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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을 24K라고 표시하는 이유

교수님, 금반지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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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구리나 알루미늄과 같이 저렴한 금속을 사용하면 왜 안 되는가? 이렇게 질문할지 모르지만 다른 금속을 사용할 경우 특성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은 물리학적으로 한 치의 오차 없는 법칙과 규칙성을 요구한다. 세상일 불가능은 없다고 말하지만 물리학적으로 안 되는 것은 절대 안 되는 것이다.


“교수님 금반지가 필요한데요!”
연구실에서 두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금반지를 산다. 물론 연구용이다. 보통 아기 돌 반지를 사서 잘게 잘라 한 번에 2-3밀리그램 정도를 사용한다. 비싼 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유기물 반도체를 이용하여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 데 물리학적으로 금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다.

철, 구리나 알루미늄과 같이 저렴한 금속을 사용하면 왜 안 되는가? 이렇게 질문할지 모르지만 다른 금속을 사용할 경우 특성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은 물리학적으로 한 치의 오차 없는 법칙과 규칙성을 요구한다. 세상일 불가능은 없다고 말하지만 물리학적으로 안 되는 것은 절대 안 되는 것이다.



반도체에 핵심 부분에 금을 사용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 금은 전기 저항이 작다. 전기 저항이 큰 경우 열이 많이 발생한다. 반도체 장비에 열은 치명적이다. 또 한 가지, 금은 열전도가 좋기 때문에 열을 쉽게 전달할 수 있어 반도체 소자에 핵심부품으로 사용한다. 다음은 금의 전자적 성질이다. 다른 금속과 다른 전자적 특성이 반도체 소자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

핸드폰 속 반도체 부품과 디스플레이에도 소량의 금이 들어 있다. 그 양은 지극히 미미한 양이다. 핸드폰 천대에서 약 0.7그램을 얻을 수 있다. 금광에서 채굴한 금은 광석 1톤에서 금 14그램을 뽑아낸다. 핸드폰 천대에서 미량의 금을 얻기 위해서 플라스틱과 은, 철, 구리, 납 등과 분리해야 하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전자제품에서 납 등의 중금속을 채취하는 일은 환경을 오염시킨다.


착하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금

얼마 전 다큐멘터리로, 중국의 한 지역에서 전자부품에서 납과 금을 채취하는 곳을 보여주었다. 그 마을은 현재 환경오염으로 인해 폐허로 변해가고 있었다. 선진국에서 버려진 전자제품이 홍콩을 통해 들어온 후 그 마을에서 분리되었다. 하지만 그 마을의 하천과 토양은 회복될 수 없는 상태로 변하고 있다. 한 돈의 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금의 특징의 하나는 연성이 좋고, 빛이 나고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산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철이나 은은 쉽게 표면이 녹이 슨다. 금은 공기 중이나 물속에서 녹이 슬지 않기 때문에 충치가 생기면 이빨을 금으로 한다. 은도 금과 같이 부드럽고 연성이 좋지만 단점은 공기 중에 산화된다. 요즘은 아말감을 사용한다. 아말감은 은과 수은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 물질로 수은성분이 들어가 인체에 해롭다고 한다. 최근에는 세라믹 재료가 발달돼 충치를 치료하고 세라믹인레이를 많이 사용한다.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의 앞니가 기억난다. 금니였다. 웃으면 빛나는 금빛 치아가 당시는 카리스마 있게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순금과 14K 금, 18K금의 차이

금의 순도를 나타낼 때 캐럿이라고 하고 ‘K’라고 쓴다. 캐럿은 중동지역에서 나는 식물의 한 종류인 ‘캐럽’에서 왔다. 캐럽은 콩과 비슷하게 생긴 나무의 열매로, 이 지역 사람들은 말린 캐럽 열매를 한 손에 쥔 정도를 기준으로 물건을 교환했는데, 캐럽을 어른이 한 손으로 쥐면 대략 24개가 잡혔다. 그래서 순금을 24K라고 표시하게 된 것이다. 이보다 순금의 순도가 떨어진 18K는 24분의 18의 순도로 75%의 순금을 나타내고, 14K는 24분의 14인 58.5%의 순금이 들어간 것을 나타낸다.

