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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셰프가 선물한 ‘맛있는 우정’ - 『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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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CJ 푸드월드에서 장 피에르 제스탱 셰프의 쿠킹 클래스가 열렸다. 프랑스 브레타뉴 생말로 출신으로 제과와 초콜릿, 빙과 전문가인 그는 ‘르 꼬르동 블루’ 숙명 아카데미의 제과제빵 셰프로 7년간 한국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 동안 경험한 한국의 재료들로 클래식한 프랑스 디저트의 레시피를 완성했다.


대기실 테이블에는 장 피에르 제스탱 셰프의 책 『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가 나란히 놓여있었다. 선명한 노란색 책 표지와 셰프의 사진을 보며 기대감은 한층 커졌다. 1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뽑힌 운 좋은 참가자들은 대부분 베이킹 경험이 많은 실력자들이었다.

셰프가 등장하자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졌다. 요리로 단련된 단단한 팔과 아이 같은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을 보며 장 피에르 제스탱 셰프의 인기를 엿볼 수 있었다. 따뜻한 미소로 환호에 답하고 난 그는 참가자들의 책에 사인과 함께 ‘맛있는 우정’ 이라는 글귀를 적어주었다. 그가 선보인 레시피 곳곳에 프랑스 셰프가 한국에 전하는 따뜻하고 ‘맛있는 우정’이 담겨있었다.

쿠킹 클래스는 녹차 피낭시에 시연으로 시작되었다. 보통 베이킹에 자주 사용되는 일본의 말차가 아니라 한국에서 재배된 녹차를 이용한 레시피였다. 그는 자신이 만난 한국의 녹차 장인 이야기를 꺼내며 한국 식재료의 질을 여러 번 칭찬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한국과 한국의 식재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베이킹을 처음 해보는 몇몇 참가자도 재료의 향을 맡고 질감을 느껴보면서 자신감을 가지는 듯했다. 멀게만 느껴지던 베이킹이 ‘우리 것’으로 가깝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녹차 피낭시에는 낯설고 까다로운 재료도 없고 조리법도 간단해 쉽게 따라만들 수 있었다. 셰프의 시연이 끝나자마자 모두 무사히 녹차 피낭시에를 만들어낸 것을 보면 초보자도 문제없이 해내는 레시피임은 증명된 셈이다.



녹차 피낭시에

재료
헤이즐넛 버터 125g, 아카시아 꿀 10g, 박력분 45g, 슈거파우더 120g, 아몬드 가루 45g, 베이킹파우더 2g, 하동녹차가루 12g, 달걀흰자 120g

만드는 법
1. 냄비에 헤이즐넛 버터를 넣고 갈색이 나도록 끓인 후 체에 거른다.
2. ①에 꿀을 섞어 실온에 둔다.
3. 슈거파우더, 박력분, 베이킹파우더, 녹차가루, 아몬드 가루를 섞어 체에 내린다.
4. 달걀흰자를 살짝 풀어서③에 넣고 거품기로 섞은 후 ②를 넣고 섞는다.
5. ④를 볼에 담아 냉장고에서 적어도 24시간 휴지시킨다.
6. 휴지한 반죽을 짤주머니에 넣고 피낭시에 틀을 3/4까지 채운다.
7. 165도씨 오븐에 12~15분간 굽는다. 이때 녹차 색이 선명하게 나도록 굽는다.
반죽을 오븐에 넣은 뒤, 다시 귤 타르트 시연이 이어졌다. 셰프가 타르트 반죽을 만들고 밀어내는 동안 참가자들은 그동안 쌓아놓은 궁금증들을 해결했다. 반죽을 만드는 다양한 방법, 예쁜 색감을 내는 비법 등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셰프는 차근차근 대답을 이어가면서도 능숙한 솜씨로 타르트를 만들어냈다. 주변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모여 맛있는 타르타가 되는 걸 지켜보면서 그동안 멀게만 느꼈던 디저트 만들기가 조금쯤 가깝게 느껴졌다. 어쩌면 매 과정마다 구워진 정도, 촉감, 향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준 셰프의 배려 덕분인지도 모른다.



