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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꼼수다’특집①] 김용민 PD “가카의 업적, ‘정산’과 ‘청산’할 계획”

『나는꼼수다 뒷담화』 『보수를 팝니다』 “남은 임기 동안 가카의 업적, ‘정산’과 ‘청산’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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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정권에 누가 당선되든, 마냥 슬퍼할 일도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닌 것 같지만, 모쪼록 거짓말 안 하는 도덕적인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나는꼼수다> 민주언론상 수상


지난 2011년 11월 24일, 어느 주요 언론사에서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나는꼼수다> 멤버들이 전국언론노동조합에서 수여하는 21회 민주언론상을 수상했다. 언론 노조는 “팟캐스트 다운로드 세계 1위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나는 꼼수다>의 소통의 역할이 과히 혁명적”이라며,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수상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주류 언론들이 권력 감시 등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현시점에 나꼼수가 대안언론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라는 게 수상이유다.

“정직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라던 이명박 정부의 꼼수를 밝히고, 언론 플레이로 가려진 사실들을 꼼꼼하게 짚어주는 <나는 꼼수다>의 인기는 ‘뉴욕타임스’, ‘인터네셔널 헤럴드 트리뷴’ 등의 1면을 장식하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보수 언론은 여전히 <나는 꼼수다>를 괴담론으로 몰고 간다. 스스로 '소설쓰기'라고 말하는 내용은 차지하더라도, 이들의 소통방식과 정치를 사적 담론으로 끌어내린 <나는꼼수다>의 역할은 중요한 시사점을 갖고 있다. 결국 “정치는 결국 내 생활이니까, 쫄지 말고 무슨 말이든 하자”는 메시지가 대중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어제 시상식에서 정봉주 전 국회의원은 “기자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이런 상을 정치인이 받는 것은 단군이래 최초다. 융합의 시대에 걸맞게 정치인이자 언론인이자 저자가 되었다. 위대한 융합 정치인이 탄생하는 순간”이라며 수상 소감에서도 '깔때기'를 들이댔고, 김용민 교수는 조현오 경찰청장을 성대모사 하며, FTA 집회에 여전히 물 뿌리기로 대응하고 있는 현 정권을 풍자했다.

주진우 기자는 “나만 언론노조 회원이므로, 상금은 나의 것”이라며, “올해 1,000회를 맞이하는 위안부 할머니들 집회가 열린다. 차가 없어서 고생하는데 이 상금을 드리겠다.”라고 훈훈한 소감을 밝혔다. “기자 나부랭이들이 감히 언론사 총수를 오라가라 한다”며 특유의 투덜거림으로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든 김어준 총수는 “내년 사상 최초로 이 상을 2연패하고 사라지겠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나꼼수> 피디가 될 수 있다


<나는 꼼수다>에서 ‘목사아들돼지’로 활약하고 있는 김용민 프로듀서를 만났다. 시간 단위로 엄청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용민 프로듀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목사 아들로 태어나 “조선일보의 가르침을 알알이 받아들여 청년 보수로 성장(p.27)”했다. 대학 때는 “의심을 위한 의심에 푹 빠진(P.28)” 진보세력들에 맞서 십자군 전쟁을 치르듯 PC통신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 극동방송에 입사해 개신교 보수의 추악한 실태에 눈뜨고, 타락한 목사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사직을 강요받았다.

이후 CTS 기독교 TV로 회사를 옮겼으나, 거기서도 하나님의 사랑은커녕 언론인의 윤리에 걸맞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된다. 『보수를 팝니다』는 보수 청년 김용민이 어떻게 보수의 맨 얼굴을 발견하고, 이후 시사평론가, <나는 꼼수다> 프로듀서가 되었는지 그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보수라는 집단의 실체와 향후 미래를 성찰하는 책이다.

<나는 꼼수다>의 인기에 힘입어 ‘위대한 십쇄’를 기록한 『조국 현상을 말한다』는 벌써 ‘영광의 십팔쇄’를 기록했다. ‘누구나 <나꼼수> 피디가 될 수 있다’라는 캐치 프라이즈로, 더 많은 사람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북돋아 주는 책 『나는 꼼수다 뒷담화』도 독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전부터 따로 준비했던 책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각자 다른 주제를 가진 책이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의 바쁜 일정에 비집고 들어가,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언론, 최소한의 염치가 있어야


지난 16일 <나꼼수> 출연진들이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운동에 나섰다는 뉴스를 봤어요. 미국에 초청을 받았는데 정봉주 의원의 여권이 발급되지 않는 문제 때문이죠. 어떻게 되었나요?

