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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제친 세계 1위 부자 카를로스 슬림, 12살 때 이미 주식 투자

단 하루도 카를로스 슬림의 돈이 불어나는 일을 하지 않는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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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는 “단 하루도 카를로스 슬림의 돈이 불어나는 일을 하지 않는 날이 없다”는 말이 있다. 외식을 하든 담배를 피우든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 Helu, 1940년~ )이 소유한 회사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전형적인 ‘문어발 확장’을 통해 이뤄낸 그와 가족의 부는 멕시코 전체 GDP의 5~6%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멕시코에는 “단 하루도 카를로스 슬림의 돈이 불어나는 일을 하지 않는 날이 없다”는 말이 있다. 외식을 하든 담배를 피우든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 Helu, 1940년~ )이 소유한 회사의 매출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국내에선 슬림이 ‘멕시코의 통신 재벌’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슬림은 통신뿐 아니라 보험, 건설, 인쇄, 레스토랑 체인, 담배회사, 백화점, 항공사, 중소 부품 제조사 등 수많은 업종의 다양한 회사들을 소유하고 있다. 전형적인 ‘문어발 확장’을 통해 이뤄낸 그와 가족의 부는 멕시코 전체 GDP의 5~6%에 이를 정도로 엄청나다.

 

 

자린고비 재벌의 전형


2007년 8월, 「월스트리트저널」과 「포브스」는 “카를로스 슬림이 빌 게이츠보다 더 부자일 수 있다”는 기사를 냈다. 멕시코 밖에서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사업가가 갑자기 세계 1위 부자가 되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세계 갑부 대열에 혜성처럼 등장한 슬림은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에서 2008년 2위, 2009년 3위에 오른 데 이어 2010년과 2011년, 2012년 3년 연속으로 빌 게이츠를 제치고 1위가 되었다. 16년 동안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미국인이 독차지해 왔으나, 슬림이 신흥시장국 부호로서는 처음으로 정상에 등극한 것이다.


하지만 슬림은 ‘세계 1위 갑부’에 등극한 후에도 이를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면모를 보였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가 어떻게 기억될지 생각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면서 “주식 시장은 오르기도 하지만 내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도 있지만 빠르게 줄어 들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새로운 세계 1위 부자는 지난 10년간 부의 권좌를 지켰던 게이츠와는 여러 면에서 대비된다. 게이츠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에 눈을 떴고, 첨단기술의 상징인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함으로써 ‘벤처형 부자’의 전형이 되었다. MS는 전형적인 IT 기업으로, 전혀 다른 분야의 업종에 진출한 적이 없다. 하지만 슬림은 다소 구시대적이고 후진국적이라 할 수 있는 문어발식 확장을 통해 부를 일궜다. 개인적으로도 ‘컴맹’인데다, (통신재벌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휴대폰 기능도 잘 활용하지 못하는 ‘아날로그’형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게이츠가 최첨단 시설이 갖춰진 궁전 같은 저택에 사는 반면, 슬림은 30년 전 구입한 방이 여섯 개인 낡은 집에서 산다. ‘슈퍼 리치의 필수품’이라 여겨지는 요트도 없다. 회사에서도 다른 경영진과 비서를 공동으로 쓰고 보좌진도 따로 두지 않는다. 시계나 차 역시 이른바 ‘럭셔리한 명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1966년 설립한 ‘인모빌리아리아 카르소’라는 회사가 슬림이 이룬 부의 출발점이다. ‘카르소(Carso)’라는 이름은 자신의 이름(Carlos)과 1966년 결혼한 부인의 이름 ‘소우마야(Soumaya)’에서 앞 두세 글자씩을 따 지은 것이다. 그는 1999년 부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는 물론 사별 후에도 갑부들이 흔히 겪는 스캔들 한 번 내지 않았다. 2011년 3월에는 멕시코시티에 부인의 이름을 딴 ‘소우마야 박물관’을 건립하면서 “아내 덕에 예술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박물관은 로댕, 세잔, 다 빈치 등 대가의 작품들과 과거 스페인 식민지 시절 유물 등 총 6만 6,000점을 소장한 대형 박물관인데, 관람료는 무료다.


 

국가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활용하다


슬림의 검소한 성격은 레바논 이민자* 출신이면서도 근면함과 뛰어난 경영, 투자 감각으로 사업에 성공했던 아버지 훌리안 슬림 하다드(Juli? Slim Haddad)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매주 5페소의 용돈을 주면서 사탕 한 개 사먹은 것까지 용돈 기입장에 꼼꼼히 기록하게 했고, 이를 통해 경제 감각을 길러 줬다. 열두 살에 슬림은 멕시코은행의 주식을 사서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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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이민자 : 멕시코 경제를 좌우하는 이민사회는 어디일까? 바로 레바논 이민자 사회다. 현재 레바논계 이민자들은 멕시코 전체 GDP의 8% 이상을 좌우할 정도로 멕시코 경제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레바논인들의 멕시코 이민 역사는 122년 정도에 불과하지만, 멕시코 내에서 레바논 이민자들은 1930년대부터 섬유 및 금융 부문에서 두각을 보였으며, 초기 이민자들의 75%가 멕시코에 계속 거주하면서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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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돌이처럼 아껴 돈을 모은 스물여섯 살의 슬림은 명문대를 졸업하고 나서 투자 수익금에 어머니로부터 받은 돈까지 합쳐 40만 달러를 모았다. 그는 1960년대 중반 작은 공장을 하나 매입하고 건설회사와 부동산 업체도 세웠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적극적으로 중소 규모의 기업을 M&A하기 시작했다.


