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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로 떠나는 제주 쇠소깍 여행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이루는 이국적 풍경의 쇠소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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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한산하고, 산책로엔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듯 보이는 운동기구와 지압돌이 눈에 띈다. 지압돌에 놓인 꽃모양의 돌을 한발자국씩 밟으며 내려가니 왼편으로 물이 빠진 기암바위들이 보인다. 처음에는 쇠소깍 물이 그새 다 마른 것인가 싶었는데, 이곳은 그곳과는 별개인 곳. 이곳에서 드라마 추노의 촬영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암바위들을 지나면 드디어 커다란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쇠소깍의 아름다운 계곡이 나온다.


바람에 더운 기운이 묻어나는 5월인 지금은 걷기에 딱 알맞은 계절. 제주여행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이다. 옷은 가벼워졌고, 그만큼 가방의 무게도 한줌 정도 줄었다. 바닷길을 따라 올레를 걸어도 좋고, 오름에 올라도, 숲길을 걸으며 산림욕을 해도 좋겠다.

제주여행은 요즘 쉬이 갈만큼 가깝고 저렴해졌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차 없이 제주를 여행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많이 가진다. 하지만 알고 보면 버스로 가기 쉬운 곳이 제주이기도 하다. 그 중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나는 쇠소깍으로 가보자.

버스로 쇠소깍에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항에서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 남조로 버스를 타는 것. 버스를 탄 뒤 1시간 정도 달리면 두레빌라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린 후 1km 남짓 걸으면 쇠소깍이 나온다.


쇠소깍까지 걸어가는 길은 조금은 멀다 싶다. 하지만 주변의 돌담들과 길가의 들풀, 화사하게 피어난 꽃구경을 하다보니 금세 다다른다. 무엇보다 줄곧 내리막이라 편하기도 하다.

한참을 내려가도 쇠소깍이 나오지 않아 길을 잘못 든 건 아닌가, 염려가 될 때 쇠소깍으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온다. 참 친절하게도 곳곳에 이정표를 두어 처음 여행을 온 사람들도 쉬이 길을 찾을 수 있다.

도로는 한산하고, 산책로엔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듯 보이는 운동기구와 지압돌이 눈에 띈다. 지압돌에 놓인 꽃모양의 돌을 한발자국씩 밟으며 내려가니 왼편으로 물이 빠진 기암바위들이 보인다. 처음에는 쇠소깍 물이 그새 다 마른 것인가 싶었는데, 이곳은 그곳과는 별개인 곳. 이곳에서 드라마 추노의 촬영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기암바위들을 지나면 드디어 커다란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쇠소깍의 아름다운 계곡이 나온다.


쇠소깍은 원래 아는 사람만 찾는 제주의 숨은 비경이었다. 지하에서 분출된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난다는 특색 때문에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탄 건 이곳의 테우 때문이었다.

한때 잠시 중단됐다가 근래에 들어 다시 운영하는 테우는 제주에서 고기 잡을 때 썼던 전통 뗏목이다. 이 뗏목에 십수 명의 사람이 탄 후 배와 연결된 끈을 사공인 아저씨가 아주 천천히 잡아끌며 쇠소깍 물 위를 유영한다. 아저씨 한명이 감당하기엔 어쩐지 앉아 있기가 죄송스러울 만큼 굉장한 무게일 듯싶지만, 맑은 물과 그 속을 유유히 노니는 물고기 떼들, 기암바위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엉덩이를 풀썩 주저앉고서 편히 감상하게 된다.

이 테우의 가장 큰 장점은 잘 몰랐던 쇠소깍의 전설이나 곳곳에 숨은 경치를 아저씨가 쏙쏙 골라내어 설명을 해준다는 것. 무엇보다 아이나 어른들도 부담 없이 유유자적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테우도 인기가 좋지만 요즘 한창 주목을 받는 건 바로 투명카약이다. 이 카약의 가장 큰 장점은 직접 배를 몰아 쇠소깍 깊은 곳까지 다다를 수 있다는 것. 쉽게 접하기 어려운 배 몰이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한명도 빠지신 분은 안계십니다.”

배를 타기 전 구명조끼를 질끈 맬 때, 안내직원의 말에 안심하면서도, 어쩌면 그 최초의 인물이 내가 아닐까 싶어 더 불안해지기도 한다. 투명카약을 몰 때는 처음에는 허둥지둥 대며 몸 전체가 바짝 굳은 상태로 타지만, 돌아올 때쯤은 모두 몇 년차 뱃사공처럼 유유히 배를 몰며 돌아온다. 웬만한 몸치가 아닌 이상 빠질 일은 걱정이 없다. 다만 인기가 좋은 만큼 꽤 오래 기다려야 한다. 우선 예약을 해두고, 근처 바닷가를 산책하는 것이 좋다.

쇠소깍은 올레 6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올레리본을 따라 설렁설렁 2~300미터 정도 걷다보면 돌카페가 나온다. 이곳에서 쉬어도 좋고, 올레 길은 서귀포시내까지 이어지니 쉬엄쉬엄 올레를 따라 걸어도 좋겠다.


쇠소깍 근처에서 파는 한라봉 주스와 천혜향 도넛은 꽤 맛있다. 출출할 때는 이곳에서 간식삼아 먹고, 식사 때가 맞으면 정류장 인근에 있는 서진갈비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건 어떨까. 이곳은 동네사람들이 주로 찾는 맛집으로 푸짐한 양과 맛이 자랑할만한 곳이다.

서귀포 시내나 월드컵경기장에서 올 때는 시외버스인 동일주와 남조로, 시내버스인 100번, 110번, 120번 버스를 타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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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버스 여행 윤성화,박순애 공저 | 나무수
이 책은 제주도의 주요한 시외버스 노선에 따라 파트를 나누었다. 서일주 노선(Part 1), 동일주 노선(Part 2), 516-중문고속 노선(Part 3), 남조로 노선(Part 4), 번영로 노선(Part 5) 등을 타고 가볼 수 있는 곳들을 각각 소개한다. 저자가 그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장소가 아니라 ‘주요 노선’과 ‘정류장’에 따라 가볼 만한 관광지, 음식점, 카페, 숙소 정보를 정리한 것. 따라서 버스 노선만 파악하면 별도의 여행 코스를 짤 필요가 없다. 이 책과 함께 버스에 오르기만 하면 여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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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성화, 박순애

윤성화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11번가에서 도서 MD로 근무했다. 제주를 처음 버스로 여행할 때는 정보가 부족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그 후 버스 여행의 매력을 점차 알게 되었고, 2년간 제주에 살면서 어느 정도 버스 전문가가 되었다. 터미널 위치나 노선을 몰라 고민하는 여행자들을 보며 관련 정보를 담은 책이 한 권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

박순애
한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1번가 도서 MD로 근무했다. 지금까지 떠난 여행 중 남편과 처음 함께 찾았던 제주도에서의 버스 여행을 제일로 꼽는다. 오래도록 버스를 기다리던 시간과 어깨의 무거운 짐. 조금 헤매기도 하고, 그러다 불쑥 만나게 되는 제주의 예쁜 모습들. 그때의 느린 여행이 기억에 오래 남아있다. 지은 책으로 느린 삶과 소박한 시간들을 담은 제주살이 이야기 『제주로망주의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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