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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캐스터 정우영 아나운서, 야구 볼 때 치킨 대신 닭백숙?!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 출간한 정우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인문학도 출신으로 새로운 표현, 선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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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하다. 솔직하다. 재밌다. 정우영 캐스터의 중계 방송과 그의 에세이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의 공통점이다. 야구와 먹방의 만남이라니! 지금까지 이런 야구 이야기는 없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의 야구장으로 출근하며 보고, 먹고, 음미한 맛있는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야구장의 비밀, 숨은 맛집의 비밀

한국 프로야구 700만 관중 시대. 이제 야구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많은 연인들이 야구장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나들이 장소를 찾아 야구장으로 향하는 가족들의 발걸음도 늘어났다. 저녁이 되면 편의점 앞에도, 치킨집 앞에도, 야구를 안주삼아 맥주 한 잔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그들 모두에게 정우영 캐스터는 무척 친숙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MBC스포츠플러스의 아나운서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야구 중계를 맡은 후로 그는 한결같이 야구팬들의 곁을 지켜왔다. 야구장에서도 거리에서도 야구팬들과 함께 탄식하고 환호하는 그의 호흡이 전해졌다. 절묘한 표현으로 관중들의 마음을 대신해주고,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짚어주는 캐스터 본연의 역할도 잊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는 그가 들려주는 야구 이야기다. 경기의 룰과 기록들에 대한 딱딱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아니다. 캐스터로서 현장에서 보고 들은 생생한 경험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마도 야구팬들이 가장 궁금해 할, 경기장 안과 밖에서 만난 선수들과 감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가 하면, 쉽게 알 수 없었던 경기 전후의 상황과 중계 현장의 모습들도 귀띔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심이 되는 내용은 전국 10개 도시의 야구장과 인근의 맛집들에 대한 정우영 캐스터의 ‘리뷰’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에 따르면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중계진에게 최고의 시야를 제공하는 구장이고, ‘사직구장’은 관중들이 선수의 눈높이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최근 롯데 자이언츠의 제2구장에서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으로 바뀐 ‘마산 야구장’은 놀라울 만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이렇듯 정우영 캐스터는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만이 알법한, 각 구장의 특징들과 새로운 소식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그렇다면 맛집은 어떨까. 야구장이 일터이니 근방의 맛집들에 대한 정보도 훤히 꿰고 있지 않을까? 혹시나 하는 기대는 다행히도 엇나가지 않았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는 지역별로 나누어 맛집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야말로 알짜배기 정보들이다. 조금만 공개하자면 청주에는 끝내주는 버섯찌개를 맛볼 수 있는 ‘경주집’이 있고, 대전구장 앞에는 ‘먹다가 정신 잃을 것 같다’는 닭백숙 전문점 ‘황금알’이 있다. 이제 야구팬들은 낯선 지역에서 맛집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지역 구단의 관계자들과 방송 중계진들의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져 내려오는, 확실한 맛집 정보를 정우영 캐스터가 누설(?) 해 준 덕분이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 와 『야구장 습격사건』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를 통해 ‘야구와 먹방’이라는 새롭고 흥미로운 만남을 시도한 정우영 캐스터.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5월 24일, 잠실야구장으로 향했다. 인터뷰는 구장 내의 중계석 앞에서 진행됐다. 정우영 캐스터에게는 가장 익숙한 곳이자 언제나 짜릿함으로 가득한 곳일 터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시종일관 유쾌한 에너지를 잃지 않았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를 출간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일본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가 쓴 『야구장 습격사건』이라는 책이 있어요. 일본 야구팀들의 제2구장을 순회하면서 보낸 시간들을 쓴 이야기인데, 굉장히 재밌게 읽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써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시험 삼아 블로그에 써봤는데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리고 출판사 한스미디어에서 연락이 왔고요. 한스미디어는 저와 『괴짜 야구 경제학』 번역 작업도 같이 했고 『MBC SPORTS 프로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출간도 함께 했던 출판사거든요. 제가 블로그에 쓴 글을 보고 ‘이런 글들이 모이면 『야구장 습격사건』의 우리나라 야구장 버전도 나올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2011년부터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를 준비하게 됐고요. 출장 다닐 때마다 블로그나 다이어리에 메모해 뒀던 이야기들을 엮어서 책으로 출간하게 된 거예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썼어요.