특히 1982년 멕시코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시작된 외환위기 이후 헐값으로 수많은 회사를 인수했던 것이 나중에 어마어마한 가치로 불어났다. 당시 많은 부자들이 멕시코를 떠났으나, 슬림은 “절대 멕시코가 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기업들을 사들였다. 1984년 1,300만 달러에 사들인 보험사 세구로스 데 멕시코는 2007년 15억 달러 가치의 회사로 성장했고, 1985년 3,000만 달러에 인수한 레스토랑 체인 산본스는 매출액 5억 달러의 우량 기업이 되었다. 이때 유통, 제조, 금융, 식품, 담배, 광산, 화학 등 수많은 업종의 기업을 사들였다. 그가 보유한 기업 수는 현재 220여 개에 이른다.

 

슬림은 1990년 국영 통신 업체였던 텔멕스가 민영화될 때 이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멕시코 최대 갑부가 되었다. 텔멕스는 현재 멕시코 유선전화 시장의 92%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후반 텔멕스의 무선통신 부문을 분사해 만든 이동통신회사 아메리카 모빌은 주가가 급등해 현재 그의 자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메리카 모빌은 저소득층을 겨냥해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어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고, 단말기 보조금과 선불카드를 제공하며 가입자를 끌어들였다. 멕시코 이동통신 시장의 75%를 장악하고 있는 이 회사는 남미 전체에서도 점유율이 가장 높다.

 

 

독점 비난에 기부도 시작


하지만 사실상 독점기업인데다 1인당 소득 6,800달러에 인구 절반이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멕시코에서 부를 독점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슬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국제무역기구(WTO)는 텔멕스가 미국 통신사들의 멕시코 진출을 방해하고 있다고 멕시코 정부에 지적한 적이 있다. 또 한 시민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슬림과 가족이 49.1%의 지분을 보유한 텔멕스는 사용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슬림을 건드리지 않았던 멕시코 정부도 반독점법을 만들어 슬림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펠리페 칼데론(Felipe Calderon) 멕시코 대통령은 2011년 5월 슬림이 소유한 통신사를 비롯해, 대형 회사들의 독점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반독점법에 서명했다.


이후 슬림의 최대 자산인 아메리카 모빌은 정부로부터 각종 규제와 징계를 받기 시작했다. 아메리카 모빌은 멕시코 연방공정경쟁위원회로부터 인터넷 접속료를 과다 징수했다며 무려 1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통신규제 당국은 아메리카 모빌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이동통신 상호 접속료를 통화 건당 0.95페소에서 0.35페소로 대폭 낮춰버렸다. 아메리카 모빌이 인터넷망을 활용해 방송사업 진출을 꾀했으나 정부가 이를 가로막기도 했다. 그러자 스포츠 경기를 온라인 망을 통해 무료 중계하는 등 독자적인 온라인 방송에 나섰다. 기존 방송사들이 크게 반발했지만 아메리카 모빌은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를 온라인 서비스하는 등 온라인 방송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방송사업에 뒤늦게 진출하려는 데서도 엿보이지만 한때 언론과의 인터뷰를 기피하던 그는 최근 수년 간 미디어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세계 1위 부자로 등극한 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도 적극 응했고, 2008~2009년에는 경영난에 빠진 「뉴욕타임스」의 지분을 매입한 데 이어, 2억 5,000만 달러의 거액을 빌려주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슬림은 “「뉴욕타임스」를 돕기 위한 것”이라며 순수한 의도를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슬림이 나머지 지분까지 사들일 것이라는 추측도 계속 나오는 등 슬림의 의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한편 세계 1위 부자에 대한 국민과 정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날로 커지자, 짠돌이 방식으로 돈을 모은 사람답게 “기부보다는 일자리 창출이나 투자가 더 중요하다”며 인색하던 그도 자선활동에 나서는 등 생활 방식을 점차 바꾸고 있다. 2011년 카를로스 슬림 재단은 슬림이 2006년과 2010년 각각 2억 달러를 기부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하지만 독점으로 번 돈을 기부한다고 해서 독점적 지위로 얻는 막대한 불공정 이익의 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한국의 일부 재벌처럼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사실상 ‘사면’ 받는 대가로 마지못해 기부를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말이다.

 

[부자 DNA] 치밀함의 DNA


2007년 슬림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보면 그가 인터뷰를 하다가도 비서에게 자신의 넥타이를 얼마에 샀는지, 세금이 포함된 가격인지, 세일 품목인지를 꼬치꼬치 물었다는 내용이 있다. ‘세계 최고 부자’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좀스러운 모습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가 아주 작은 돈이라도 주머니에서 꺼낼 때 얼마나 신중한지를 엿볼 수 있다. 비단 넥타이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 분포되어 있는 슬림 소유의 기업들 역시 ‘슬림 제국’에 편입되기 위해 통과의례처럼 거친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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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슈퍼 리치 최진주,문향란,남보라 공저 | 어바웃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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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진주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일보에서 10년 넘게 기자로 일하고 있다. 이중 7년을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증권사를 비롯한 시중은행 등 금융업계를 출입하면서 보냈다. IT와 미디어 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2003년부터 블로그(pariscom.info)를 운영해 왔고, 블로거 동인들과 함께 ‘슬로우뉴스(slownews.kr)’라는 대안매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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