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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46회 - 돌고래에 도전한 고음의 가수들

어려운 노래 멋지게 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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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생 남자들의 학창시절 로망에는 ‘어려운 노래 멋지게 부르기’가 항상 포함되어 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그들의 멘토는 김경호와 박완규 등 묘기대행진을 방불케 하는 록 보컬리스트들이었죠.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그 때의 기억을 환기시켜드리기 위한 추억선물세트입니다.

1980년대 생 남자들의 학창시절 로망에는 ‘어려운 노래 멋지게 부르기’가 항상 포함되어 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그들의 멘토는 김경호와 박완규 등 묘기대행진을 방불케 하는 록 보컬리스트들이었죠. 이번 플레이리스트는 그 때의 기억을 환기시켜드리기 위한 추억선물세트입니다. 옛 생각에 이불킥을 날려도 괜찮아요. 다 지난 이야기인데요 뭘.



1. Steelheart - She's gone

수록 앨범 : < Steelheart >

아마 노래 조금 한다고 생각하시는 남성분들은 이 노래를 한 번쯤은 불러보셨을 텐데요. 그와 반대로 웃겨보려는 의도로 불러보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한마디로 누구나 들어봤고, 또 불러봤을 ‘대 국민 고음송(?)’이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 해외에서 스틸하트의 유명세는 비단 빌보드 23위에 오른 「I'll never let you go」에 국한돼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She's gone」의 인기 역시 국내에 한정된 것으로 글로벌 밴드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 내 ‘원 히트 원더’격의 특이 케이스인데요. 밀젠코 마티예비치(Miljenko Matijevic)의 뇌리를 찌르는 보컬은 ‘모르면 간첩’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2. Firehouse - Overnight sensation

수록 앨범 : < Full Circle >

초반의 고음 샤우팅과 건즈 앤 로지즈(Guns N' Roses)의 「Don't damn me」가 연상되는 기타 리프가 인상적인 곡이죠. 이 땅의 ‘고음병 환자’라면 수도 없이 시도해봤을 노래입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C.J. 스네어(C.J. Snare)의 높은 음역만을 따라 했을 뿐이었죠. 발라드에는 그에 맞는 섬세함으로, 헤비한 곡에서는 특유의 톤으로 거친 감성을 표출하는 그의 보컬은 메탈계의 명창으로 손꼽힙니다.

3. Stryper - In god we trust

수록 앨범 : < In God We Trust >

메탈과 예수의 이미지는 상반된 이미지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음악의 경계는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크리스천 메탈 밴드 스트라이퍼는 굵직한 헤비 기타 리프와 초고음의 보컬로 주 예수를 찬양합니다. 연주와 분리하면 영락없는 찬송가죠. 제목에서부터 가사까지 ‘오직 예수!’에 대한 무한 신뢰를 노래하는데요. 듣는 사람의 머리가 아플 정도의 고음을 뽑아내는 마이클 스위트(Michael Sweet)의 능력은 신기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4. Mariah Carey - Emotion

수록 앨범 : < Emotions >

‘돌고래 창법’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소름 돋는 보컬의 곡이죠. 말 그대로 돌고래가 내는 소리의 음역을 소화한 머라이어 캐리의 짐승 같은 창법을 들을 수 있는데요. 어디까지 올라가나 과시라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놀라운 기교였습니다. 곡의 후반부에서 자신의 ‘무한 옥타브’를 층계를 밟듯 끝없이 높여가는 소리의 전개는 새로운 들을 거리였죠.

5. Dream Theater - Another day

수록 앨범 : < Images & Words >

단순 보컬 과시용 트랙이 아닌 빼어난 구성미를 지닌 곡입니다. 제임스 라브리에(James LaBrie)는 프로그래시브 록 보컬리스트치고 엄청난 고음역대를 소화하는데요. 곡이 수록된 < Images & Words >는 드림 씨어터의 출세작으로 「Pull me under」, 「Take the time」, 「Surrounded」같은 명곡들이 즐비한데요. ‘얼터너티브 록’이라는 새로운 사조가 한바탕 폭격을 가한 90년대 초반 록음악계에서 헤비메탈을 수렁에서 건져낸 보석 같은 작품입니다.

