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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전화기 발명자는 벨이 아니라고?

스티브 잡스와 어울리는 물리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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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6년 2월 14일 미국인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 그가 특허청에 들어간 1시간 후에 당시 전신전화 분야의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엘리샤 그레이가 특허청으로 들이닥쳤다.


대학에 들어오면 일반 물리학 개론을 배운다. 문과대 생의 경우는 예외지만 이과대와 공대를 다니는 경우는 필수다. 입학을 하고 1학기에는 힘의 기본 법칙과 에너지에 대해 역학을 배운다. 뉴턴의 만류인류의 법칙을 이때 배우게 된다. 2학기 때는 전기와 자기에 대해 배운다.

나는 아침 9시 수업을 선호한다. 학생들은 부지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2학기 개강을 하는 9월의 오전 9시는 그렇게 이른 시간이 아니다. 하지만 학기말이 다가오는 11월에는 해가 짧아져 같은 아침 9시라도 학생들에겐 이르다. 특히, 집이 먼 학생들은 어두컴컴한 상황에서 집을 나서야 간신이 수업에 도착할 수 있다.

이쯤 되면 9시 수업에 지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 업 친데 덮친 격으로 11월의 수업은 ‘맥스웰의 4개의 방정식’이다. 전자기학을 정리하는 4개의 방정식을 통해 전자기학은 마무리된다. 시를 쓰는 물리학자 맥스웰이 만든 4개의 방정식은 아름답기만 하다. 물론 철저히 내 생각이다. 하지만 이 방정식은 일부 학생들이 물리학에 취미를 잃어버리는 되는 치명적인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침 9시 헐레벌떡 지하철계단과 학교 건물 계단을 뛰어 올라온 학생들에게 맥스웰 방정식을 ‘윌리엄 브레이크’의 시로 바라보게끔 만드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맥스웰 방정식을 이해하고 나면 그가 있어 지금의 무선 핸드폰으로 세상을 연결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세상이 열렸다 사실을 알게 된다. 분명 그의 물리학적 이론적 업적은 분명 세상의 패러다임의 한 틀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한편의 시와 같은 맥스웰 방정식을 말로써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더욱 수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맥스웰 방정식으로 출발된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그 속엔 분명 기술을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삶의 스토리가 녹아 있다.


맥스웰 방정식 속에는 전파가 전달되는 원리가 담겨 있다
이러한 사실을 이론적으로 밝힌 맥스웰의 업적을 아인슈타인은 부러워했다.
“이런 위대한 물리적 해결을 경험할 과학자는 세상에 몇 명 되지 않는다.”
맥스웰 이론의 핵심은 수학적으로 물리학자들이나 공학자들에게 전파의 본질을 알려주었다. 더 나아가 전파 망원경의 원리를 통해 우주공간을 관측해 우주론의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더 나가 아일랜드계 이탈리아 물리학자이자 기업가인 구를리엘모 마르코니의는 맥스웰 이론을 이용해 최초의 장거리 무선전신을 개발해서 전선이 아닌 허공을 통해서 무선으로 대서양 한편에서 반대편으로 모스부호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공학적인 발명의 업적을 인정 받아 1909년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1년 12월 12일은 무선통신 탄생 110년이 된다.

물리학자 맥스웰의 이론을 응용한 제일 중요한 발병은 전화였다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구식전화기의 원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말을 전하는 전화기 송화기 안에는 마이크가 있었는데 이 마이크의 주요부품은 얇은 금속 진동 막이다. 사람이 말을 하면 목소리로 생겨난 음파가 그 막에 기계적인 충격을 가해 음파와 함께 진동한다. 이렇게 진동하는 막은 자석과 연결되어 있어 전선에 전류가 유도되고, 이 전류는 주파수 형태로 상대방에게 전해진다. 이런 방식이 아날로그 전류로 전선이나 무선을 통해 상대편의 수화기까지 전달된다. 최근엔 이런 신호를 디지털로 처리한 전파의 형태로 송수신하고 있다.

전화기가 발명이 되자 봇물 터지듯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소송이 이어졌다
1876년 2월 14일 미국인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 그가 특허청에 들어간 1시간 후에 당시 전신전화 분야의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엘리샤 그레이가 특허청으로 들이닥쳤다. 그날 접수된 그레이의 특허는 성능 면에서 더 우수했다. 벨은 가죽을 이용해 음성을 전달하는 방식이었으나 그레이는 더 효율적으로 금속막을 사용했다. 금속막이 기술적으로나 효율적으로 소리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었다. 특허청은 이런 전무후무한 일에 고민에 고민을 한 후, 조금이라도 일찍 서류를 제출한 벨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보다 최초 전화기 발명에 대해 기술적으로 앞선 사람들도 많았고 시기적으로 빠른 사람들도 많았다. 이탈리아 발명가 안토니오 무치도란 사람은 1860년 전화기를 발명해 미국회사에 공동개발을 요청했으나 서류가 분실되어 특허가 없던 일로 된 일도 있었다.


농아학교 선생이었던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본 전화기 vs 사업가가 본 전화기
많은 사업가들이 벨보다 먼저 전화기를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벨이 전화기의 최초 발명가로 인정하고 기억되는 이유가 있다. 그 당시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것은 전화기의 진정한 가치를 알았기 때문이었다. 돈을 벌기 위한 사업적인 수단이 아니라 벨은 전화기의 창조적인 면과 미래를 보았다. 그는 음성학과 농아교육에 종사하면서 청각장애인들에게 어떻게든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전화의 발명의 의미를 두고 접근했다.
실제 벨의 아버지는 농아를 위한 화술 교육가였다. 벨 역시 보스턴에 농아학교를 세워 경영하고 1873년부터는 보스턴 대학의 음성생리학 교수가 되었다. 그 당시 전화기를 실험하고 발명하기 시작하여 1876년 전자식 송수화기의 특허를 획득한 것이다.
이 발명을 기초로 1877년 벨은 가디너 허바드, 샌더스 등과 함께 벨 전화회사 Bell Telephone Company를 설립했다. 벨 전화회사는 1885년 AT&T로 회사이름을 바꾸고 세계 최대의 통신사업자가 되었다. 회사를 설립한 후 10년 동안 미국에서만 15만 명이 전화기를 갖게 되었다. 벨은 회사를 설립한 이후에 ‘볼타연구소’를 창설하여 농아교육에 전력했다. 그는 전화기가 기술적으로 얼마나 뛰어난지, 얼마나 돈을 벌어줄지를 생각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할지 미래에 의미를 두었다.

◎ 에필로그
1878년 벨이 전화회사를 차리고 난 후 전화기는 유행상품이 되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맥스웰에게 강연을 부탁했다. 이론적으로 맥스웰 이상 전화를 아는 사람이 없었고, 이론적으로는 그가 새로운 세상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전화기가 앞으로 쓸모 있는 물건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지 못했다. 전화기가 앞으로 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가 돈을 생각했다면 ‘시 같은 맥스웰 방적식’은 남아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돈과 명예”,
“물리학과 돈”


우리 시대에는 양날의 칼이다. 둘 다 반반씩 나눠 갖고 싶다는 얄팍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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