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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아닌 신인들 - 글렌 체크, 잭 화이트, 앨라베마 셰익스

‘글렐루야!’, 글렌체크 록의 파괴자이자 탐구자, 잭 화이트 반전과 아이러니가 흥미롭게 뒤엉킨 밴드, 앨라배마 셰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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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신의 대세는 여전히 기존의 가수들이지만, 신인들의 아성 또한 매서운 요즘입니다. 최근 국내 인디 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일렉트로-록 밴드 글렌체크의 활동은 물론, 미국 출신의 개러지 록 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리더 잭 화이트가 신보 발표를 하며 검증된 신인으로 새 출발을 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유산을 통해 현재를 노래하는 앨라베마 셰익스도 첫 작품으로 빌보드 탑10차트 안에 안착하며 발 빠르게 주목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음악 신의 대세는 여전히 기존의 가수들이지만, 신인들의 아성 또한 매서운 요즘입니다. 최근 국내 인디 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일렉트로-록 밴드 글렌체크의 활동은 물론, 미국 출신의 개러지 록 밴드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리더 잭 화이트가 신보 발표를 하며 검증된 신인으로 새 출발을 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유산을 통해 현재를 노래하는 앨라베마 셰익스도 첫 작품으로 빌보드 탑10차트 안에 안착하며 발 빠르게 주목을 이끌어내고 있는데요. ‘첫 앨범’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출사표를 낸 신인 아닌 신인들의 음악들, 지금 소개해드립니다.


글렌체크(Glen Check) < Haute Couture >


‘글렐루야!’라는 말이 생겼다. 데뷔 1년이 채 안된 신성에게 보내는 탄복의 소리다. 눈길을 끌던 데뷔반에 이어 정규앨범까지 ‘가능성’을 ‘가능함’으로 입지를 다졌다. 글렌체크는 남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타이틀까지 맞춘 < Haute Couture >는 거추장스럽게 튀지 않으면서 라인을 따라 딱 떨어지는 것이 포인트다.

1집은 프랑스와 벨기에, 홍대 앞으로 거처를 옮기며 작업한 글로벌한 결과물이다. 흔하디 흔한 달콤한 신디팝이나 단장(斷腸)의 한의 정서는 배제했다. 간결한 사운드 디자인으로 재단하여 흥(興)과 미(美를) 박음질 한다. 악기와 평등하게 위치한 보컬은 신경쓰지 않은 듯, 자신을 빛내는 코르사주의 역할을 말끔하게 해낸다.

음악의 심상은 곡 타이틀에 함축했다. ‘프랑스 처녀의 파티’, ‘반란’, ‘카르뎅’ 같은 단어의 싹은 상상의 줄기를 틔어낸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제목을 먼저 지어놓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엮은 후 리듬과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영감을 주는 사진이나 영화를 본 느낌을 형태로 짜내는 것이다. 실제로 ‘콩코드(Concorde)’는 프랑스의 콩코드 광장을 스케치했다. ‘탁 트인 광장’, ‘우중충한 날씨 위로 펼쳐진 노란 하늘’을 담고, 비트는 길거리 연주자들의 풍경을 전자음으로 변환했다고 한다.

이런 독특한 직조방식은 이들이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는 것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멤버 김준원의 말을 옮기자면, ‘이론 상으로 봤을때 이게 맞는지, 아닌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대로 만든 음악’이라고 한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바로 끄집어낸 메타포는 ‘형식미 파괴’, ‘아방가르드’의 수식어를 멋쩍게 만들 정도로 분방하다.