6. Helloween - A tale that wasn't right

수록 앨범 : < Keeper of the Seven Keys, Pt. 1 >

우리나라 음악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독일 출신의 헬로윈(Helloween), 밴드의 곡들 중에서도 특히 인기 있는 「A tale that wasn't right」입니다. 곡 전체에 흐르는 서정적인 멜로디 위로 저음에서 고음으로 올라가는 서사적인 보컬 진행이 단연 매력적인 곡이죠. 마음을 내주기엔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멋진 작품입니다. 덤으로 말씀드리자면 작품이 녹음될 당시의 보컬은 지금의 앤디 데리스(Andi Deris)가 아닌 전임 마이클 키스케(Michael Kiske)인데요, 밴드의 역사에 있어선 짧지만 강력했던 7년을 선사하고 간 인물이었습니다.


7. Judas Priest - Painkiller

수록 앨범: < Painkiller >

총알보다 빠르고 공포의 비명을 지른다는 가사랑 딱 맞아떨어지는 곡입니다. 몰아치는 메탈 사운드 위에서 쉴 새 없이 들이닥치는 롭 핼포드(Rob Halford)의 고음역 보컬은 그야말로 경탄할만한 수준에 올라있죠.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은 밴드 최고작으로 이 곡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답니다. 그러나 경지에 올라있는 것은 보컬리스트뿐만이 아닙니다. K.K. 다우닝(K.K. Downing)과 글렌 팁톤(Glenn Tipton)이 보여주는 트윈 기타 사운드도 단연 압권이죠. 보컬과 기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자하는 메탈 애호가들에게 있어선 1, 2위를 다툴 작품입니다.


8. Madam X - Stand up and fight

수록 앨범 : < We Reserve The Right >

마초의 영역으로만 남을 줄 알았던 메탈 음악에 도전장을 던진 두 여성이 있습니다. 록시 페트루치(Roxy Petrucci)와 맥신 페트루치(Maxine Petrucci) 자매가 바로 그 들인데요, 「Stand up and fight」는 이 둘이 만든 밴드 마담 엑스(Madam X)의 작품입니다. 당시 활약했던 남성 보컬 브렛 카이저(Bret Kaiser)의 날카로운 창법이 압권인 이 곡은 음악 팬들 사이에서도 종종 회자되곤 하죠. 재미있는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스키드 로우(Skid Row)의 꽃미남 보컬 세바스찬 바하(Sebastian Bach)는 이 그룹에서 1년 정도 몸담은 적이 있습니다. 하나만 더, 페트루치 자매는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의 존 페트루치(John Petrucci)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9. Celin Dion - My heart will go on

수록 앨범 : < Titanic (타이타닉) OST >

록 음악으로 쭉 달려오시느라 힘드셨죠. 잠시 느긋한 음악으로 쉬어가겠습니다. 영화 < 타이타닉 >의 메인 사운드 트랙으로도 유명한 셀린 디온(Celin Dion)의 「My heart will go on」입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힘이 더해지는 점층적인 보컬이 최고의 매력을 자랑하죠.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곡 역시 성공의 활로를 확보했습니다. 빌보드 차트 1위 데뷔 및 갖가지 히트 기록들을 세워가며 명성을 떨치고 세계 각국에서도 발매되며 전 지구적인 인기를 얻었던 이 곡, < 타이타닉 >의 감동을 기억하며 오랜만에 한 번 들어보시죠.



10. Whitney houston- Greatest love of all

수록 앨범 : < Whitney Houston >

1985년 중반부터 1988년 초반까지, 휘트니 휴스턴이 발표했던 곡은 나왔다하면 바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달성해버립니다. 이 시기에 선보인 7개의 싱글이 빠짐없이 차트 정복을 했다는 사실은 팝 역사의 전무후무한 대기록으로도 유명하죠. 「Greatest love of all」은 그 연승 행진 싱글들 중 하나입니다.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의 강점이라 하면 저음과 고음을 가리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보컬을 구사한다는 것인데요, 그 점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라면 바로 이 곡을 언급해야겠습니다. 짜릿한 클라이맥스만을 찾아듣기보다는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곡 전체를 감상하는 것을 더욱 권합니다.



