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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필진이 뽑은 2011년 최고의 책!

김어준의『닥치고 정치』외 20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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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에도 많은 책이 나왔다. 한국에서 출간되는 책은 매년 단행본 기준으로 매년 4만 종(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은 4만291종)에 이른다.



2011에도 많은 책이 나왔다. 한국에서 출간되는 책은 매년 단행본 기준으로 매년 4만 종(대한출판문화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은 4만291종)에 이른다. 이중에서 독자가 기억하는 책은 많아야 수십 종이다. 일반독자가 아닌 책을 쓴 저자는 어떤 책을 인상 깊게 읽었을까. 채널예스 필진과 예스 블로거로 활약하는 저자 8명에게 물었다.


철학자 강신주가 뽑은 올해의 책



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저/임희근 역 | 돌베개

우리는 절대적인 권력과 자본의 힘 앞에서 갈수록 나약해지고 있다. 정의롭지 못한 힘에 맞서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분노’ 아닌가? 분노해야 하는데 분노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는 나약해지고 비겁해진다. 갈수록 나약해져 가는 우리의 모습을 어느 나이든 레지스탕스 전사는 사자후로 질타한다. ‘분노하라!’ 다시 한 번 당당한 분노의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닥치고 정치
김어준 저/지승호 편 | 푸른숲

국회도 우리를 대변하지 못한다. 나아가 언론도 우리의 울분을 대변하기는커녕 왜곡하고 있지 않는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무학의 통찰”을 내세운 저자의 당당한 목소리가 반갑지 않겠는가? 2011년 말이 있어도 말을 하지 못했던 우리들은 김어준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통해 마침내 말을 찾지 않았던가? 하지만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그래서 명랑하게 정치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소설가 백영옥이 뽑은 올해의 책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저/안진환 역 | 민음사

책 표지만 봐도 ‘역시, 잡스!’란 말이 절로 나오는 괴력의 자서전. 그토록 많은 뉴스와 신문에서 ‘스포일러’임이 자명해 보이는 글들이 많이 대량 방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점과 출간된 이후에도 오역 논란의 한가운데 있어 한국의 ‘번역문화’에 대한 성찰의 기회가 될 기회를 준 하늘나라에 계신 잡스, 땡큐~



7년의 밤
정유정 저 | 은행나무

세령호라는 하나의 거대한 무대를 창조하고, 그것을 완벽히 컨트롤하며, 사람들을 지옥의 문 입구까지 실어 나르는 정유정에게 찬사를. 뼈와 피부와 내장이 만져지는 육중한 문장, ‘페이지 터너’라는 말이 무색한 속도감, 마치 배를 가르고 인간 욕망을 들여다보는 듯한 서늘함… ‘인수 공통 전염병’을 소재로 한다는 그녀의 차기작이 읽고 싶어 발가락이 가렵도록 안달인 것도 사실.



한밤의 아이들
살만 루슈디 저/김진준 역 | 문학동네

한때 ‘자정의 아이들’(행림출판)이란 제목으로 나왔던, 그러나 모든 명작들이 그러하듯 순식간에 절판되고 말았던, 이 책을 구하기 위해 온 헌책방을 뒤지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몇 년이 지나고, ‘한밤의 아이들’이란 제목으로 탈바꿈 한 후, 멋지게 재장정된 이 책을 보는 기쁨은 남다른 게 사실. 다른 말은 필요 없다. 이번 스페인 여행에 딱 한 권의 책을 들고 가는데, 그게 바로 ‘살만 루시디’의 이 책이다! (근데 살만 루시디가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쓴 헬렌 필딩과 친해서 심지어 추천사까지 쓴 건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다)


언론인 고경태가 뽑은 올해의 책



설계자들
김언수 저 | 문학동네

2011년에 눈에 척척 감겼던 두 개의 소설(나머지 한 권은 『7년의 밤』)이다. 홀릴 듯한 문장, 다음 장을 넘기기 겁날 정도의 스릴과 긴박감. 메시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냥 무지 재밌다. 소설에 흥미를 잃었다면, 다시 입맛을 돋우기에 딱!



숨쉬러 나가다
조지 오웰 저/이한중 역 | 한겨레출판

중년, 특히 40대 중반의 남성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자신이 본격적인 ‘꼰대기’로 진입하지는 않았는지 자각 증세를 느끼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어린 시절의 아름다움을 환기하고 그것이 어떤 세계적 법칙에 의해 파괴되는지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통찰과 예지 속에서 유머 또한 살아있다.



