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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장미꽃을 고르지 않고 버섯, 생강을 골랐을까 - 김윤탁

『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 부끄러운 속살을 드러낸 작품 당신의 상처는 향기로 거듭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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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의 작가 김윤탁이 책의 출간을 맞아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향기명상 강의를 통해 향기로써 사람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위로를 건넨 작가는, 이번 북 콘서트를 통해 잊고 있었던 우리 안의 향기를 발견하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의 북 콘서트장에 들어서자 온갖 향기들이 후각을 자극한다. 꽃과 계피, 몰약과 유향 등이 한 데 어우러져 뿜어내는, 달큰한 듯 톡 쏘는 향이 온 몸을 감싼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이 풀어지고 엷은 미소가 지어진다. 작가가 명상에 향기를 접목시켜 ‘향기명상법’을 개발한 이유를 알 것 같다. 향기에는 힘이 있다. 굳어버린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고 기분까지 산뜻하게 바꾸는, 순간의 마법을 부리는 힘을 갖고 있다. 그녀의 명상 강의에 참가한 많은 이들이 치유의 경험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놀랍지만은 않은 이유다.




상처에서 피어난 향기는 세상의 모든 생명들을 살립니다

김윤탁 작가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깊은산속옹달샘’ 명상 치유센터의 전임강사로 활동하며 차(茶)명상과 자연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삶에 지치고 사람에 상처받은 많은 이들이 그녀 곁에 머물렀다. 아로마테라피스트인 그녀는 따뜻하고 향기 어린 손길을 건넸다. 향기와 명상의 만남, 향기명상 강의의 시작이었다.

“처음 ‘옹달샘 명상센터’를 건립할 때 고도원 이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런 바람을 말씀드렸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그만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그래도 다시 한 번 힘을 내볼까’ 하고 힘을 얻고 가는 장소였으면 좋겠다고요. 그 바람대로 많은 분들이 쉼을 얻고 되돌아가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굉장히 가슴이 따뜻했습니다.”

이제 그만 세상과 작별하고 싶다던 사람들이 다시 한 번 살아보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더 이상 함께하고 싶지 않다던 사람들은 두 손을 꼭 잡고 함께 되돌아갔다. 김윤탁 작가의 향기명상 강의를 들으며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아난 것이었다. 물론 좋은 향기를 선물하는 것으로 저절로 치유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향기에는 이야기가 있다.

북 콘서트를 찾아 온 독자들을 위해 작가가 준비한 ‘향기의 이야기’는 유향에 관한 것이었다. 그녀는 강의를 시작하며 모든 이들에게 유향 하나씩을 선물했다. 그것은 유향나무의 눈물이었다. 상처가 난 곳을 보호하기 위해 유향나무가 흘린 액체가 굳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부터 사람들은 이 유향을 채취해 통증을 제어하는 데 사용해왔다.

“유향 나무에 상처가 생기지 않았으면 이 유향이 생겼을까요? 아니겠죠. 상처에서 향기가 피어납니다. 상처에서 피어난 그 향기는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살리는 데 역할을 합니다.”

상처 많은 나무에 생명이 깃들어있는 이치를 그녀는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는 결코 상처만으로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하지만 심오한 그 사실을 들려주기 위해 작가는 『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를 쓰게 되었다고 했다.

“우리가 찬양하는 아름다운 꽃도, 씨앗의 껍질이 깨지는 고통을 겪지 않으면 싹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뜨거운 태양과 몰아치는 비바람, 가뭄을 견뎌내지 않았다면 꽃을 피울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결과만을 바라보지요.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향기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깨어지는 아픔과 삶을 포기하고 싶은 절망, 이런 것들이 어우러지지 않으면 한 송이 꽃을 피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향기를 가진 존재입니다

상처를 딛고 살아남아 유향을 선물하는 유향나무처럼, 껍질이 깨어지는 고통을 감수하며 꽃을 틔우는 씨앗처럼, 자신 안에 있는 상처가 다른 이에게 향기로써 치유가 되기를 바라며 독자들은 김윤탁 작가와 함께 명상의 시간을 가졌다. 내 안의 상처를 애써 외면하지 않고 마주보는 명상의 끝에는 화해가 있다. 그것은 나를 힘들게 했던 시간들과 그 안의 사람들과 화해하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과 화해하는 것이다.

