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교감하려면 10초 동안 호흡하면서 접근” - 『너의 마음이 궁금해』 박민철

“처음 만난 동물의 눈을 맞추는 건, 길 가는 사람 뒤통수 때리는 격” 동물은 사람이 안으면 자신을 죽인다고 판단 한국 최초 애니멀커뮤니케이터에게 배우는 동물 교감법

반려(伴侶). 백과사전의 정의를 보자. 짝이 되는 동무. 유의어로 동반자, 반려자, 짝이 있다. 곁에 둔 동물의 위치는 과거 애완에서 반려로 격상됐다. 누군가에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그래서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반려동물과 말을 섞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알고,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렇다면 제대로 그들과 ‘교감’하고 있는 것일까.

글 | 김이준수
사진 | 출판사 제공


	“동물 교감은 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반려자와 반려동물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통역입니다.”(p.9)

박민철은 ‘애니멀커뮤니케이터’다. 즉, ‘반려자와 반려동물 사이의 대화를 도와주면서 오해와 갈등을 풀어주는 교감사’이다. 토킹애니멀즈 카페(//cafe.daum.net/ldkfity)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동물 교감법’을 다룬 책, 『너의 마음이 궁금해』를 펴냈다. 반려동물과 교감하고 싶은 반려자들이 지난 9월5일, 서울 신촌의 한 모임 공간에 모였다. 저자 강연을 듣기 위해서였다.

주파수 맞추기

박민철이 말하는 동물교감법의 첫 번째는 주파수 맞추기다.

“동물과 교감하기 위해서 우리 신체부터 얘기해야 한다. 퓨전과학연구소에서 테스트를 했는데, 인간이 지나간 자리엔 자기장이 남아 있다. 우리는 이것을 기, 에너지, 장풍, 파동 등으로도 얘기한다.”

그에 의하면, 인간 몸에는 물론 동물에게도 자기장이 있다. 인간에겐 3미터정도의 자기장이 있는데, 과학적으로는 1미터 정도가 상대에게 미친다. 말티즈 정도의 작은 강아지는 심장에서 30~50cm 정도의 자기장이 있다.

“자기장은 전기고, 주파수이며, 파동이다. 자기장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의지와 관계없이 흐른다. 사람과 강아지를 놓고 보면, 사람이 강아지에게 계속 끌린다. 자기장이 그렇게 흐르기 때문이다. 자기장으로 우리는 교감을 한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길 것이다. 사진을 봐도 교감이 되는데, 왜 그럴까. 사진에도 자기장이 흐른다. 사진을 찍을 때, 감정도 이입된다.”

저자는 이어 공명주파수를 언급한다. 7.83hz. 1952년 독일 물리학자 슈만이 발견한 지구의 주파수. 모든 물질은 진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주파수를 통해 지구와 공명하고 있다는 것. 이는 곧 ‘슈만공명’이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전리층 사이의 대기공간이 도파관의 역할을 하며, 지구에서 발생하는 전자기파를 공간에 가둠으로써 그 안에서 공명하는, 즉 일종의 공명현상.

“이 주파수는 지구가 우주와 교감하여 우주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주파수이다. 사람들의 심장 박동 주파수도 이에 맞춰 공명하고 있다. 지구는 이 공명 주파수를 선택해 우주의 에너지를 받아들인다. 천둥, 번개가 바로 이 공명 주파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는 현상이고. 이 주파수를 뇌파로 얘기하면 알파파, 그중에서도 세타파에 가까운 낮은 상태다. 우리 뇌의 알파파는 7~12hz 사이에 나타난다. 즉, 뇌의 상태를 알파파로 유지하면 우주와 공명, 교감을 하게 되는 신호에 접속할 수 있다.”


	“교감은 동물과 주파수를 맞추는 일이다.… 동물 역시… 뇌에서 나오는 파장이 항상 가수면 상태인 세타파를 유지한다. 그리고 이것은 그들의 몸에서 가장 전류량이 많은 심장의 파동과 일치한다. 사람이 집중과 호흡을 통해 그들과 주파수를 맞추면 채널링(교신), 즉 교감이 되는 것이다.”(pp.16~17)

교감을 위한 명상, “10초면 된다!”

그렇다면 알파파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에 의하면, 알파파를 만들기 위한 명상은 정말 힘들다. 명상법에 대한 어떤 책을 봐도 안 된다. 스님들도 명상을 계속 하는 이유. 안 되니까! 저자가 말하는 명상법, 즉 알파파를 만들기 위한 방법.

