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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없으면 분풀이 할 데가 없어요” - <필 더 피아노> 신지호

피아노로 하늘을 달리다 틀이 없는, 도전적인 아방가르드… 이게 신지호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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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짓는 장르가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게 싫어요. 틀이 없는 게 좋아요. 도전적인 아방가르드, 신지호적인 장르인 거죠. 어디서 들어도 ‘신지호 스타일이다’ 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블랙 스완 연주할 때도 윤한 형이 어떤 스타일로 할 거냐고 해서 제가 그냥 ‘신지호 스타일’이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연주 끝나고 윤한 형이 ‘그래, 신지호 스타일이더라’ 하더라고요.”




‘피아니스트계 F4’라는 수식어가 붙은 조윤성, 송지훈, 윤한, 신지호가 콘서트를 연다고 화제다. 관계자와 기자들이 대부분이었던 쇼케이스 현장에서도 여자들이 더 많다고 느낀 건 기자만의 착각일까?

“너무 오그라들어요. F4라뇨. 잘생겼단 말은 좋은데 그런 걸로 어필하는 건 별로예요. 실력, 음악성 이런 것들로 어필해야죠.”

그렇더라도 (예상 답안을 준비한 질문이지만) 이왕 F4라고 불리는 마당에 네 명 중 신지호가 생각하는 구준표는 누구?

“음, 저요. (큰 웃음) 저희 네 명이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다 자기 스타일이 뚜렷한 분들이잖아요. 아쉬운 건 동시에 무대에 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쇼케이스를 통해 본 F4의 색은 완연히 구별되었다. 먼저 천일야화 스토리 중 술탄 임페리얼(SULTAN IMPERIAL)이라는 조윤성의 자작곡은 jazzy 하면서도 남미의 열정이 느껴지는 강렬함, 그리고 밸리 댄서의 화려한 볼거리로 입체감을 더했다. 송지훈의 SEPTEMBER는 머리가 맑아지는 듯 경쾌한 리듬을 잃지 않으며 피아노 한 대만으로도 화려한 색채를 뿜어냈다. 유일하게 피아노 연주 뿐 아니라 노래까지 선보여온 윤한은 축가로 부탁받아 알게 됐다는 라디의 ‘I'm in Love’를 윤한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불러 무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신지호의 블랙 스완. 영화 속 흑조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임팩트있는 폭풍 연주로 기자를 사로잡았다.




앗, 이야기를 하다 문득 보니 그의 전화기 액정 화면이 깨져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피아노 치다 잘 안돼서 던졌어요.”

‘신이 공평하다’는 대목은 바로 이런 것?

“사실 저는 피아노 연주하면서 감정을 조절해요. 분풀이도 좀 피아노에 하죠. 기분이 너무 안 좋거나 우울할 때 피아노를 치면 기분이 나아지고요. 그래서 기분이 안 좋을 때 작곡도 잘 돼요. 피아노가 없으면 분풀이 할 데가 없을 것 같아요.”

흠, 모난 성격은 아닌 걸로, 그렇다면 작곡 내용도 기분 상태에 따라 달라질까?

“오히려 반대예요. 기분이 좋을 때 강렬한 곡이 나오고 기분이 안 좋을 때 밝은 곡이 나와요. 저도 모르게 치유를 받고 싶나 봐요. 기분이 별로면 밝은 노래를 쓰면서 치유를 받고 기분이 좋을 땐 격정적인 곡이 잘 되는 편이에요.”

그렇다. 신은 확실히 불공평했던 것이다. 화나는 일도 피아노테라피로 스스로 감정 조절하는 것은 물론, 작곡으로 승화하기까지 하다니.




슬프도록 아름답고 감성적이어서 드라마나 영화 OST의 베스트 넘버인 쇼팽의 녹턴, 신지호는 얼마 전 자신의 트윗에 요즘 쇼팽의 녹턴이 좋아졌단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도 그의 녹턴을 들을 수 있단다.

“어떤 녹턴인지는 공연장에 오시면 알겠지만 공연 이틀간 다 다른 곡을 연주할 거예요. 저는 원래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거든요.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드라마틱한 곡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쇼팽은 아름답고 서정적이잖아요. 초가을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이번에 연주합니다.”