『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에는 그러한 화해의 명상들, 그 모든 과정과 그 결과 얻게 된 깨달음이 담겨있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을 덤덤하게 들춰 보인다. 그녀 스스로가 ‘부끄러운 속살을 드러낸 작품’이라고 이야기할 만큼 상처받고 아파했던, 분노하기도 하고 떠나보내기도 하면서 화해했던, 지난 시간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우리는 상처를 드러내기를 두려워합니다. 상처를 드러내지 않으면 그 상처가 언제까지고 내 안에 있습니다. 딱지가 앉았다가도 누군가의 무심한 말 한 마디에 다시 피를 철철 흘리고 곪아갑니다. 여러분께서 용기를 가지고 그 상처를 마주하셨을 때 비로소 그 상처는 꽃을 피우게 됩니다. 용기를 갖고 마주한다는 것은 망각하는 게 아닙니다. 다시 한 번 들여다보고 그것이 내게 상처만이 아니었음을 인정해 주었을 때 그것은 내게서 꽃으로, 향기로 피어납니다.”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로 나아가는 방법, 그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 작가는 독자들에게 두 번째 선물을 건넸다. 그녀가 직접 준비한 다양한 꽃과 채소들을 나누어주며 저마다의 직감에 따라 마음에 드는 것 하나를 선택하기를 권했다. 누가 봐도 아름답다고 할 만한 장미꽃이 있는가 하면, 호불호가 확실히 나뉠 것 같은 향을 가진 계피와 생강도 있었고, 요리의 재료가 되는 것 외에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은 표고버섯과 깻잎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장미꽃을 고르지는 않았고 누군가를 버섯을, 또 누군가는 생강을 골랐다. 작가는 왜 장미꽃만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이것들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게 없습니다. 꽃은 꽃대로 채소는 채소대로, 다 각각의 특성이 있죠. 생강에게 ‘너 왜 이렇게 향이 고약해, 너도 장미꽃 같은 향을 내 봐’ 이렇게 말하는 분이 있을까요? 그런 분이 있다면 바보라고 하겠죠. 그런데 우리는 그런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각자가 가야 할 영혼의 길이 있는데 나를 투사시킵니다. 장미꽃이 좋으니 생강은 되지 말라고 합니다. 생강은 장미꽃 향을 낼 수 없는데,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절망하게 됩니다.”




세상의 어떤 아름다운 꽃보다 향기로운 당신

절망하고 상처받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멀리 있지도, 어려운 것도 아니라고 작가는 말한다. ‘너의 모습 그대로 괜찮아’ 한 마디면 충분하다고 이야기한다. 그 어떤 모습으로 바뀌지 않아도 본래 모습 그대로 당신은 아름답고 향기롭다는 것을, 서로가 서로에게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한 송이 꽃도, 심지어 사물조차도 하나같이 인정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받았을 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 가치를 느끼게 되고 자존감이 생겨난다.

“내가 나인 것을 인정하고 내가 나인 것을 사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느낄 때, 그 때에 비로소 빛을 발하게 됩니다. 나 자신을 먼저 용서하고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용서를 할 수 있고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작가와의 마지막 명상은 나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처음일지 모를 자신과의 대화. 그래서 김윤탁 작가와의 명상은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시작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감사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축복합니다. 나는 이 순간 평화롭습니다. 나는 이 순간 자유롭습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명상을 마치며, 그녀는 독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잊지 않았다.

“여러분, 이 세상에는 많은 향기로운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기에게 가장 향기로운 것은 엄마이고요, 엄마에게 가장 향기로운 것은 아기의 냄새이죠.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나, 그 향기가 이 세상의 어떤 아름다운 꽃보다도 향기롭습니다. 여러분의 마음, 여러분의 상처가 향기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이따금씩 나의 시선이 내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 갑갑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타인을 바라보듯이 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타인의 체취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체취는 맡을 수 없는 것처럼, 눈앞의 다른 이보다 더욱 보기 어려운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때때로 우리는 타인보다 자신에게 더 까다롭고 빡빡한 잣대를 들이댄다.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라는 말로 남을 위로하면서, 자신에게는 ‘왜 그랬어, 바보같이’라는 비난과 질타를 서슴지 않는다. 다른 이를 안아주는 따뜻한 품으로 정작 자신은 안아준 적이 없다. 그래서 ‘나’라는 아이는 언제나 남들보다 더 외롭고 추울지도 모른다. 내 안의 작은 아이를 안아주고 다독여주고 싶다면 그 화해의 시작을 『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와 함께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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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 김윤탁 저 | 미르북컴퍼니
많이 가지려고 애쓰는 현대인이나 더 열심히 뛰라고 말하는 이 시대의 가치관과 정반대의 뜻을 전하는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명상치유센터 “고도원의 아침편지 깊은산속옹달샘”의 최고 인기 강사 ‘향지 김윤탁’의 『꽃은 져도 향기를 남긴다』이다. 저자는 이 시대가 더 많이 가지라고 할수록, 더 바쁘게 움직이라고 독려할수록 나를 비우고 돌보고 내려놓으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이완된다. 일상에 평온이 찾아오고 마음이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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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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