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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하고 음흉한’유방(劉邦)이‘역발산’ 항우(項羽)를 이겼다!

먼저 책 제목의 '후흑'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후흑(厚黑)'이란 면후심흑(面厚深黑)의 준말로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속마음'을 의미한다. 즉 후흑이란 곧 청나라 말기 기서로 꼽히는 '후흑학'에서 말하는 처세론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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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흑학 厚黑學
신동준 저 | 위즈덤하우스
승자의 역사를 만드는 뻔뻔함과 음흉함의 미학
청조 말에 출간되어 ‘실리를 위해 도덕을 폐하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로 대륙 전역에 화제를 모았으며 현대 중국인의 국민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학문으로도 손꼽히는 후흑학을 기업 경영과 자기계발 메시지로 재해석함으로써 세계 권력의 축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대격변의 시대에 원전보다 깊이 있고 탁월한 미학을 제공한다.
먼저 책 제목의 ‘후흑’의 의미부터 살펴보자. ‘후흑(厚黑)’이란 면후심흑(面厚深黑)의 준말로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속마음’을 의미한다. 즉 후흑이란 곧 청나라 말기 기서로 꼽히는 ‘후흑학’에서 말하는 처세론을 말한다. 『후흑학』은 청나라 말기, ‘실리를 위해 도덕을 폐하라’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로 대륙 전역에 화제를 모으며 현대 중국인의 국민성에 큰 영향을 끼친 학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원전 ‘후흑학’을 재해석하면서 이를 기업경영과 자기계발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꾸민 일종의 처세서다.

저자는 후흑학의 요체를 ‘철면피가 되라’라는 한 마디로 정리한다. 이른바 영웅호걸이라 불리며 중국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위인들이 사실은 하나같이 낯가죽이 두껍고 음흉하기 이를 데 없는 인물들이었다는 것. 고대부터 오늘까지, 역사상 공명을 떨친 왕후장상이나 호걸, 성현들 중 후흑을 통해 성공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초한지’로 너무나 익숙한 한고조 유방의 예를 보자. 유방은 항우가 부친을 인질로 잡아 삶아 죽이겠다고 협박했을 때 태연하게 그 국 한 사발을 나누어 달라며 항우를 비웃었고, 초나라 병사에게 쫓길 때 수레가 무거워 달아날 일이 요원해지자 수레의 무게를 덜기 위해 자식들을 세 번이나 발로 차 마차에서 밀어냈으며, 천하를 얻은 뒤에는 최고 공신 한신과 팽월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토사구팽했다.

‘삼국지’의 인물들도 빠지지 않는다. 조조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의 책사 사마의도 과부와 고아까지 사기의 대상으로 삼았으니 음흉함이 못지 않았다. 라이벌 제갈량에게 건괵(부녀자들이 의관용으로 쓰던 두건)을 선물 받는 모욕을 당했을 때도 사자를 환대한 다음 예를 갖춰 환송을 가는 등 뻔뻔한 장면도 자주 연출했다. 조자룡이 목숨을 걸고 자신의 아들을 구해 오자 포자기에 쌓인 아들을 바닥에 던지며 “이 놈 때문에 위대한 장수를 잃을 뻔했구나!” 라며 ‘쇼’를 연출한 유비도 빠질 수 없다. 이 밖에도 이 책에는 ‘오월동주’로 유명한 월왕 구천과 오왕 부차, 장량과 한신, 장개석과 모택동 등 중국사를 수놓은 다양한 영웅호걸들의 현란한 후흑사가 흥미롭게 기술되어 있다. 역사 교양서로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전직 기자로 고전연구자이자 평론가로 활동중인 저자가 두 차례의 번역과 편역 끝에 완성한 후흑학 해설서로 앞서 언급한 다양한 후흑의 사례를 통해 글로벌 전쟁에 뛰어든 CEO, 임원, 직원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9가지 처세술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사기’부터 ‘삼국지’까지 방대한 중국사를 아우르는 난세 영웅들의 책략과 비술을 한 권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휴가철, 교양과 자기계발과 재미 모두를 잡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신동준 

고전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과 사람의 길을 찾는 고전 연구가이자 평론가다.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탁월한 안목으로 고전의 현대화에 힘쓰고 있으며, 이러한 작업 중에서 일부는 책으로 편찬되기도 했다. 40여 권에 달하는 그의 책들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독자들에게 고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경기고 재학시절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학의 대가인 청명 임창순 선생 밑에서 『사서삼경』과 『춘추좌전』, 『조선왕조실록』 등의 고전을 배웠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 등에서 10여 년간 정치부 기자로 활약했다. 1994년에 다시 모교 박사과정에 들어가 동양정치사상을 전공했고, 이후 일본의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을 거쳐 「춘추전국시대 정치사상 비교연구」로 모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21세기 정경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그는 격동하는 21세기 동북아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동양고전의 지혜를 담은 한국의 비전을 꾸준히 제시하고 있으며, 서울대?외국어대?국민대 등에서 학생들에게 동양 3국의 역사와 사상 등을 가르친다. 동양 3국의 역대 사건과 인물에 관한 바른 해석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월간조선』, 『주간동아』, 『위클리경향』, 『이코노믹 리뷰』 등 다양한 매체에 꾸준히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저서 및 역서로는 『자치통감 삼국지』, 『실록 열국지』, 『실록 초한지』, 『후흑학: 노자와 한비자의 제왕학』, 『조선의 왕과 신하, 부국강병을 논하다』, 『CEO의 삼국지』, 『공자와 천하를 논하다』, 『득천하 치천하』, 『인물로 읽는 중국 근대사』, 『조선국왕 vs 중국황제』 등이 있다.

박수호 (비즈니스와 경제/자기관리 담당)

비즈니스와 경제/자기관리 담당. 2003년부터 지금까지 쭉 인터넷 서점에서 밥 먹고 있다. 리영희, 홍세화 두 선생을 존경하며 유시민과 진중권, 도킨스의 책들을 좋아한다. ‘은하영웅전설’과 건담 시리즈, LG 트윈스의 마니아를 자처한다. 아내와 함께 북카페를 운영하며 야구 칼럼을 쓰는 게 장래 꿈이다. 최근엔 건프라의 세계에 서서히 빠져들기 시작했고 『진보의 미래』를 ‘짠한’ 마음으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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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수호 (예스24 도서MD)

컴퓨터/수험서/대학교재 담당 MD. 2009년 팬 생활을 청산하고 ‘동네 야구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성근 평전』을 써 보는 것이 평생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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