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전세계 0.1%에게만 허락된 아주 특별한 수업

“왜 전략가가 되어야 하는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이 책에서 나는 전략가라는 역할이 요구하는 기술과 감각을 키우도록 돕고, 당신 스스로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격려하려 한다. 전략가가 되려면 자기 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들과 매일매일 마주해야 하는 용기와 관대함이 필요하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최고의 전략 강의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지금부터 함께할 수업을 통해 당신은 전략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될 것이다. 그동안 당신이 배운 것이 틀려서가 아니라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략은 전세계 거의 모든 경영대학원에서 기초과정으로 가르쳐진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미시건대학에서 시작해 노스웨스턴의 켈로그경영대학원,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은 하버드대학에서 전략을 주제로 한 다양한 내용을 가르쳤다.

내 수업은 대체로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가 최근 몇 년 전 최고경영자 교육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이때부터의 경험, 특히 최근 5년 동안 하버드대학에서 맡은 EOP〔Entrepreneur(기업가), Owner(기업 소유주), President(사장)〕 프로그램은 이 책을 집필할 결정적 동기가 되었다.

이렇게 현실 세계에서 각자의 전략적 문제에 직면한 각 산업 및 국가의 리더들과 가깝게 지내다보니 내가 전략을 가르치는 방식은 물론, 더 근본적으로 전략을 생각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런 경험을 통해 나는 내가 갖고 있던 전략의 몇 가지 기본원칙을 의심하게 되었고, 결국엔 전략을 중심으로 발전한 문화와 사고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더 중요하게는 EOP 프로그램 수업을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기업에서 전략이 실제로 어떻게, 어떤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가의 문제와 정면으로 직면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나는 지금이야말로 변화가 필요한 때임을 확신했다.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략에 접근해야 했다.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 자체를 기계적이고 분석적인 활동이 아닌, 더욱 심오하고 의미있는, 리더에게 보람 있는 무언가로 바꾸어야 할 때임을 알았다.

50년 전까지만 해도 전략은 대부분의 경영대학원에서 일반경영학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있었다. 경영현장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전략은 기업의 진로를 결정하고 그 여정을 완수해야 하는 사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여겨졌다. 이 중요한 역할에는 처방과 실행, 다시 말해 생각과 행동 모두가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에도 전략은 어느 정도 깊이는 있었지만 엄격하지는 않았다. 체험을 통해 경영자들은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모델을 이용해 기업을 평가하고 경쟁력을 파악해냈다. 하지만 최선의 작업 방식은 아니었다. 경영자들은 고려해야 할 여러 요인을 목록으로 작성하는 일 외에는 이런 판단을 내리는 데 유용한 도구를 갖고 있지 못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나의 동료 마이클 E. 포터(Michael E. Porter)가 그 분야에서 획기적인 경지를 개척했다. 그의 연구는 전략의 기초에 중요한 경제이론과 경험적 증거를 제시하고 기업의 경쟁 환경을 평가하는 더욱 섬세한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SWOT 분석에서 기회와 위협 측면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그 결과 전략의 실천과 이론 양쪽 모두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특히 경영자들은 산업의 경쟁요인이 사업 성공에 미칠 수 있는 심오한 영향력을 알게 되었고, 그 정보를 이용해 기업에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하는 방법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이루어진 발전은 그 방법을 개선시켰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을 하나 탄생시켰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전략은 전문가들의 분야가 되고 말았다. 시스템과 기술, 데이터로 무장하고 경영자의 산업 분석이나 전략적 경쟁우위 확보를 돕는 MBA 출신 인사와 전략 컨설턴트의 경연장이 되었다. 실제로 그들은 내놓을 것이 많았다. 이 시기에 이루어진 나의 학문적 훈련과 연구는 실제로 이런 지적 환경을 반영했으며, 이후 여러 해 동안 나는 수업을 통해 전략의 이 ‘새로운’ 분야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결과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전략은 실행보다는 처방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또한 시간을 갖고 쭉 전략과 함께하기보다는 착수 시점에 정확한 분석을 내리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중재자이자 전략의 집사라는 리더의 독특한 역할이 그 중요성을 잃은 것도 문제였다. 지난 30년 동안 전략을 주제로 한 책이 수없이 출간되었지만, 실제로 ‘전략가(strategist)’를 주제로 한 책이나 전략을 책임지는 인물이 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점을 다룬 책은 한 권도 없었다.

