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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선물한 최고의 악기는 ‘인간 목소리’ - 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앤 영

웨스트 코스트 컨트리 록의 집대성 목소리의 무한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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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The Byrds), 버팔로 스프링필드(Buffalo Springfield), 할리스(The Hollies) 출신의 세 남자와 솔로로 활동하던 닐 영(Neil young)이 합세, 멤버들의 이름을 그대로 따 명명된 그룹 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앤 영은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로 서부의 낭만을 노래하던 슈퍼 밴드였습니다. 그러나 단지 낭만을 노래한 것은 아닙니다. 음반이 시대를 뛰어넘어 ‘명반’으로 기록되는 이유는 다른 것에도 있는데요.

버즈(The Byrds), 버팔로 스프링필드(Buffalo Springfield), 할리스(The Hollies) 출신의 세 남자와 솔로로 활동하던 닐 영(Neil young)이 합세, 멤버들의 이름을 그대로 따 명명된 그룹 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앤 영은 아름다운 보컬 하모니로 서부의 낭만을 노래하던 슈퍼 밴드였습니다. 그러나 단지 낭만을 노래한 것은 아닙니다. 음반이 시대를 뛰어넘어 ‘명반’으로 기록되는 이유는 다른 것에도 있는데요. 대중성과 당시의 시대상을 동시에 잡아낸 이들의 대표작, < Deja Vu >를 소개합니다.


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앤 영(Crosby, Stills, Nash And Young) < Deja Vu > (1970)


웨스트 코스트 컨트리 록의 집대성

1960년대 말 증폭된 사운드의 에너지 록이 주름잡고 있었을 때 캘리포니아에서는 록의 방향이 어느 한 쪽으로만 흐르고 있었다. 컨트리 록이었다.

관객들에게 어느 때보다 크고 격정적인 록의 경험을 전한 그룹 후(The Who)나 엠시 5와 달리, 캘리포니아 진영의 일부 음악인들은 그러한 음악의 분노와 광기를 싫어하는 수요층이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쪽의 팬들은 1960년대 초반의 조용한 포크에 변함없는 애정을 지킨 사람들, 아니면 세심한 음악적 기호로 인해 일렉트릭 열기를 거부한 사람들이었다.

1969년에 이르러 크로스비, 스틸즈 앤 내시가 등장하면서 미국 서해안쪽의 음악과 음악팬들은 활기를 찾게 되었다. 그들은 이른바 웨스트코스트 사운드(West Coast Sound)라 불리는 유니크한 사운드로 록음악 조류의 변화를 재촉했다.

그들 음악의 으뜸 요소는 캘리포니아와 비치 보이스가 유산으로 물려준 ‘보컬 하모니’였다. 지미 헨드릭스의 재산이 일렉트릭 기타였다면 그들은 목소리를 살림밑천으로 내세운 것이었다. 비치 보이스의 위세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던 상황에서 크로스비, 스틸즈, 앤 내시는 팝대중 관심의 초점을 ‘목소리의 무한한 가능성’쪽으로 다시 돌려놓았다. 그리고 그들은 목소리야말로 신이 내려준 최고의 악기임을 천명했다.

하지만 그들은 컨트리 또는 포크 그룹이 아닌 엄연한 록 그룹이었다. 그것도 거물 록그룹이었다. 데이비드 크로스비는 버즈, 스티븐 스틸즈는 버팔로 스프링필드, 그래이엄 내시는 할리즈 출신으로 이미 록에 정통한 사람들이었다. 70년 이 트리오에 역시 버팔로 스프링필드의 기타리스트였던 닐 영이 가세하면서 그룹의 록 사운드는 한층 강화되었다.

이 앨범은 그렇게 하여 짜여진 크로스비, 스틸즈, 내시 앤 영이 발표한 유일한 스튜디오 앨범이자 기념비적인 명작이다. 일렉트릭 기타에 의한 블루스 록과 정반대에 위치하는 어쿠스틱 사운드와 보컬 하모니가 이 슈퍼 그룹과 이 음반이 갖는 생명임에 분명했다. 그러나 록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된 또 하나의 키포인트는, 이후에 등장하는 제임스 테일러나 캐롤 킹과 같은 포크가수와는 다르게 ‘60년대 록의 향취와 정신’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음반에 있지는 않지만 그들은 1970년대 포크 싱어송라이터와 달리 켄트 주립대학 사태를 다룬 정치적 성향의 ‘오하이오’(Ohio)를 발표, 결코 현실에 무관심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 앨범에도 그 곡처럼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현실과 유착된 작품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노래는 69년 8월에 있었던 젊음의 향연 우드스탁제전을 기린 「Woodstock」일 것이다.

“그는 길을 따라 걷고 있었지. 난 어디로 가는 건가 물었어. 예스더의 농장으로 가 로큰롤 밴드에 합세할 간다더군. 정신을 해방시키러 말야. 우리는 최초로 ‘한 사람들’이야. 우리는 황금이야.”


영화 < 멜로디 >에도 삽입된 「Teach your children」는 변화의 가장 궁극적 대안이 교육임을 암시하는 곡이다. 당시 가치의 총체적 전환을 열망했던 히피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히피의 찬가라고도 불려졌다.

“너는 홀로서야 해. 살아가는 너의 방식을 가져야만 해. 이제 네 자신이 되는 거야. 왜냐하면 과거는 단지 안녕이니까. 네 자식들을 잘 가르쳐야 해. 아버지 건강은 서서히 나빠지고 있어.”


흡사 닐 영의 솔로작품인 듯한 「Helpless」는 아무리 외쳐도 가망 없어 보이는 사회상에 절규하듯 희망의 상실을 노래하고 있다.

닐 영이 많은 공헌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룹이 전에 보여주었던 순수성을 약간 파괴하는 역기능의 요소를 발휘하기도 했다. 사실 트리오 특유의 보컬 하모니가 그의 무거운 일렉트릭 록 기타에 다소 묻혀버리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유명 그룹의 멤버가 모였으면서도 ‘개성 발현’보다는 ‘하나의 스타일’로 만족했던 그룹의 균형이 흔들려 버린 것이었다. 스티브 스틸즈도 < 데자 뷰 >에서 어느 정도 해냈지만 닐 영이 나타나면서 전체적 힘의 밸런스가 바뀌어버렸다.”라며 그 점에 동의했다.

이 음반은 당시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록 팬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다. 「Teach your children」, 「Helpless」, 「Our house」, 「Carry on」이 우리 팬들의 골든 애청곡이었다. 이 곡들은 어쿠스틱 분위기와 보컬 하모니, 그리고 투명한 록 기타 사운드에 민감한 우리 정서와 일치, 유독 사랑을 받았다.





[ American Dream ]
[ Looking Forward ]
[ So Far ]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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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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