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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문재인과 안철수 단일화 힘들다” -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그리고 선택』 신율

“이번 대선이 반영해야 할 시대정신은 양분화의 양극화의 극복”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가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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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 전의 선택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낳았는지 우리는 안다. 다시 돌아온 선택의 시간과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새삼 깨닫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정치를, 망가진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5년 만에 다시 돌아온 선택의 순간이 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일까. 지난 10월12일, 서울 서교동 자음과모음 사옥에서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그리고 선택』 출간기념 신율 교수의 ‘유권자를 위한 대선 가이드’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회 제목은,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가 바뀌어야 한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ㆍ문화평론가와 신 교수가 대담을 나눴다.


책을 저술한 의도와 대선판 전망을 듣고 싶다. 야권 단일화가 어렵다고 말한 대표적인 사람이 신율 교수다. 단일화 반대론자가 아닌데, 단일화가 안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달라.



“최근 한 매체에서 정치 전문가 12명을 대상으로 야구너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해 의견을 물은 적이 있는데, 12명 중 필자만 ‘단일화가 안 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p.98)

사실 욕먹는 것에는 익숙한 상태가 됐다. (웃음) 이 책을 쓴 동기는,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친동생처럼 생각하는 한 기자와 얘길 나누면서 대선에 관한 책을 써보는 건 어떨지 물었더니 써보라고 하더라. 그런 와중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고, 쓰게 됐다. 왜 책을 쓸까 했느냐면, 우리나라의 정치는 증오의 정치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타도의 대상이 된다. 원래 정치는 상대를 증오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다. 정치는 갈등을 먹고 산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 후보 단일화. 안 될 거라고 분석하면, ‘너 친박이지’, 이렇게 나온다. 친박의 아이콘이 되는 거지. 그런데 평소 하는 얘기를 하면, ‘좌빨의 아이콘’이라고 말한다.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웃음) 제일 좋은 건 입 닥치고 사는 건데, 성격상 그건 안 되고.

책을 낸 것은 증오의 사슬을 끊고 싶어서다. 우리나라는 정치를 사람 중심으로 본다. 정치는 원래 그런 존재가 아니다. 이성적인 시스템에 의해 움직여야 한다. 사람에 의해 움직이면 정치가 아니다. 이념도 아니다. 노무현 정권 때 노사모가 있었고, 진보라고 말한다. 부분적인 진보가 있을 수 있으나, 노무현 정권은 이라크에 파병을 하고 자유무역협정(FTA)를 진행했다. 나는 극렬하게 반대하고 비난했다. 그때 친노의 태도는 어떠했나. 잘 했다, 못했다가 아니다. 특정 정치인에 매료되면 그 사람이 결정하는 건 무조건 옳고 반대를 막아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다. 반대하고 지지를 철회할 수 있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다.

우리는 모든 걸 사람 중심으로 보니까, 좋아하는 정치인이 하는 건 모두 옳고 진리고, 반대편은 나쁜 놈이 된다. 영화 <광해>를 보니, 번뜩이는 재기가 있다. 극중 허균이 정치는 옳고 그름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게 가슴에 꽂히더라. 정치는 최선을 추구하지 않는다. 최악을 피하는 과정이다. 차악도 그렇다. 차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 정치다. 정치를 선과 악 이분법으로 바라보면 위험한 곳으로 빠진다.

시청 앞에서 했던 싸이 공연. 싸이, 훌륭하다. 전생에 나라를 구한 모양이다. (웃음) 싸이에 열광하는 분들, 이해한다. 그런데 그렇게 모여서 떼창을 하는 것을 보는 순간, 무서웠다. 우리나라 국민들 피 속에는 파시즘적 속성이 강한 게 아닐까. 싸이에 열광한 힘이 다른 쪽을 건드리면 상당히 무서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최소한 정치를 이성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책을 통해 의문을 던지고자 했다.

우리나라는 정치인(국회의원) 물갈이 비율이 50%가 넘는다. 그렇게 물갈이가 많은 나라는 없다. 정치를 너무 감성적으로, 사람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뀌어야 한다. 정치인 팬클럽, 좋은 게 아니다. 국회의원만 바꾸면 무조건 된다는 것, 이걸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야길 하기 위해 책을 썼다. 나름대로 강점과 약점에 대해 썼는데, 판단은 독자 몫이다. 이번 대선에 누가 될지 생각하는 것보다, 이제는 정치를 다른 각도로 바라봐 주십사 하고 썼다. 내 미래도 모르는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알겠나. (웃음)