18K나 14K에 금에 은, 구리, 철, 알루미늄을 섞어서 금 합금을 만들기도 한다. 구리를 넣는 경우 적금색, 철을 넣는 경우 자금색, 알루미늄을 넣는 경우 청금색이 나온다. 화이트 골드의 경우 팔라듐 등을 넣는다. 일반적으로 백금과 화이트 골드는 화학적으로 구분된다. 백금은 원자번호 78이고 금은 원자번호 79다. 백금은 산출량이 작고, 1700도 이상의 온도에서 가공하기 때문 가공이 어렵고 수공비가 비싸다. 또, 녹는 온도가 높아 물리학에서 높은 온도로 열을 처리해야 하는 연구를 할 때 도가니로 많이 쓰인다.


왜 지구에는 금보다 철이 더 많은가?

이 해답은 우주론에 있다. 우주의 출발은 빅뱅 폭발에서 시작된다. 최초의 빅뱅 에너지가 확산되고 또 냉각 되면서 우주는 변화를 겪게 된다. 빅뱅 후 3분까지 만들어진 입자들이 결합되면서 첫 번째 원자가 만들어지기까지 30만 년이 걸렸다. 이때 원자번호 1번이 수소가 80프로, 원자번호 2번인 헬륨이 약 20프로 만들어진다. 지구상에서 알려진 모든 화학원소들은 한참 뒤에 만들어진다.


그 다음 수소와 헬륨 원소가 중력에 의해 무수히 많은 덩어리로 합쳐진다. 이 과정이 10 억년이 걸린다. 그 다음 수많은 이 덩어리들은 더 거대한 우주의 몸체인 은하를 만든다. 이 때 중력으로 인해 더 무거운 화학원소들은 융합반응을 통해 더 무거운 원소로 만들어지면서 생명의 주기가 시작된다. 첫 번째 수소원자는 융합하여 헬륨 원자를 만든다. 그다음에 수소원자가 다 소모되고 중력의 압력이 커지면서 헬륨 원자가 융합해 탄생하는 은하에 별이 만들어 지고 빛을 내기 시작한다. 더 무거운 원소가 하나씩 생겨나면서 중력이 별들의 밀도를 더 높이고 압박을 가함에 따라 각각의 원소들이 융합반응을 통해 그 다음의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낸다.

이 별들이 크기에 따라, 원자번호 26번인 철이 형성되면서 서서히 죽고 우주에 그 원소를 발산하면서 백색외성이 되었다가 차가워지면서 우주에 떠돌아다니는 철의 무리인 갈색왜성이 되거나, 초신성으로 폭발한다. 그 과정에서 철보다 더 무거운 금(금은 원자번호 79번이다)과 같은 원소들을 만들면서 극적으로 사라진다.

이러한 원소들은 우주를 떠돌아다니다가 중력에 의해 새로운 천체로 빨려 들어간다. 이때 물질이 충분히 모이면 새 별이 탄생할 수 있다. 새로운 융합반응이 시작되지 않은 우리 지구와 같은 행성이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이다. 현재 이 시간이 150억년 동안 우주가 진화한 결과라는 소리다.


에필로그

연구실에서 금 이외에 많이 쓰는 재료가 은이다. 은을 용매에 묽게 만들어 세라믹재료에 코팅을 한다. 은을 입히는 과정이 이 실험의 핵심과정이다. 안 쓸 수도 없고. 많은 사람들은 주식의 추이라든지, 환율의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지만 나는 본의 아니게 은값의 추이에 관심을 쏟고 있다. 가끔 왜 내 연구와 관련된 재료만 오를까 생각해보지만, 요즘은 금이나 은만이 아닌 것 같아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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