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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카르멘이 왜 이리 많아?

스페인에서 ‘카르멘’이란 이름이 익숙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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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이라는 이름은 어감만으로도 인물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강하다. 스페인어 교재에 ‘마리아’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이름이 아마도 ‘카르멘’일 정도로 익숙한 이름 중 하나일 것이다. 스페인에 와서 보니 더욱 많이 접하게 되고 심지어 길거리 이름이나 건물 이름인 경우도 많이 있다. 왜???

‘카르멘’이라는 이름은 어감만으로도 인물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강하다. 스페인어 교재에 ‘마리아’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이름이 아마도 ‘카르멘’일 정도로 익숙한 이름 중 하나일 것이다. 스페인에 와서 보니 더욱 많이 접하게 되고 심지어 길거리 이름이나 건물 이름인 경우도 많이 있다.

왜???
또 궁금증이 발동하며 알고 싶어지는 이 호기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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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에 머무는 동안 알게 된 스페인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궁금증이 풀릴 만한 답을 듣진 못하던 차에 말라가에 갔을 때 알게 된 콘솔라타 선교 수도회 소속의 마르티노 신부님께 혹시나 하고 여쭤봤더니 재미있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로 영어식 표현으로는 메리Mary이고 본래 이름 이외에도, 로즈마리Rosemary(아름다운 장미에 비유되는 성모의 애칭), 릴리안Lilian(순결하고 고귀한 의미의 백합에 비유되는 성모의 애칭) 등 여러 이름을 가진다. 세기를 통하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를 공경하고 성서에 나타난 마리아의 모습을 본받으려고 노력해 왔다. 신자들은 이런 노력만으로 결코 만족할 수 없었기에 그분의 이름을 자기 이름으로 선택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그분을 사랑하고 본받으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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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기 전에는 이름을 부르는 것 자체가 너무 황공하다고 생각하였고 성모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은 12세기 이후로 본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는 성모님의 생애나 덕행에 관련되는 이름들을 소녀들에게 붙여주는 게 보편화되었는데 예를 들면 돌로레스, 메르세데스, 아눈시오, 카르멘 등이 있다. 카르멘은 ‘노래’를 뜻하며 성모께 드린 또 다른 칭호였단다. ‘카르멘’이란 이름은 비제Bizet의 오페라가 유명해지면서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나와 함께 플라멩코 수업을 듣는 마리아는 말할 것도 없고 콘차는 콘셉시온Conception(원죄 없으신 잉태)에서, 에스테르는 ‘바다의 별’이란 뜻에서 나온 성모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우리 이름에 한자의 뜻을 알게 된 것처럼 스페인 이름이 더욱 명확해지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또 다른 유래도 있다. 히브리어로 카르멜Carmel은 정원이라는 뜻이며, 이스라엘 서부에 길게 뻗은 카르멜 산에서 유래된 것인데 남북으로 길게 뻗은 카르멜 산은 예로부터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다. 기원전 16세기 이집트 문헌에 ‘거룩한 산’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옛 전설에 따르면 성모 마리아가 어린 예수를 데리고 그 언덕을 자주 거닐었다고 한다. 「아가서」에서는 여인의 아름다운 머리를 묘사할 때 카르멜 산의 아름다움에 비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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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의 머리는 카르멜 산 같고 그대의 드리워진 머리채는 자홍실 같아
                                 임금이 그 머리단에 사로잡히고 말았다오. (아가서7:6)


성녀 중에 카르멘 성녀는 어부들의 주보 성인이기도 하며 주로 지중해 해안에 위치한 나라에서 이 이름을 많이 쓴다고 한다. 성스러운 성녀의 이름으로서 집시 여인에게 붙여진 ‘카르멘’이란 이름은 자유를 찾아 죽음을 택한 그녀의 이야기만큼이나 극적이고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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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카르멘을 꿈꾼다 채국희 저 | 드림앤(Dreamn)

낯선 곳을 여행하며 낯설고 인상적인 것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여행서가 아니다. 오히려 낯익은 광경들을 찾아가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혼의 독백과 같다. 바람처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인 집시의 춤, 플라멩코를 배우기 위해 떠난 세비야행. 그녀는 세비야에 삼 개월 동안 머물렀고, 플라멩코를 알기 위해 뉴욕, 안달루시아의 도시들, 마드리드를 찾아갔다. 그리고 배우 채국희의 시선과 사색은 그녀 안에서 끓어오르는 열정과 자유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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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국희

나는 가끔 카르멘을 꿈꾼다

<채국희> 저11,700원(10% + 5%)

낯선 곳을 여행하며 낯설고 인상적인 것을 기록하는 일반적인 여행서가 아니다. 오히려 낯익은 광경들을 찾아가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혼의 독백과 같다. 바람처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인 집시의 춤, 플라멩코를 배우기 위해 떠난 세비야행. 그녀는 세비야에 삼 개월 동안 머물렀고, 플라멩코를 알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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