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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무늬 횡단보도에 행인들 미소

웃음 짓게 하는 디자인이 만든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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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디자인이 웃음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산업사회를 거치며 경제성장에 익숙해지면서 우리가 디자인을 딱딱하거나 고급스럽고 비싸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떨 때 웃을까? 웃음에도 종류가 있을 것이다. 간지러워서 웃는 웃음, 개그프로를 보고 웃는 웃음, 허탈해서 웃는 웃음 등 여러 형태의 웃음이 있다. 그런데 이 웃음에는 공통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비해 충격적이거나 혹은 반전되는 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디자인은 어떻게 웃음을 주고 있을까?

우리는 보통 디자인이 웃음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산업사회를 거치며 경제성장에 익숙해지면서 우리가 디자인을 딱딱하거나 고급스럽고 비싸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디자인은 우리 주변에서 아주 가깝게 찾을 수 있고 부담 없게 접할 수 있는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이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것은 주변의 사물에서 일어나는 현상과는 다른 색다른 기호를 전달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경우의 기호는 전혀 생소한 기호이기 보다는 예전부터 알고 있던 인식에서의 작은 변화가 “이유 있게” 변화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쇠사슬인 경우 우리가 일반적으로 쇠사슬’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주로 무언가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거나 단단하게 고정시킨다는 것처럼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의 의미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위의 사진 속 쇠사슬은 다르다. 같은 쇠사슬이지만 각각의 고리 모양을 하트 형태로 바꾸어서 쇠사슬이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를 다르게 만들었다. 단단하게 얽혀있는 깨어지지 않는 ‘사랑’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하고, 사랑과 사랑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 느낌도 준다. 그 동안의 쇠사슬에서는 찾을 수 없던 의미를 발견하게 해 주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쇠사슬이 가지고 있던 어둡고 무거운 의미를 친근감 있게 부드럽고 두터운 사랑으로 바뀌는 것이다. 디자인의 힘은 이렇듯 우리 생활 속에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표현을 바꿈으로서 우리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또한 예로 횡단보도의 흰색 선을 얼룩말 무늬를 표현함으로서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서고 있다. 검은색 바탕의 아스팔트위에 흰색의 선이 얼룩말의 색과 같다는 것을 착안해 일반적인 횡단보도의 선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바꾼 것이다. 단순히 선만을 바꾼 것인데 우리에게는 또 다른 재미있는 기호로 표현된 것이다. 횡단보도를 기다리거나 지나가는 동안 우리는 짧은 시간이지만 웃음을 지을 것이며 좀 더 여유 있는 환경을 접할 것이다.


나사 모양의 벤치로 가구나 벽에 사용하는 나사를 키기만 크게키워 새로운 기호로 전달하여 의미가 바뀐 경우이다. 우리의 거리에 이러한 스트리트 퍼니쳐가 있다면 좀 더 여유가 있어 보이지 않을까?


길이 없다? 만들면 되지!! 레이져를 이용한 컨셉디자인으로 자전거 길을 만들기 어려운 좁은 도로에서 이용하고 자신의 위치와 존재를 알리는 멋진 디자인이 아닌가 싶다.


버려지는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 위 사진의 비닐 봉투는 쉽게 알 수 있듯이 곰 인형을 형상화한 쓰레기 봉투이다. 단순한 쓰레기 봉투이지만 간단한 형태의 변화와 리본 모양의 묶는 끈으로 더럽게만 표현 되는 장소와 소재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디자인은 어느새 우리 곁에 재미있는 신선한 소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억지의 웃음이 아닌, 생각하게 하는 웃음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디자인은 슬프지 않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항상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 새로움은 무조건적 새로움이 아니라 “이유” 있는 새로움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른 시각에서 표현하고 전달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즐겁게 다가서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의 힘이고 따라서 디자인은 웃음을 주는 여유를 가지고 있는 새로운 디자인 문화를 만들어 간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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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대성

경일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김대성 교수’는 현재 뉴욕(MoMA)의 전속디자이너인로 활동 중이며 코리아디자인위크의 총감독이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한 그는 디자이너로서 사회적인 현상과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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