야구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지면이 부족하셨을 텐데, 맛집 이야기를 함께 다루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가 야구에 대해서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아요. 그저 일반인들보다 야구를 좀 더 많이 접할 뿐이죠. 사실 야구란 게 봐도 봐도 몰라요(웃음). 오죽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설위원님의 가장 유명한 멘트가 ‘야구 몰라요’겠어요. 야구라는 게 참 어려운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캐스터는 야구를 알아야 되는 사람이기보다는 해설위원에게서 내용을 끌어내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야구의 이야기를 쓴다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야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야구장 습격사건』에는 맛집에 대한 내용이 없는데요. 제가 처음에 블로그에 글을 썼을 때는 오쿠다 히데오의 글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변형을 시켜볼까’ 생각한 끝에 내린 결론이 맛집이었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거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동료들과 뒤풀이를 했던 장소라든지 혹은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장소들을 한 번 엮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맛집에 대한 이야기들은 야구를 모르는 분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나름 성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단편 ‘블루베리 아이스크림’(『소울메이트』)을 읽고 나서는 눈물을 흘렸어요. 정말 저는 그 글이 너무너무 좋아요.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에 이순철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와의 이야기를 적었는데, 그 중에 초현실적인 부분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게 실화예요. 뭔가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잖아요. 선수들이 타격 훈련을 하면서 계속 외야로 타구는 날아오고, 난 무서운데 이순철 해설위원은 그냥 터벅터벅 걷고 있고요. 뭔가 초현실적인 그런 부분이 약간 ‘블루베리 아이스크림’과 닮아 있는 단편이네요(웃음).

걷는다. 천천히. 걷는다. 타구는 계속 우리 근처로 날아온다. 마치 백전노장이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을 유유히 걸어가는 그런 느낌이다. 나는 그 곁에서 파를르 떨고 있는 직속 부관? 이 기분 아주 묘하다. 외야 쪽으로 나가자 관중 몇몇이 입장해 있다. 그 중 아주 간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p. 181)


‘홈런’의 또 다른 이름

책의 첫 장에서 ‘스포츠 캐스터의 하루’에 대해 쓰셨습니다.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 독자들 중에는 스포츠 캐스터를 꿈꾸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을 보면 카메론 디아즈와 결혼하는 남자의 직업이 스포츠 기자에요. 카메론 디아즈가 일을 그만두는 게 어떠냐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때 남자의 대답이 ‘그래. 나는 정말 보수도 낮고, 매일 안 좋은 숙소에서 잠자고, 정말 안 좋은 음식만 먹고 다니지만 불행히도 나는 이 일을 사랑한다’는 거예요. 저는 그게 스포츠 업계에서 일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스포츠 업계에서 모든 부와 명예는 선수들에게 돌아가요. 우리 같은 경우에는 보수가 낮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엄청나게 높은 것도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이 일로 부귀영화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그 꿈을 깨야 돼요. 정말 이걸 사랑하지 않으면 버텨낼 수가 없어요. 일은 힘든데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 있거든요. 거기에 대한 각오를 해야 돼요. 사실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마음도 몸도 상당한 각오를 하는 게 필요해요. 사람들은 캐스터가 중계방송을 위해서 3~4시간 정도만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3시간의 중계를 위해서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고 있거든요. 메이저리그 같은 해외 경기 중계할 때는 새벽 5시에 나가야 돼요. 그런 불규칙한 생활을 계속 하니까 몸도 힘들죠. 그런 부분들을 참아내야 한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캐스터들과 차별화되는 정우영 캐스터만의 색깔 혹은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예전에 김성주 아나운서가 저를 모니터 해주신 적이 있어요. ‘너는 다른 캐스터들보다 인물이 나으니까 그 장점을 살려라’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좀 집중을 하고 있고요(웃음). 제가 야구 중계를 한 지 6~7년 정도 됐지만, 그동안 대표적으로 야구 캐스터로 알려져 있던 한명재 선배, 임용수 선배, 권성욱 선배 같은 분들에 비해서는 후발주자잖아요. 사실 적응을 하는 데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시청자들은 익숙한 걸 좋아하잖아요. 그때 저는 선배님들의 중계를 전부 보면서 그 분들의 장점을 파악하고 조합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리고 저만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한 상황이 일어날 때 여러 가지 다른 말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 좋게 봐주시는 관중 분들도 생겨나고, 그래서 힘이 나죠.

