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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가 ‘이문열 열풍’ 따라잡을 수 있을까

80년대 인기 있었던 책 BEST10 이문열, 황석영, 김홍신… 사회ㆍ역사소설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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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는 사회상을 반영한 사회과학 서적이 큰 인기를 얻었다. 시, 소설 분야가 베스트셀러를 독식하던 흐름이 깨지고 사회과학 분야의 책들이 스테디셀러가 되면서 서점가의 풍경이 바뀌었다. 많게는 1백만 부까지 팔리는 사회과학소설이 등장했고, 한국 현대사를 기록한 역사서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책도 많이 팔렸다. 80년대 출판계 최고의 스타 작가는 이문열, 황석영, 김홍신이었고 이해인, 도종환의 시도 인기를 끌었다.

1980년 서울의 봄과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시작하여,

1987년 6.29 선언을 거치는 가운데 한국프로야구가 출범되고

출판, 대중음악, 영화, 방송 등 대중문화가 양적으로 팽창하던 그 시절.

부동산 투기 열풍과 본격적 강남 개발로 사회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1980년대는 그야말로 사회 모든 분야갸 격하게 요동치던 시대였습니다.

<채널예스>는 1990년대를 탐험하는 기획을 거쳐 이제는 1980년대를 호출해봅니다.

그 시대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 있다면, 이제는 마음껏 누려볼 수 있을까요?



무겁고 딱딱한 책이 잘 팔린 80년대

80년대는 출판계에 제한적이나마 이데올로기의 자유시장이 들어서면서 분단문학, 계급문학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특히 박노해 시인의 등장으로 노동문학이 활발히 전개되며,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많이 출간됐다. 장명국이 지은 노동법해설은 당시 40쇄를 거듭하며 1백만 부가 팔렸으며, 노동문제를 다룬 산업전서,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 등이 노동자의 관심사와 본질적 욕구를 다뤘다. 빨치산 소설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문열의 『영웅시대』, 이태의 『남부군』, 정순덕의 『실록 정순덕』 등이 해방기를 살아낸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마지막 10권이 출간됐을 당시, 책을 사러 온 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출간된 지 불과 2,3일 사이에 책이 동이 나버렸다.

80년대 주요 베스트셀러로는 김성동의 『만다라』, 김홍신의 『인간시장』, 황석영의 『어둠의 자식들』, 이외수의 『들개』, 이청준의 『낮은 데로 임하소서』, 김신의 『대학별곡』, 정비석의 『손자병법』, 김지하의 『밥』, 이문열의 『영웅시대』, 이시형의 『배짱으로 삽시다』, 이해인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창우의 『옛날옛날 한 옛날』, 이어령의 『축소 지향의 일본인』, 전혜린의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조성기의 『야훼의 밤』 등이 올랐고, 번역서로는 조지 오웰의 『1984』, 존 필미어의 『백년 동안의 고독』, 트레고니시의 『꼬마 니콜라』 등이 인기를 얻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도 꾸준히 소개되었는데 강만길의 『고쳐 쓴 한국 현대사』, 『고쳐 쓴 한국 근대사』와 김용옥의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 역사서를 좋아하는 독자층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켰다.



80년대 대표작가 '이문열' vs 2010년대 대표작가 '이외수'


『황제를 위하여』, 『삼국지』 등 이문열 시대

80년대 출판계는 이문열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문열만큼 한꺼번에 베스트셀러를 발표한 작가는 대한민국 문단 사상 이례적인 일이었다. 『사람의 아들』로 데뷔한 이문열은 87년도에는 79년작 『사람의 아들』을 비롯해 『젊은날의 초상』, 『레테의 연가』, 『황제를 위하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무려 5권이 소설부문 베스트셀러에 진입해 이문열 신드롬을 증명했다. 중편 소설 『사람의 아들』은 단편들을 묶은 작품집으로 8년간 지속적으로 판매되다가 87년 1월, 장편으로 다시 펴낸 뒤 한 달 만에 1만 부를 판매하면서 인기를 입증했다. 당시 평론가들을 이문열을 두고 “탄탄한 문장력과 소설적 기법이 항상 독자들을 새롭게 한다”고 평가했다. 83년부터 4년 4개월동안 경향신문에 연재한 ‘평역 삼국지’는 88년에 민음사에서 『삼국지』 10권으로 출간됐다. 88년도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실시한 ‘독자성향 조사’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작가로 이문열이 1위에 선정됐고 이외수, 유안진, 김동길, 김홍신, 안병욱, 한수산, 최인호, 이해인, 이청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1위의 득표수가 30% 이상을 차지해 이문열의 인기를 실감나게 했다.