김태권의 십자군이야기
김태권 저 | 비아북

반전 평화의 관점에서 학살의 뿌리를 캐는 지식만화. 어려울 것 같지만 은근히 술술 넘어간다. 실험 삼아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에게 줬더니 “엘리장드 공주하고 왕자가 어쩌구 저쩌구”하면서 신나게 떠들어댔다. 김태권은 지식만화계의 선구자다. 이런 고급 지식만화가 너무 적다. 2012년엔 쏟아져 나왔으면 좋겠다.



여행 혹은 여행처럼
정혜윤 저 | 난다

여행을 주제로 한 인터뷰집이지만, 나에게는 ‘사람여행집’처럼 보였다. 책 속 인물들의 세계에 천천히 스며들게 해준다. 그녀에게선 ‘글을 쓴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글을 들려준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침대와 책』『그들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를 비롯한 그동안의 저작 가운데 가장 편안하게 읽힌다.


소설가 서진이 뽑은 올해의 책



액스(Ax)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저/최필원 역 | 그책

재취업을 하기 위해서 비슷한 경력의 사람을 살인하는 중년남자의 이야기다. 이걸 진지? 범죄물로 읽었다가는 여기저기 나오는 허점 때문에 김이 샐 수 있지만 블랙코미디로 읽으면 너무 재미있다. 미국의 새로운 대중작가를 뒤늦게 발견해서 기뻤고, 박찬욱 감독이 영화로 만든다니 더욱 기대된다.



화성의 타임슬립
필립 K. 딕 저/김상훈 역 | 폴라북스

필립 K 딕 걸작선이 출간 되어 너무 기뻤다. 머리가 아파서 SF는 못 읽겠다는 분들도 꼭 이 작품만은 읽었으면 좋겠다. 화성이 배경이지만 지금 우리나라로 대치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개발과 자본획득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질 때 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지 현실과 환상을 기묘하게 일그러뜨리며 보여준다.



힌트는 도련님
백가흠 저 | 문학과지성사

백가흠을 은근히 좋아하는 남자 팬들이 많을 거다. 예전의 잔학코드를 살짝 덜어내고 산뜻 한 표지만큼 무거움도 덜하지만 ‘그 때 낙타가 돌아왔다’의 자신감 없는 이혼남에 동화된다면 당신은 확실한 70년대 생 남자. 남자도 (문학적인) 소설을 읽는다는 걸 다른 남자 소설가들이 더 증명해줬으면 좋겠다. 같은 성씨인 백민석 작가의 근황도 문득 궁금해지기도 하고.


만화가 굽시니스트가 뽑은 올해의 책



은하영웅전설 이타카
다나카 요시키 저/미치하라 카츠미 그림/김완 역 | 디앤씨미디어(D&C미디어)

은하영웅전설은 일찌기 중학생때 읽은 책이다. 장르는 스페이스 오페라. 최악의 민주주의와 최선의 전제정의 대립이라는 구도로 청소년들의 정치적 감각을 복돋운바 있는 소설이다. 90년대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들어온 판본은 해적판에다 번역도 잘못된 부분이 많았다. 그리하여 2011년에 새로이 복간되어 나온 이 책에 대해 은하영웅전설의 올드팬들이 열광했다. 그런데 사실 우리 추억속의 은하영웅전설은 90년대 해적판의 미숙한 번역에 기반한 바인지라, 이 제대로 번역되어 나온 복간판이 낯설고 새롭게 느껴진다. 복간된 은하영웅전설을 되짚어 읽으며, 소설 한편이 한 소년의 세계관에 끼친 영향을 다시금 돌이켜 봤다. 참으로 어린 시절 읽은 책 한 편의 영향력은 어른이 되어 읽은 책 스무 편을 능가하는 듯하다.



공성전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저/김수진 역 | 시공사

스페인의 역사 추리소설 작가인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신작.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나폴레옹 전쟁 이야기인지라 즐겁게 독서를 읽었다. 이 작가의 작품은 유럽의 근대가 막 태동하는 시점에서 과학과 이성이 송곳처럼 낡은 사회를 뚫고 들어오는 모습을, 그 낡은 사회에 속한 이의 관점에서 낯설고 두렵게 그린다. 그렇게 시대와 새로운 사상을 충돌시켜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깊이와 호사가적 미학은 가히 제2의 움베르토 에코라 불릴 만하다. 스페인 구체제의 그 찐득찐득한 답답함과 나폴레옹군이 몰고온 대환란속에서 포위된 도시의 스페인인들에 대한 작가의 꼼꼼한 묘사는 스페인 근대사에 바치는 작가의 헌시. 탄도학과 최신 확률이론이 만들어내는 괴이한 현상앞에서 옛 수사관은 마법과 같은 전율을 느끼며 그 불가해를 이해의 영역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독자들도 어느새 같이 안간힘을 다하게 된다. 시대물이란 이처럼 독자를 그 시대의 쓰나미속에 통째로 쳐박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회운동가 임승수가 뽑은 올해의 책



