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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이탈리아와 사랑에 빠졌을까?

『셰익스피어의 이탈리아 기행』부터 『숫자의 문화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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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읽지 않은, But 최근에 산 책들을 소개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이탈리아 기행

리처드 폴 로 저/유향란 역 | 오브제

이탈리아와 사랑에 빠진 셰익스피어의 모든 것

영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거인을 한명만 꼽으라면 아마도 셰익스피어겠죠? <셰익스피어의 이탈리아 기행>은 셰익스피어 연구가인 리처드 폴 로라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3분의 1이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쓰여 졌다고 해요. 이 책은 ‘그렇다면 과연 셰익스피어는 그 당시에 이탈리아를 직접 방문하고 썼을까?’라는 흥미로운 질문에서 시작한 책입니다. 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 <오셀로>, <베니스의 상인>, <템페스트>,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이 이탈리아가 배경인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이탈리아의 무대를 실제로 방문해 과연 작품의 내용과 실제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치밀하게 탐색한 책입니다. 세상에 하나뿐인 책일 것 같은데요 이런 책은 쓴 노고를 위해서라도 사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고르게 됐습니다.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고경원 저 | 앨리스

길고양이에게도 제각기 사연이 있고 삶이 있다!

길고양이의 삶을 사진과 글로 10년 넘게 담아왔다고 하는 고경원씨의 책입니다. 부제는 ‘서울 숲에서 거문도까지 길고양이와 함께 한 10년’인데요. 제가 소미라는 고양이를 키운 지 딱 1년 됐거든요. 아마 제가 고양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이런 책에도 관심이 없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소미를 키우게 되니까 이제는 길에서 길고양이를 보면 마음이 애틋해지더라고요.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이라는 책은 글도 글이지만 사진 때문에 사실 손이 갔던 책입니다. 길고양이 사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중에서도 저는 거문도에서 찍은 고양이 사진이 정말 좋더라고요. 서울 북촌에서 울산 신화마을까지 한국의 곳곳과 굉장히 잘 어울려진 고양이가 있는 풍경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텐데요. 글과 사진이 참 잘 어울리는 책처럼 보입니다.



거대한 역설

필립 맥마이클 저/조효제 역 | 교양인

모두를 위한 ‘착한 개발’은 불가능한가?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인 필립 맥마이클의 저서입니다. 부제가 ‘왜 개발할수록 불평등해지는가’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의 거대한 역설이라는 것은 개발의 역설이라는 것일 텐데요. 개발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왜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지에 대해 파고든 책입니다. 모두를 위한 착한 개발이라는 것은 과연 불가능한 것인가에 대해 묵직하고도 학술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개발이라는 개념 자체가 서구의 비서구권 지배와 얼마나 긴밀하게 얽힌 채 시작된 과정이었는지에 대해 서술하면서 시작되는데요.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서구의 식민지 지배 체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념이라는 것이죠. 이런 개발 프로젝트의 시대라는 것은 2차 세계대전 후에 신생독립국들이 탄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열렸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 그 과정 중에 나타난 문제점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개발 프로젝트의 시대는 1970년대에 지구화프로젝트로 전환되어 신자유주의의 개념이 대세가 됐다는 것을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과연 이런 개발들이 지속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영국남자의 문제

하워드 제이콥슨 저/윤정숙 역 | 은행나무

사랑과 상실, 그리고 정체성과 경계에 대한 유머소설

영국소설가 하워드 제이콥슨의 장편 소설입니다. 런던에 사는 세 남자 주인공들을 통해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상념에서부터 민족 간 분쟁에 대한 통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워드 제이콥슨의 소설은 그동안 읽어본 적이 없는데 몇 장 훑어보니 가볍고 위트 있고 탄력 있고 그러면서도 뭔가 쓸쓸한 느낌도 있고 술술 읽히는 책이더라고요. 특히 이 책의 첫 문장이 ‘그는 그 일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다’인데요. 지난번에 ‘소리 나는 책’에서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의 자서전을 읽어드린 적이 있는데 그 책의 첫 문장이 ‘나는 그게 다가오고 있음을 안다’였거든요. 사실 이 두 책 사이에 연관성은 전혀 없지만 책을 읽는 제 입장에서는 또 다른 책을 읽었을 때 앞서 읽었던 책의 구절이 서로 엮이면서 머릿속에서 끈으로 이어지는 굉장히 독특하고 인상적인 독서체험의 순간이 생기게 됐는데요. 저는 이런 우연을 굉장히 흥미로워하는 쪽이라서 이 책이 더 반가웠습니다.



숫자의 문화사

하랄트 하르만 저/전대호 역 | 알마

이제껏 무시되다시피 했던 수 시스템의 색다른 시각

독일의 언어학자인 하랄트 하르만의 저서인데요. 처음 이름만 보고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마법사의 이름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숫자에 대한 강박 같은 게 좀 있거든요. <숫자의 문화사>라는 책은 동서고금을 통해 수를 세는 방식이 얼마나 다양한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책입니다. 수 개념 자체에 인간의 상징능력이 얼마나 잘 발휘되었는지도 잘 설명하고 있는데 행운의 수, 불행의 수, 마법의 수 등이 갖고 있는 의미들이 각 문화권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대부분은 주로 고대의 수 개념에 대한 내용인데 한마디로 저자는 숫자라는 것이 문명의 초기부터 인간의 실존에 중요한 한 부분이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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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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