맞다. 정치가 증오가 돼 버린 듯한 인상을 받는다. 정치가 세상을 바꾸는 중요한 기제인데, 우리가 지금 목도하는 대선 판이 있다. 문재인과 안철수, 두 사람은 단일화와 상관없이 각자의 레이스를 뛰는 것 같다. 대선판도,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야권 성향 지지층은 후보 단일화를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플레이어는 그렇지 않다. 대선에 나온다는 것은 권력 게임이다. 두 사람, 인품도 훌륭하다고 보나, 권력을 빼놓고 얘기하는 거다. 대권은 권력 중에도 엑기스의 권력을 잡는 것이다.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누지 못한다. 단일화를 위해 한쪽에서 양보를 하겠다고 나오면? 양보하는 후보의 주변에선 목숨 걸고 나온다. 그건 부모자식의 연을 끊는 것보다 어렵다는 정치권 속설이 있다. 왜? 권력을 둘러싼 게임이기 때문이다.

양보는 애초 (두 야권후보의) 머릿속에 없다. 권력은 양보나 도덕적ㆍ윤리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호랑이와 같은 존재다. 주변의 압력 등을 말하는데, 그 압력도 중요하지만, 그게 쉽게 될까? 이런 경우는 가능하다. 두 사람간 지지율 격차가 15% 이상 났을 때. 야권 단일후보의 적합도로서 여론 조사, 또 하나는 다자구도로서의 여론조사, 둘 중 하나가 15% 이상 차이가 나서 두 주 이상 지속되면 단일화는 가능하다. 혹은 박근혜 지지율이 치고 올라가면, 위기감 때문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두 경우가 아닌 세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면 단일화는 힘들다. 박근혜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단일화는 힘들다고 본다. 앞서 말한 두 가지 경우가 생기지 않는 한 단일화는 힘들 것이다. 현실론이다. 또 단일화가 되면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도 맞지 않을 수 있다.

단일화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 같은데, 역설적으로 단일화가 최고의 이슈가 돼서는 안 된다는 얘기인 것 같다. 어떤 후보에게도 우세가 가기는 힘든 상황이다. 그 상황이 지금 전개되고 있는 것 같고, 87년 야권 후보가 두 명 나오는 상황처럼 됐다. 민주당은 실질적으로 양보하기 어렵다. 안 후보가 포기하는 것도 힘들다는 생각도 들고. 단일화가 이슈처럼 보이지만, 한국의 정치나 미래를 보면 단일화가 이슈는 아니다. 어떤 정치를 만들어야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데, 어떤가?

민주당의 딜레마가 그것이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을 잡는 것이고, 하이라이트가 대선이다. 그런데 대선 후보를 못 낸다는 건, 민주당 없어지라는 얘기다. 민주당 입장에선 죽으나 사나 그냥 갈 수 밖에 없다. 후보를 못 내면 존립기반을 잃으니까. 민주당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민주당의 딜레마는 굉장히 큰데, 상대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들어가고 싶을 것이다. 안 후보는 그런데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에 자꾸 말려든다. ‘무소속 대통령’은 안 후보를 공격한 것이다. 공격을 했으면 받아쳐야 하는데, 무소속 대표도 가능하다는 답변은 민주당이 쳐 놓은 프레임에 말려든 거다. 왜 말려들었을까?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도 가능하다고 하기보다 NCND나 제너럴한 발언을 했다면 민주당이 옹졸해 보였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흥행 변수가 생겼다고 좋아하는데, 좋아할 수만 없는 상황인 것 같다.

김영삼이 그랬다.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 빼고는 언론에 오르내리는 게 좋다고. 박근혜 변수가 많다. 검증해야 할 게 많은데, 둘이 싸우면 박근혜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 없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못 내면 어쩌지, 하는 걱정 때문에 그쪽으로 자꾸 간다. 그게 민주당의 딜레마다. 지금의 논쟁은 대선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기싸움일 수 있지만 무소속 대통령 논쟁만 놓고 본다면 민주주의 한다는 나라치고 최초의 논쟁이 아닐까 싶다. 그걸 논쟁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고, 튼튼한 정책을 제시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안 후보 캠프는 방향성은 맞으나 어떻게가 빠져 있다. 그게 빠져 있으면 듣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안 후보가 디테일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던지면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오늘 내놓은 ‘재벌개혁위원회’ 이런 건 아니라고 본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안 후보에겐 새롭지 않다. 설득력 있고 되겠다는 공감을 느끼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래서 아쉽다. 문 후보도 지금 구도로는 힘든 측면이 많다. 노무현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분 많지만, 구분하는 계층도 많다. 인적 구성을 보면 과거 인물이 대거 등장한다. 이게 도움이 될까?

