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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150만 원 보장하겠다

우석훈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인간은 같이 있으면 강한데 혼자 있으면 갈대다 여기에 아직 없었던 ‘시민의 정부’가 되기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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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의 공저자 우석훈이 ‘시민’에 집중한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를 내놨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촛불집회와 희망버스를 거치며 등장한 사회적 주체로서의 시민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 시민을 호명했다. 지난 12월 6일, 서울 대학로 벙커1에서 『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출간 기념, 우석훈의 강연회가 열렸다.

시민이라는 개념, 많은 사람들에겐 익숙하지 않다. 고작, 특정 시(市)에 거주하는 사람을 통칭할 때나 사용한 것이 ‘시민’이었다. 그런데, 시민이 달라지고 있다. 깨어나고 있다. 대세가 되고 있다. 대선을 앞둔 시점, 시민은 하나의 상징이자 실재가 됐다. 한 대선후보, 어디서든 외치고 있다. “시민의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시민이 정치의 주체가 되는 정부를 만들겠습니다.”


이제는 시민이다. 꽃보다 남자, 국민보다 시민. 시민은 스스로 주체다. 삶의 주체이자 사회의 주체이며, 나라의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명박 정부 때문이다. ‘국민’으로서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안온함이 산산이 깨졌다. 국민,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이 됐다. 통치권자 입장에서 의무 중심의 개념으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랬던 것이 2008년 ‘촛불시민’의 등장으로,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스스로 만들고 싶은 세상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요구를 꺼냈다.



“시민단체든 시민이든 ‘시민적 가치’라는 것을 전면으로 내세울 정도의 흐름을 우리가 형성한 것 같기는 하다. 촛불 시민으로부터 시작된 그 일련의 흐름이 이제는 도도한 하나의 장강이 된 지금, 그것이 새로운 가치의 출발점이 될 것 같다.” (p.79)

“시민단체에 회원으로 간접적으로만 참여하는 시민이 아니라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결정하고자 하는 진짜 시민의 등장, 이것을 외면할 수 있을까? 시민과 민중이라고 하는, 고전적인 두 가지 운동의 주체와는 다른, 진짜 2010년 버전의 촛불 시민, 그 실체를 이론적으로 어떻게 부르든 분명히 하나의 흐름이 생겨난 것은 사실인 것 같다.”(p.77)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150만원 보장

우석훈, ‘시민의 정부’를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에게 다음 정부는 ‘시민의 정부’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 그에게 문제는 ‘박근혜 정부’가 오게 생겼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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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조국 교수와 상황 파악을 해봤다. 진다. 많이 진다. 결국은 질 거다, 그렇게 일단 판단했다. 아는 기자들에게도 물었다. 시니어기자 1명만 이긴다고 보고, 나머지 다 진다고 보더라. 지는 이유는 박근혜가 새누리 개혁을 잘했기 때문이다. 거긴 정말 바꿨더라. 당직자 임기를 보장하고 당내 선거에 개입을 못하게 해 놨다. 진짜 관료처럼 움직인다. 민주당은 대표가 바뀌면 당직자 다 바뀐다. 처음엔 별 차이 없었는데, 몇 년 지나니 새누리당은 전문가가 됐다. 포스터만 봐도, 전문가와 아마추어 차이가 난다.”

그런 시국 판단,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 말, 급하게 회동이 열렸다. 이기기 위한 방책, 논의했다. 일단 ‘안철수 효과는 크지 않다’ 등을 전제로 놓고 분석했다. 나머지는 상수라 바꿀 수 있는 게 없었다. 관건은 20~30대 투표율. 그걸 높인다면 바꿀 수 있다는 결론, 도달했다. 20~30대를 바꾸면, 그들 부모도 바꿀 수 있다는 연쇄효과. 그래서 결의했다. 대선에 이길 수 있는, 진짜 먹히는 제대로 된 공약을 하자! 하긴 그는 요즘 달라졌다. 매일 아침 7시면 깨어난다. 그전엔 평소 오후 2시쯤 일어나던 그였다. 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뭐든 한다. 힘들어 죽겠다.

