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천상병 시인, 막걸리 돈이 간첩 공작금으로 둔갑되기도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1993년 4월 28일, 시인은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잠시 지상으로 왔던 소풍을 마치고 말이지요. 그의 몸은 오래전에 겪었던 옥고로 이미 많이 허약해진 상태였습니다. 그가 옮겨왔던 발걸음들을 돌아보면서, 저는 그가 겪었을 그 모든 고통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
||
이젠 몇 년이었는가 아이론 밑 와이셔츠같이 당한 그날은… 이젠 몇 년이었는가 무서운 집 뒷 창가에 여름 곤충 한 마리 땀 흘리는 나에게 악수를 청한 그날은… 네 살과 뼈는 알고 있다. 진실과 고통 그 어느 쪽이 강자인가를… |
||
지구에 춤을 추러 온 화성인입니다. 여행과 영화 감상을 좋아하며, 책을 사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잘 읽지는 못하고 쌓아만 둡니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는 게 삶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