사실 요즘 갑자기 녹턴이 좋아진 이유가 있다고.

“사실 너무 외로워요. 정식으로 연애를 못 해본지 2년이 넘었어요. 가을도 다가오고, 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요. 그래서 녹턴이 좋아졌어요.”

크리스마스를 잊고 있던 기자 역시 슬프지만 백 배 공감.
어쨌든 사랑이 아티스트에 미치는 영향은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바. 2년 넘게 싱글인 그 역시 연애를 하다 작곡을 위해 헤어지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곡이 너무 안 써져서 영감을 받고 싶었어요. 행복하고 사랑하기만 하니까 곡이 잘 안 써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안 되는 거지만 싸움도 걸고 잠시 시간을 갖자 그러면서 2주간 안 보면서 작곡을 했어요. 연애할 땐 작곡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지금은 안 그래요.”

얼마 안 남은 올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연애라는 신지호를 사랑에 빠지게 하는 여자는 어떤 스타일?

“저는 언제나 착한지 아닌지를 봐요. 외모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모님께 잘 하는 여자가 좋아요. 제가 할머니와 함께 살아서 어른 공경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항상 좋아했던 사람을 보면 특별히 예뻤던 건 아니었거든요.”

Tip. 외롭고 착하고 부모님께 잘 하는 여성들이여~ 신지호 군은 우연한 만남에서 이어지는 사랑을 기다린단다.




최근엔 ‘나가수’에 나와 신들린 연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신지호. 한 방송 프로그램 패널로 만나 소향의 제의로 함께 무대에 섰다. 그밖에도 씨엔블루, 나르샤, 아이유 등과도 함께 무대에 선 경험이 있는데, 연예인과 특별히 친하다?

“우연히 만나게 됐지만 예의바른 아이돌들과는 계속 친하게 지내요. 씨엔블루의 종현이, 용화, 제국의아이들의 시완이와도 계속 연락하고 지내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과는 연예인과는 상관없이 통하는 거죠.”

그리고 음악 채널 다큐프로그램에서 가수 아이비를 본 신지호, 콜라보레이션을 넘어 그녀에게 자신의 곡을 주고 싶다는 소망까지 내비쳤다.

“부모님한테도 잘하고 털털해서 팬이 됐는데요. 아티스트로서 제가 아이비 씨한테 맞는 발라드 곡을 써드리고 싶어요. 뭐 아직까진 혼자만의 바람이죠.”




신지호는 최근 ‘신지호의 음악을 패션용어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아방가르드’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그는 틀이 싫다.

“구분 짓는 장르가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게 싫어요. 틀이 없는 게 좋아요. 도전적인 아방가르드, 신지호적인 장르인 거죠. 어디서 들어도 ‘신지호 스타일이다’ 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블랙 스완 연주할 때도 윤한 형이 어떤 스타일로 할 거냐고 해서 제가 그냥 ‘신지호 스타일’이라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연주 끝나고 윤한 형이 ‘그래, 신지호 스타일이더라’ 하더라고요.”

외모로 실력까지 폄하되지 않는, 연예인 누구 닮은 신지호가 아닌, 그저 음악을 들으면 ‘아, 저건 신지호 스타일’이라는 말이 떠오를 날, 그의 말을 듣다보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제가 즐기면서 연주했을 때 ‘저 사람은 연주할 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본인도 행복해진다고요. 제가 꾸미지 않아도 내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니까 관객도 행복해한다는 거죠.”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나오는 주걸륜처럼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음악감독을 하고 아티스트로 출연하는 게 인생목표라고 당당히 말하는 신지호, 그의 나이 스물 여섯. 실패도, 성공도 아직 기회가 많은 나이다. 아아~ 확실히 신은 불공평하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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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예진

일로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쏘다닌 지 벌써 15년.
취미는 일탈, 특기는 일탈을 일로 승화하기.
어떻게하면 인디밴드들과 친해질까 궁리하던 중 만난 < 이예진의 Stage St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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