“10초 만에 파동이 7.83hz로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입을 다물고 코로만 숨을 쉰다. 그게 끝이다. 내가 호흡법 연구를 많이 했다. 명상하는데 30분쯤 해야 세타파가 나오더라. 그렇다면 교감하기 위해 늘 30분을 명상해야 할까? 아니다. 반려견은 보통 최대 집중시간이 10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교감하고 싶어 한다. 최대 10분 내 교감을 끝내야 한다.”

코로만 호흡하는 이유가 있다. 코는 외부 화학물질, 유독성 물질 등에 많이 노출돼 있다. 그렇기에 코로 유입되는 산소가 뇌에 유입이 안 된다. 그래서 뇌가 멍하다는 것. 입으로 호흡하면 산소가 폐로 들어간다. 뇌로 산소가 유입하기 위해서는 코로 호흡해야 한다.

“명상법은 10초 만에 끝난다. 호흡하고 뱉고, 2~3회면 족하다. 그렇다고 소리 내면서 티내지 마라. 동물들이 그런 소리 싫어한다. 자연스럽게 해라. 코로 숨을 쉬되, 좌뇌가 활성화되면 교감이 안 된다. 감각능력 등을 담당하는 우뇌가 활성화돼야 한다. 명상을 이보다 더 쉽게 설명할 수가 없다.”

자세? 가부좌도, 허리를 꼿꼿이 할 것이 아니요, 마음을 정화하고 그럴 것도 아니다. 저자는 교감은 생활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10초. 그 시간의 호흡이면 파가 바뀌고, 공명주파수를 찾는다. 그래서 잠에서 덜 깨서 멍할 때 교감이 잘 된다. 즉,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가 교감이 가장 잘 되는 시간.

“50여명의 애니멀커뮤니케이터의 공통점이다. 자고 일어나서 교감한다. 졸릴 때 반복한다. 자기 전에도 한다. 길을 가다가 고양이와 교감하고 싶으면 10초 동안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접근해라. 동물과 눈을 맞추라는데, 처음 만난 동물의 눈을 맞추는 건, 길 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때리는 것과 같다. 교감할 때는 동물을 정면으로 쳐다보는 게 아니다. 정면을 쳐다보면서 교감하는 건 인간, 즉 영장류만 할 수 있다.”

저자는 동물심리학을 꺼낸다. 개나 고양이 등의 동물에게 정면으로 보고 대화하자고 하면 그들은 사람을 외면한다는 것. 즉, 동물과 교감하고자 할 때, 정면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 눈을 약간 피해줘야 한다. 동물과 교감한다는 명목으로 정면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서 눈을 바라보면서 교감하자고 하는 건, 인간의 욕심이다.

“교감을 하기 위해서는 10초 동안 호흡을 고르게 하고, 눈을 피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동물은 어지간하면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동물 옆에 앉아서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된다. 말을 한다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는데, 마음속으로 물으면 된다. 어릴 때 우리는 다 했다. 동물과 그렇게 교감했다. 머리로, 마음으로. 그것은 공명주파수 때문에 교감이 가능하다.”


	“모쪼록 자주 접하고 관심과 애정을 품는 것, 그것이 바로 교감의 첫 시작이다. 자연에 대해 특별한 애정이 있는 종을 선택한다면 교감이 잘 될 확률은 더없이 크다. 그들이 원하는 것, 그것이 곧 자연이 원하는 것 아닐까? 사람들이 더 많이 그들에게 귀 기울일수록 공생의 길은 더 가까워질 것이다.”(pp.209~210)

Q&A

개를 키운다. 개를 불러도 내게 잘 안 온다. 왜 그럴까?

집에서 개를 부르는 것처럼 불러보라. (개 이름을 부르자) 목소리 때문에 잘 안 오는 거다. 톤이 낮아서 그렇다.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동물행동학으로 보면 목소리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목소리를 조금 고음으로 내 봐라. 목소리 톤이 고음이고 반복되면 동물은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개들은 순간적이다. 잠깐 있다가 대개 잊는다. 훈련사들은 짧게 끊어서 말을 한다. 안 오던 강아지들도 고음으로 하면 온다.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이것부터 해봐라.


	“동물은 청각이 유난히 발달된 까닭에, 작은 소리나 진동에 사람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p.44)

고양이가 3살이다. 그런데 되게 많이 문다. 잠 올 때 많이 물고, 놀아달라고 할 때 그러는 것 같은데, 어떻게 고치나?