인문학도 출신 중계 캐스터로서 그동안 스포츠 중계방송에서 쓰이지 않던 표현들을 찾아내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방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중략) 그래서 나는 1년마다 새로운 표현 다섯 가지를 찾아내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p. 13~14)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에서 1년마다 새로운 표현 다섯 가지를 찾아내는 게 목표라고 하셨는데요. 올해는 어떤 표현들을 발견하셨나요?

올해는 홈런 타구가 나올 때 “높습니다. 뻗습니다. 넘습니다”라는 표현을 써봤어요. 작년 같은 경우에는 홈런 표현을 “확인할 필요 없습니다”라는 말로 바꿔봤죠. “담장 밖에서 뵙겠습니다”라는 표현도 있었고요. 다행히도 야구팬 분들께서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올해 추신수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 굿바이를 여러 번 세게 외쳤는데, 그것도 들어보니까 괜찮더라고요. 새로운 표현을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다음번에 우리나라 경기에서도 같은 상황이 나오면 써보려고 생각중이에요. 올해 제일 마음에 들었던 표현은 목동에서 이성열 선수가 홈런을 쳤을 때 했던 말이에요. 그 때 공이 맞는 순간 전부 홈런이란 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야수들도 모두 뒤도 안 돌아보고 가만히 있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모든 야수 정지”라고 말했죠. 이어서 “우측 담장 넘어갑니다”라고 했는데, 제가 듣기에도 굉장히 좋더라고요(웃음).

많은 야구팬들이 정우영 캐스터 하면 ‘투투피치(two-two pitch 투 스트라이크 투 볼의 볼카운트 상황을 나타내는 표현)’라는 표현을 떠올리지 않나요? 어떻게 찾아내신 표현인가요?

‘투투피치’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그 상황이 굉장히 중요한 상황인데 아무도 강조하지 않아서였어요. 투수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결정구를 던져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거기에서 만약 볼을 던지게 되면 풀카운트가 돼서 투수한테 불리해요. 그렇기 때문에 투수는 반드시 그 상황에서 승부구를 던져야 되고, 타자도 상대가 승부를 해 올 것이기 때문에 공을 반드시 때려야하는 카운트인 거죠. 그래서 중요한 상황인 걸 강조하자는 의미에서 2010년부터 ‘투투피치’라는 표현을 썼어요. 그런데 투 스트라이크 투 볼 상황이 될 때마다 ‘투투피치’라고 하는 건 아니고요. 탈삼진율이 높은 선수의 볼카운트가 ‘투투’일 때만 써요. 볼을 많이 던지는 선수일 때는 쓰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표현이 팬들에게 각인됐다면, 시청자 여러분들께 감사할 일이죠. 중요한 상황에 잘 썼다고 알아주시니 정말 고마운 거죠. 그런 게 알려지고 인정을 받으면 행복한 거고요.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를 스무 번 넘게 읽었어요

잠들기 전에 스포츠와 관련된 책을 읽는다고 쓰셨는데요. 요즘은 어떤 책을 읽고 계신가요?

책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어요. 요즘 정말 재밌게 읽은 책은 허영만 화백의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예요. 스무 번도 넘게 읽은 것 같아요. 특히 5권, 6권은 2,000번 정도 읽었어요. 정말 다 외울 정도예요. 올해 3월부터 침대에서 매일 그 책만 읽고 있어요. 아내가 이제 좀 그만 읽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할 정도죠(웃음). 전생에 제가 징기스칸이었는지(웃음) 너무 재밌어요. 제가 허영만 화백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에서 맛집 이야기를 다룬 것도 『식객』이 큰 영향을 끼친 걸 수도 있어요.