“청년 공약집을 만들었다. 뼈대는 한국의 모든 일하는 사람들에게 150만 원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이든 알바든 모슨 일을 하든. 지금 최저임금제가 있는데, 정부가 차액을 단기간동안 주겠다는 거다. 선대인 소장 계산으론, 지금 토건 예산 중 30%를 줄이면 참여정부 수준이다. 2010년 기준으로 4~5조를 풀 수 있고, 궁극적으로 한국의 모든 노동자들이 지금 기준으로 월 150만 원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박근혜의 18조 기금에 대한 이야기를 푼다. 가계부채 관련한 것으로, 뼈대는 집 있는 사람에게 돈을 주자는 내용이다. 우석훈이 지적하는 바는 청년에겐 집이 없다는 사실. 그는 이것이 문재인, 박근혜 두 후보 공약의 차별성을 이루는 지점임을 강조한다.

“지금 언론환경이 되게 안 좋다. 조중동만 보는 사람에겐 이런 내용을 전달할 방법이 없다. 그러니 이 얘기가 나오면 많이 확산해 달라. 청년 알바들에게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는 것을 알릴 시간이 열흘 밖에 없다. 어떤 이슈가 지상파TV를 타지 않고 확산되는데 평균 4일이 걸린다. 고민하는데 3~4일 걸리고 부모한테 말하는 게 3~4일, 그러면 대선이 코앞이다. 그런데 이렇게 지연된 것은 시민단체 원로들께서 자기 이름이 빠졌네, 대표 안 시키네 그러면서 하루 이틀 흘려보내고 말았다. 속 터졌지만, 그렇게 늘 살았으니까.”

공약집에 들어간 또 하나의 주요 내용은 ‘청년농업직불제’. 청년이 귀농귀촌을 하면 월급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이미 일본에선 하고 있다. 45세 기준이다. 박근혜의 경우 ‘귀농직불제’를 내걸었단다. 55세를 넘은 사람이 집 팔고 시골에 가면 돈을 주자는 내용으로, 역시 청년들은 제외된 내용이다.

“작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할 것이다. 알바에게도 4대보험을 해준다. 고용보험을 들게 해주면, 6개월간 돈이 나온다. 또 구직지원금 6개월치를 준다. 그리 되면, 일자리가 없어졌을 때 1년 동안 월급을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에서 6개월, 구직중이니 6개월, 그렇게 1년을 보장 받는다. 구직 중이거나 알바라도 자긍심을 갖고 사는데 문제없도록 한다. 의료보험을 뺀 것은 문 후보의 100점짜리 공약인 ‘100만 원 상한제’가 있어서 특별히 넣지 않았다. 청년을 위해 따로 의료시스템 만들 필요가 없다. 보험사가 재벌 돈줄인데, 의료 사보험이 특히 그렇다. 이 공약이 되면 의료 사보험을 따로 들 필요가 없다. 재벌들에게 가는 돈줄을 끊기 때문에 좋은 공약이다. 이 정도가 오늘까지 정리된 킬러콘텐츠다.”


깨어있는 시민, 세상을 바꾼다!


“사실 대통령을 바꾼다고 크게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래서 어떻게든 참여하고 의견을 내야 한다. ‘금융민주화’ 얘길 하겠다. 지난해 여름, 저축은행 사태가 터져서 문제가 된 담보대출을 배트뱅크를 만들어 은행에 넘기자고 했다. 10조 원 이상 쓰겠다는 건데, 그 돈이면 등록금을 무상으로 해주면 된다. 그런데 금융이 어렵다고 하니까, 그렇게 퍼부은 거다. 10조 원 하면 보통 사람들은 감이 안 온다.”