최소한 선대위원장을 뽑을 때는 우리 중의 하나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너무 뛰어나면 우리 중의 하나가 아니거든. 우리가 되고 싶은 존재가 있고,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존재가 있는데, 되고 싶은 존재가 우리다.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존재는 우리가 아니다. 후보 본인도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위치다. 지금은 우러러 보는 시대가 아니다. 노무현 정권 때 배운 게 누구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도 문제가 있다. 세 진영 모두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에서 실패하고 있다.


박근혜 진영도 최근 많은 일이 벌어졌다. 역사 인식이라는 두루뭉술한 말로 표현하지만, 나는 그 역사인식을 민주주의 의식이라고 본다. 박근혜는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 약점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중요한 말씀이다. 소위 말하는 리더십이다. 지금은 리딩, 즉 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정치는 갈등을 조정하는 거라고 말했는데, 그건 권력이 나눠져야 한다. 지금 시대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 박근혜는 카리스마로 보면 1등이다. 문재인 안철수 모두 카리스마 찾기 힘들다. 우리 정치에선 그러나 카리스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젊은 세대는 카리스마 의존도가 떨어지지만, 유권자 분포에서 50대가 가장 많은데, 50~60대를 보면 18대 총선과 19대 총선에서 인구 구성이 달라진다. 2030은 2% 줄었으나 5060은 5.6% 늘었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간다는 증거이다.

5060은 강력한 리더를 기다리는 성향이 강하다. 인구 분포상 이 세대가 늘고 있으니, 카리스마가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현 시대만 놓고 보면, 카리스마가 필요하느냐? 아니다. 20~40중반은 코디네이터를 원한다. 제일 맞는 이미지는 안철수 후보다. 세대마다 좋아하는 리더의 형태가 다르다. 문재인 후보는 아직 정확하게 보이는 게 없다. 카리스마는 없는 것 같은데, 코디네이터를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고, 리더도 잘 할 것 같다. 좋게 말하면 양쪽이 섞였으나, 나쁘게는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대정신이 뭐냐. 나는 시대정신이 이 시대의 모순이 무엇인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본다. 양극화, 거기서 파생한 양분화, 이 두 가지를 극복하고 누가 극복을 잘 하느냐가 시대정신을 잘 구현하느냐와 연결된다. 그런 점에서 세 후보가 경제민주화 말한다. 김무성이 얼마 전 선대본부장으로 취임하면서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를 선점했다. ‘증세’라고 말하면 다 싫어한다. ‘부유세’라고 하면 부자들이 세금 낸다고 생각하는데, 부유세라고 말한 것은 기가 막힌 의제설정이었다. 민주당이 그런데 왜 반대한다고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자. 새누리는 2억 원, 민주당은 1억5천만 원이라 새누리당의 기준이 높다. 그러니 말이 중요한 거다. 부유세 선점에선 민주당이 당한 거다. 박근혜는 경제민주화 진짜 하려는 것 같이 보인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세분화하면 대부분 일반 국민은 못 알아듣는다. 말이 복잡하면 안 된다. 쉽게 다가가야 한다. 노무현이 그걸 잘 했다. 재미없어도 이해가 되면 자지는 않는다. 그런데 재미없고 이해 안 되면 100% 잔다. 마음을 움직이는 게 말이다. 민주당은 말을 어렵게 한다. 옛날엔 말을 쉽게 했는데, 지금 바뀌었다.

지금의 시대정신은 양극화, 양분화의 극복이다. 누가 잘 할 수 있느냐로 판단해야 하는데, 누가 잘 할 것 같은지로 판단한다. 김무성이 부유세를 말하는 것을 보고 내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세계 어디에서도 정책을 보고 선거 결과가 갈리진 않는다.



“이번 대선을 얼마만큼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드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번 대선이 반영해야 할 시대정신은 양분화의 양극화의 극복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p.123)
민주당은 4.11(총선)패배에 대해 까먹었다고 생각한다. 총선에서의 현란한 새누리당의 공세와 기술을 민주당이 못 따라간다. 가장 큰 충격은 새누리당이 빨간색으로 바꾼 것이다. 안철수가 말한 정치 쇄신은 맞는 방향이다. 그게 야권 후보를 통해 구현되지 못할 것 같다.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얻는다. 왜 야권은 이리 지리멸렬할까?

