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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직장 모두 그만두고 세계일주 떠난 가족 - 『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박임순: 가족 안의 거인을 깨워라

학교, 직장 그만 두고 세계여행 떠나자 주변에서 “너희 가족 단체로 미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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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용감한 한 가족이 있다. 교사 부부는 멀쩡하게 다니던 중학교를 과감히 그만 두었다. 중1, 중3, 고1을 마친 세 아이도 학교를 차례로 그만두었다.


아름다운 꽃을 보려는 욕심에 결국 꽃은 죽는다


밖에선
그토록 빛나고 아름다운 것
집에만 가져가면
꽃들이
화분이

다 죽었다


- 「가족」, 진은영 시집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문학과 지성사)



시인은 밖에서 싱싱하게 피어있던 꽃들이, 화분이 집안에 들어오는 순간 ‘다 죽었다’고 말한다. 왜일까. 아마도 물을 너무 많이 주기도 하고, 잘 자라고 있는지 별다른 문제는 없는지 자꾸자꾸 들쑤셔대고, 값비싼 비료를 과하게 뿌리기 때문이 아닐까. 바로 ‘사랑’이라는 이름의 수많은 행위들. 아름다운 꽃잎을 보기 위한 욕심에 꽃은 결국, 죽는다.

『대지』의 작가 펄벅은 “가정은 나의 대지이다. 나는 거기서 나의 정신적인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펄벅의 말은 유효한가. 거실에 걸린 가족사진 속 인물들은 언제나 꽃처럼 웃고 있다. 그러나 나의 가족을, 그들의 표정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라.

가족끼리 주고받는 상처는 타인이 준 것에 비해 더 쓰라리다. 부모자식 사이,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으로 가족 간 연을 끊어 명절에도 얼굴을 보지 않는 가족도 많다. 유년기에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평생의 흉터로 지니고 인생이 어그러진 채 사는 이도 많다. 오죽하면 가정을 ‘제 2의 수도원’이라 일컬을까.

가족은 서로에 대해 “나만큼 너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어딨다고.”라고 단언한다. ‘잘 안다’는 명분 하에 서로의 상처를 건드리기도 하고, 상대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려고 하기도 한다.
가장 강력한 주문은 또 있다. “이게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다.”

모두 틀렸다. 가족은 서로를 절대 잘 알 수 없다. 가족의 미시적 한계다. 그리고 가족을 향해 하는 ‘너를 위한 것이다’라는 문장의 ‘너’가 과연 누구인지 성찰해 봐야 한다. ‘너’는 정말 ‘너’인지. 나의 체면을 살려줄 ‘너’를 칭함이 아닌지. 실은 내 욕망을 대리실현하고 싶음이 아닌지.


“너희 가족, 미친 것 아니니?”


여기, 용감한 한 가족이 있다. 교사 부부는 멀쩡하게 다니던 중학교를 과감히 그만 두었다. 중1, 중3, 고1을 마친 세 아이도 학교를 차례로 그만두었다. 퇴직금 모두 챙겨들고, 등에는 배낭 한 개씩을 메고 세계일주를 떠났다. 주위에서 날아든 말은 이랬다. “너희 가족 단체로 미쳤니?”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며 떠난 그들. 무엇이 그리 좋았는지 당초 예상한 1년을 훌쩍 넘어 1년 6개월 동안 5대륙 33개국을 누비고 다녔다. 지난 9월 15일 저녁, 오마이 뉴스 스튜디오에서 세 자녀의 엄마이자 ‘가정과 교육 세움터’의 연구실장인 박임순 씨의 강연이 있었다. 여행을 하며 찍어모은 사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새의 기질을 가진 아이, 시험공포에 걸리다

잠비아 빅토리아폴110M에서 번지점프

“저희 큰 딸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새의 기질을 가진 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 만난 사람과 3분이면 친구가 되는 성격이죠. 그런데 이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시험공포증에 걸렸어요. 말수가 줄었고, 집에만 오면 데친 시금치처럼 시들시들해졌지요.” ‘교사 부부 딸이 공부를 못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215/350’이라는 한번도 상상해보지 않은 숫자를 보는 순간 박임순 씨의 자존심이 바닥을 쳤다. ‘성적보다는 인성을 키워주는 부모가 되자’는 교사 부부의 약속도 부끄러움과 조바심 앞에서 희미해져 버렸다.