원래 여권을 주지 않으면, 넷 다 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러면 좋아할 분이 ‘가카’밖에 없더라고요. 넷이 가기로 했는데 셋이 오면 ‘왜 한 명은 안 왔느냐’라고 묻겠죠. 정갈하고 개념적인 언어로 설명하고 다니며 ‘빅엿’을 드려야죠. 정봉주 의원이 재판 중이라서 나갈 수 없다는 거예요. 작년에 3심 재판을 앞둘 무렵엔 여권을 줘서 나간 적이 있단 말이죠. 작년과 올해, 정 의원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꼼수>를 통해서 인기가 생긴 것밖에 없거든요.

거기서 불편함을 느낀 어떤 분이 권력을 통해 발급을 거부하는 게 아닌가. 입국을 막은 문제로 생긴 소송에서 정부가 진 적이 있어요. 이 문제를 최대한 이슈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정봉주 의원이 미국에 갔다 돌아오지 않을까 봐 안 내준다는데, 정 의원은 정치인이고, 여기서 출마하겠다고 노래를 부르잖아요. 밀항을 해서라도 들어올 사람이라는 거죠. 법원에서 여권을 안 내주는 데 형식적인 이유라도 있어야 한다는 거죠. 가는 날까지 신청할 거예요.


최근 <나는 꼽사리다>의 프로듀서도 맡고 계시죠. 각종 방송출연, 딴지 선물세트 구상, 프로듀싱까지 이 많은 일정을 어떻게 소화하시나요?

4시에 일어나서 7시, 8시에 각각 하나씩 라디오 방송을 해요. 10시에 케이블 방송 녹화가 있고, 대부분 오후 일정은 빼둬요. 그래도 오후에 일이 없어서 쉰 적이 없었어요. 인터뷰나 강연, 편집하고, 최근에는 사적인 생활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리고 새벽 2시까지 꼼수 녹화를 하니, 졸리지 않을 턱이 있나요. 새벽에 집에 갈 때는 너무 졸려서, 여름엔 하드를 세 개쯤 물고, 겨울엔 생라면을 씹으면서 운전하고 있어요.(좌중 웃음) 김구라 씨가 그러더라고요. ‘용민아,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웃음)’ 열심히 젓고 있습니다.

최근 중앙일보에서 김어준 총수 집 평수 공개하는 기사를 썼죠. 그것 때문에 트위터로 화를 내셨고요.

기사에 이름이 나오면, 괄호에 나이가 들어가잖아요? 이제 중앙일보에서는 이름 옆 괄호 안에 집 평수를 넣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용민(33평) 이렇게요. 6억짜리 집에서 산다고 기사를 썼는데, 대출받아서 산 거예요. 나머지는 다 빚이지. 총수가 6억짜리 집에 살겠다는 꿈이 잘못된 거예요? 왜 진보하면서 비싼 집에 사느냐. 위선자다, 이런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거잖아요. 나쁜 언론의 전형이죠. 종교 지도자를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이 있고, 기업 오너를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이 있어요. 이들은 비판과 지탄받아 마땅하죠.

물론 완벽한 언론은 없어요. 최소한 염치가 있어야 한다는 거죠. 예전에 경향신문은 2년 동안 삼성 광고가 끊겼어요. 다시 광고가 들어왔을 때, 삼성 비판 칼럼을 뺐다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단 말이죠. 그때 경향신문은 사과사고를 1면에 실었어요. ‘예전에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잘못 판단을 했다’라고요. 삼성을 늘 비판하고 감시할 수 없다면 이 정도는 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선배로서 청년 보수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 『보수를 팝니다』


『보수를 팝니다』를 쓰셨어요. 이런 보수를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건, 한때 보수청년으로서의 의리인가요?

난 인생 총체적으로 보수한테 사기 당한 사람입니다. 깨끗한 보수가 있는 척, 폼 잡던 보수를 믿었던 거죠. 이른바 청년 보수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보가 많지 않아서 그런 경우가 많아요. 앞서서 당한 선배로서 ‘이 길은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거라고 할까요. 한국정치에 관심을 둔 분들이 읽으면 좋으실 겁니다.

아버지께서 목사님이시죠. ‘목사 아들’이라는 별명으로 <나꼼수>를 진행하고 계시는데, 항상 궁금했어요. 보수 아버지 목사님은 아들의 이런 진보 활동에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아버지가 너무 청빈하시고 말할 수 없이 위인이라고 말하기는 민망해요. 적어도 아버지로서의 김태봉 목사는 자식에게 본보기가 되는 분이세요. 한 번도 자식들에게 '이러지 마, 저러지 마' 강요하신 적이 없어요. 제가 상당히 허술한 사람이라 지켜보면서 답답한 부분이 많을 테고, 개입하고 싶으실 텐데도 항상 믿고 맡겨주세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내 아들도 그렇게 키워야겠다 생각하죠.