발군의 능력은 중심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에 있다. 어느 악기 하나 자신을 주장하거나 다투는 법이 없다. 앨범 순서도 균형감 있게 긴장과 이완으로 놓여 있다. 다만 보컬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아무리 장식이라지만 그 능력을 더 갈고 닦으면 더 큰 ‘가능함’이 열리지 않을까. 결국 음원과 라이브에서의 균형 감각, 보컬의 활용도가 이들의 진화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글 / 김반야 (10_ban@naver.com)


잭 화이트(Jack White) < Blunderbuss >


잭 화이트는 록의 파괴자이자 탐구자다. 상습적 틀 깨기는 록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그만의 독특한 체계를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 버팀목이다. 또한 모든 영역의 록 장르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해 온전한 자신의 것으로 흡수했다. 원초적인 록의 뼈대에 살을 붙이면서도 어느 하나에 종속 돼 있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창조물들을 완성해내면서 온연하게 자아의 본질을 드러낸다. 이제 그의 이름은 무질서에서도 질서를 창조하는 록의 거물로 통한다.

그의 이름을 명백한 예술가로서 각인시킨 것은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의 네오-개러지 사운드에서부터 시작됐다. 언더그라운드 음악계를 전 세계의 트렌드로 끌어올린 중추였지만, 오로지 리듬과 박자를 보조하는 멕 화이트(Meg White)와의 활동 중에도 음악적 갈증은 끊이지 않았다. 이런 무영족심(無厭足心)의 창작 욕구는 자매 밴드 라콘터즈(The Raconteurs)에서 컨트리를 덧입혀낸 변이의 록을 창조해냈고, 데드 웨더(The Dead Weather)에서는 싸이키델릭 사운드를 엮어낸 소음들을 뿜어냈다.

예열은 여기까지였다. 멈추지 않는 감각과 감성의 전이는 이제 자신의 이름 ‘잭 화이트’까지 이어졌다. 근간은 블루스다. 이 뿌리와 줄기를 타고 자란 음악들은 무성한 잎과 열매들을 맺은 결실 < Blunderbuss >로 태어났다.

솔로 앨범이라고 해서 그간의 작품들과 궤(軌)를 어긋나는 변조를 시도한 것은 아니다. 이는 첫 번째 트랙이자, 솔로 작업 최초의 결과물 「Missing pieces」서 단박에 확인할 수 있다. 직접 연주한 펜더 로즈(Fender rhodes)의 깔끔한 전개와 솔로연주, 긴장감을 고조하다가 순간 몰아치는 매서운 기타 사운드, 변함없는 신경질적인 창법은 ‘변종 블루스’를 향하는 앨범 전체의 방향과 핵심을 드러낸다.

화이트 스트라입스를 대표하는 개러지 록의 매력을 덧입힌 「Sixteen saltines」 역시 팬들에게 익숙한 색이 칠해진 작품이다. 분노에 찬 목소리와 그 감정을 고스란히 녹여낸 귀를 갈아내는 거친 기타 사운드는 에너지를 분출하는 밤(Bomb) 트랙이다. 컨트리에서 사용되는 바이올린의 일종인 피들(Fiddle)과 하몬드 오르간의 조합은 곡의 긴박한 전개에 활력적 매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정통성을 따르는 블루스 트랙들은 앨범의 핵심이다. 「Love interruption」는 정통 포크-블루스 트랙이다. 어쿠스틱 기타와 클라리넷의 맞물린 울림의 조합은 묘한 긴장감을 전하는 고혹적인 작품으로, 그 위의 루비 아만푸(Ruby Amanfu)의 나른하고 병약한 기운의 피쳐링은 메인 보컬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보좌한다. 「Blunderbuss」는 잭 화이트가 풍부한 표정을 가진 뮤지션임을 입증해내는 컨트리-블루스 곡이다. 나지막이 들리는 페달 스틸 기타와 피아노의 서정성과 피들 연주의 운치는 소박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유일한 커버곡인 「I'm shakin'」의 흥겨운 리듬은 듣는 이의 몸을 저절로 흔들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원곡의 브라스 섹션을 기타로 변형시킨 퍼즈의 유기적 운용은 그의 주종목이자 장기이다.