‘공부에는 다 때가 있고 그 때를 놓치면 큰일이다’라는 생각에 딸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집은 시험 기간만 되면 전쟁터가 됐다. 당연하게도 딸은 반항했고, 집에 들어오기가 싫어 늦은 밤까지 거리를 서성였다. 두 아들도 덩달아 부모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학교에서는 여유롭고 고상한 교사로서 모든 해법을 다 안다는 듯 자신했지만, 자신 앞에는 도무지 맘대로 되지 않는 딸이 있었다. 결국 딸을 대안학교에 입학시켰다. 딸도 원한 일이었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듯 했지만, 어느날 문득 우리 집이 낯선 집이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지붕 아래 다섯 명이 하숙생처럼 따로따로 외롭게 살아가는 현실.


여행은 우리 가족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리트머스지

아프리카 잠비아 현지인 마을 아이들

“우리, 지금의 가정의 모습에 솔직해집시다.” 남편의 말이 불편하게 들렸다. 그러나 순간 아련한 아픔이 되어 마음에 파고들었다. 솔직한 대화가 1년여 간 오고갔고, 결국 부부는 아이들에게 ‘학교 밖 세상’을 보여주자고 결심했다. 아이들을 위한 마음도 있었지만 쉰을 앞둔 부부의 여생을 위해서도 세계를 둘러보고 싶었다. 아이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또 6개월의 장기 가족회의가 이어졌다.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아이들은 ‘친구’ 때문에 여행을 꺼려했다. 그러나 아이들도 하나의 견해를 가진 각각의 인격체이기에 다섯 명의 마음이 온전히 모이기 전에는 출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여행은 시작됐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여행을 꼭 떠나라’는 말이 있다. 그 반대도 있다. ‘절친한 친구와는 절대 여행을 가지마라. 각자 돌아오게 될 것이다.’ 초보여행자인데다가 제각기 다른 성격의 가족이 스물 네 시간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사실 고역이었다. 텐트를 칠 때에도, 어쩌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을 때에도 투닥대기 일쑤였고, 그런 모습을 보며 부부는 ‘도대체 우리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나’하는 생각에 후회를 하기도 했다.

여행은 가족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기질만을 보여주는 리트머스지와도 같았다. 여행 중에는 상대의 다른 점이 너무도 불편하게 느껴졌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 누군가 “정말 좋았겠어요.”하면 속으로 이렇게 말한다. “네가 한 번 해 봐라.”

스위스 알프스 산- 융프라우 정상에서 아이들 모습

유럽 지역 담당은 막내였다. 막내는 준비 하나 안 해두고도 “문제없어, 문제없어. 잘 될거야!”하는 성격이다. 또 지도에 손가락을 대서 재어보며 거리를 가늠한다. “아빠. 여기서 여기까지 이렇게 머네요. 우와. 오래 걸리겠다” 그러면 남편 복장이 터지곤 했다. 남편은 하루짜리 나들이를 갈 때도 화장실 위치를 체크하고, 화장실에서 화장실까지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계산하는 ‘왕꼼꼼이’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와 부모 사이 뿐이랴. 부부는 다르게 생긴 외모만큼 마음도 각기 따로 놀았다. 박임순 씨는 좋아하는 과일 하나 손에 쥐면 “내일 일은 난 몰라요.”하며 콧노래를 부르는 성격이다. 그 옆에서 남편은 아무리 피곤해도 545일 간의 일지와 1원 한 푼 빼놓지 않은 장부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한번은 부부와 자녀들이 헤어져서 세 시간 만에 만난 적이 있다. 점심도 쫄쫄 굶은 채였다. 아니나 다를까. 막내는 방금 일어난 사건은 염두에 두지 않고 바로 앞의 일에 정신을 빼앗겨 싱글벙글 웃고 있다. 큰딸도 막내와 시시콜콜 떠들어댔다. 둘째만 ‘왜 헤어졌지. 이 일이 왜 일어났지’ 손톱을 깨물며 고민에 빠져있었다.

이렇게 다른 기질의 사람들이 모인 게 가족이다. 여행을 하면서 ‘가족은 정원에 핀 아름다운, 그러나 각기 다른 꽃들이구나’ 라는 최인호 작가의 말을 떠올렸다. 달라도 너무 다른 가족들이지만, ‘원수가 따로 없구나’ 싶을 때도 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받아들여야 했다. 왜? 도망갈 곳이 없었다. 따로 떨어져 갈 수가 없이, 함께여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덤벙대던 아이는 “아빠의 꼼꼼한 면을 배울 필요가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자신의 계획과 달리 뻥뻥 터지는 사건들 앞에서 남편도 때로는 물 흐르는대로 따라가며 살 필요도 있음을 깨달았다.


