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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성장기, 그리고 우리의 성장기

어느 학기말, 버논은 학교에서 낙제를 할 위기에 처한다. 그런 그가 낙제를 피할 방법은 과외를 받는 것. 하지만 먹을 것 사기도 힘든 어려운 형편에 버논이 과외를 받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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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
제인 레슬리 콘리 글/김종민 그림/이승숙 역 | 한림출판사
성버논과 로널드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성장기!
『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는 1994년 뉴베리 상 수상작으로, ‘아픔을 가진 소년의 성장기’를 개성 있는 캐릭터로 섬세하게 그려낸 성장 소설입니다. 마음속 상처 때문에 집과 학교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열네 살 버논은, 알코올 중독자 맥신 아줌마와 지적 장애아 로널드 모자를 만나 우정을 나누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패배감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아갑니다.
어린 시절 나는 어린이용으로 나온 책은 유치하다며 읽지 않으려고 드는 아이였다. 어린이를 위해서 쉽게 풀어 쓴 설명이, 쉬운 단어만 사용한 문장이, 읽는 나를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사회적으로 어른으로 분류되는 지금에 와서야 어린이 책의 매력을 깨닫고 말았다.

이 책의 화자는 버논이라는 소년이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고, 갑작스럽게 엄마를 잃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아빠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빠가 엄마가 될 수는 없는 법. 게다가 공부 잘하는 형과의 괴리감을 커져만 간다. 그런 소년의 이웃에는 로널드와 그의 엄마가 살고 있다. 로널드는 지적 장애아로 다른 사람과 쉽게 소통하지 못하는 소년이다. 그리고 로널드의 엄마 맥심은 종종 술을 마시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소동을 일으킨다.

어느 학기말, 버논은 학교에서 낙제를 할 위기에 처한다. 그런 그가 낙제를 피할 방법은 과외를 받는 것. 하지만 먹을 것 사기도 힘든 어려운 형편에 버논이 과외를 받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식료품 가게에서 벌어진 사건을 계기로 버논은 맥신 아줌마에게 도움을 주게 되고, 그녀의 소개로 40년간 학교 선생님을 해온 애니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애니 선생님의 과외 조건 하나, 맥심과 로널드를 도와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연으로 그리고 과외라는 보상을 위한 노력으로 시작된 이들의 관계는 점점 더 진심으로 변화한다. 소문에 가려 자신이 알지 못했던, 모자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하고, 버논은 로널드를 돕기 위해 자선 행사를 기획한다. 하지만 버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은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한다.

버논의 성장은 맥심 아줌마의 성장과 함께 진행된다. 세상이 답답하고,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던 소년은 로널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배우고, 상대방을 위해서 자신의 욕심을 포기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타인의 도움을 받기 싫다는 자존심과 아들을 위한 희생 속에서 살아가면서, 현실을 인정하지 못했던 맥심 아줌마는 아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을 깨닫는다. 이들은 로널드를 통해서 자신보다 타인을 위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성장이라는 것은 일정한 순서를 거친다. 문제를 느끼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지만 방법을 찾지 못한다. 그 방황은 대부분 사회가 ‘사고’라고 규정하는 일들로 이어지고, 어느새 나는 구제불능의 존재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힘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은 정신적 성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것에 대해서는 포기하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이라는 것도 배운다.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이제 사회적으로 아이라고는 주장할 수 없는 지금에 와서야 어린이 책이 좋아진 것은, 바로 이 성장의 과정을 다시 한번 겪고, 내가 어른이 되었음을 다시 한번 인정하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어느 순간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스르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기 위해서가 아닐까.



제인 레슬리 콘리
『니임의 비밀』로 1972년 뉴베리 상을 받은 로버트 레슬리 콘리(필명 로버트 C. 오브라이언)와 편집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버지니아 주에 있는 포토맥 강 근처의 작은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의 작품 『니임의 비밀』을 바탕으로 쓴 『라스코와 니임의 비밀』로 미국도서관협회(ALA) 북리스트 어린이 책 편집자가 주는 상을 받았다. 그동안 쓴 책으로 『재커리어를 위한 제트』, 『알-티, 마가레트와 니임의 비밀』, 『트라우트 서머』 등이 있다. 지금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남편과 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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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희라

극단적인 애교와 극단적인 무뚝뚝함을 달리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웃어 넘기는 대인배가 되고 싶지만 추운 날씨에도 화가 나는 소인배입니다. 빨간머리 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열광하고 보들보들한 촉감을 가진 모든 것을 사랑합니다.

로널드는 화요일에 떠났다

<제인 레슬리 콘리> 글/<김종민> 그림/<이승숙> 역8,550원(10% + 5%)

* 1994년 뉴베리 상 수상작 * 1994년 미국도서관협회 선정도서(ALA) * 1994년 뉴욕 공공 도서관 선정 십 대 도서 * 1994년 북리스트 편집자 선정 청소년 도서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특별한 아이들, 버논과 로널드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성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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