눈에 띄는 특징은 피아노 연주가 곡의 중심이 되는 곡들이 다양하게 포진해있다는 점이다. 어쿠스틱 편성과 혼연의 조화를 들려주는 「Hypocritical kiss」와 「Weep themselves to sleep」의 홍키 통크 피아노 연주는 60, 70년대 방식으로 편곡되었다. 특히 「Hip (eponymous) poor boy」는 긴장감을 완화하는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와 입에 달라붙는 멜로디의 소울 넘버다.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2001년작 < White Blood Cells >의 「We're going to be friends」에서 느껴졌던 어린아이와 같은 순박함과 재기가 떠오르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그의 재능은 재미있는 음악을 창조하는 것에 있다. 이처럼 언제나 팬들에게 거대한 음악들을 선사해왔다. 새로운 작품에서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피아노와 페달-스틸 기타의 연주와 피들과 클라리넷, 콘트라베이스 등의 다채로운 악기 편성을 통해서 자신의 기본 틀인 블루스와 개러지는 물론이요, 그 속에 혼재된 로커빌리와 컨트리, 그리고 소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누수 없이 구사한다. 동시에 가슴속에 무한히 폭발하는 음악적 영감과 뚜렷한 내적 가치관을 그대로 예술적 비범함으로 표출해냈다. 그리고 여전한 파괴와 재창조의 작업을 거듭해 완성했다. 여전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변종이다. 그가 다시금 구축해낸 록의 성역과 문법은 온전히 잭 화이트만의 것이다.

글 /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앨라배마 셰익스(Alabama Shakes) < Boys & Girls >


앨라배마 셰익스는 반전과 아이러니가 흥미롭게 뒤엉켜 주목을 끈다. 다소 멍청해보이는 뿔테안경과 자라 매장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브리태니 하워드(Brittany Howard)는 마이크 앞에서면 괴성에 취한 마녀로 변한다. 가닥가닥 꼬여있는 곱슬머리는 메두사를 연상케 한다.

단란한 컨트리 송을 연주할 것 같은 밴드명에 낚였다면 낭패다. 그보다는 1970년대의 로큰롤 황금기와 서던 록 수업을 우수하게 이수한 우등생이라 볼 수 있다. 이들의 음악적 색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요소는 하워드의 보컬이다. 매력은 익숙한 독특함이다. 중성적인 음색은 레드 제플린의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가 뿜었던 섹시함과 제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의 광기가 혼합한 결과다. 곡의 하이라이트에서 폭발하는 파열음은 음란과 광란사이에서 위태롭게 줄타기한다.

물론 초심자에게는 접근이 용이치 않은 아우라를 품고 있지만 괴기 일색의 혼돈으로 치닫지 않는다. 전개를 풀어나가는 기본기에는 소울의 흔적을 포착할 수 있다. 가공과 과잉이라는 이름으로 공감을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넉넉한 뱃심으로 푸근하게 듣는 이를 감싼다.

때로는 「You ain't alone」처럼 고요한 피아노 라인 위에서 울부짖으며 감성을 낚아채기도 한다. 「Heartbreaker」는 비정한 연인을 향한 사자후에 가깝다. 블루스 록 팬들이 금단증상을 이기지 못하고 허우적거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러한 울부짖음에 있다면 올해 최고의 신인은 사실상 확정된 셈일지도 모른다. 블루스 팬클럽 가입 요건에 국적이 상관없듯이 이들의 앨범은 대서양을 가로지르며 미?영 양국 앨범차트에서 10위 안에 안착했다.

이외 멤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하워드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밴드가 구사하는 음악 스타일에 걸맞은 보컬 하나만 잘 구하면 실현가능한 성공사례 중 하나다. 게다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하워드는 여유 속에서 변화무쌍하게 모습을 뒤바꾼다.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은 골수 록 팬들의 귀를 끝까지 놓지 않는 힘이다.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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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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