여기 오신 분들, 별의별 방법 다 해보신 분들일 거다. (웃음) 언제부터 많이 물었나? (처음부터 그랬다.) 재미난 예를 들겠다. 사람 웃는 모습이 화난 모습과 같다고 한다. 동물에게 시선을 맞추라고 하는 것엔 다양한 의미가 있는데, 웃거나 말할 때 송곳니가 보인다. 동물들은 인간이 얼마나 강한지를 볼 때 동공 크기를 본다. 특히 고양이는 송곳니가 길거나 동공이 큰 사람을 무서워한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보면 사람 눈이 쭉 째지게 보이고, 광대뼈가 도드라져 보인다. 동물과 사람의 소통법은 완전히 다르다. 동물들은 사람에게서 침, 눈물 등의 액체를 보면 긴장한다.

좋은 책을 알려주겠다. 『당신의 몸짓은 개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동물은 사람이 안으면 자신을 죽인다고 판단한다. 원래는 그렇다. 그런데 사람이 자꾸 그렇게 하다 보니 아니라고 인지한 거다. 고양이나 늑대, 개는 먹이를 잡아서 눌러버린다. 그런데, 왜 그들을 안으려고 하나. 개를 안고 있는 사진을 봐라. 그들의 인상이 어떤지. 특히 안을 때, 복부 대 복부로 안는 것은 죽이겠다는 의사표현이다.

고양이가 왜 무냐. 말을 조금 줄이고, 입을 가리고 웃어라. 눈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말고 측면 45도 돌려봐라. 그러면 달라질 것이다.


	“물론 친해지면 동물도 사람의 스킨십이 애정의 표현이라는 걸 이해하고, 안아달라고 칭얼대기도 한다. 그래도 너무 잦은 스킨십은 동물에겐 독이다.”(p.46)

7개월 된 강아지가 새벽 5~6시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내 머리카락을 계속 쥐어뜯는다. 한 달쯤 안 됐다. 좀 전 얘길 들으니, 말을 많이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웃음)

혹시 샴푸를 바꿨나? (맞다.) 개들은 썩어빠진 냄새를 좋아한다. (웃음) 우리에겐 안 그렇지만, 그들에겐 그 냄새가 그렇다. 지방이 빠져나가면서 개 입장에선 그런 행동을 통해 쾌감을 느낄 거다. 개가 머리카락을 뜯을 때 고음으로 반복하니, 그걸 긍정으로 받아들인 거다. 묵직하게 낮은 톤으로 말해라. 저음으로 “그만”이라고 말하면서 끝에 바이브레이션을 줘라.

8개월 된 골드 리트리버를 키운다. 태어났을 때 집에서 키우다가 지금은 마당에 묶어놓고 키우고 있다. 서면 사람만큼 커졌다. 예전엔 잘 놀았는데, 크고 나서 사람한테 달려들어서 산책을 못 데리고 나가겠다.

골드 리트리버, 수렵견이다. 집에서 원반을 했는데, 지금 흥미를 못 느낀다면 정확히 원반 던지기를 못해서 그렇다. 리트리버는 던지면 물어 와야 한다. 걔가 어린 나이에 잘 하는 것을 제대로 안 해줬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지금 청소년기다. 예민하다. 사람들이 놀아주길 바란다. 자신이 잘 하는 장기, 물어오는 것을 시켜주는 사람이 없다. 스트레스 받는다. 그래서 사람에게 매달린다. 꼭 그런 것만은 물론 아니다. 앞발을 사람에게 얹는 자세는 사람에게 앉으라는 것이다. 버릇없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많은 사람들, 그걸 귀엽게도 보는데, 어린 나이에 잘못 길들여진 거다. 그러다 입질을 하게 된다. 그러니 발을 올리려고 하면, 못 올리게 해야 한다. 발을 올리면 치거나 밀어버려라.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걸 못해서 12개월이 넘어 권세증후군이 걸리면 사람을 물 수도 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교감이 가능하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치 운전 면허 시험을 위해 제대로 공부를 하면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동물교감도 그렇다는 뜻이다.”(pp.17~18)

: 너의 마음이 궁금해 박민철 저 | 예담
동물 교감에 대한 편견은 이제 그만. 흔히 동물 교감, 하면 과학적이지 않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저자의 견해에 따르면. 동물 교감은 절대로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다. 교감이란 동물과 주파수를 맞추는 일이며, 이것은 세 살배기 어린 아이와 교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동물의 습성에 대한 이해, 교감법 연습만 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너의 마음이 궁금해》에서 저자는 그동안 경험한 수많은 상담사례를 예로 들면서 우리가 흔히 잘못 알고 있는 동물의 속마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