세상에서 가장 유들유들하기로 소문난 인도상인을 이긴 아이들

인도 델리 상인과 협상하는 아이들

무엇보다 여행은 부모에게 아이들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밝은 눈을 선물로 주었다. 한번은 아이들이 질기기로 유명한 인도 상인들과 나흘간의 협상 끝에 대폭 낮은 가격에 카메라를 구해 왔다.
“이 아이들이 원래 이런 아이들인가요? 장사 못해먹겠소.”
박임순 씨는 깜짝 놀랐다. ‘여행 못해먹겠네’하고 툴툴대던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는 굉장한 열의를 보인 것이다. 바로 ‘끌림’이었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끌림.

남미 대륙에서는 아이들이 스페인어 공부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며 전등불 밑에 모여 앉아 공부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놀라움 자체였다. 시험공포증이 있던 그 아이가 네 시간만 자고 공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공부가 이렇게 재밌는 건지 몰랐어요.”

‘내가 아이들의 끌림에 관심도 없었던 까닭은 뭘까?’ 부부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성적’에 가려진 아이들의 열정과 재능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언제나 노심초사하며 가르치려고만 했던 습관을 버리고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욕심과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한발짝 떨어져서 믿음으로 바라보니 그 전에는 미처 몰랐던 아이들의 기질과 특성,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것이 여행이 가족에게 준, 아주 특별한 선물이었다.


우리, 부디 이 미친 교육의 기관차에서 뛰어내리자

아프리카 나미비아 붉은 사막 듄

한국에 돌아온 아이들은 여행에서 발견한 자신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우선, 막내는 ‘돈’에 민감한 아이다. 어릴 때도 헌책방에서 만화책을 사다 친구들에게 팔아 용돈을 벌기도 했다. 여행 중에 한번은 막내 말을 안 듣고 3000만원을 손해 본 일도 있었다. ‘환율이 오를 것 같으니 돈을 미리 다 바꿔두자’는 막내 말을 무시한 결과, 여행 내내 천정부지로 오르는 환율을 보며 안타까워해야 했다. 막내 은찬은 현재 세무회계 기초 자격증을 취득한 뒤 세무 회계사사무실에서 CEO의 꿈을 키우고 있다.

둘째 은택은 우등생이었지만, 뭐가 되고 싶냐 물으면 ‘공부하기도 피곤한데 묻지 마세요’라고 심드렁하게 대꾸했던 아이다. 은택은 여행 내내 놀라운 공간지각력을 발휘했다. 미국에서는 가족을 이끌며 ‘인간 네비게이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고, 아주 작은 공간에 많은 짐을 챙겨 넣어 가족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재능을 발견한 은택은 현재 컴퓨터 디자인 설계 자격증을 따고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다. ‘3분 안에 친구 만들기’의 귀재, 첫째 윤영은 대인관계와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난 장점을 살려 병원 코디네이트와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비만관리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심리학까지 공부해서 남미에 가서 토탈 서비스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을 보며 의문을 품었다. 모든 아이들이 대학 졸업 후 진로를 찾아야 하는가. 대답은 NO다. 여행에 돌아온 세 아이는 동시에 고졸 검정고시를 치렀다. 여행을 통해 하고 싶은 공부가 확실해졌기에 ‘진짜 공부’를 하게 됐다.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기에 앞으로의 길도 걱정은 없다.

545일의 여행은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가족이 하나가되니 그동안 찾지 못했던 길도 열리더라. 비록 완성은 되지 않았지만 가족이 힘을 모아 함께 만들어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든든하다. 가족이 함께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바로 그 순간. 가족 안에 잠든 거인이 비로소 잠을 깨고 위대한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어찌보면 가족으로 살아가는 일 자체가 기나긴 여행이다. 모든 가족이 그 긴 여행 속 짧고 새로운 여행을 통해 잠시 ‘쉼’을 찾기를 바란다. 두 눈을 감고 ‘후-욱’하고 숨을 쉬어 보기를. 그동안 눈을 가렸던 것들이 사라지고 여유가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눈이 가린 채 한 방향으로만 달리는 현재의 교육체제에서 과감하게 뛰어내리자. 두려워 말자. 세상이 학교고, 여행이 공부니까.


Q & A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하면 좋을까요? (중학생, 남)

물론 재능과 흥미가 둘 다 있는 직업을 택하면 최선이겠지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차선으로 ‘흥미’에 집중할 것을 권합니다. 좋아하는 일은 롱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막내의 경우, 돈 계산도 잘 못했고 항목을 정리하는 일에도 서툴렀어요. 그런데 지금 회계사무실에서 실습 중입니다. 회계 일의 세부작업을 잘하지는 못했지만, 워낙 그 쪽에 흥미가 많기 때문에 밤을 새서라도 공부를 하더라고요.