야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야구가 그냥 숨 쉬는 것과 똑같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일단 매일 할 수 있는 스포츠잖아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경기가 있고, 메이저리그는 일주일 내내 경기를 해요. 그러니까 오늘 봤던 경기의 승패가 결정 됐어도 내일은 또 제로에서 출발을 하는 거죠. 이런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야구라는 스포츠는 이기는 팀도 전승을 기록하진 못해요. EPL(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 2003-2004 시즌에서 아스날이 무패 우승을 했었는데요. 야구에서는 그게 불가능해요. 약팀도 강팀을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게 야구예요. 통상적으로 승률이 1위 팀은 6할, 꼴찌 팀은 4할 정도 되는데요. 열 경기로 치면 최하위 팀도 4번 웃을 수 있고 1위 팀도 4번은 지는 거죠. 이런 게 야구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전날 경기에서 이겼더라도 혹은 졌더라도 매일매일 새로 출발하는 거예요. 그게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야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끝내기죠. 끝내기 승부가 야구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아닌가 생각해요.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의 ‘인천’ 편에 김연훈 선수가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때가 진정한 스포츠 캐스터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마 그런 끝내기의 순간이야말로 팬들한테도 가장 살아있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요.

아직 야구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한 분들에게 추천해주실 책이 있으시다면 어떤 책인가요?

아나운서 후배들이 저한테 ‘어떤 책을 보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면 그때마다 제 대답은 똑같아요. ‘책 보지 말고 경기 봐. 책은 나중에 봐’ 라고 하는데요. 그게 제가 항상 강조하는 점이지만, 굳이 꼽자면 레너드 코페트 기자의 『야구란 무엇인가』가 가장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번역이 너무 잘됐어요. 돌아가신 이종남 기자님께서 번역을 하신 책인데, 저는 우리나라 스포츠 번역 서적 중에서 가장 번역이 잘 된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이 책은 꼭 추천합니다. 사실 1990년대에 소량만 찍었는데 절판이 되고 나서 최근(2009년)에 다시 나왔어요. 『야구란 무엇인가』는 야구팬이라면 한 번 꼭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에요.

언젠가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로 라디오 중계를 꼽으셨는데요, 그 외에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음악 프로그램을 한 번 진행해보고 싶어요. 음악은 제 곁의 숨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음악 프로그램은 언젠가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스포츠와 연관된 음악들, 예를 들어서 선수가 등장할 때의 음악이라든지 방송 프로그램의 예고편에 쓰이는 다양한 음악들이 있잖아요. 사실 그 음악을 쓰는 게 이유가 다 있는 거거든요. ‘왜 이 순간엔 이 음악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저와 같은 관심을 갖고 있는 PD와 같이 그런 작업을 해보려고 계속 얘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라디오 중계도 굉장히 욕심나요. TV 중계는 시청자들도 화면을 같이 보면서 듣는 분야지만, 라디오는 전혀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제 이야기로만 상황을 그려가는 과정이잖아요. ‘내가 뭔가 또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점에서 라디오 중계도 꼭 한 번 도전하고 싶어요.

책과 관련해서는 어떤 도전을 해보고 싶으세요?

3, 4개월 전부터 다음 작업을 시작했어요. 앞으로 1년 반~2년 정도 걸릴 것 같은데요. 스포츠 명언록을 준비하고 있어요. 단순히 명언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누가 언제 이 말을 했고, 어떤 상황에서 이 말을 했는지, 그리고 이 말이 뜻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어요. 골프가 됐건 축구나 농구가 됐건, 종목 구분 없이 다양하게 작업을 해 보는 게 목표예요. 『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도 시즌 2가 나올 수 있으면 물론 그 작업도 해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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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출근하는 남자 정우영 저 | 한스미디어
이 책은 스포츠 전문 케이블 MBC스포츠플러스 채널에서 국내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 중계를 맡고 있는 10년 차 스포츠 캐스터 정우영이 전국의 야구장을 다니며 경험한 소소한 일상의 기록과 야구장 주변 맛집 소개 등을 한데 엮은 책이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시청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숨겨진 조연인 스포츠 캐스터는 과연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중계방송 전후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시청자들에게 좀 더 새로운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등 스포츠 중계 캐스터의 다양한 일상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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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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