보수 논객 이문열 VS 파워 트위터리안 이외수

80년대 이문열의 인기는 2010년대 이외수의 대중성과 비견할 수 있다. 이외수는 72년에 데뷔했지만 2010년대 트위터 스타 작가로 다시금 전성기를 누리면서 젊은 층을 비롯해 전 연령대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 이외수는 출간한 지 20년이 넘은 첫 장편소설 『꿈꾸는 식물』에서부터 근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품이 40~50만부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문단에서 드문 작가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절대강자』, 『사랑외전』 등을 연이어 펴내며 활발한 저작활동을 하고 있다. 파워 트위터리안 ‘트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외수는 최근 트위터에 “나의 트윗 인기도는 27650.6, 상위 0.0%. 하루 평균 멘션하는 사람은 666.9명, 리트윗수는 5396.7회”라고 밝히기도 했다.

보수를 대변하는 정치적 인물이 된 이문열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정치 견해를 솔직하게 밝히는 이외수. 80년대 이문열은 신문 지면을 통해 자신의 역사관을 밝혔지만 2010년대 이외수는 웹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문열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터넷은 소통이 아닌 세뇌의 수단”이라고 말했지만, 이외수는 SNS 심의팀 신설을 반대하며, 인터넷 문화의 이점을 강조한다. 이문열은 역사소설로 인기를 얻어 스테디셀러 작가가 됐고 이외수는 에세이 작품을 쏟아내며 대중성을 인정 받았다. 비슷한 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두 작가지만, 대학교를 중퇴한 이력과 신문사 기자로 활동한 경력이 같다. 또 80년대 초 소설가들의 모임 ‘작가(作家)’의 동인으로 활동한 바 있다. 이문열은 자신의 사재를 털어 1998년 경기도 이천 부아악산 자락에 ‘부악문원’을 열었고, 이외수는 강원도 화천에서 지어준 감성마을에 살고 있다. 인문학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현대적 서원 ‘부악문원’과 화천을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만들어놓은 ‘감성마을’. 두 공간은 작가의 성향만큼이나 다른 색깔을 지닌 공간이다.


서울의 대형서점, 연합 도서 축제 열기도

인터넷이 없던 시절, 당연히 인터넷서점이 없던 시절. 80년대 독자들은 서점에 직접 방문해 책을 구매했다. 87년에는 교보, 종로서적, 신촌문고에 이어 국내 4번째 대형서점으로 을지서적이 문을 열었고, 대형서적들은 책의 날(10월 11일)을 맞아 독서 인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각 서점별로 특색 있는 주제를 선정해 연합 도서축제를 개최했다. 서점들은 가을이 되면 ‘독서의 달 특별코너’를 개설해 문학상수상작, 여성교양 취미서적, 상고사에 관한 도서 등을 분류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또한 서울 중심가의 대형서점들은 연말 연시에 선물용 추천 도서 코너를 따로 마련해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출판사들은 선물용 세트를 자체 제작해 여러 책을 한 세트로 판매했으며, 담배갑 크기의 미니 북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했다. 89년도까지만 해도 일부 대형 서점에서만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출판계는 도서상품권의 부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80년대 인기 있었던 책 BES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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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자식들

80년, 서점가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소설. 당시 황석영의 이름으로 나왔지만, 작가 이동철(본명 이철용)이 구술하고 황석영이 정리한 ‘이동철의 자전적 소설’이다. 『어둠의 자식들』의 주인공 이동철은 돌을 맞기도 전에 결핵성관절염으로 대퇴부를 절단한 불구아로 빈민가, 창녀촌을 전전하며 전과5범인 인생을 살다가 개척교회 목사의 인도로 기독교에 입교, 이후부터는 서울 변두리 가난한 사람들의 권익 옹호를 위한 봉사활동에 전념한다. 작가 황석영은 이동철의 메모와 구술을 정리하면서 “이름 없는 사람들의 삶의 기록이 이러할진대 과연 작가란 무엇 하는 사람인가’라는 부끄러움을 느낄 만큼 이동철의 반평생에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81년, 이동철은 『어둠의 자식들』의 속편인 『꼬방동네 사람들』을 출간했고, 이장희 감독은 『어둠의 자식들』을 영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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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시장