여러 해에 걸쳐 이런 변화가 이뤄진 뒤에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자승자박의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전략이 조직의 최상층부의 역할에서 전문가의 기능으로 강등되고 만 것이다. 새로운 이상을 좇다가 그만 우리가 가진 풍부한 판단력과 목적의 연속성, 조직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의지가 소중함을 잊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전략이 가진 힘은 물론, 기업의 일상활동과 전략의 관련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EOP 프로그램 수업은 나에게 이에 대한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다. 처음 수강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여느 최고경영자 프로그램에서 사용했을 법한 교과과정을 선택했다. 우리는 여러 차례의 토론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전략의 영구적인 원칙과 그 원칙들을 정확히 담아내는 기본 틀과 개념을 흥미롭게 만들고, 긴장감을 불어넣는 일련의 사례 연구들을 다루었다.

그런데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다들 성공한 경영자이자 사업가인 EOP 수강생들이 내게 개인면담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자기 회사에서 직면한 여러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했다. 종종 이런 대화는 예기치 않은 시간에 이루어졌고 가끔은 저녁까지 계속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대화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시작되었다. 일단 우리는 그들이 속한 업종의 상황과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그가 경쟁우위 구축이나 확대를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부 토론은 수업중에 다룬 내용을 신중하게 적용하는 수준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대화는 종종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분석이 한계에 부딪쳐 앞으로 나아갈 길이 분명하지 않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물었다. 기존의 경쟁우위를 버려야 할 때와 그대로 유지할 때가 언제인지, 회사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거나 새로운 목적, 다시 말하면 기업의 새로운 존재이유를 확인해내는 과정에 대해 물었다. 문제가 된 기업들 다수가 놀라울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지만(한 기업은 불과 9년 만에 신생기업에서 2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장기간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한 기업은 거의 없었다.

약 3년 동안 이런 경영자들과 함께 수업하고 이야기 속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온 나는 전략이란 것이 완전히 확정된 문제, 즉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으로 생각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한 기업의 경쟁성과 독창성의 기초가 되는 가치창출 시스템인 전략은 폐쇄된 무언가가 아니라 미해결된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것은 발전하고 움직이고 변화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밤늦게 나눈 일대일 대화 속에서 나는 또다른 무언가를 보았다. 내가 본 것은 전략가이자 인간이기도 한 리더의 모습이었다. 나는 이들이 제대로 일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얼마나 강하게 느끼는지 알게 되었고, 그들이 이런 선택에 얼마나 몰입되어 있는지, 얼마나 많은 것이 위태로운지 이해했다.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큰 고민과 근심에 싸여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이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우리 회사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발현하고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나는 이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기업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과 기회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 모두는 각자의 기업이 앞으로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두각을 나타내고자 한다면 바로 함께 시작해야 함을 이해하게 되었다.

살다보면 자신을 변화시키고 친숙한 것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물을 보게 만드는 체득의 시간이 있다. 나의 경우 EOP 프로그램 수업이 그랬다. 그 시간을 통해 전략에 대한 나의 중요한 생각이 일부 바뀌었을 뿐 아니라 전략가와 그 역할의 권한 및 가능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이 책에서 나는 내가 깨달은 바를 당신과 나눌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전략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 함께 노력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당신이 새로운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 또한 대단히 노련한 조언자들의 통찰과 냉정한 분석, How-to 지침서의 전형적인 충고 외에, 리더인 당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판단력과 연속성, 책임감임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

이 책은 수십 년간 간과되어온 전략 결정 과정의 중요한 요소, 즉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처리해야 하는 리더를 본래의 자리, 즉 전략가로 되돌려놓고자 한다.

바로 그 때문에 이 책에서 내가 궁극적으로 세운 목표는 ‘전략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당신을 전략가가 될 수 있게, 다시 말하면 키를 잡고 기업의 운명에 심오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게 도와주고 영감을 불어넣는 것이다.