금융민주화를 위한 그의 방안은 이렇다. 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 시민 대표도 들어가게 하자는 것. 시민이 이자율과 환율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 모두가 알 수 있게 하자는 요구였다. 그런 과정을 통해 금감원, 금융위, 한국은행 등을 알게 되고, 금융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면, 시민들도 누가 잘못됐는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게 시민이다. 금융민주화, 경제민주화는 과정을 생략하지 않는 것이다. 과정을 만드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과정을 생략하자는 사람들이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2~3년 후면 이명박 시절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웃음) 박근혜 쪽에선 대선을 재미없게, 쟁점 없게 만들어서 투표를 안 하게 만들면 필승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문재인 후보가 재밌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의미는 만들 수 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아르헨티나의 전철을 밟을까봐 우려된다. 경기 사이클이 아닌 끝없는 추락을 하는 아르헨티나의 경우처럼 말이다.”



“실제 시민단체 내에는 회원은 있어도 시민은 없다. 그런데 정확히 얘기하면, 원래 우리나라에는 시민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회적으로 없었다. 시민단체가 시민을 만들면서 스스로를 형성시킨, 그야말로 공진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다.”(p.46)
이어 우석훈은 ‘시민’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었다. 우리가 겪은 두 가지 시민체험이 있었다.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시민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80년 광주 민주화항쟁. 광주시민들, 자신들을 ‘시민군’으로 표현했다. 스스로를 시민이라고 자처한 최초의 경우. 그러다 명맥이 끊겼다. ‘시민은 없고 시민단체만 있다’는 말만 떠돌았다. 그러다, 2008년 시민을 봤다. 소녀들이 단상에 올라 스스로를 ‘시민’이라고 했다. 누구나 스스로를 시민이라고 일컬었다. 그야말로, ‘나는 시민이다’라는 선언을 누구나 자연스레 마음에 품었다. 바야흐로 진짜 시민의 시대가 열리는 흐름의 물꼬였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의 흐름을 만든 것은 바로 2008년 촛불집회로부터 나왔다는 점이다. 진짜 시민, 그들이 정치의 맨 앞에 서 있는 것, 그게 지금의 우리 현실 아닌가?”(p.69)
“시민은 헌법을 만든 사람들이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권리선언’이 나온 이후 프랑스 헌법이 만들어지고 공화국을 선언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우리가 만들지 않았다. 헌법은 외삽됐다. 헌법을 만들 시민이 없었고, 그냥 선거를 했다. 헌법에 국민과 국가를 규정했는데, 그 헌법을 누가 만들었나. 국민이라고 할 수가 없다. 헌법이 없는 상태에서 헌법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 그해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 미군정이 만들었다. 김구는 통일헌법 만들자고 했지만, 따로 만들었다. 국민이 없는데 누가 헌법을 만든 것이냐는 딜레마를 지금까지 안고 있다.”

그가 보기에, 우리 헌법은 급진적이다. 여성에게 참정권을 준 것만 해도 그렇다. 국민은 헌법이 규정하는 존재인데, 그 헌법을 규정하는 것이 또한 시민이다. 1980년 광주에서 본능적으로 그것을 알았고, 촛불집회에서도 그랬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시민이 가장 강력하다! 2008년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민. 그래서 이번 2012년 대선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전까지의 대선은 당에서 치렀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시민이 주도한다. 즉, 시민이 주체인 대선을 치른다.

“다음 정부는, 우리가 이기면, 시민의 정부가 될 것이다. 조국 교수와 나는 대선이 끝나면 아무 것도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조국은 묵언수행 하겠다고 했고, 나도 경제학자로서는 은퇴하고 한 달 동안 일본에 놀러갔다 올 것이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이 책을 공무원들에게 다 읽게 해달라는 소탐만 할 거다. (웃음) 문 후보가 이기면, 국정에 시민이 참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이기면, ‘시민의 정부’다. 스스로 시민임을 자각하면 시민이다.”



