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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소심하고 예민한 A형입니까?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을 위한 관계의 팁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인간관계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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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은 구체적인 실천의 팁을 제시하는 실용서에 충실한 책이다. 저자는 누가 열등하고 우월한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유형에 실질적으로 많은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한다. 그리고 간편한 성향테스트를 통해 자기 성향을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혈액형 성격유형을 믿는 사람들이 많다. 과학적으로는 별 근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잘 들어맞는 면이 많기 때문에 흔히 상대에게 물어보고 자기가 그 사람에게 갖고 있던 심증이 맞아떨어지게 되면 더욱 더 그 믿음은 강해진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A형이다.

조금 활달해 보이지 않고, 소심하고 말수가 적고 신중해 보인다. 자기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쉽게 긴장하고, 예민해 보일 때가 많다.

이런 기질적 성격을 가진 사람을 흔히 혈액형 A형의 성격이라고들 하지 않나? 그런데, 여기에 맹점이 있다. 사실 지금 위에 언급한 유형은 기질적으로 ‘위험회피형’ 성격, 내지는 내향적 성격이라고 부르는 성격유형이다. 성격유형을 대표적으로 둘로 나누자면 내향성과 외향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한국인은 내향적인 유형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A형 혈액형은 한국인에서 35%정도로 가장 흔하다. 그런 이유로 두 가지가 ‘우연히’ 겹칠 수밖에 없는 사람 또한 많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A형 혈액형을 가진 경우 자연스럽게 내성적인 성격을 갖게 되고, 거꾸로 혈액형이 성격을 규정한다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실제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런 분류를 믿고 흥미로워하는 이유는 사람의 성격파악을 네 가지로 단순화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나는 그보다 더 단순한 방법을 제안한다. 네 가지도 많다. 딱 두 가지만 알아도 되는 수가 있다. 바로 내향성과 외향성이다.

내성적인 사람이 생각을 하고 나서 말을 하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말을 한다.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 활기가 있고 사회적 활동을 해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생각과 계획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사람과 사건과 같은 내 외부의 일들에 초점을 맞춘다.

이 두 가지는 생물학적 기반이 있는 타고난 기질적 유형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서양에서 시작된 자본주의적 현대사회에서 요구하는 성공적인 인간유형은 상대적으로 외향적인 면이 강한 사람들이다. 자기 주장이 분명하고, 활달하고, 집단에서 자기 영역을 확실히 확보하면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그런 유형 말이다. 그래서 내성적인 사람들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들을 따라가려고 ‘자기계발서’도 사서 읽어보고, ‘대화와 화술’ 관련 서적도 읽고 학원을 다니기도 한다. 그렇지만 타고난 기질이 그렇지 못하다보니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들고, 관계를 외향적인 사람들의 성공방정식대로 해나가는 것이 그런 기질을 가진 사람들보다 배는 힘들고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 같고, 열등감을 가지게 되기 쉽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데보라 잭은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에서 조용한 사람이 살아남는 구체적인 팁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최근 수잔 케인의 『콰이어트』와 맥을 같이 한다. 콰이어트도 내성적인 사람의 장점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며 유명한 성공한 사람들 중에 알고 보면 내향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조목조목 과학적 근거와 함께 제시한다. 그래서 이 책은 작년에 나와 꽤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솔직히 막상 읽어보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두꺼운 분량도 만만치 않고, 얘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진지하고 인류학, 뇌과학, 심리학, 유전학 등의 근거들을 읽다보면 중간에 멈추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에 반해 『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콰이어트』보다 서너 배는 쉽고 단순하고, 구체적인 실천의 팁을 제시하는 실용서에 충실한 책이다. 저자는 누가 열등하고 우월한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두 가지 유형에 실질적으로 많은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라고 한다. 그리고 간편한 성향테스트를 통해 자기 성향을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런 다음 두 가지 성향 각각의 특징을 비교해서 보여주면서 내향적 성격의 상대적 장점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소통에 있어서 내향적인 사람은 잘 듣고, 조용하며 일대 일 대화에 능한 반면, 외향적인 경우에는 말하는 것을 좋아하고, 활발하고 집단에서 존재감이 빛난다. 외향적인 성격은 쉽게 대화에 참여하고 낯선 사람과도 잘 어울리는 면이 있지만 꼼꼼한 마무리에 약하고, 횡설수설한다고 여겨질 정도로 말이 많고 주변부 자극에 쉽게 동요해서 한 가지 일에 꾸준히 집중을 하기 어렵고, 사적인 것에 대한 경계가 낮아서 말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을 주변 분위기에 휩싸여 말을 해버려 난처해질 때도 있는 단점이 있다.