지금부터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내가 유수의 글로벌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당신을 이끌어갈 것이다. 나의 질문을 받고 당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답하고, 나의 피드백을 통해 다시 한번 더 숙고하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진정한 전략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제1강 수업의 시작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당신의 기업은 중요한가?

이는 모든 리더가 대답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만약 오늘 당신의 기업이 문을 닫으면 고객들이 큰 손해를 보게 되는가? 고객이 당신네만큼 그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다른 기업을 찾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얼마나 어려움을 겪을 것인가?

아마도 자신의 기업에 대해, 그리고 기업이 하는 일에 대해 이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을 것이다. 혹여 전략 컨설턴트를 고용하거나 여러 주에 걸쳐 전략계획을 짰다 하더라도 이런 질문을 들으면 멈칫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아도 괜찮다. 대부분이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나는 기업의 리더들과 기업 전략을 다루며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자기 기업이 정말로 중요한 이유를 힘들게 설명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그 정도로 어려운 질문이다.

어떤가, 당신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가?
당신의 기업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가?

혹시 대답할 수 없다거나 답변하는 데 자신이 없다면, 지금 막 모인 경영자들과 내가 이 문제의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동참해주길 바란다.


세계 35개국에서 모여든 경영자들

하버드경영대학원 캠퍼스에 밤이 찾아왔다. 곧 EOP 프로그램의 첫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될 것이다. 나는 하버드 특유의 원형극장 스타일인 알드리치 112호 강의실에서 5명의 동료교수들과 가장 높이 위치한 마지막 줄, 이른바 ‘전망대’에 앉아 새로운 경영자 그룹이 줄지어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본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훨씬 더 많고, 대다수가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 정도로 보인다. 대부분이 베테랑다운 자신감을 발산하고 있다. 전혀 놀라울 것은 없다. 다들 연간 수익이 1,000만 달러에서 20억 달러에 이르는 사기업 최고경영자거나 최고운영책임자, 혹은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글로벌 경제의 많은 부분을 이끌어가는 중소기업의 책임자에 해당된다. 대다수가 불과 몇 시간 전에 학교에 도착해 겨우 기숙사 방을 찾아 놓은 다음, 같이 생활할 그룹 멤버들을 만났다.

그들이 지원서에서 제공한 정보는 스토리의 일부분만을 이야기해준다. 리처드(Richard)는 제3세대 미국 철강 제조업자이고, 드레이즌(Drazen)은 크로아티아 미디어 기업의 최고경영자이다. 애나(Anna)는 남미 최대 사모투자회사의 설립자이자 대표이며, 인도에서 온 프라빈(Praveen)은 가족 소유 대기업의 상속인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들이 가진 다양한 면모 중 일부에 불과하며, 앞으로 여러 주가 지나는 동안 이 수강생들의 세세한 부분이 드러날 것이다.

수업시간이 다가오자 가까스로 시작 시간에 맞춰 도착한 몇몇 수강생들이 강의실 문으로 들어온다. 그들은 지각을 걱정하지 않는 전형적인 신참 EOP 참가자들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자신이 도착할 때까지는 회의가 시작되지 않는 세상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고향 사무실에 있는 최고급 가죽의자 대신 규격화된 강의실 의자에 적응하게 되면 그런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실제로 그들이 여기 있는 동안에는 비서 같이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의지해왔던 직원 없이 지내야 한다. 일단 수업이 시작되면 가족은 캠퍼스 근처에 살지 못하고 기숙사 출입도 금지된다. 블랙베리와 휴대전화는 허용되지만 수업중에는 절대 사용할 수 없다.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강의실에 드디어 정적이 감돈다. 35개국에서 164명이 참가했고, 참가자들의 경력을 모두 합하면 2,922년이 된다. 참가자들의 기업 중 3분의 2는 서비스 산업에, 나머지는 제조업에 진출해 있다.

그들은 경험 많은 기업 리더들을 위한 강도 높은 신병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여기 모였다. 이 훈련은 재무, 마케팅, 조직 행동, 회계, 협상, 전략 등의 주제를 다루는데 해마다 3주간의 수업을 실시하며 3년에 걸쳐 총 9주간의 수업으로 진행된다.