81년부터 89년까지 출간된 김홍신의 장편소설로 ‘인간시장’이라 지칭되는 인신매매의 본거지와 창녀촌을 중심으로 이 사회의 모순을 폭로한 작품이다. 문제해결사 주인공 장총찬의 이야기가 마치 무협소설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지만 80년대 정치, 사회적으로 암울했던 시대적 울분을 드러내는 소설이었다. 부조리한 사회에 분노하는 총찬과 순수한 영혼을 가진 다혜의 사랑은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82년도에는 1년 내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84년도에는 ‘『인간시장』이 과연 뛰어난 작품인가’를 주제로 토론 프로그램이 방송되기도 했다. ‘문학적 의미 때문에 팔리는 것인가, 흥미를 유발하는 통속적 성격 때문에 팔리는 것인 것인가’ 두 입장으로 패널이 나눠져 방송됐으며 책을 읽은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인간시장』은 88년 김종학 감독, 송지나 작가에 의해 드라마화되어 또 한번의 화제를 불러모았고 89년도에는 진유영 감독이 직접 연기와 연출을 맡아 영화화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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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짱으로 삽시다

82년도에 출간,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3년 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작품.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얻게 된 이시형 박사의 저서로 89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평균적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소심증과 열등감, 체면의식과 조급증의 원인을 알아보고 자신감을 강렬하게 불어넣어 주는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모두 ‘내 이야기’라고 맞장구를 치며 인생관을 바꾼 책이라고 호평했다. 이 책을 계기로 시작된 대인공포 클리닉은 당시 2천여 명을 진료하며 단일 클리닉으로서는 세계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배짱으로 삽시다』가 인기를 얻자 제목과 장정까지 비슷한 유사 출판물들이 쏟아져 나와 출판계를 어지럽히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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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별곡

83년 출간되어 대학생 독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장편 소설. 『대학별곡』은 철학도 소설가 김신의 작품으로 젊은 철학도들이 겪는 존재론적 고뇌와 해답을 찾기 위해 몸부림 치는 과정을 엮은 책이다. 월간 문학지 <소설문학>의 2천만 원 고료 당선작으로, 당시 최고의 고료로 화제를 모았다. 지나치게 관념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젊은 대학생들의 괴로움을 시대적 상황에서 바라보며 젊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70년도에 대학에 입학해 82년이 돼서야 졸업한 작가는 80년대 학번 대학생들의 방황과 좌절, 흔들리는 청춘 군상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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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새벽

82년 동인지 <시와 경제>를 통해 등장한 박노해 시인은 ‘노동자 시인’, ‘혁명 시인’이라고 불리며 “노동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노동문학을 이끌었다. 84년 시집 『노동의 새벽』이 나온 이후, 노동자들의 문학이 집중 조명됐으며 박영근, 김해화, 김기홍, 백무산 등의 노동자 시인이 대거 배출됐다. 89년에는 ‘박노해 현상’이라는 책이 나오기도 했다. 책에 의하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1%가 박노해의 시집을 읽어 보았고 10%는 박노해라는 노동자 시인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노해는 열악한 작업 환경과 저임금,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절망과 분노를 문학으로 표출하며, ‘노동 해방’을 의미하는 ‘박노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며 91년 사노맹 핵심 인물로 체포되면서 본명(박기평)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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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83년부터 4년여 동안 경향신문에 연재된 『삼국지』는 연재 초기 때부터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출간되자 마자, 출판계를 점령했다. 이문열 열풍이 불었던 80년대는 세트 출판물이 단행본 이상의 인기를 얻기 어려웠다. 세트물은 거의 외판이나 월부를 통해서 판매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국지』가 출간된 88년부터 신용카드가 대중화되면서 세트물의 인기가 높아졌고 『삼국지』가 그 수혜를 받았다. 원고지 1만 5천장 분량의 방대한 『삼국지』는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이문열 작가가 철학, 사회과학적 시각에 입각한 자신의 평문을 덧붙여 독자들의 흥미를 높였다. 중국에서 입수한 삼국지의 모본을 따르되, 시와 평문은 가감하거나 이문열 자신의 것으로 대체하고 필요한 곳은 재구성했다. 원전에는 제갈량의 사후가 책 한 권에 가까운 분량이지만 소설적 재미를 위해 4분의 1로 과감히 요약했다. 이문열은 출간 당시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삼국지』가 재밌으면서도 전설이나 신화처럼 여겨지는 것은 인물들의 등장 방식이다. 어디서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밝혀지지도 않은 채 천하의 영웅으로 등장하곤 하는데, 나는 이번 재구성을 통해 중요 인물들에게 철저한 리얼리티를 주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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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