『조국 현상을 말한다』는 2017년 대선 시나리오입니다. 갑작스러운 시장보궐선거로 그 책을 집필 할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한나라당 유망주로 꼽은 나경원 씨나 오세훈 씨도 상황이 바뀌었고요.

오세훈은 안타까워요. 비겁한데 용감한 척하다가 이 모양이 됐죠. 나경원은 <나꼼수> 팀을 고발했는데, 조사 과정에서 진위가 드러나게 될 거고요. 그 책에서 안철수 현상을 짚지 못한 게 아쉬웠어요. 안철수 현상은, 야권에 몸과 마음을 주자니 대안이 없고, 박근혜한테 주자니 탐탁지 않았던, 용암처럼 끓던 민심이 안철수 개인에게 쏠린 현상이죠. 안철수 교수가 직접 대권에 나서진 않겠지만, 킹 메이커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다음 정권은 이전 정부가 쌓아놓은 오물, 경제적 부채를 처리하는 일로만 5년을 보낼 겁니다. 그걸 차라리 한나라당이 되게 하자. 지방자치단체장의 돈, 예산이 다 국민에게서 나온 거잖아요. 허투루 써서 안 된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는 거죠. 정권은 한나라당이 잡고, 의회는 200석 이상 진보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게『조국 현상을 말한다』의 핵심입니다. 이런 상황이면 대화정치를 하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진정한 의미의 대화정치가 시작될 겁니다. 물론 다음 정권의 황금 구도가 이렇다는 얘기고요.


조국현상이 너무 금방 잠잠해진 것 같다고 생각하진 않으신가요?

네. 사실 『조국 현상을 말한다』는 인쇄 이틀 전에 조국 교수님께 알려드렸어요. 전화했더니, 아주 당혹스러워하시더라고요. 조국 교수님은 여전히 진보진영의 우량주라고 봅니다.

보수의 꼼수는 ‘국민들은 잘 속고 잊어버린다’라는 점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자기 앞가림도 이렇게나 바쁜 시대에, 이런 꼼수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아마 이젠 말려들지 않을 거예요. 앞날에 낙관하고, 망각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신뢰 속에서 가능한 일이거든요.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타살한 것, 약자를 위한다면서 결국엔 강자 편에 섰던 기억들. 거짓말들. 이제 잊지 않을 거예요. ‘가카’는 앞으로 국면 전환을 하기 위해 열심히 이벤트를 생성해내겠지만요. 사실은 뭔가, 언론의 자유가 막혀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울분을 표시할 기회가 없던 거예요.


“사회에서 찍히면 너는 끝이다? 천만의 말씀”


보수, 진보라는 것은 신념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어떤 문제에 진위가 판명되어도, 기본적인 신념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진실이야 어쨌건 보수와 진보를 지지하는 층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그래요. 선거구조를 보면 30퍼센트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나라당을 지지할 분들이에요. 민주당은 20퍼센트 정도 고정표를 가지고 있고, 이제 나머지 50을 두고 치고받고 싸우는 거죠. 지난 서울시장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가 득표율이 53.4퍼센트였죠. 기본에 30퍼센트 이상이 증가하였으니 기적적인 거죠.

우리 사회에서 가진 것이 많은 사람, 정책이 바뀌어서 세금을 더 내거나 재산이 위태로워질 우려가 있는 사람은 진보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찍지 못할 수 있거든요. 이번에 20대, 30대, 40대에게는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50대 지지율은 박빙이어서, 내년 총선, 대선의 중요한 시사점이 된다고 봅니다.


『보수를 팝니다』에서 젊은이들에게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나는 꼼수다 뒷담화』에서는 고전과 시사주간지를 읽으라고 했고요.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청년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주저한다는 얘기를 많잖아요. 취업도 안되고 있고, 취업해봐야 비정규직이고, 벌써 빚진 학생들이 많거든요. 일자리 하나가 곤궁한 처지인데, 자기가 등록금 이야기하러 나갔다가 블랙리스트로 찍히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고민이 많을 거예요.

그런데 만약 그렇게 블랙리스트로 찍히면 너는 끝이냐? 천만의 말씀이죠. 당장 눈앞에 살길이 없어 보이겠지만, 사회적 자아는 한 단계 에스컬레이팅 되는 거예요. 아주 새로운 기회의 땅이 있다는 거죠. 여기서 아웃 되면 끝이다, 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행동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행동 속에 자기 길이 보여요. 양심이 부르는 소리에 좌우 견주지 말고 직접 올인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를 보세요. 예전보다 더 잘 지내고 있어요.