3주간의 수업 사이사이에 수강생들은 본인의 사업체로 돌아가 수업에서 배운 것을 현실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음 해 수업에서는 무엇이 효과가 있었고 무엇이 그렇지 않았는지 피드백과 의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 체계는 교수진에게도 이론과 현실을 공고히 결합시키는 실무적 교과과정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 수업에서 당신이 얻을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세계 주요 문화권에서 능력 있고 경험 많은 경영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 대표로서 그들은 왜 수만 달러의 돈을 들여 이 학교에 찾아온 것일까?

과거 참가자들의 경우를 살펴본다면 이들은 어떤 미시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으러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더욱 유능한 리더가 되는 법을 배우고 자신의 기업을 더욱 성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기 위해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에서의 경험은 많은 이들의 경력과 인생에서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다. 여기서 얻는 배움을 통해 그들은 더욱 멀리 내다보고 더욱 폭넓게 생각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어떻게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나는 커다란 극장에서 춤을 추는 댄서의 예를 들고자 한다.

대부분의 무용수들은 댄스 플로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2층 객석으로 올라간 뒤에야 그들은 관객으로부터 벗어나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다. 그때야말로 전체적인 패턴이 분명해지고 새로운 관점이 생기기 때문이다. 종종 이런 관점은 1층의 댄스 플로어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그리고 더 나은 선택을 내려야 할 때 도움이 된다.

많은 EOP 참가자들은 여러 해 동안 한 번도 댄스 플로어를 떠나지 않고 지내왔다. 기업운영이라는 일상의 과제에 몰두한 그들은 2층 객석으로 올라가 전체를 내려다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들이 2층 객석에 올라가 자신의 춤을 내려다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어 그들이 과거에는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새로운 선택권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하버드의 전략 강의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교수진이 강의를 소개하는 시간이 왔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전략 강의에서 하게 될 작업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대부분의 사업가들처럼 이 경영자들은 적어도 전략의 어렴풋한 정의 정도는 알고 있다.

전략이라는 말 자체는 싸움터에 출정한 장군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 비즈니스에서 전략은 기업이 시장에서 하는 군사행동으로, 기업이 경쟁하는 영역과 경쟁방식, 기업이 달성하려는 목표를 의미한다.

우리는 전략이 무엇인지, 전략을 어떻게 만들고 평가하는지 등, 기초를 닦는 일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그런 다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에 도전하여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고,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경쟁적인 현실에 기초를 둔, 더욱 역동적인 전략 모델을 소개할 것이다.

이 모든 내용은 전주곡에 불과하다. 가장 어려운 마지막 과제는 수업 참가자들이 이제껏 배워온 개념과 틀을 자신의 기업에 직접 적용한 뒤 다른 EOP 동료들의 평가를 받기 위해 각자의 전략을 소개해야 하는 자리다. 그 과제를 수행하는 데는 여러 날이 걸리며, 마지막에 학급 전체가 ‘최고의 전략’으로 생각하는 1등을 뽑는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일반적인 내용으로부터 아주 특별한 내용으로, 다시 말하면 객관적인 것에서부터 주관적인 것으로 옮겨가는 이 과정이 가장 피부에 와 닿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사례 평가에서 진심어린 토론이 이루어진다. 이들은 경쟁심이 강한 사람들로 라이벌 의식도 대단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밤을 새우면서 여러 번 반복하여 자신의 전략을 다듬는다.


당신이 가진 전략의 실체

갓 만들어진 전략을 수없이 보아온 내가 분명하게 느낀 점은 이렇다. 많은 리더가 자신의 전략에 대해 아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략에 대한 리더의 지적인 이해와 직원들에게 그 생각을 납득시키는 그들의 능력 사이에는 묘한 간극이 존재한다.

몇몇 EOP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자기 기업의 존재이유를 알아내는 것에 무척 어려움을 느낀다. 기업이 속한 업종이나 만들고 있는 제품으로 기업을 설명하는 데 익숙한 그들은 자기 기업이 충족시키는 구체적인 니즈나 피상적인 수준을 넘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 경쟁사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점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다. 또한 그들은 자기 기업이 10년 뒤에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하는지, 그렇게 되기 위해 필요한 대내외적 요인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만약 리더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면, 서너 단계 아래 직원들에게 어떤 혼란이 일어날지 생각해보라.

