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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살인이 현실로… 약혼녀까지 납치 - 존 쿠삭 <더 레이븐>

에드가 앨런 포의 5일을 찾아라! <더 레이븐> 현실과 허구 사이, 에드가 앨런 포의 사라진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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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은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살인 수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면서 시작된다. 에드가 앨런 포는 살인범으로 의심을 받으면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고, 동시에 사건을 해결 방법을 자신의 책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에드가 앨런 포는 ‘문학의 사악한 천재이자 저주받은 나쁜 시인’ 혹은 ‘19세기 최대의 독창가’라는 극단적인 별명을 얻은 미국이 자랑하는 문학인이다. 세계 최초로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개척했으며 시간과 장르를 뛰어넘는 모더니스트로 그 독창성은 지금까지도 독자들을 놀라게 할 정도다. 암울한 탐미주의자인 에드가 앨런 포는 독자를 기묘한 환상세계와 이상심리의 세계로 이끈다. 균형과 통일이라는 형식미를 가지고 있었던 에드가 앨런 포는 특히 단편소설에서 절묘한 재능을 발휘한 스타일리스트였다.

그의 작품에 흠뻑 빠진 폴 발레리는 ‘그의 수학적 아편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으며 코난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즈’는 <모르그가 살인사건>이라는 그의 단편에 영감을 얻어 탄생한 캐릭터이다. 프랑스의 저주받은 시인 보들레르 역시도 에드가 앨런 포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도스토예프스키가 그린 인간의 강박 역시 에드가 앨런 포의 세계관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드가 앨런 포가 쓴 가장 유명한 시와 같은 제목의 영화 <더 레이븐(THE RAVEN/갈가마귀)>은 에드가 앨런 포를 스크린으로 불어들인 작품이다. 에드가 앨런 포는 죽기 5일 전의 행적이 묘연한 인물로, 죽기 전까지 ‘레이놀즈’라는 이름을 중얼거리며 정신착란 상태로 죽어갔다고 알려져 있다. 영화 <더 레이븐>의 시작은 에드가 앨런 포의 죽기 5일전의 상황을 그려낸 팩션이다. 영화의 시작과 끝, 그리고 에드가 앨런 포라는 인물은 진짜지만, 마지막 5일의 행적은 상상에서 비롯된 이야기란 얘기다.




영화의 시작은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살인 수법과 똑같은 방식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면서 시작된다. 에드가 앨런 포는 살인범으로 의심을 받으면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 하고, 동시에 사건을 해결 방법을 자신의 책에서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의 약혼녀가 다음 범행의 대상으로 범인에게 납치되었기 때문이다. 에드가 앨런 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흥미가 동할 수 밖에 없다. 활자로 쓰여진 에드가 앨런 포의 소설 속 살인이 현실이 되어 눈앞에 보여지기 때문이다. <모르그가 살인사건>, <고자질쟁이 심장> 등을 비롯해 다양한 단편이 등장하고, 그와 연계된 사건이 펼쳐지면서 이야기는 숨막히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여기에 에드가 앨런 포의 조력자이자 그의 추리에 힘을 더하는 인물로 필즈 경감이 등장한다. 마치 <셜록 홈즈>의 셜록과 왓슨 같은 조합이다. <셜록 홈즈>의 두 사람들 보다는 분위기는 훨씬 무겁고 어둡다.




에드가 앨런 포는 <2012>, <콘 에어> 등으로 얼굴을 알린 존 쿠삭이 출연한다. 그는 11KG 감량이라는 강수를 두며 에드가 앨런 포 캐릭터에 녹아 들었다. 평소 부드럽고 친절한 이웃 아저씨 같은 느낌을 버리고 술독에 빠진듯한 불안한 캐릭터의 심리상태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제2의 올란도 볼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등장한 루크 에반스는 <신들의 전쟁>, <삼총사>에 이어 <더 레이븐>의 필즈로 분해 영화 속을 종횡무진 뛰어 다닌다. 에드가 앨런 포의 약혼녀로 등장하는 앨리스 이브는 최근 <맨 인 블랙3>에서 젊은 시절 K의 연인으로 등장하며 한국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꽤 신선한 조합이다.

영화의 연출은 ‘정지훈(비)’ ‘이준(엠블랙)’ 등 한국 배우들을 기용해 만들었던 <닌자 어쌔신>의 제임스 맥티그가 맡았다. <브이 포 벤데타> 등의 작품으로 스타일리쉬 한 영상을 선보인 바 있는 그의 연출 실력은 이 영화에서 특히나 돋보인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 감과 동시에 긴장감 넘치는 화면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의 시대 추리극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감독의 머리 속에서 제임스 맥티그 감독만이 가진 무언가를 끄집어 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가진 감독은 한국 관객들에게 영상 인사말을 직접 제작해 보내는 한편, ‘정지훈’과 ‘이준’에 대한 애정을 적극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영화의 개봉에 발맞춰 서점가에는 에드가 앨런 포에 대한 재조명이 시작되었다. 최근 영화와 같은 제목의 소설집이 두 종(더 레이븐-에드가 앨런 포 단편집 / 현대문화센타 세계명작시리즈, 에드가 앨런 포의 그림자 - 더 레이븐 / 알에이치코리아)이나 발간 되었으며, 그가 쓴 글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서점에서는 특별히 에드가 앨런 포의 코너를 만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책도 좋고, 영화도 좋다. 특히나 요즘처럼 습하고 더운 날씨에는 이 같이 긴장감 넘치는 추리극 한편 정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한가지 확실 한 것은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 에드가 앨런 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할 것이라는 것이다. 최초의 추리소설가 에드가 앨런 포, 그의 소설이 현실이 되는 영화 <더 레이븐>은 7월 5일 대한민국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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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성렬

정성렬의 아비정전(阿飛正傳)
"아비(阿飛)"는 '아비정전'의 주인공 이름이자 불량한 혹은 반항하는 젊은이를 상징하는 이름이며, "정전(正傳)"은 "이야기"라는 뜻. MOVIST.COM에서 "정성렬의 영화칼럼"을 2년 간 연재했으며, 인터넷 한겨레의 문화부 리포터, '연인', '극장전' 등의 홍보를 맡은 소란커뮤니케이션에서 마케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려 했으나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하고 (주)누리픽쳐스에서 '향수', '마이클 클레이튼'등의 작품을 마케팅 했다. 현재, 좋은 외화를 수입/마케팅해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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