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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NE1은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지 않는가

대부분의 소속 가수들은 YG의 둥지를 떠나지 않으려고 하고, 떠나는 이조차 서로 웃으며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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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와 양현석 리더십

 
킬러 콘텐츠 승부사들
정해승 저 | 몬스터
대한민국 콘텐츠 승부사들의 무한 혁신, 그 치밀한 전략
K-POP은 전 세계 문화산업 종사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끄는 문화현상이자 하버드대학교를 비롯한 세계 유수 경영대학원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K-POP 열풍의 진짜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한류 열풍 뒤에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엔터테인먼트 세계에 뛰어든 대한민국 콘텐츠 승부사들의 과감한 혁신과 치밀한 전략이 그 비밀의 답이었다. 이 책의 저자 정해승은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YG는 회사인가 패밀리인가

양현석은 우수한 제작자를 넘어 뛰어난 리더로서의 가치가 더 돋보이는 인물이다. 한류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유명 아이돌 그룹들과 기획사와의 분쟁을 보라. YG엔터테인먼트에선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소속 가수들과의 관계가 단순한 계약의 관계가 아니라, 같은 배를 탔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양현석만의 리더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설립 초기, 지누션이 4년 동안 음반을 내놓지 않고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아도 기획사 사장으로서 속이 탔겠지만 양현석은 그들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지누션의 션이 배우 정혜영과 결혼을 할 때는 자신의 압구정동 의류매장을 통째로 선물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양현석의 ‘의리’는 지누션뿐만 아니라,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 모두와 강한 유대감을 형성시켰다. 한 예로 원타임은 4년 계약이 끝나갈 때 유명 인기 그룹의 전 매니저로부터 엄청난 금액의 계약금을 제시받은 적이 있다. 그럼에떵 불구하고 양현석과의 의리를 생각해서 거절했다고 한다.

이처럼 양현석은 엔터테인먼트 생리에 적합한 리더로서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 같은 리더십은 디지털화 이후 변화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더욱 필요한 리더십이 되었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역량인 ?상권과 저작권이 복제되어 유통되는 사업은 크게 줄어든 반면, 대체가 불가능한 스타가 늘 현장에 참여해야 하는 광고, 행사, 공연 등의 빈도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타들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는 물론 감정싸움까지 촉발하기 쉽다. 또 그 과정은 불행히도 설득과 동의보다는 명령과 복종의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

아이돌 그룹과 기획사 간의 분쟁도 결국 이와 같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10대에 데뷔한 아이돌들이 20대에 접어들면서 사회의 속성을 점차 알게 되고 팬이라는 강력한 이해관계자의 힘을 등에 업게 되면서 계약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방지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역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밖에 없다.


‘의리’는 비즈니스 제1의 자산

엔터테인먼트는 그 어떤 업종보다 사람에 의해 일이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그래서 경영자와 직원(넓은 의미에서 아티스트도 직원의 범주에 넣자면) 간의 신뢰가 중요한 산업이다. 산업의 본질적인 측면으로 접근해보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기업의 투자와 투자비 회수의 관점에서 본다면 투자비 회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길다’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기업의 투자비는 크게 미래 사업을 위한 연구개발비인 R&D 투자비와 미래 사업으로 결정된 후 사업의 실행을 위해 실제 토지, 설비 등에 투자되는 설비투자비(CAPEX: Capital Expenditure)로 나눌 수 있다. 업종에 따라 앞선 두 가지 투자비의 비율이 다른데 보통 제약업과 같이 신규 특허 및 임상실험 등 상품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은 R&D 비중이 높고 일반 제조업은 설비투자비 비율이 높다. 만약 CEO 입장에서 R&D 비중이 높아 출시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물론, 상품 출시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초기 투자비까지 많이 든다면 아마 재앙에 가까울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딱 그 모양이다. 오디션을 거쳐 10대 초중반인 연습생을 뽑고, 5년 이상의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세상에 아이돌을 내놓기까지는 100퍼센트 투자 기간이다. 물론 연습생 중에서도 사춘기, 2차 성징을 거치면서 기대했던 재목으로 자라나지 못하면 그동안의 투자비는 모두 매몰비용(Sunk cost)이 된다.

데뷔 이후에도 몇 년간은 투자기간이 이어지고 어느 정도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야 광고모델이나 공연 등을 통해 투자금을 본격 회수할 수 있다. 이러다 보니 투자비 회수기간이 길 수 밖에 없고 회사입장에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장기계약 등의 형태로 묶어두고 싶은 욕구가 발생한다. 데뷔 이전에는 철저하게 ‘을’의 입장인 연예인과 계약기간을 최대화해 투자비 회수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기획사, 그리고 투자비 룈수의 기간이 길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업계의 환경. 이 3박자가 음의 시너지를 일으키며 발생한 사건이 아이돌 스타와 기획사들 간의 분쟁이다.

앞서 말했듯 YG엔터테인트먼트에선 가수와 소속사 간 분쟁이 없다. 물론 모든 가수들이 YG의 둥지를 떠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6년 휘성이 처음으로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하지만 아무 잡음 없이 떠났다. 대부분의 소속 가수들은 YG의 둥지를 떠나지 않으려고 하고, 떠나는 이조차 서로 웃으며 헤어진다. 투자비 회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꼭 필요한 조직문화를 양현석이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를 얘기할 때 ‘의리’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 단어가 다소 마초적인 색깔을 지니고 있고 주로 남성들의 사적인 친밀감, 충성심을 다룰 때 많이 사용되다 보니 YG는 회사가 아니라 마치 친목모임 같다는 오해를 받을 때가 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업계를 산업이 아니라 구멍가게식 경영으로 폄하할 때 인용되기도 하다. 이 의리란 단어를 조직문화나 리더십에서 자주 다뤄지는 ‘신뢰’란 말로 치환해보면 어떨까? 형, 동생, 패밀리 같은 일차적인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엔터테인먼트업계인지라 의리라는 단어가 자주 사용되지만 기실 그 내면의 의미는 신뢰와 대동소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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