조직의 최고위 임원은 물론 마케팅이나 생산, 서비스 부서 직원들까지, 기업 전체의 직원들은 앞으로 회사가 되고자 하고 실제로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유된 의식을 바탕으로 날마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만약 그 부분에 있어 각자의 의견이 다르거나 아예 그것을 알지 못한다면, 회사를 전진하게 만드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이와 비슷하게, 만약 리더 본인이 회사의 미래상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고객이나 자본 제공자 또는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회사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거라고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는 정말로 기본적인 문제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한다면 기업이 번창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EOP 프로그램의 훈련이 높은 기준을 정하고 개념을 알려주고 참가자의 기존 전략을 개선하는 것으로 끝난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목표는 더 심오하고 더 개인적인 것이다. 그것은 기업이 리더에게 요구하는 리더십의 중심에 다름 아닌 전략이 있음을 경영자들에게 분명히 밝히고 인지시키는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최고의 전략’을 만들려는 경쟁이 그토록 치열하고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질문을 던지고 판단을 내리는 데 익숙한 최고경영자들은 동료들의 질문을 받고 자신이 당연시해온 전략의 일부분을 재고하고 또 재고하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들 대부분은 그 과정이 자기 기업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은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실제 경쟁은 더 치열하다. 각각은 리더인 자신에게 스스로 요구하게 된 높은 기준까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밀어붙인다. 장기적으로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그들이 여기서 찾을 수 있는 단기적인 해답보다는 바로 그 과정이다.


리더십과 전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오늘날 많은 리더들이 리더십과 전략 간의 지속적이고도 밀접한 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리더의 직무에 속하는 이 두 가지 측면은 한때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었지만 점점 멀어져갔다. 이제 경영자들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산업을 분석하고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포지션을 취한다.

대체적으로 전략은 전문가의 업무, 혹은 연간 기획과정에 한정된 업무가 되어버렸다. 이런 시각에서는 일단 전략을 확인하고 다음 조치를 상세히 설명하고 나면 전략가가 할 일은 끝난다. 이후에 할 일은 계획을 실행하고 기업이 확보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지키는 일뿐이다.

그런데 그렇게 될 경우 실제로 전략을 만드는 과정은 그날그날의 경영으로부터 분리되기가 쉽다. 리더가 할 일은 한 차례 전략을 생각해내거나 컨설팅 업체에 전략 수립 작업을 맡기고 그 전략이 훌륭한지 확인하는 것뿐이다.

일단 전략이 대단히 훌륭하다면 전략가는 조직이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는 엄청난 실행상의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그 과정에서 조직이 축적하는 학습내용을 어떻게 이용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전략이 목적이나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전략은 해결되고 조정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여정이다. 전략은 간헐적이 아닌 지속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한 마디로 전략가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훌륭한 전략은 결코 확정된 것이 아니다. 서명과 봉인 후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고안해내고 아무리 잘 실행한다 해도 리더가 전략을 하나의 완성된 상품으로 생각한다면 기업에서 실행되는 전략은 대부분 실패하고 말 것이다.


계획에는 특별히 명확하게 처리해야 할 부분이 항상 존재한다. 좋든 나쁘든 예상 불가능한 우연한 사고도 발생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축적한 비즈니스상의 교훈을 이용할 기회도 생기기 마련이다. 전략가는 이런 지속적인 과정을 이끌어가고 계속 주시하면서 확인하고 평가하고 결정하고 조치를 강구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는 사람이다.

전략가는 어떤 기회는 무시하고 또 다른 기회는 추구해야 하는 사람이다. 컨설턴트의 전문지식과 신중한 판단은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기업의 진로를 정하고 그 진로를 끊임없이 다듬는 일상의 선택을 내려야 할 책임은 전략가에게 있다.