변혁의 시대 80년대를 마감하며 조정래 작가가 쓴 대하소설. 83년 9월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에 연재하기 시작해 86년에 1부가 출간됐고 89년에 완결됐다. 『태백산맥』은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이 휩쓸고 간 직후의 전남 벌교에서 출발해 6.25를 거쳐 80년의 광주로 건너가면서 민중의 삶과 저항의 역사를 통해 분단 40년의 뿌리를 기록한 동시대 역사소설. 조정래 작가는 출간 당시 “해방 후 사회운동이 우리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필요하다. 80년 광주항쟁을 지켜보면서 이제야 말로 분단의 원초적인 한 열매였던 여순 사건을 다룰 때가 왔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조정래 6년 동안 한달 중 20일 이상을 지리산 등 현장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썼고, 나머지 10일 동안 밤낮을 안 가리고 방에 틀어박혀 『태백산맥』을 완성했다. 금기의 벽이었던 해방공간의 역사를 소설화한 『태백산맥』은 발표 도중에도 수시로 중간평가의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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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1987년에 출간되어 당시 천문학적 판매고라고 할 수 있는 50만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서점가에는 ‘홀로서기 증후군’이라는 유행어가 생길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홀로서기』는 서정윤 시인이 영남대학교 3학년 재학 시절, 자신이 편집장으로 있던 교지 <영대문화>에 발표했던 것으로 당시 대구 지방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이 시를 필사한 한 학생이 방송국 음악 신청 코너에 보내 전파를 타면서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여대생들의 사랑을 받은 『홀로서기』는 비공식적으로 유통되면서 작가 이름이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암울했던 80년대에 투명한 서정성으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홀로서기』는 문학성이 부족하다, 연애시 혹은 그 아류에 머물고 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서정윤 시인은 “해설과 주석이 곁에 있어야만 이해가 가능한 시는 많아도 느낄 수 있는 시가 없었기 때문에 『홀로서기』가 인기를 얻은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2년까지 집계에 의하면 『홀로서기』는 330만 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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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군

6.26 전란 중 지리산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이태(본명 이우태) 씨의 체험적 화상집으로, 당시 시국 상황과 맞물려 베스트셀러로 부상했다. 88년에 출간, 한 달 만에 10만 부가 나갈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분단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현대사 연구에 새 전기를 이룬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판계에서는 빨치산에 대한 호기심과 출간 한 달 만에 저자의 본명이 밝혀졌다는 점, 이병주 작가의 『지리산』을 표절했다는 등의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저자는 강연회를 열기도 했는데, 저자는 빨치산이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현실에 불만을 느껴 반사적으로 입산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합동통신 기자로 활동하던 중에 6.25를 맞은 저자는 75년부터 『남부군』의 집필에 들어갔지만 규제와 내용 상의 이유로 출판하지 못하다 88년에 펴내게 되었으며 이후 『한글공문편람』, 『여순병란』, 『천왕봉』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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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관능적 쾌락주의를 거리낌없이 설파한 마광수 교수의 에세이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 89년 연세대학교 강의는 마광수가 평정했다고 할 정도로 대학생들에게 화제가 되었으며, ‘남자의 외도는 군것질이요. 여자의 외도는 주식”이라는 거침없는 표현도 유행했다. 마광수는 이 책에서 권위주의적이고 근엄한 꺼풀에 감춰진 육체적 사랑, 쾌락의 본질, 본능적 욕구로서의 섹스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마광수는 당시 인터뷰에서 “야하다는 말의 의미는 ‘야(野)하다’로서 스스로 본능을 드러내는 사람, 자연의 본성을 거스르지 않는 사람,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천진난만하게 원시적인 정열을 가지고 가꿔가는 사람”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마광수는 89년도 후반, 선배 교수들의 반대로 전공과목 강의를 맡지 못했다. 교수로서 지나친 외설적 표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광수 교수는 강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수업을 강행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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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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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mji01@ye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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