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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이 길에서 침 뱉고 속옷차림으로 거리 활보… 中, 공자의 나라 맞나?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은 진짜 공중도덕의 수준이 당최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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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마구 떠들기는 거의 세계적 경지에 이른다고 봐야 한다. 떠들기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정평이 있는 한국의 이른바 줌마렐라들도 게임이 도저히 안 된다. 이 분야에서는 지식의 많고 적음, 신분의 높고 낮음, 빈부의 격차 등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인들 열에 아홉이 그렇다.

 
베이징 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홍순도 등저 | 서교출판사
베이징 특파원 13인이 발로 쓴 최신 중국 문화코드 52가지 - 중국 문화를 알면 중국 경제가 보인다!
전ㆍ현직 베이징 특파원이 발로 써낸 책인 만큼 현지에서 직접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중국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술술 넘길 정도로 쉽지만, 준비 없이 앉은 자리에서 독파할 정도로 가볍고 만만한 책도 아니다. 흙먼지 휘날리는 중국 대륙 곳곳에서 건져 올린 특파원들의 오랜 경험이 농축된 만큼 객관적 설득력을 갖는 최신 중국의 문화코드와 묵직한 울림까지 담겨 있다.

대체적으로 먹고 살기에 여유 있는 선진국일수록 민도가 높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이 “곳간이 가득 차야 백성들이 염치를 안다.”고 설파한 것처럼 사람들은 배가 부른 다음에야 매너와 예의를 차리는 법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은 진짜 공중도덕의 수준이 당최 장난이 아니다.

특히 인간에 대한 예의는 상상을 초월한다. 프랑스의 경우만 봐도 길을 가다 주위의 사람과 어깨를 스치거나 조금이라도 민폐를 끼쳤다고 생각하면 누구의 입에서나 바로 미안하다는 의미의 ‘빠동’이라는 단어가 절로 터져 나온다. 일본 사람들도 ‘쓰미마셍’을 입에 달고 산다. 선진국이 그냥 선진국이 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중국은 G2라는 말이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올라갈 정도로 세계적 슈퍼 파워로 떠오르고 있음에도 평균적인 민도는 상당히 떨어진다. 염치와 예의, 공중도덕을 운운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다.

공공장소에서 아무데나 마구 침을 뱉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남녀노소,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마구 뱉어댄다. 심한 경우는 몸 저 밑에서까지 확 끌어올린 가래까지 퉤 하고 뱉는다. 외국인들이 가장 소름 끼친다고 혀를 내두르는 행태로 전혀 부족하지 않다. 얼굴 예쁘장한 젊은 여자가 공공장소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혀를 내두르게 된다.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마구 떠들기는 거의 세계적 경지에 이른다고 봐야 한다. 떠들기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정평이 있는 한국의 이른바 줌마렐라들도 게임이 도저히 안 된다. 이 분야에서는 지식의 많고 적음, 신분의 높고 낮음, 빈부의 격차 등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인들 열에 아홉이 그렇다.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대형 식당 같은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은 이런 현실에 비춰볼 경우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옆자리를 의식하지 않은 채 큰 소리로 통화하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다.




공장소에서 침뱉기, 떠들기, 새치기 일상화

새치기는 거의 모든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이다. 슈퍼마켓에서 계산을 할 때나 버스를 탈 때나 그야말로 어느 상황을 막론하고 다 있다. 새치기를 당하지 않은 날은 왠지 모르게 찜찜하다는 외국인들의 뼈 있는 농담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좀 심하게 말할 경우 연목구어다. 단 예외는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올림픽이나 박람회 등이 열릴 기간이 그렇다. 정부의 적극적인 계도와 시민들의 자각이 어느 정도나마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아이들 역시 어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마구 뛰어다니고 떠들면서 주위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런데도 나무라거나 제지하는 부모는 눈을 비비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이런 현실이니 공중도덕의 거울이라 불릴 교통 문화의 수준이 좋을 수가 없다. “교통경찰이 나와 교통정리를 하면 오히려 길이 더 막힌다.”라는 농담이 진리처럼 통용된다. 운전 예절은 아예 한 술 더 뜬다. 베이징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주중 한국인회 장흥석 부회장의 체험담이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는 교통 문화에 적응이 안 돼 힘들었다. 도로에 차선이 제대로 그려져 있지 않은 것은 거의 기본이었다. 운전 규칙 역시 지켜지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았다. 그러나 더 괴로운 것은 운전할 때 가끔씩 날아드는 담배꽁초나 먹다 남긴 음식물 쓰레기 같은 오물들이었다. 조금만 방심하다가는 차창으로 날아오는 담배꽁초나 가래침의 세례를 받을 수도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철저한 방어 운전이 필요하다.”