"<나꼼수> 덕분에 더 쾌활해졌어요."


동생분이 <슈퍼스타K3>의 김용범 프로듀서입니다. 혹시 서로 각자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없나요?

최근 서로 프로그램 때문에 바빠서 연락이 안 돼요. 이 친구의 편집 성실도가 대단해서, 내내 편집실에 틀어박혀 편집만 해요. 제 사는 얘기를 알 턱이 없는데도, 편집실에서 나오니까 사람들이 '당신이 김용민 동생이야?'한다는 거예요. 이전까진 늘 '제가 김용범 형입니다' 하고 다녔거든요.(웃음) 무슨 일 하느냐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지금쯤 아마 방송을 들어봤겠죠. 작년에는 제가 슈퍼스타K 공연장에 따라다니고 모니터를 해주고 그랬어요. 서로 신뢰가 있는 사이죠.

<나꼼수>도 어떤 흐름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일관된 태도로 진행되고 있지만요. 등장만으로 놀라웠던 초반. 엄청난 활약을 보여준 선거기간. 이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걱정 없어요. 구성작가가 탁월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하면 돼요. 구성작가가 누군지 궁금하시죠? 가.카. 날마다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 때문에 아직도 해야 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요. 내년 봄에 3월에 천안함 빅꼼수를 짚어볼 생각이고요. 정권 마무리 때까지 ‘가카’의 업적을 정산하고 청산할 계획입니다. 정산과 청산이 원래 뜻은 다른데, ‘가카’에 한정해서는 같은 뜻이에요.

언어 풍자의 달인이십니다. 한 인터뷰에서 주진우 기자의 영입을 ‘원전수주한 기쁨, 가치로 환산하면 450조’라고 표현하기도 하셨어요. '위대한 십쇄'부터 ‘영광의 이십팔쇄’ 등등. 꼼꼼한 풍자에 능하신데요. 그게 고스란히 <나꼼수> 편집에도 반영이 되고요.

정권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많이 하니까 기가 막히지만, 깨알같이 머리에 새겨둬요. 기본적으로 풍자를 하려면, 그 대상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해요. ‘가카’를 굉장히 싫어하면서도, 전 ‘가카’보다 ‘가카’를 더 잘 알고 있거든요. ‘가카’의 학창시절,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노래 다 알고 있어요. 청와대에 게시된 글도 다 보고 자서전도 다 읽었어요.(웃음) 고로, <나꼼수>는 ‘가카’에 대한 변태적 오마주다.

<나꼼수> 네 명 캐릭터에 각자의 삶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어요. 그 점이 <나꼼수>의 인기, 열풍에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총수는 쫄지 않는 뱃심, 정봉주 의원은 깔때기 정신, 주진우 기자는 악마라고 할 정도의 집요한 직업정신이 그렇죠. 피디님은 스스로의 캐릭터를 어떻게 정의하나요?

겁이 많고, 잠이 많고 먹는 것에 환장하고 이런 거죠.(웃음) 저는 캐릭터를 살리기보다 배경화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라디오에 네 사람 목소리가 나오면 듣기 힘들거든요. 대신 콘서트 할 때는 제가 아주 재미있게 합니다. 정봉주 의원만 여기에 동의하지 않겠지만요.(웃음)

<나꼼수>를 만들면서, 피디님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상당히 유쾌해졌어요. 쾌활해졌고요. 노무현 대통령 때 활동하시던 분이 이번 정권 때 또 당선이 됐어요. 이명박 대통령을 영접할 기회가 생겼는데, 개고기 아줌마 생각이 나서 웃음이 터졌대요. 예전에는 이명박이라고 하면, 위산이 넘어올 정도로 혐오했던 분이시거든요. ‘월가를 점령하라’같은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나꼼수> 때문일 거예요. 사회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나꼼수>를 들으면서 소화한다는 거죠.

김용민 시사평론가님께 마지막 질문을 드립니다. 지도자, 정치인의 최우선의 덕목은 뭐라고 보십니까?

거짓말하지 않는 겁니다. 거짓말이 너무 많아졌어요. 신뢰의 근간이 무너진다는 건 사회의 기틀이 무너진다는 거거든요. 최악의 위기에요. 다음정권에 누가 당선되든, 마냥 슬퍼할 일도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닌 것 같지만, 모쪼록 거짓말 안 하는 도덕적인 지도자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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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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