“진짜 시민의 힘으로 새로운 정권을 만든다고 하면, 그건 ‘시민의 정부’라고 불리는 게 맞을 것 같다.”(p.69)
다만, 우석훈은 시민이라는 자각에 대해 지역이나 세대 간 격차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의 학습이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인다. 시민 아카데미, 정치 아카데미 등을 통해 학습한 시민들이 자발적인 형태로 조직되게끔 해야 한다는 것. 통일도 그런 과정을 통해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민의 염원을 모아 밑에서부터 만들자고 권했다.

“수많은 사람의 머리가 모이면 실패를 줄이거나 더 많은 일을 만들 수 있다. 박근혜는 ‘미투(me two) 전략’이다. 그는 시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통치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시민이 입에 붙었다. 시민사회에게 지원해달라고 하고, 시민에 가깝다. 박근혜는 시민이라는 말을 안 쓰고, 국민 여러분이라고 한다. 우리가 이기면, 심상정-노회찬이 꽃 피면서 민중의 정부가 오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는데, 이번에는 시민의 정부가 될 거다. 그런 날이 오면 여기 온 여러분에게 커피 한 잔씩 쏘겠다.(웃음)”



“가치 논쟁이 허망할 것 같지만, 지금 우리가 집권하고도 이기지 않을 정권 정권을 세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바로 가치 논쟁이다. …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야 할 세상, 그 세상을 세우기 위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 논쟁이 지금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더 이명박을 미워하느냐, 그런 증오의 논쟁만 남는다.”(pp.65~66)

우석훈에게 묻고 우석훈이 답하다

질문

50대라서 그런지 몰라도, 청년에게 150만 원을 준다는 것이 매력적인 공약인지 모르겠다. 50~60대가 들으면 뻥 아냐, 이런 생각을 할 거 같고, 새누리당이 따라하니까, 효과가 약화될 것도 같다. 어떻게 50대 이상에게 어필이 되도록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답변

공약의 핵심은 20~30대에게 하는 것이다. 50~60대는 청년인 자식들이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주 냉정하게 계산해봤다. 누가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좋냐. 조국 교수는 30~40세 이상의 여성에겐 통하는데, 20대에겐 아니다. 김제동은 못하겠다고 했고, 내가 총대를 멨다. 내가 보기엔,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주겠다고 하면 어려워지나, 예산을 확보하고 우선순위를 아르바이트, 문화부문, 다음 순위 등으로 정하면 될 것 같다. 소진성 예산이라 급한 데부터 주는 거지. 얼마나 육감적으로 만들 것인지가 관건인데 동영상은 20대가 만든다. 다음주 초부터는 동영상을 띄우고 플랜카드도 지금 것 대신 새로 띄울 계획이다.

질문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내걸고 있는데, 그러다보면 관치금융 혹은 모피아 문제가 더 커지지 않을까?

답변

관치금융은 재벌들이 만든 용어다. 시민과 관이 함께 재벌을 제압하는 것이니, ‘협치’가 맞고 더 강하게는 관치를 하자는 거다. 모피아 문제의 관건은, 인적 청산인데, 특정 인물을 찍어서 내보내기기 참 힘들다. 기본적으로 인선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인선에 실패하면 실패한다. 진을 짜서 힘겨루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은 약한 존재다. 같이 있으면 강한데 혼자 있으면 다 갈대다. 진을 짜서 같이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질문

미국과의 FTA, 개개인이 무엇을 하면 좋을까?

답변

나는 한미FTA를 재평가하자고 할 거다. 나는 이길 거다. (청중 박수) 나는 뒤끝 작렬이다. 끝났다고 담백하게 일어서지 않고 때가 되면 뒤집을 것이다. 그건, 평가 없이 할 수 없다. 외교통상부는 없애고 다시 외교부로 만들자는 입장이다. 민주세력이 이기면, 직제 개편안 가운데, 강하게 요구해야 할 것은 딱 하나다. 없앨 것 딱 하나. 이렇게 문제를 만든 통상교섭본부를 정리하자! 다른 식으로, 사회적 논의를 할 수 있겠지. 폐기나 재협상에 대해선 길게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FTA재평가는 민주통합당 강령에 들어가 있다. 있는 대로만 하면 된다. 개개인이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매번 대선집회에 나갈 순 없잖나.