민주당은 자신들이 절대 선이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절대 선은 없다. 자신이 선한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도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덜 부패할 수도 있으나, ‘덜’이 곧 ‘절대’로 생각하면 굉장히 웃긴다. 지금 민주당이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면 당위론적 얘기밖에 안 나온다. 새누리당은 당위론적으로 안 나온다. 자신이 절대선이거나 상대방보다 무조건 옳다고 하면 자기 교정이 늦어진다. 위기감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색깔까지 바꾸면서 난리를 쳤다. 그런데 민주당은 뭘 바꾸려고 했는지 기억이 없다. 내가 나서야지 지구가 바뀌고 우주가 바뀐다고 생각하는 거지. 왜? 항상 나는 옳으니까. 밖에서 보면 그건 권력이 지키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 안 후보는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의 책임으로도 탄생한 셈이다.

안 후보에 대한 얘기 중에, 일부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 자신들이 데모할 때 안철수는 도서관에서 공부했다고 말하더라. 안 후보가 야권 대표주자가 된 데 대한 불만도 많고, 내가 안 후보보다 못한 게 뭐냐고 생각도 하는 것 같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왜 과거를 돌아보지 못할까. 2002년의 상황은 만들어졌는데, 노무현 후보 같은 사람이 없다. 정치쇄신, 정권교체 문제가 대의가 될 수 있다고 보는데...

정치는 많이 바뀌어야 한다. 안 후보는 갈등을 싫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정치는 갈등을 먹고 산다. 사회 모든 곳에선 갈등이 있다. 그 갈등을 풀기 위해선 무한 투쟁해야한다. 정치는 무한 투쟁해야 하는 것을 제도권으로 갖고 와서 룰을 갖고 싸우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우리 대신 싸우는 용병이다.



“정치권 그러니까 제도권에는 이른바 싸움의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 갈등을 둘러싼 투쟁은 무한 투쟁이기 때문에 이 갈등을 제도라는 이름의 링 위에 올려 정치권이 대신 싸우게 한다고 이해하면 쉽다.”(p.22)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에는 룰이 없다. 민주주의의 금과옥조는 다수결이 아니다. 소수의 의견을 어떻게 제대로 반영시키는가가 금과옥조다. 다수결은 그저 수단이다. 수단이 원칙이 될 수 없으니 민주주의에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건 없다. 룰을 갖고 싸우게 만드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의 핵심이다. 룰 없는 정치는 퇴출시켜야 한다. 성추행 정치인이 연임을 하는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그런 사람은 가차 없이 떨어뜨려야 한다. 정당도 권력을 많이 분산해야 한다. 선거 때만 나오는 돈 문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핵심은 그런 정당들을 바꾸기 위해 정당이 없는 후보가 가장 잘 할 수 있을까? 그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이번 대선은 참 복잡하다. 2002년은 간단했다. 사람들이 뭔가 바뀌길 원했다. 2007년에는 경기가 너무 안 좋아서 747공약과 같은 ‘대박 뻥’이 통했다. 그럼 지금은 뭐냐? 애매모호하다. 바뀌길 원하는 것 같기는 한데, 유럽발 경제위기도 영향을 미치면서 순간적인 충격이 클 것이다. 무엇이 어떤 요소로 크게 작용할지 아무도 모른다. 대세는 있는데, 대세를 모른다. 진짜 나도 모르겠다.

정치 속에서 진리를 찾으려고 하지 마라. 정치는 현실이다. 그래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굳이 가르려고 하지 마라. 옳고 그름의 기준이 아닌, 지금이 최악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것을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있다. 닳고 닳은 얘기지만, 중요하다. 5년이 짧은 세월이 아니다.

5년, 나한테도 여러분한테도 중요하다. 지나치게 감성에 쏠린 선택을 하면 안 된다. 내 머릿속 세상이 구현돼야 정의가 이뤄진다고 생각하지 마라. 상대방이 생각하는 다른 정의가 있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가져야 다문화사회도 된다. 똑같은 인간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연습. 그걸 대선부터 시작해라. 아, 다르구나, 이렇게 넘어가면 된다. 저 자식은 우리와 다르니까 그냥 두면 안 되겠네, 이러면 안 된다. 섞여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작은 것부터 여러분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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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그리고 선택 신율 저 | 자음과모음(이룸)
우리는 2012년 12월 19일에 치를 18대 대통령 선거를 60여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는가? 새로운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에 대한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인 신율 교수는 왜 우리가 정치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 왜 투표를 해야 하는지와 대선 후보로 출마해 화두가 되고 있는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과 분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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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그리고 선택

<신율> 저9,000원(10% + 5%)

정치란 무엇인가 선거란 무엇인가 2012년 우리는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우리는 2012년 12월 19일에 치를 18대 대통령 선거를 60여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누구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는가? 새로운 대통령은 누가 될 것인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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