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 가족과의 관계가 사랑 방식을 결정한다

우리의 사랑법 뒤에는 사랑의 조건이 숨어 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모든 생명에 탄생의 순간이 존재하듯, 사랑에도 탄생의 순간이 존재한다. 여러분이 사랑받았던 방식은 여러분이 사랑하게 될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사랑은 생이 시작될 때부터 우리를 둘러싸서 생을 끝마칠 때까지 우리와 동행하는 놀라운 떨림이다.

우리의 사랑법 뒤에는 사랑의 조건이 숨어 있다

우리가 하는 사랑법을 살펴보면 그 뒤에 숨어 있는 사랑의 조건들을 바로 볼 수 있다. 사랑의 조건을 보면 우리가 정면으로 바라보고 변화시켜야 할 절박한 문제들이 있는 걸 알게 된다. 사랑의 조건들은 우리를 사로잡는 가장 아름다운 떨림인 사랑에 상처를 입힌다. 우리의 사랑법은 우리의 삶이 처음 시작될 때 가정환경에 의해 조건 지어진다. 그리고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거치면서 꼭두각시 인형처럼 그 조건들을 되풀이한다. 그렇게 30세, 40세 혹은 50세가 되었을 때, 우리의 깊은 내면에서 이런 질문들이 솟아오른다. ‘과연 내가 사랑할 수 있을까?’ ‘이것이 정말 사랑일까?’ 이런 질문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우리 안에서 어떤 각성이 작동하고 있음을, 새로운 사랑이 감지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에 탄생의 순간이 존재하듯, 사랑에도 탄생의 순간이 존재한다. 여러분이 사랑받았던 방식은 여러분이 사랑하게 될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사랑은 생이 시작될 때부터 우리를 둘러싸서 생을 끝마칠 때까지 우리와 동행하는 놀라운 떨림이다.


사랑의 상처는 대를 이어 전달된다

사랑의 상처는 고통스럽다. 상처를 받았을 때 우리가 맨 처음 보이는 반응은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이다. 가족 시스템은 언뜻 생각할 때 상처를 막고 보호해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가족 구성원들의 무의식 속에 상처를 계속 전달할 뿐이다. 결과적으로 상처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고통을 양산하고, 가정 안의 사랑을 조건 짓는다.

가정 내의 무의식은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로부터 전해 받은 사랑의 상처를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 우리는 그 전달의 고리 속에 존재한다. 우리의 자녀들도 그 고리의 일부를 이룬다. 그들도 나중에 성인이 되면 자기의 자녀들에게 똑같은 상처를 전달할 것이다. 다시 말해 가정은 똑같은 행동, 태도, 사고방식을 되풀이한다. 상처를 견디면서 상처를 전달한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된다.


자녀에 대한 투사

아기는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부터, 때로는 수태되자마자 부모나 다른 가족 구성원들의 무의식적 투사의 대상이 된다. 이 투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이 아이를 반드시 변호사로 키울 거야.” “나중에 내가 늙으면 이 아이에게 의지할 수 있을 거야.” “우리 부부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아이를 낳아야 해.” “사산된 아이를 대신해 얼른 새 아이를 가지고 싶어.” “더 이상 유산은 없어. 이제 아이를 가질 준비가 됐어.” “그이의 아이를 낳으면 그이가 내 곁에 남아줄까?” 아이의 수태가 ‘우연히’ 이루어진 경우에도 투사는 일어난다. 아이를 가지겠다고 계획했든 아니었든 간에, 아이는 어머니와 다른 가족들의 기대와 투사의 대상이 된다.


아이와 어머니 사이의 애정관계

어머니가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은 그 아이가 자라면서 자아와의 내적 관계를 발달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자아와의 내적 친밀성은 독립적인 사랑의 토대를 이룬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자신의 몸, 자신의 영혼과 내적 친밀성을 맺지 못한다. 그런 아이는 내적으로 조각나고 분열되며, 살아남기 위해 경직된다.




이런 아이들은 어렸을 때 자아와의 내적 친밀성을 맺지 못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 자신이 겪은 나쁜 경험, 다시 말해 어머니의 방치를 떠올리며 늘 두려움을 가지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뒤에도 항상 타인에게 불신감을 갖고 스스로를 방어하게 된다. 이렇듯 자아와의 내적 친밀성은 자기 자신과 타인을 사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사랑을 가르쳐주는 존재이다. 아이는 어머니를 통해 세상을 발견한다.


어머니와 밀착된 사랑에서 아버지의 사랑으로

임신 기간에 아버지가 목소리를 통해 아이와 소통했다면, 아이는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아버지와의 관계로 조화롭게 이행할 수 있다. 아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통해 좀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어머니라는 누에고치 밖에서 최초의 경험을 하게 된다. 이 경험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는 최초로 경험으로, 특히 오이디푸스 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청소년기와 성년기의 삶과 사랑에도 매우 큰 영향을 준다. 아버지와의 관계로의 이행은 유아에게는 또 다른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이다.