질문

토건 비용을 줄여서 청년 등에게 돌리면 된다고 했는데, 문 후보도 새만금특별법을 통과시켰고, DMZ 개발하겠다는 말도 했다.

답변

한 번에 바꾸진 못한다. 내 생각엔 사업별이 아닌 총액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하자말자보다 총액을 정하고, 청년에게 먼저 넣어 쓰자는 거다. 그러면 나중엔 돈이 없어 공사를 못하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청년과 고용이 1번으로 가게 하겠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개별 공사에 대해선 어렵긴 한데, 이명박 정권은 예산을 토건 쪽으로 먼저 빼고 다른 곳에 돌렸다.

질문

대선토론 때, 문 후보가 공약을 섹시하게 꾸며서 전달할 수 있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답변

잘 안 되고 있다. TV토론은 포기했다. 아무리 잘해도 평생을 재미없게 산 사람인데, 열흘 사이에 재밌게 만들기 어려울 거다. 최선을 다해서 한다. TV토론,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기본 예상이었다. 그냥 상수다. 이걸로 뒤집긴 어렵다. 여기서 더 섹시하기 위해 목숨 걸기보다 청년들과 한 번이라도 더 만나는 게 좋다고 본다.

질문

서울에서 30년을 살다가 내년에 농촌으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농촌 어르신들은 생협과 대형마트 차이를 못 느끼시더라. 마트는 차라리 차떼기라도 하는데, 생협은 그것도 못한다고 하시더라. 생협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는 방안이 뭐가 있을까?

답변

우선 축하한다. 결정 잘 했다. 생협도 종류가 많다. 심지어 ‘꺾기(농가끼리 경쟁을 유발하는)’를 하는 생협도 있다. 모든 생협이 균질적으로 좋은 건 아니다. 한살림이 그런 면에선 농민과 관계가 좋다. 주부와의 관계는 좋은데, 농민과 관계가 좋지 않은 생협도 있다. 관건은 시간이다. 성공사례가 느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다.

질문

대선에 지면 플랜B가 있나? 시민 아카데미 등을 아까 얘기했는데…

답변

이번 대선에 끼어들면서, 왜 민주세력이 지고 당하는지 분석해봤다. 아까 말한 당직 체계가 있고, 또 한 가지가 JP(김종필)에게 진 것이다. JP는 오래 전 당원연수원을 만들어서 체계적으로 우파를 길러냈다더라. 민주당에는 그런 게 없었다. 수십 년이 되니 그 세력을 이기기 힘들어진 거다. JP의 혜안이었다. 새누리당은 허당으로 알았는데, 아니었다. JP가 똑똑한 사람이다.

시민교육, 정치교육 등은 아카데미 형태로 많이 해야 한다. 시민교육은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시스템으로 했고, 민주당은 엉성하게 했다. 이정도 버틴 것을 보면 용하다. 강연을 얼마나 더 할지는 모르겠으나, 시스템을 만들어서 시민 프로그램을 만들고, 정부가 돈을 대서 도서관에서 하자고 얘기할 거다. 그동안 이 토건사회는 도서관은 많이 지었다. 문제는 책 살 돈이 없다는 것이다. 사서도 못 뽑고. 시멘트와 사람, 이 두 개를 놓고 봤을 때, 아픈 아이를 돌보는 게 먼저여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우린 거꾸로다. 책 살 돈 없는 도서관, 참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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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정부 시민의 경제
우석훈 저 | 한스미디어
우석훈은 야권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이러한 시민 세력의 다양한 가치와 정책들이 실현될 수 있는 캐비닛 형태의 연립 정부를 제안한다. 우리 사회와 정치권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민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우석훈은 정치권을 마냥 비난하고 증오할 것이 아니라 시민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을 함께 꿈꾸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연대의 정신으로 변화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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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이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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