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강민규
한 줄 talk…카누에 캠핑 장비를 싣고 물길 따라 떠나는 설렘. 예민하고 섬세한 카누 캠핑으로 자연에 스며드는 아웃도어의 참맛을 느낀다.
카누를 타고 캠핑을 떠나는 낭만적인 캠퍼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릎을 탁 쳤다. 대중적이지도, 쉽지도 않을 거라 짐작은 되지만, 오토캠핑 일색의 캠핑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시도 자체가 일단 반가웠다.
“언제 기회 될 때, 같이 카누 타고 캠핑하러 가요.”
카누 캠퍼 강민규 씨의 제안에 두 번 생각 않고 그러겠노라 약속했다.
당장에라도 떠날 기세였지만 반년이 지나서야 체험할 수 있었다. ‘언제 기회 될 때.’ 이 말은 실로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사람들끼리 스케줄을 맞추는 건 일도 아니었다. 카누 캠핑을 하려면 사람도 사람이거니와 ‘바람’과 스케줄을 맞춰야 했다. ‘언제 기회 될 때’는 바람과 물살이 허락할 때다.
“노를 저을 때는 15도 각도로 찔러 넣고 뒤로 쭉 당겨요. 그러고 나서 패들의 넙적한 부분 위아래가 각각 강과 하늘을 향하도록 손목을 꺾어요. 물길과 평행이 되게.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시켜 앞으로 다시 가져오는 거지요. 이때 패들에서 물이 차르르륵 하고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보세요. 물소리가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어요.”
강민규 씨는 차르륵 차르륵 하는 물소리 사이사이에 조용히 카누 예찬론을 폈다. 몇 차례 노를 젓다보니 몸에 리듬이 붙었다. 물을 밀어내고 손목을 돌리고 노를 앞으로 가져오고. 리듬에 맞춰 몸은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오감은 풍경에 집중한다. 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가 육지에서와는 다른 톤으로, 더욱 가까이서 들리는 듯했다. 한 번만 타봐도 느낄 수 있는 카누의 매력은 편안함이다. 물에 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하지 않을까 했지만 서너 번 노를 저은 것만으로도 불안감은 없어지고, 물과 바람과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사람이 물을 이렇게 가까이서 느끼는 일은 아주 드물어요. 노를 저으면서 내 몸이 물을 밀고 나가는 걸 오롯이 느낄 수 있지요. 카누를 타면 시선이 달라져요. 보통은 섬에서 물을 바라보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여기 소양강에서 중도를 바라보며 가고 있어요. 시선이 달라지면 풍경도 달리 보입니다. 이미 알고 있던, 늘 봐오던 장소인데 전혀 새롭게 다가오죠.”그가 이토록 카누에 빠져든 것은 자연친화적인 매력 때문이다. 나무로 만든 카누를 타는 행위는 카약이나 다른 종류의 배를 타는 것과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카약이 익스트림 스포츠의 형태로 발전해갔다면 카누는 호젓한 여가의 도구다. 서정적이고 클래식하고, 추억에 젖게 만드는 특유의 힘이 있다. 공해도 없고 시끄러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요란한 행위 하나 없이 자연에 녹아드는 치유 그 자체다.
2006년 캠핑에 입문했다는 그 역시 시작은 오토캠핑이었다. 오토캠핑 인구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봄철부터 가을까지 예약은 필수요,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는 가운데서 캠핑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게 좋아 시작했는데 본래의 즐거움은 줄어들고 사람들과 어울리기만 하는 것이 많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카누였다.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 카누를 타고 들어가 캠핑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게 여의치 않다면 오토캠핑을 하더라도 잠시나마 카누를 타고 조용한 곳에 들어가 망중한을 느껴보고 싶었어요. 카누는 결국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었지요. 카누를 타면서 한적한 곳에서 잠시 쉬기도 하고 낚시도 했지요. 그때만큼은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인공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채 물 한가운데로 느릿느릿 파고들어 자연의 참맛을 느끼는 일. 이 모든 것이 다른 장비는 가져다줄 수 없는 카누만의 매력이다.
캠핑의 매력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많이들 꼽지만 편의성을 따지다보면 아날로그의 맛은 옅어진다. 편리함을 얻은 만큼 캠핑 본연의 자연친화적인 면은 잃는 것이다. 캠핑이 좋았던 건 자연에 스밀 수 있어서였다. 카누 캠핑은 캠핑에 빠져들었던 처음의 마음을 되돌아보게 했다.
