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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도달하는 일은 언제나 옳을까? - 뮤지컬 <셜록홈즈>

진실에 도달하는 것, 언제나 옳을까? 크리스마스 밤에 울려 퍼진 두 발의 총성은? 매력적인 캐릭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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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관객 앞에 첫선을 보인 이 뮤지컬은 제17회 한국뮤지컬 최우수 작품상 및 3관왕을 차지했고, 제6회 더 뮤지컬 어워드에서 5관왕 등 평단과 관객의 수많은 호평을 받았다. 첫 시즌에서 이야기가 분분했던, 아담과 에릭, 루시의 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듀엣곡을 추가하고, 일부 수정하는 듯 올해는 더욱 완성도 높은 뮤지컬로 공연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밤에 울려 퍼진 두 발의 총성은?





19세기 말 런던의 어느 크리스마스. 폭우가 쏟아지는 밤, 앤더슨 가문에서 울리는 두 발의 총성 소리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앤더슨 가문이라고 하면 런던에서 알아주는 재벌 가문. 공부부터 운동까지 1등을 놓친 적 없고, 재력부터 여자까지 모든 것을 갖춘 아담 앤더슨과 평범한 남자 에릭 엔더슨, 그리고 아담의 부인이자 에릭의 친구인 루시. 세 사람이 그 현장에 있었다. 사건 발생 이후 루시는 사라졌고, 아담과 에릭의 진술은 엇갈린다. 파헤쳐볼수록 더 많은 사람, 다른 사건들이 연루해있다는 게 드러난다. “심심해, 지루해”를 연발하는 셜록 홈즈가 찾던 ‘사건다운 사건’이다. 눈도 다리도 풀린 채 사건을 달라고 절규하던 셜록 홈즈는 그제야 눈을 반짝이며, 사건 속으로 깊이, 뛰어든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코난 도일의 원작 소설에서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만 빌려 온 순수 창작극이다. 셜록을 도와주는 왓슨 캐릭터 역시 격투기에 능하고, 경제관념이 투철한 여자 조력자로 바뀌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새롭게 재탄생한 셜록이라는 캐릭터다. 지루한 일이라곤 참지 못하고, 뇌를 굴려야 하는 복잡한 사건일수록 흥분하는 이 괴짜 같은 캐릭터는 특유의 몸짓, 말투 등으로 등장부터 관객에게 분명한 인상을 남긴다. 평상시에는 약이라도 취한 듯 몽롱한 모습이다가 사건 현장에서만 날카롭게 눈을 번뜩이는 셜록 캐릭터와 이에 완전히 빙의한듯한 김도현의 연기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2011년 8월, 관객 앞에 첫선을 보인 이 뮤지컬은 제17회 한국뮤지컬 최우수 작품상 및 3관왕을 차지했고, 제6회 더 뮤지컬 어워드에서 5관왕 등 평단과 관객의 수많은 호평을 받았다. 첫 시즌에서 이야기가 분분했던, 아담과 에릭, 루시의 관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듀엣곡을 추가하고, 일부 수정하는 듯 올해는 더욱 완성도 높은 뮤지컬로 공연되고 있다.


진실에 도달하는 것, 언제나 옳을까?





‘앤더슨 가의 비밀’을 해결하기에 앞서 몸풀기로 셜록은 ‘춤추는 인형’ 사건을 해결한다. 배경에 펼쳐지는 영상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암호를 푸는 모습은 독자들을 금방 무대 이야기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출연 배우들이 전부 제 몫 이상을 해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운용되는 무대장치와 더불어 이야기 흡입력이 높다. 특히 아담과 에릭, 1인 2역을 해내는 장현덕은 ‘지킬과 하이드’처럼 성격이 극과 극인 두 사람 연기를 뛰어나게 소화하며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어간다.

셜록 홈즈, 탐정의 목표는 하나다. 진실에 도달하는 것. 수많은 의도와 수많은 치장으로 가려진 진실을 벗겨 내는 것.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것이 좋은 결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진실과 거짓은 선과 악으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일을 겪을수록 그 경계가 얼마나 모호한지 느끼게 된다. 단적인 예로 그런 것이다. 누군가 나의 뒷담화를 했다고 치자. 진실은 그 뒷담화의 내용을 듣고, 그 출처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랬는데 나의 가까운 사람이 범인이다. 진실을 밝혔으나 기분이 좋을 리 없다. 과연 이런 경우에 내가 그 사실을 아는 게 과연 좋을까?

셜록 홈즈 역시 그런 모순에 직면한다. 진실에 도달했지만, 더 큰 미궁에 빠진다. 사랑 때문에 벌어진 사건.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라는 말이 이토록 무참하게 사용될 수 있다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큰 증오와 너무 큰 사랑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용의자 X의 헌신』 등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이유로 벌어지는 처참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는 걸 보면, 순수한 사랑은 하나의 신화가 되어 가고 있다. 순수한 사랑이 보통의 정서가 아닌 극단적인 정서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자꾸만 보고 싶은 캐릭터, 셜록 홈즈





물론, 우리가 그 순수한 사랑을 이해할 수 있을 때 이야기는 설득력을 있다. <셜록홈즈> 역시 탄탄하고 친절한 이야기 전개 덕에 범인의 사정을 이해도 간다. 그저 황지우 시인의 “이타심은 이기심”이라는 시 구절이 떠오를 뿐이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내가 좋아서, 너를 위해서 한 일 역시 때때로 이기적인 일일 수 있다는 거다. 사랑한다고 해도 나는 나고, 너는 너니까. 내 마음은 내 마음이고, 네 마음은 네 마음이니까. 내 마음에 비추어 네 마음을 짐작하는 일은 배려라고도 할 수 있고 동시에 오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삼각관계, 재벌 후계자의 승계 다툼, 범인을 쫓는 형사 등의 매력적인 모티프가 잘 어울려 러닝타임은 금방 지나간다. 특히 곳곳에 드러나는 재치 있는 연출 덕에 꽤 진지한 이야기인데도 지루한 구석이 없다. 간만에 ‘덕심’을 일으키는 셜록 홈즈의 김도현 역은 얼른 ‘잭더리퍼’가 출연 예정인 2탄을 기다리게 한다. 캐릭터가 좋고, 자꾸 보고 싶고, 어느 순간부터는 무대에 등장하길 기다리게 된다?! 이 정도면 매력적인 뮤지컬 아닌가. 재미있는 사건을 기다린다면, 머리를 굴리는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두산 아트센터 연강홀에 들르자. 추석 맞이 할인과 더불어 현대카드 M포인트 50% 할인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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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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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무대의 주연답게 잘, 헤쳐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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