오늘밤 강의에서는 이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의실 맨 뒷줄 자리로 돌아가면서 이제 막 시작한 당신과 같은 경영자들과 여러 해 동안 나와 함께 공부해온 모든 예비 전략가들을 돌아보게 된 내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나는 당신이 전략가의 중요한 역할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서 스스로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길 바란다.

5년 전, 처음 EOP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 나는 이 프로그램이 도전적인 일인 동시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에 ‘도전적’이라는 표현은 맞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변화를 일으킨다’는 표현은 과장에 가깝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랜 시간 EOP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지켜본 나는 그 낙관론에 동조하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 수업이 끝난 뒤 다들 칵테일과 저녁식사가 함께 제공되는 크레스지홀로 향했다. 나와 동료 교수들도 합류했다. 이제 우리의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나는 모든 수업에서 근본적인 질문 하나를 던진다.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가끔은 대놓고 물어보고 그보다는 은연중에 물어보는 일이 더 많지만, 항상 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전략가들이 품는 의문과 그들이 생각하는 방식,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경영자들이 재무나 마케팅을 배우는 일반적인 방식대로 전략을 가르칠 마음이 없다. 기업을 이끌어가는 그들은 이 분야의 실무 전문가가 아닌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이는 기업의 리더라면 반드시 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전략은 모든 기업에게 근본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당신과 직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기업문화가 아무리 훌륭해도, 회사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당신의 동기가 아무리 고상해도 기업의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은 위험하다.

이 책에서 나는 전략가라는 역할이 요구하는 기술과 감각을 키우도록 돕고, 당신 스스로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격려하려 한다. 전략가가 되려면 자기 기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들과 매일매일 마주해야 하는 용기와 관대함이 필요하다.




img_book_bot.jpg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신시아 A. 몽고메리 저/이현주 역 | 리더스북
이 책은 돈과 권력으로도 들을 수 없고 오직 극소수의 특권층에게만 오픈되어 있던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략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묻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다시 논의하고 해답을 찾는 그 흥미로운 전 과정을 질문 하나, 대답 하나까지 있는 그대로 녹여냄으로써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수업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맛보게 한다. 세계적인 리더들의 치열한 토론, 허를 찌르는 질문과 대답, 탄식과 환호성이 교차하는, 그 뜨거운 수업 현장에 함께한다면 독자들 또한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전략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2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신시아 A. 몽고메리> 저/<이현주> 역15,120원(10% + 5%)

리더를 관리자가 아닌 '전략가'로 변모시키는,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의 혁명적 프로그램 하버드 최고의 전략 강의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 전세계 0.1% 글로벌 리더에게만 허락된 하버드 최고의 전략 강의를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라는 다소 충격적이고 당황스런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사람을 남기는 독서와 인생 이야기

손웅정 감독이 15년간 써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인터뷰를 묶은 책이다. 독서를 통해 습득한 저자의 통찰을 기본, 가정, 노후, 품격 등 열세 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강인하지만 유연하게 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손웅정 감독의 인생 수업을 만나보자.

쉿, 우리만 아는 한능검 합격의 비밀

한국사 하면 누구? 700만 수강생이 선택한 큰별쌤 최태성의 첫 학습만화 시리즈. 재미있게 만화만 읽었을 뿐인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가 저절로 풀리는 마법! 지금 최태성 쌤과 함께 전설의 검 ‘한능검’도 찾고, 한능검 시험도 합격하자! 초판 한정 한능검 합격 마스터팩도 놓치지 마시길.

버핏의 투자 철학을 엿보다

망해가던 섬유공장 버크셔 해서웨이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거듭난 과정을 보여준다. 버크셔의 탄생부터 버핏의 투자와 인수 및 확장 과정을 '숫자'에 집중한 자본 배분의 역사로 전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진면목을 생생하게 담아 가치 투자자라면 꼭 봐야 할 필독서다.

뇌를 알면 삶이 편해진다

스트레스로 업무와 관계가 힘들다. 불안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 그냥 술이나 마시고 싶다. 이런 현대인을 위한 필독서. 뇌과학에 기반해 스트레스 관리, 우울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기, 수면과 식습관에 관해 알려준다. 처음부터 안 읽어도 된다. 어떤 장을 펼치든, 삶이 편해진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