귤 타르트

재료

A. 귤 아파레유
달걀 135g, 슈거파우더 130g, 오렌지 제스트 3g, 레몬 제스트 2g, 귤즙(주스) 100g, 버터 70g

B. 파트 사블레
버터 100g, 박력분 170g, 아몬드 가루20g, 오렌지 제스트 3g, 슈거파우더65g, 달걀노른자 35g

C. 몽타주 마무리 장식
귤5개(세그먼트), 나파주 뇌트르, 오렌지 제스트, 다진 피스타치오, 스노 데코 적당량씩

만드는 법

A. 귤 아파레유
1. 볼에 달걀, 슈거파우더, 오렌지 제스트, 레몬 제스트를 넣고 거품기로 섞는다.
2. ①에 귤즙을 넣고 섞은 다음 미지근하게 녹인 버터를 넣는다.
3. ②를 냉장고에 넣어 12시간 휴지시킨다.

B. 파트 사블레
1. 볼에 버터, 박력분, 오렌지 제스트를 넣고 섞는다.
2. ①에 슈거파우더와 아몬드 가루를 넣고 잘 섞는다.
3. ②에 달걀노른자를 넣고 재료가 골고루 섞이도록 반죽한다.
4. 냉장고에서 반죽을 30분 휴지시킨 후 3㎜ 두께로 민다.
5. 타르트 틀에 ④를 넣고 냉장고에서 30분 휴지시킨다.
6. 타르트 바닥에 랩을 이중으로 깔고 누름돌을 얹는다.
7. 160도 오븐에 약 30분간 타르트 바닥을 굽는다.

C. 몽타주 마무리 장식
1. 구운 타르트 바닥에 귤 아파레유를 채우고 180도 오븐에서 25분간 구워 식힌다.
2. ①에 귤 세그먼트(알맹이)를 올린다.
3. ②에 나파주 뇌트르를 바른다.
4. ③에 시럽에 절인 오렌지 제스트와 다진 피스타치오를 올려 장식하고 스노 데코를 살짝 뿌린다.




셰프가 완성한 녹차 피낭시에는 겉은 잘 구워져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녹차 향과 어우러진 헤이즐넛 버터가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었다. 귤 타르트는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 부드럽고 상큼했다. 나파주 뇌트르를 지나치게 많이 바른 제과점 타르트와 달리 깔끔한 느낌이었다. 그리 어렵지 않은 레시피지만 완성된 디저트는 선물용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장 피에르 제스탱 셰프의 책 『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에는 복분자, 막걸리 등 한국에서 난 재료들을 이용한 100개 이상의 디저트 레시피가 담겨 있다. 잣과 소곡주를 곁들인 영암 무화과 잼, 우도 땅콩 마카롱, 공주 밤 앙트르메, 나주 배 미니 투르트, 홍천 단호박과 치즈 앙트르메. 한국 땅에서 난 건강한 재료들과 프랑스의 정통 디저트가 만나 빚어낸 앙상블은 낯설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식재료는 가까운 곳에서 생산된 신선한 것을 사용하는 게 좋다는 음식의 기본 원리를 떠올렸을 때, 장 피에르 세프의 레시피는 그가 한국에 선물하는 ‘가장 건강한 디저트’인지 모른다. 자신의 레시피는 전문가를 위한 것도, 파격과 속도에 초점을 맞춘 아마추어용 책도 아니라는 세프의 이야기를 곱씹어 본다. 낯선 이름의 재료 앞에서 위축되었던 사람들이 주변 재료를 사용해 차근차근 배워나가기 좋은 책으로 보였다. 어렵지 않은 레시피지만 제대로 된 프랑스 정통 디저트를 완성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셰프는 간식과 디저트에 담긴 따사로운 정감, 그렇게 만들어가는 맛깔스러운 삶에 대한 바람으로 레시피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마음이 담긴 디저트. 어쩌면 그는 프랑스식 디저트가 오랜 시간 현지에서 간직해 온 따뜻함을 한국 땅에서도 전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가 책마다 남겨준 메시지 ‘맛있는 우정’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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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 장 피에르 제스탱 저/김경덕,박은주,유창경 역/홍성숙 감수 | 벨라루나
이 책은 기본적으로 프랑스 디저트 레시피 책이지만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한국식 재료를 활용한 것들이어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다. 어릴 적부터 제과제빵 외길인생을 걸어온 장 피에르 제스탱 셰프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고민하고 개발한 새로운 시도의 결과다. 제목에서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듯,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재료로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프랑스식 정통 디저트 비밀 레시피 100여 개가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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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연빈

북극곰이 되기를 꿈꾸며 세상을 거닐다.
어지러운 방에 돌아와 글을 씁니다.

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

<장 피에르 제스탱> 저/<김경덕>,<박은주>,<유창경> 역/<홍성숙> 감수16,200원(10% + 5%)

르 꼬르동 블루 제과제빵 명장 장 피에르 제스탱 셰프, 100여 가지 특급 비밀 레시피를 대공개하다! 부엌에 놓고 편하게 볼 수 있는『한국식 재료를 이용한 맛있는 프랑스 디저트』무선본이다. 연인과의 특별한 데이트, 사랑하는 가족·친구들과의 파티에 내가 직접 만든 프랑스식 디저트와 케이크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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