어머니의 부재

아이에게 가장 불리한 시나리오는 아이에게 어머니가 부재하는 경우이다. 다시 말해 어머니가 죽었거나 아픈 경우, 또는 아이를 낳자마자 어머니가 아이를 버리거나 거부한 경우이다. 이 경우 어머니와 아이 둘만의 관계 형성은 불가능하다. 아이는 영양 섭취를 거부하고 퇴행 상태에 머무를 수 있으며 세상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에서 육체적 정신적 결핍을 지니게 된다.

어느 날, 루카가 MLCⓒ** 집단 상담에 합류하기 위해 몬트리올의 내 진료실을 찾아왔다. 면담을 하면서 그의 서류를 살펴본 나는 그가 만성천식으로 고통받고 있음을 알았다. 증상이 하도 심해서 그는 갑자기 심각한 발작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필요한 도구들을 모두 가지고 다녔다. 그는 최근에 애인과 헤어진 후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정신신체 요법을 통해 그 불안감을 치료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흉선(胸線) 부분의 한 지점을 나에게 가리켰다. 심장 깊이로 파묻히고 경직된 그의 흉곽이 눈에 들어왔다. 흉골이 주먹 크기만큼 파여 있었다.

나는 루카에게 혹시 어렸을 때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사람들에게 말하면 모두 놀란다면서 그 파인 자국은 사고를 당해 생긴 것이 아니며 태어날 때부터 있었다고 대답했다. 나는 계속 그의 몸을 살펴보았다. 그의 몸은 척추를 따라 굳어 있었다. 흉곽은 간신히 움직였고, 반복된 천식 발작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흉골에 파인 자국이 천식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 분명했다. 루카는 옷을 다시 입었고, 우리는 계속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유아기 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받았다고 말했다. 두 살 때 양부모에게 입양되었는데, 양부모는 고아원 침대에서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고 동정심을 느껴 그를 입양했다고 했다.

친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흉골이 기형인 경우가 꽤 많다. 이 흉골 기형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유아가 고아원 침대에서 태아기처럼 몸을 잔뜩 웅크리고 지낸 결과 생긴 것이다. 루카의 몸에도 버림받은 상처로 인한 정서적ㆍ육체적 상흔(traumatisme)가 남아 있었고, 그것이 만성천식이 되어 그를 괴롭혔던 것이다.

반대로 어머니가 아이와 지나치게 오랫동안 밀착 관계를 유지하고, 아버지와 바깥세상 쪽으로 아이를 이끌지 않을 경우, 아이는 어머니라는 정신적 감옥 안에서 자라게 된다. 이런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남자이건 여자이건, 계속 어머니에 속한 존재인 것처럼 살게 된다.



img_book_bot.jpg

사랑 충동 마리 리즈 라봉테 저/최정수 역 | 옐로스톤

“사랑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가?” 『사랑 충동』은 이런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사랑의 근원을 탐색하고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고 우리 안의 완전한 사랑을 되살려내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캐나다에서 정신신체의학 분야의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는 마리 리즈 라봉테는 오랫동안 남녀 관계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사랑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어느 날 사랑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를 위로하다가 사랑에 대한 책을 써보자는 마음을 먹게 된 것인데…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6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마리 리즈 라봉테

사랑 충동

<마리 리즈 라봉테> 저/<최정수> 역13,500원(10% + 5%)

심신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의사가 쓴 사랑 관련 치유서 “사랑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가?” 『사랑 충동』은 이런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사랑의 근원을 탐색하고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고 우리 안의 완전한 사랑을 되살려내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캐나다에서 정..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나의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좋을 단 하나, 사랑

임경선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주인공의 일기를 홈쳐보듯 읽는 내내 휘몰아치는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운명적인 사랑에 빠져 자기 자신을 잃어가면서도 그 마음을 멈추지 못하는, 누구나 겪었을 뜨거운 시간을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로 표현해낸 소설.

매혹적인 서울 근현대 건축물

10년째 전국의 건축물을 답사해온 김예슬 저자가 서울의 집, 학교, 병원, 박물관을 걸으며 도시가 겪은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살펴본다. 이 책은 도시의 풍경이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당신의 시선을 세상으로 향하게 해줄 것이다.

2024 비룡소 문학상 대상

비룡소 문학상이 4년 만의 대상 수상작과 함께 돌아왔다. 새 학교에 새 반, 새 친구들까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처음’을 맞이하고 있는 1학년 어린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섬세한 시선이 눈부신 작품. 다가오는 봄, 여전히 교실이 낯설고 어색한 친구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전한다.

마음까지 씻고 가는 개욕탕으로 오시개!

『마음버스』 『사자마트』 로 함께 사는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김유X소복이 작가의 신작 그림책. 사람들이 곤히 잠든 밤, 힘들고 지친 개들의 휴식처 개욕탕이 문을 엽니다! 속상한 일, 화난 일, 슬픈 일이 있을 때, 마음까지 깨끗히 씻어 내는 개욕탕으로 오세요!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