채소의 진실
가와나 히데오 저/유수영 역 | 청림Life

SES 슈 씨가 번역을 했다고 해서 그저 연예인의 인지도를 등에 엎은 기획번역출간인줄 알았는데, 왠걸? 2011년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책 중의 하나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쓴 일반재배, 유기비료만 쓰고 농약을 안 쓴 유기재배, 이 둘만 알던 나에게 어떤 비료와 농약도 안 쓰는 자연재배의 중요성을 깨우쳐준 소중한 책.



재테크의 거짓말
홍사황 저 | 위즈덤하우스

우리 사회는 속된 말로 재테크에 ‘미쳐’ 있다. 20년간 금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저자는 사람들에게 ‘돈’보다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재테크에 미쳐서 정작 중요한 ‘시간’이라는 기회비용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재테크에 관한 솔직하고 적나라한 얘기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가 가진 생각이 필자의 생각과 비슷해서 무척 놀라면서 읽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문화평론가 김봉석이 뽑은 올해의 책



아라비아 밤의 종족
후루카와 히데오 저/한성례 역 | 뿔

일본 소설 붐은 한풀 꺾였지만, 아직도 소개되지 않은 뛰어난 작가들이 너무 많다. 후루카와 히데오도 그중 하나다. 개의 눈으로 바라본 현대사 『벨카, 짖지 않는가』와 록큰롤의 역사를 그린 <록큰롤 7부작>이 출간되었어도 전혀 주목받지 못한 후루카와 히데오는 보통의 미스터리나 판타지를 쓰는 작가가 아니다. 후루카와의 대표작 『아라비아 밤의 종족』은 시공을 초월하며 ‘이야기’의 진수를 펼쳐낸다. 이런 작가들이 국내에도 필요하다!



필립 K. 딕 걸작선
필립 K. 딕 저 | 폴라북스

<블레이드 러너>와 <토탈 리콜>의 원작자 필립 K 딕의 소설이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필립 K 딕의 세계는 지금 우리가 겪는 모든 백일몽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수 십 년 전에는 정신병자로나 여겨졌던 딕이 토해낸 악몽들이, 21세기에는 현실의 고통으로 생생하게 도래하고 있다. SF의 예지력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보여주는 딕의 소설은, 세월이 흘러도 바뀌지 않은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질문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워킹 데드
로버트 커크먼 글/토니 무어 그림 | 황금가지

요즘 영화, 드라마 원작이 출간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워킹 데드』의 출간은 유독 반갑다. 시리즈 권수가 많기도 하거니와 점점 국내에서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그래픽 노블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킥애스>의 원작도 안 나오는 판에 좀비 드라마의 원작이라니. 그래픽 노블이야말로 절대 스캔으로 보아서는 안 되는, ‘책’으로서의 고유함을 지닌 매체다. 그리고 『워킹 데드』는 극한상황에서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예리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물리학자 이기진이 뽑은 올해의 책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저/박중서 역 | 청미래

신이 죽었다는 행성에서 신을 찾을 필요는 없?. 우울한 세상을 하루하루 맞이해야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자와 무신론자들의 이야기에 “몰빵”해주는 주장보다 신앙의 측면에서 찾을 수 있는 “위안”을 발견하는 일이 더 의미 있다. 이 책 속엔 알랭드 보통이 오랜 성찰 속에서 이끌어낸 아름다운 위안을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과 지혜가 담겨 있다. 종교는 하늘에서 내려준 것이 아니라 인류 최고의 현명한 발명품 중 하나라는 팩트에서 찾을 수 있는 위안이 타당하게 느껴진다. 종교는 여전히 유효한 발명품이라는 현명함을, 더해서 감동까지 찾을 수 있다.

물리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로빈 애리앤로드 저/김승욱 역 | 해냄

올해는 우주론에 대한 책이 더 많이 출판되었다. 일반 독자를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나 같은 소위 전공자나 전문가가 읽기에도 힘이 벅차다. 우주론에 대한 내용을 일반 독자가 소화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전자기학 세계는 우주론의 기초다. 이 책은 우주론을 주장한 아인슈타인 이전의 물리학을 쉽게 설명한다. 물리학을 물리학자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쉽게 풀어 쓴 것이다. 어렵고 지루할 만한 부분이 나오면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과학적 실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니 물리 공포증이 있는 누구라도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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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민규(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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