11. 블랙홀 - 깊은 밤의 서정곡

수록 앨범: < Miracle >

블랙홀은 시나위와 백두산, 부활과 함께 한국 메탈의 맹아기를 이끈 밴드로, 그들의「깊은 밤의 서정곡」은 록발라드의 명곡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창은 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그만큼이나 이 곡을 완창 하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날카롭고 섬세한 보컬리스트 주상균의 하이톤 음색을 따라하려다 망신만 당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합니다.

12. 김경호 - Shout

수록 앨범 : < Best&Live >

긴 머리와 곱상한 외모, 섬세한 성격으로 국민 언니가 된 김경호에게서 또 다른 여성스러움을 찾을 수 있는데요. 그건 바로 옥타브입니다. 김경호의 목소리는 웬만한 여자들도 부르기 힘든 높이를 달립니다. 대표곡「Shout」가 이를 가감 없이 보여주죠. 여기에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는 샤우팅까지 첨가됐으니. 그야말로 영락없는 고주파라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13. 부활 - Lonely night

수록 앨범: < 불의 발견 >

「Lonely night」는 요즘 높은 주가를 달리고 있는 박완규가 부활의 보컬로 데뷔한 곡입니다. 지금이야 솔로 히트곡인「천년의 사랑」으로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로 손꼽히는 가수가 됐지만 20대이던 당시만 해도 그의 가창은 상공을 가르고 있었죠. 특히나 이 곡의 후렴구가 압권입니다. 고음을 내지르면서도 바이브레이션을 통해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보컬 능력은 될 성부른 떡잎을 내비치고 있답니다.

14. 아시아나 - Missing you

수록 앨범: < Out On The Street >

아시아나는 단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사라진 밴드지만 종종 매체에서 언급될만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외국의 유명 그룹들의 음반에 뒤지지 않는 고품질을 자랑했을 뿐만 아니라 멤버에 시나위의 보컬 임재범과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었죠. 「Missing you」에선 임재범의 아이유를 능가하는 5단 고음을 들을 수 있답니다.

15. 예레미 - Tears

수록 앨범: < Edge On The History >

예레미는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담은 밴드입니다. 종교적인 색깔에도 불구하고 이 밴드는 대중의 소소한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원인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작법이 메탈과 프로그레시브 록에 기인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 「Tears」는 크리스천 메탈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는데 큰 공을 세운 곡이랍니다. 곡의 중후반부에서 터져 나오는 끝이 날줄 모르는 샤우팅으로 메탈 팬들에게 뜨거운 화제가 됐었죠.

16. 소찬휘 - Tears

수록 앨범: < First Bridge >

한 때는 이 곡을 노래방에서 부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여성 노래방 가창력의 절대적 기준이었습니다. 물론 남자가 완창할 경우 노래방의 신적 존재로 군림할 수 있는 곡이었죠. 당연하게도, 그런 일은 본 적이 없습니다.

17. 서문탁 - 사미인곡

수록 앨범: < 사미인곡 >

국내에 몇 안 되는 여성 로커죠. < 나는 가수다2 >를 통해 그 건재한 실력을 다시금 과시한 바 있습니다. 「사슬」이나 「난 나보다 널」 등 다수의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몰아치는 맛으로는 「사미인곡」을 넘어설 곡이 없는 것 같네요.

18. 더 크로스 - Don't cry

수록 앨범: < Melody Quus >

록 발라드의 득세가 절정에 달했던 2003년, 음악 팬들은 새로운 록 발라드 듀오의 등장에 환호했습니다. 더 크로스는 애절한 발라드 곡 안에 폭발적인 노래 실력을 심었고, 당시의 모든 어린 보컬 워너비들은 ‘영원히~’를 외치곤 했죠.

19. 활 - Say yes

수록 앨범: < Say Yes >

밴드 활의 보컬 김명기는 과거 수많은 보컬 꿈나무들에게 신세계를 알려준 인물입니다. 그의 동영상 강의를 듣고 많은 학생들이 전문적인 노래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고 흉성과 두성 등을 논하게 되었죠. 「Say yes」는 그런 그의 대표곡입니다. 당연히 어려운 노래라는 건 두말 할 필요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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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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