MY FAVORITE *
캠핑 사이트 디자인“돔 텐트 하나, 야트막한 테이블과 의자만 있으면 사이트 구축이 끝나요. 저도 초반에는 장비를 많이 가지고 다니면서 늘어놓듯 설치하고는 했죠. 그런데 카누에 실으려니까 자연히 간소하게 변했어요. 텐트 하나만 있으면 솔직히 웬만한 건 다 해결되더군요. 장비를 축소하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는 시간을 벌었죠.”# 힐레베르그 돔 텐트“4인용과 8인용 중 상황에 맞게 선택합니다. 천장이 높고 통기성이 좋은 8인용은 겨울에 많이 이용해요. 내부가 넓어서 거실 텐트를 따로 칠 필요 없이 이것 하나로 다 해결되거든요. 카누 캠핑을 할 때는 좀더 간편한 4인용 돔 텐트를 씁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2인용 텐트 같지만 안에 들어가보면 생각보다 넓어서 다들 놀라요. 이너 텐트와 텐트를 덮는 플라이 시트 사이가 적당히 떨어져 있어서 통기구를 열면 다락방 느낌도 나죠. 아날로그적인 매력이 숨어 있달까요.”MY FAVORITE *
캠핑 기어# 카누오토캠핑에 지쳐가던 강민규 씨에게 캠핑의 참맛을 일깨워준 장비, 카누. 춘천 물레길 사무소에 가면 카누 크래프트 공방을 볼 수 있다. 거대한 캐노피 텐트 안에 한창 제작 중인 카누와 톱, 끌, 망치 등 각종 공구가 정갈하게 놓여 있다.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의 카누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가슴 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우든 카누는 기계로는 만들 수 없다. 모든 공정에 사람 손이 필요하다. 그만큼 클래식하고 자연에 가깝다. 강민규 씨가 타는 카누 역시 그가 직접 만든 것이다. 카누 제작 학교에서 하루 여섯 시간씩 10일을 투자하면 나만의 카누를 가질 수 있다.
MY FAVORITE *
캠핑 레시피# 지역색이 묻어나는 맛집을“솔직히 요리를 거의 안 해요. 캠핑을 가면 그 지방의 맛집을 찾아가죠. 요리를 한다고 해도 다들 하는 것처럼 고기를 구워 먹거나 회를 사다 먹는 정도지요. 그리고 종종 지역 장터에 가서 그곳에서 나는 식재료나 특산품을 삽니다. 직접 꼼꼼하게 준비해온 음식을 먹는 맛도 좋겠지만, 그러면 뭔가 특별한 경험이 덜한 것 같아서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이곳 음식을 먹어보자 하는 마음도 있고요. 이런 것을 ‘공정 캠핑’이라고 이름 붙이면 좀 쑥스럽긴 하지만 웬만하면 지역에서 나는 걸 많이 접해보려고 해요.”MY FAVORITE *
캠핑 스폿# 중도관광리조트 오토캠핑장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캠핑장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차를 가지고 섬에 들어가려면 근화동 선착장을 이용한다.
강민규 씨처럼 카누를 타고 들어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가 중도유원지를 추천한 조건은 ‘카누를 타고 들어갈 것.’ 춘천 물레길에서 중도까지 한 시간 남짓 물길을 타고 서서히 섬에 다다르면 색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저 멀리 중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찬찬히 뜯어보게 되고, 좀더 가까워지면 바람에 느릿느릿 움직이는 웅장한 나무의 모양새에 집중하게 된다.
춘천 도심에서 손쉽게 카누로 접근할 수 있는데다 중도가 품은 넉넉한 자연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게 한다. 카누를 타고 들어갈 만한 몇 안 되는 물길 중 하나가 바로 이곳, 중도로 향하는 물레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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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중도동 603번지 전화 : 033-242-4881 이용료 : 1박 3,000원, 주차요금(승용차 2,000원부터) 별도 입장료 : 어른 1인 5,300원 도선료 : 차량당 4,000원 편의시설 : 전기 사용 가능, 취사장(3곳), 매점(3곳), 휴게소, 낚시터, 자전거, ATV 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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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엔 캠핑 성재희,윤영주 공저 | 위즈덤스타일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집 꾸미기에 관한 모든 것. 10평부터 30평대의 아파트, 《주말엔 캠핑》은 캠핑을 즐기는 목적과 스타일에 따라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앞서 캠핑을 할 때 꼭 필요한 장비는 일러두기에서 소개한다. 1장 가족 캠퍼의 품격은 아이를 위해, 가족을 위해 캠핑을 시작한 아빠들의 이야기다. 아이에게 자연과 가까이 하는 경험과 새로운 자극을 선사하고 싶었던 부모들이 좀더 오래, 지루하지 않게 캠핑을 이어나갈 방법을 고심한 흔적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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