이와 같이 서로가 장단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난 다음에, 내성적인 사람들도 사회에서 관계를 맺고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 나름대로 자기 장점을 살려 대인관계를 만들어나갈 관계의 규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내성적인 사람의 잘못이 아니고, 지금의 자기 모습을 즐길 줄 알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자기 타입의 소통으로도 충분히 잘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낯선 사람을 만나거나 회의를 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는데, 이때 세세한 것까지 미리 준비하고 예상 질문과 대화를 준비한다. 점심은 혼자 조용히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일을 조금 일찍 끝내서 정리할 시간을 갖는다. 모임에 갈 경우엔 혼자보다 가능하면 친구와 같이 가고 모임이 끝난 후에는 편지를 써서 사후관리를 하며 배려가 많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도 좋은 방식이다. 낯선 사람과 동석을 했을 때에도 적당한 시간동안 만나고,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가서 다른 분들도 만나고 싶으신가보죠? 다음에 또 만나서 얘기해요”와 같이 마무리용 대화를 준비해가서 깔끔하게 빠져나오고, 혼자 지낼 시간을 세련되게 확보한다. 예를 들어 “먼저 들어가서 쉴께요”, “준비할 자료가 있어서 아쉽지만 들어가봐야겠어요”와 같은 말을 준비해놓는 것이다.

저자는 내향적인 사람의 성공요소가 일대일 토론, 전문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것, 그리고 필기와 심사숙고라고 정리하며 그들이 다른 사람의 말에 관심을 갖고 집중해주며 경청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체계적인 후속조치를 상대적으로 잘하는 면이 있다는 것을 자부심으로 가지라고 조언한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남 앞에 서지도 못하고, 발표시간이 공포의 순간이고, 재미있는 모임에 가서도 한 마디 하지도 못하고 자리만 빛내주다가 돌아오는 길에 후회만 하던 사람들에게 내성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특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이를 장점으로 승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을 제공하고 있다. 어떨 때에는 행동의 순서와 어떤 말을 어떤 방식으로 하면 될지, 만일 원하지 않던 반응이 오면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하면 되는지와 같은 서술들을 보다보면 초등학생을 위한 매뉴얼이 아닌가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세세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기술되어있는 면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 책을 먼저 읽고 더 깊이 알고 싶은 사람은 『콰이어트』를 읽어도 좋을 듯하고, 반대의 순서로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평소 내성적이고 소심해서 사회관계를 맺는데 애로가 많았던 이들에게는 아주 쉽고 유용한 행동지침서로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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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데보라 잭 저/이수연 역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이 책은 자신의 원래 기질과 성격의 장점을 발견해서 인간관계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해법에 맞춤한 각 케이스별 상세 예시를 제공하여, 업무와 생활에서 바로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을 말한다. 자신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타인과 소통하기, 인간관계 맺기에서 아주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알면 당연히 타인도 더 잘 이해하고, 차이를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차이를 이해한다는 것은 비슷한 점을 파악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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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하지현(정신과 전문의)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읽는 것을 좋아했다. 덕분에 지금은 독서가인지 애장가인지 정체성이 모호해져버린 정신과 의사. 건국대 의대에서 치료하고, 가르치고, 글을 쓰며 지내고 있다. 쓴 책으로는 '심야치유식당', '도시심리학', '소통과 공감'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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