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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 김려령 작가 "십대들, 혼자 아파하지 말길" - 『가시고백』

청소년기는 공격적이지만 스스로 많이 아파하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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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이 2년 만에 신작소설 『가시고백』으로 돌아왔다. 전작 『완득이』에서 선보였던 매력 있는 캐릭터, 유쾌한 입담, 온기 있는 이야기는 여전하다.

도둑 소년의 독백이 고백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이 2년 만에 신작소설 『가시고백』으로 돌아왔다. 전작 『완득이』에서 선보였던 매력 있는 캐릭터, 유쾌한 입담, 온기 있는 이야기는 여전하다. 이번 신작은 ‘천재 도둑놈 쉐끼’ 해일, ‘저것들 미쳤어 미쳤어! 욕에도 스타일이 있다’ 진오, ‘대찬 18세 소녀 대표’ 지란, ‘찰진 짝사랑의 진수’ 다영을 중심으로, 그들 심장 속에 박힌 가시 같은 고백을 하나씩 뽑아내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려령이 말하는 ‘가시 고백’은 원죄와 같은 개념이다. “차마 고백하지 못해서, 자기 정체성까지 흔들리게 만드는 원죄이죠. 그 가시를 뽑아내지 않으면 속에서 곪아 터지거든요.” 가시는 스스로 빼야 하는 것이지만, 고백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고백은 쌍방향으로 이뤄지는 일이에요. 옆에서 들어주고 받아주는 사람이 있어야 고백이 성립되거든요.” 덧붙여 작가는 『가시고백』은 도둑 소년의 독백이 고백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나는 도둑이다’라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일곱 살 이후로 도둑질을 해온 해일의 이야기다. “감쪽같이 빼고 숨기고 마술사는 관객에게 기쁨을 주지만, 감쪽같이 빼고 숨기는 도둑은 다른 사람에게 아픔을 줘요. 도둑은 자기 능력의 잘못된 쓰임의 한 예죠. 이런 관념을 손에 잡히는 어떤 것으로 형상화시켜야 했어요.”

해일이 도둑질을 저지를 때마다 들통이 날까 이야기는 한껏 긴장감을 유발하며 흘러가지만, 김려령 작가는 범죄에 대한 이야기보다 “어떠한 경우에 손을 내밀고 싶은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타인에게 염치가 있는 사람에게는 절로 손이 가요. 반면에 순수성이나 염치가 바닥으로 떨어진 사람도 있어요.” 소설 속에서는 언제나 겉도는 캐릭터 미연이 그러하다. “소설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인물이 작가를 움직이는 순간이 와요. 아마 미연이는 제게 끝까지 손을 내밀어 달라고 요청을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인간의 바닥, 최소한의 염치, 그런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고백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 들어주는 사람 있어야


김려령 작가가 꾸준히 십대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녀는 “그 나이 때부터 꼭 고민해 봐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답했다. 『우아한 거짓말』에서 다룬 자살 얘기는 중학생들로 연령층을 잡았어요. 그 시기부터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 생각했거든요. 『완득이』에는 고등학생이 주인공인데, 이제 곧 사회에 나가야 하는 시기이니 우리와 섞여 살고 있는 사회 인물들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했고요.”

작가는 십대들에게 “저지르라”고 조언했다. “십대가 가장 예쁘고 부러운 건 방향성이 가장 뚜렷이 정해져 있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뭐든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꿈이 바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없는 게 문제거든요. 그리고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상대를 밟지 말고 손잡고 갈 수 있길 바라요.” 더불어 간곡히 부탁하고 싶은 말은 “혼자 아파하지 말라”는 것이다.

“청소년기는 공격적이지만 스스로 많이 아파하는 시기에요. 부모보다 친구가 더 힘이 되는 때이기도 하죠. 정말 바닥이 아니라면 주위에 손잡아 줄 친구가 있다고 믿어요. 고백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에요. 고백은 자백이나 자수하고는 달라요. 상대가 충분히 들어줄 마음이 생겼을 때, 유정란을 부화시키는 과정처럼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수정됐을 때, 하는 거죠.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어른도 마찬가지고요.”

“오늘 반드시 뽑아내야 할 가시 때문이다. 고백하지 못하고 숨긴 일들이 예리한 가시가 되어 심장에 박혀 있다. 뽑자. 너무 늦어 곪아터지기 전에. 이제와 헤집고 드러내는 게 아프고 두렵지만, 저 가시고백이 쿡쿡 박힌 심장으로 평생을 살 수는 없었다. 해일은 뽑아낸 가시에 친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라도, 그저 묵묵히 받아들이고 따를 각오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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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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