공자가 『논어』에서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고 했습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는 의미이지요. 이 말을 새기며 좋아하는 일에 매진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새로운 원칙을 가지고, 꿈을 꾸며 살아가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기존 사회질서와의 괴리 속에서 초기의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을지 회의가 듭니다. 자의든 타의든 기존 사회질서에 동화되어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요? (직장인, 남)

정확한 지적이고, 저희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 사회가 우리 아이들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희는 그런 사회를 꿈꾸며 달리고 있어요.
공병호 씨의 저서 『10년 후 세계』에 ‘신유목 사회를 대비하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몽골족이 초원을 누리던 유목민의 세계와 같은 ‘신유목민’의 세계가 도래하게 되는데, 우리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글로벌인’으로 살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한 예측이 저희의 시도와 노력에 큰 힘이 됩니다.

현재 한자문화권, 즉 중국, 한국, 일본, 홍콩, 대만 정도만 경쟁 구도 속에서 교육을 시키고 있어요. 과거시험에서 몇 사람만 선발되고 나머지는 배제되는 구도가 지금의 명문대 중심의 구도로 이어진 것입니다. SKY에서 배제된 아이들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또 SKY안의 아이들도 우수와 열등으로 나누어지죠. 즉 ‘선발과 배제’가 이 교육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실제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발견과 개발’ 위주의 교육을 추구합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가르칠 ‘교’에 기를 ‘육’자로, 부족한 아이들은 가르치고 기른다는 뜻입니다. 반면 영어의 education의 e는 ‘이끌어낸다’는 어원이 있습니다. 우리 교육이 전부가 아니고, 다른 차원의 교육도 있다는 사실, 그 것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싶어요.

세 세대를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교육은 기존의 ‘학교’라는 시스템 밖에서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대안학교나 홈스쿨링 등이 이를 위한 시도들이죠. 저희 가족의 여행도 그 첫발을 내딛는 시도일 테고요. 저희 가족은 4-5년 간 가정이 깨어지는 아픔 속에서 직장도 그만두고 어렵게 찾은 길이지만 여러분은 좀 더 쉽게 찾으시길 바래요. 저희 책에 나온 갖가지 시행착오들도 여러분께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로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도 적성검사가 유효할까요? (학부모, 여)

우선은 부모가 아이를 관찰하세요. 성적표 위의 점수 말고, 아이가 하루 종일 무엇을 보는지, 어떻게 말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생활 속 문제들을 풀어나가는지, 누구와 친한지 등을 관찰하는 겁니다.

누구의 눈이 가장 정확할까요? 자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학교 선생님이 아닙니다. 학원 선생님도 아니에요. 바로, 엄마와 아빠죠. 아이의 24시간을 지켜보며 관찰일기를 써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요즘은 손자, 손녀를 잘 키우기 위해 교육을 받고 관찰일기를 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때로 주관적일 수도 있지만 그런 관찰은 유의미하지요. 그 후에 보다 객관적인 검사를 받게 하면 됩니다. 주관적 관찰과 객관적 검사가 종합되면 정확한 결과가 나오겠지요.

중학생, 고등학생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아이 성적이 하위권이고 본인도 자퇴를 원하는데요. 대안학교를 보내고 검정고시를 치르게 하는 등 제도 교육 포기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정상적인 학창시절을 빼앗는 것이 아닐지 걱정됩니다.(학부모, 여)

과연 아이도 자기 인생에서 ‘학창시절’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까요? 부모의 우려일 뿐일 수도 있어요. 아이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저희 아이도 워낙 외향적인 성격이고, 친구관계를 소중하게 여기는 아이라서 여행 가서도 친구들 보고 싶다고 많이 투덜댔었어요. 그런데 그 과정을 지나고 나니 괜찮아졌고요.

그러니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가 어떤 성향인지에 대해 섣불리 판단 말고 심도깊게 대화를 해 보시라는 겁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을 중요시한다면, 학교를 그만 두고나서 후회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결론은,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옥 패밀리가 제안하는 자녀교육 10계명>

1 부부가 포옹을 할수록 자녀는 행복해진다.
2 아이들의 ‘끌림’을 활용하라.
3 자녀교육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4 자녀의 실수를 기회로 삼아라.
5 아이들에게 자신의 일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라.
6 부모의 권위를 버리고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라.
7 부드러운 동기 부여가 아이들의 잠자는 능력을 깨어나게 한다.
8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길러주어라.
9 아이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10 부모의 믿음이 넘어진 아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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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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