중국인들의 이런 도덕 불감증은 자연스럽게 남의 눈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전통적인 기질에까지 더욱 부채질을 하는 악영향을 미친다. 추운 날씨만 아니면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집단 노출증 현상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행정 수도인 베이징과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도 예외는 아니다. 대로에서조차 윗옷을 훌훌 벗어던지는 과감한 남성이나 속이 다 비치는 잠옷을 걸친 채 장을 보기 위해 거리를 활보하는 여자를 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혹자들은 “유교의 나라 중국에서 설마?”라고 할지 모르나 현장을 목격할 경우 이 말은 쏙 들어간다. 베이징과 상하이를 오가면서 10여 년 동안 잡지 사업을 해온 김구정 씨의 술회다.

“상하이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멀쩡하고 세련된 모습의 적지 않은 여자들이 속옷을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떤 때는 난징루(南京路) 같은 대로가 하얀 파자마의 물결로 뒤덮일 정도였다. 속옷 차림으로 차를 운전하거나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는 여자들의 존재에 대해서는 더 놀랐다. 지금은 만성이 됐지만. 그러나 처음에는 도저히 습관이 안 돼 눈을 당최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한때 이런 모습은 잠깐 사라지기는 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박람회 때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옛날로 돌아갔다. 습관이 어디 가겠는가? 앞으로도 이런 모습은 상당 기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마 영원히 그럴지도 모른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노출 습관은 예의가 그래도 어느 정도 지켜지는 학교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매년 여름만 되면 대학가에서 웃통을 드러내놓고 다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교수들조차 반바지에 러닝을 걸친 채 강의를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한 여름철 공사장에서는 한술 더 뜬다. 팬티만 걸친 채 일하는 노동자들이 다반사로 눈에 띈다. 바지를 입고 있는 노동자들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속옷바람으로 외출하고 문 없는 화장실은 예사

예의를 그다지 중시하지 않거나 노출에 대해 부담을 가지지 않는 생활 습관은 그 유명한 화장실 문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물론 최근에는 중국에도 철저하게 요새화된 그럴듯한 화장실이 많이 등장하고는 있다. 고급 호텔이나 유명 대형 식당의 화장실은 거의 이 수준에 이르렀다고 단언해도 좋다. 하지만 대도시의 변두리나 뒷골목, 중소 도시에 이르면 폐쇄보다는 개방을 지향하는 재래식 화장실이 아무래도 다수를 차지한다. 필자와 친한 한 상사 주재원의 부인의 말을 들어보자.

“베이징 외곽에는 문이 안달린 개방형 화장실이 지천으로 많다. 어느 날 교외의 식당 화장실을 갔다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한 여성이 문을 열어놓고 일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민망해서 문을 슬쩍 닫아줬더니 화를 내면서 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아마도 열린 공간에서 일을 보는 것이 버릇이 돼서 그런 것 같았다”

중국의 화장실 시설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중국인들의 화장실 문화까지는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이다.중국인들의 도덕 불감증과 노출 습성이 도대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에 대한 답은 정확하게 내리기 힘들다. 그러나 대략 이유를 유추해볼 수는 있다.

아무래도 남에 대해 신경 쓰지 말라는 의미의 이른바 부관셴스(不關閑事)나 부리타(不理他) 등의 단어에서 엿보이는 고질적 국민성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너 나 할 것 없이 남의 행동에는 도통 나 몰라라 하는 것이 타고난 기질이어서 그런지 굳이 자신들의 행동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느냐는 느슨한 생각을 갖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침을 자주 뱉는 것은 흔히 사천바오(沙塵暴)로 불리는 황사의 존재에서 보듯 흙먼지가 많이 날리는 환경적 요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넓은 땅덩어리에서 각기 환경조건이 다른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 때문에 언어 자체가 시끄러운 운명적 결함, 하나씩만 낳는 탓에 초래되는 자녀들에 대한 관대함, 베이징을 비롯한 상당 지역의 날씨가 사람의 인내심으로 극복하기에는 너무 덥다는 사실 역시 거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데서나 침 뱉기나 공공장소에서의 소란스러움, 남에게 폐를 끼쳐도 아랑곳하지 않는 뻔뻔함, 너무나 당당한 노출 습관 등에 대해 면죄부까지는 몰라도 나름의 정상 참작은 해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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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특파원 중국문화를 말하다

<홍순도> 등저 15,300원(10% + 5%)

중국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을 모르고서는 먹고살기도 힘들어진 세상이 된 지 오래다. 중국인들이 수천 년 동안 형성해온 기질과 습성, 문화코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 치열한 경제전쟁에서 생존 공간을 넓혀나가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중국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는 아직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다. 등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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