하곤 한다. 자서전이라는 것이 인생의 모든 목표를 이루고 나서야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내가 지나온 길보다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무슨 대단한 교훈이나 엄청난 성공담을 담지는 않다. 적성이나 목표를 고민하고 있는 또래들이나, 집안 문제로 고심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에게, 목표를 이루고 싶지만 좌절하고 낙심했던 경험이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오기와 끈기로 최고를 꿈꿔라』라는 제목도 이와 같은 경험을 배경으로 했다.

아버지는 나를 길거리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을 쌓아온 ‘스트리트 파이터’라고 불러줬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지방대 출신으로, 어리니까 사회경험이 부족할 것이라는 남들의 선입견에 맞설 때마다 나는 아직도 항상 이 말을 마음속에 새긴다. 대단한 계기나 특별한 배경이 없이도, 상처받고 일어서고 다시 상처받고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 우리 집은 부자도 아니고 나는 명문대 출신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남들보다 두 배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동등한 0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이고, 네 배 더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플러스가 되는 날이 온다.


책을 집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지금 인생의 2막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학생으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변호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더욱 강한 다짐을 해야 하기에, 1막을 정리해본다는 생각으로 책을 냈다. 오랜만에 지난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다.




책으로 독자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22세 최연소 변호사’라고 하면 마냥 ‘대단하다’, ‘천재 아니냐’라는 반응을 흔히 보이더라.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아직까지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이를 이야기할 때면 짧은 시간 안에 나를 설명하기가 힘들다. 검정고시를 본 것부터 로스쿨 졸업까지의 과정을 잘 풀어내야 하니까. 그래서 ‘22세 최연소 변호사’라는 타이틀 안에 성장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기로 결심했다. 이 책으로 검정고시와 홈스쿨링을 선택하게 된 계기, 그 길을 선택할 때 필요했던 용기,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 온 탓에 흔히 받았던 오해와 극복해야 했던 편견, 앞으로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런 이야기가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여러분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목표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흔히 이야기하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나는 평범하니까 안 돼”, “저 사람은 나와는 달라”라며 자기 합리화를 하는 사람들이 평범함의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듯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런 이들이 책을 읽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최근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해 공부 비법을 소개했다. 화성인 바이러스에는 어떻게 출현하게 된 건가. 방송과 전후로 생긴 에피소드가 있는지.

사실 미국 유학 준비로 바빠서 합격 발표 후에 방송 출연은 계획에 없었다. 하지만 합격 기사가 나가고 댓글에 집안 환경이나 로스쿨에 대한 오해의 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로스쿨에 대한 인식도 돈이 많아야만 학교에 다닐 수 있고, 쉽게 변호사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제도란 식으로 받아들여졌고. 합격 소식 기사를 마냥 기쁜 마음으로 지켜볼 수는 없었다. 혼자 속앓이를 하고 있던 중에 <화성인 바이러스> 작가에게서 전화가 왔다. 로스쿨에 다닐 때에도 몇 번 섭외가 왔는데 줄곧 거절만 했던 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전화통화 내내 마음에 ‘콕’ 하고 박히는 게 있었다. 작가 또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았다며 이참에 방송에 나가서 할 말을 다 해보라는 거였다. 그것도 전국적으로. 결국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연 결정을 내렸다.

방송 후의 반응은 예상외였다. 다른 모든 사람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지라도 같은 로스쿨 출신들은 공감하고 이해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로스쿨에 대한 오해가 조금이라도 풀려 로스쿨 출신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가장 친한 주변인들부터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 <화성인 바이러스>를 선택했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현할 것이라는 것은 각오한 바였다. 예상과 달리 일반인의 반응은 호의적인데 비해, 오히려 변호사가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에 나갔다는 이유로 같은 로스쿨 출신들의 비난을 들었다.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도 있었겠지만 여타 프로그램은 틀에 박힌 인터뷰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도 방송을 보고 용기나 희망을 얻은 사람들이 있다면 나의 방송 출연 의도는 성공적으로 전달된 것 같다.


남는 시간에도 왠지 공부와 관련한 활동을 할 것 같은데, 취미나 관심사를 알려 달라.

자주 듣던 질문 중 하나다. 물론 공부가 적성에 맞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직도 나는 공부하기 싫다, 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루고자하는 꿈이 있어 공부를 하고는 있지만 그 외에는 또래와 비슷하다. 친구들과 만나서 하루 종일 수다를 떨기도 하고 쇼핑하는 것을 좋아한다. 취미는 장르를 망라하여 영화보기다. ‘제인 에어’나 ‘오만과 편견’ 같은 고전 영화를 보고 그 시대상황을 상상해보고 인물 해석을 하며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곤 한다. 미국에 와서도 새로 사귄 미국인 친구와 영화를 보고 토론을 즐겨 하는데, 영화를 보는 시각이나 가치관에서 오는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책 후반부에서 로스쿨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해 줬다. 그런데 로스쿨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로스쿨 졸업자의 구직난, 로스쿨의 비싼 학비 등등. 로스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게 졸업 후 진로일 것 같다. 실제로 어떤가.

등록금 문제는 비단 로스쿨의 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대학생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로스쿨 제도는 과도기 상태다. 아직 시행 초기단계라 성과를 보여 주기에는 이르다. 사회적으로나 법조계 내부에서도 로스쿨이 정착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으니 차츰 로스쿨의 설립 의도대로 전문적인 법조인을 길러내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안에서 보고 느끼는 미래의 로스쿨 변호사들을 보면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훌륭한 법조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력의 출신이 많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대에 맞게 법학 공부 외에도 외국어나, 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게 사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이들을 보면서 나도 많은 자극을 받는다.


책 읽고 독후감 쓰기를 공부 비법으로 꼽았다. 채널예스 독자를 위해 책을 추천해 준다면?

검정고시 공부를 하면서 홍정욱의 『7막 7장』과 고승덕 변호사의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를 읽고 유학생활을 꿈꾸었다. 책을 읽고 ‘나도 저렇게 될 거야!’라며 의욕을 불태웠다. 검정고시를 준비하다보면 비교 대상이 없어 스스로에게 자신을 확인하고 질문을 던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럴 때는 자기계발서나 성공한 이들의 에세이를 읽으며 동기부여를 하곤 했다. 또 같은 고향으로 충주 출신인 반기문 총장님의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보고 글로벌 인재에 대하여 생각했다. 이런 분들의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워가는 데 큰 용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우리가 만들어갈 ‘사회’에 대해 생각했다. 도덕적 딜레마에 빠졌을 때 결론을 내리는 데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결정들이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변호사로서의 생각을 일깨우고 사고력을 신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 책이다.


앞으로 어떤 법조인으로 활동하고 싶나. 법무 활동 외에 사업이라든지 여행 등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건 없나.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법조인이 되고 싶다. 예전에 아버지가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정의를 실천하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정의도 중요하지만 선한 변호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직은 갈 길이 먼 것 같아 무엇이든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공부를 계속해야 할 것 같다. 사업 쪽은 워낙 겁이 많아 아직 생각해본 것이 없다. 여행은 무척 좋아해서 로스쿨 입학 전 18살에 혼자 중국 배낭여행을 하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여러 지방을 다녀봤다. 일을 시작하고 여유가 생긴다면 세계를 배낭여행하고 싶다.

*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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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와 끈기로 최고를 꿈꿔라 손빈희 저 | 미다스북스(리틀미다스)
이 책은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대변인이 되고 싶은 변호사 손빈희가 99%의 평범한 사람에게 들려주는 꿈을 향한 치열한 도전의 기록이다. 변호사 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하여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손빈희가 방송 출연에서도 미처 다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책으로 펴냈다. 재혼가정이라는 주위의 시선을 받으며 가족 모두가 단칸 월세방을 전전하는 가운데 최연소로 대학에 합격하고, 이후 나이 어린 지방대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마침내 최연소 로스쿨 입학, 최연소 변호사 시험 합격이라는 결과를 일구어낸 스물두 살 소녀 손빈희 양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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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민규(인문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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