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문재인이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한 이유 - 문재인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이 생각하는 박근혜 대표의 약점, 문재인은 과연 검증되지 않았는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저술한 『문재인의 운명』이 지난 6월 중순 출간 이후 일주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저술한『문재인의 운명』이 지난 6월 중순 출간 이후 일주일 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대선후보 지지율 랭킹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문재인 이사장이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급부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짐작하듯, 많은 이들이 '운명'이라고 말한다.

지난 7월 30일, 이화여고 100주년기념관 화암홀.『문재인의 운명』발간기념 북 콘서트가 열렸다. ‘문재인의 운명 그리고 우리들의 운명’이란 명칭의 이날 공연에서 행사를 주최한 탁현민 교수는 “사실 쉽지 않은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끝까지 안 나오시겠다는 분”을 무대에 세우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책의 저자가 나타나지 않아도 행사는 개최하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 결국 무대에 서게 만들었다”며 어렵게 성사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인디밴드 ‘일단은 준석이들’과 ‘카피머신’도 북 콘서트에 함께했다. 공연이 끝난 후, 최근 각하 헌정 방송 ‘나는 꼼수다’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무대 위로 올라섰다. 김어준 총수는 지난 참여정부 때부터 최근까지 문재인 이사장에게 십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한다. 성사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김 총수의 질문은 예의 공격적이었고 예언적(?)이었다.


김어준(이하 ‘김’): 왜 저를 만나주지 않으셨나요.

문재인(이하 ‘문’): 사실 팬입니다. 딴지일보 해킹 소식을 누구보다 안타깝게 지켜봤습니다. 반갑습니다.

김: 2년 전 여름에 제가 예언을 했습니다. ‘문재인이 뜬다’ 주변에서 이유를 많이 물어보더군요. 소위 ‘메가트렌드’는 그 이전의 트렌드를 만회하는 방향으로 갑니다. 예를 들어보죠. 꽃미남이 유행이었죠. 예쁘긴 한데 뭔가 야들야들 하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짐승남이 떴죠. 목 밑은 좋은데, 목 위는 경쟁력이 떨어졌습니다. 그 다음 차도남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정권을 생각해보죠. 다음은 누구겠습니까. 지금 우리 각하께서 굉장히 사사로우시죠. 거짓말을 하시고, 우리에게 주름의 구김을 주십니다. 당연히 시대는 각하가 아닌 것의 합집합을 찾습니다. 각하에게 결여된 모든 것. 즉, 문재인 입니다. 요즘 기자들이 출마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를 많이 묻는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런 거 묻지 않겠습니다. 몇 월에 출마하실 건가요? (청중 웃음)

문: 아마도 김어준 총수가 가장 공개적으로 제가 나서야 된다고 말씀하셨던 분이라고 기억합니다.

김: 만약에 유일하게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도 나오지 않겠는지 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문재인 이사장은 ‘그런 상황 자체가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전히 그렇게 생각합니까?

문: 출판한 책이 사랑을 받아 좋습니다. 책을 읽으신 많은 분들이 정치적 결단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지금 저로서는 답변하기도 어렵고 판단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곤혹스러운 질문입니다. 실제로, 잘 모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대안으로 기대를 걸고 계시고, 여론조사 지지도 상으로도 높아지니까 기대를 하시는데요. 한편으로는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도 있으시고, 저로서는 과연 제가 대안이 될 만한 능력이나 자질이 있는지, 두렵기도 합니다.

김: 이미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문재인의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문재인은 권력의지가 없다고 평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떠신가요.

양정철(이하 ‘양’): 제가 답변 드려야겠네요. 지금으로서는 그 누가 나서더라도 일대일 구도가 형성이 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거 같습니다. 그 터전을 만들기 위해서 통합운동이 필요합니다. 출마여부와 통합운동을 동일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의지의 경우는, 옛날식 정치를 가지고 권력의지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강력한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를 가지는 권력의지보다 강한 것은 포용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권력의지는 낡은 잣대이죠.


문: 저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진다면 제가 기여할 수 있는 폭과 일은 많아질 수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바라본다면, 지지율이 높은 것은 단지 이미지가 좋게 보여서인 측면이 많겠지요. 정당인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니니까요. 우리가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로 만들기 위해서는 연대를 거쳐야 되고, 총선도 거쳐야 되겠지요. 그 상황 속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될 거 같습니다. 현실 정치는 엄혹하고 어려운 것이니까요. 비전이 뚜렷한 사람이라면, 소신이 서야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준비를 해오지 않았습니다. 신중하게 판단하겠습니다.

김: ‘내가 하고 싶다’가 아닌 ‘내가 해야만 하는 것’. 그게 바로 문재인 이사장의 권력의지인거 같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럴 때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본인의 약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문: 노 대통령은 정치는 ‘말(言)’이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말로서 자신을 세우고 말로 표현하고, 말로 투쟁을 하고 말로 설득을 하는 것. 저는 그런 부분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많은 분들이 ‘내가 배신당하지 않고 마음 줄 곳’을 찾고 있습니다. 문재인의 유일한 약점은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표의 강점을 무엇이라 보십니까.

문: 일관성 있고, 원칙을 지키는 이미지라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정책 속에서도 같은 배를 타고 있으면서 이따금 제동을 거는 이미지가 있지요.

김: 제가 생각하는 장점은, 사사롭지 않다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박 대표가 IMF때 눈물을 흘리며 정치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죠. 박 대표에게 국가는 곧 아버지이죠. 정치가 곧 아버지에 대한 효도이며 제사 아니겠습니까. 사사로울 이유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사사롭기도 하죠. 정치가 아버지의 유산이기 때문에.

김: 본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문: 지금까지 제가 정치 바깥에 있었죠. 정치는 험한 것입니다. 상처를 받게 되고 실수를 하게 되고 실망을 주게 마련입니다. 바깥에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받지 않았다 점.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김: 박 대표의 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문: 크게 두 가지 정도 인 거 같습니다. 말하자면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없다는 것. 둘째는 김 총수의 말에 포함이 되어 있는데, 일반 사람들의 삶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김: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문재인은 검증되지 않았다’

문: 일리 있는 이야기이죠.

김: 틀렸습니다. 검증해야한다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웃기지 마라. 검찰이 BBK를 잘 검증해서 각하가 되었나. 검증은 그 사람의 삶 전체를 하는 거 아닌가. 문재인의 삶 자체가 이미 검증이 되었다’고 말이죠.

김: 진보 진형 통합 문제. 그림이 어떻습니까?

문: 내년 총선과 대선을 보면서 정권 교체를 하려고 한다면 반드시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에 확실한 방안이 통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정당간의 통합은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시민사회가 나선다고 통합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죠. 깨어있는 많은 시민들이 힘을 뭉쳐서 그것이 하나의 통합 세력이 되어 그 힘으로 통합을 압박해내고 견인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왜 좋아하셨나요.

문: 퇴임 이후 봉하 마을로 돌아가셔서 농사를 지으면서 막걸리 마시고 주민들과 어울리는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런 삶을 사셨죠. 정치활동을 오래하고 대통령을 하시면서도 그러한 모습은 변치 않으셨습니다.

김: 지금도 생각나시나요.

문: 물론입니다.

김: 2년 후에 청와대에서 다시 인터뷰를 하겠습니다.


문재인의 운명이 아니라, 우리의 운명이다


김어준 총수와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내려가고 탁현민 교수가 올라왔다. 관객들에게 받았던 질문을 바탕으로 문재인 이사장에게 물었다.

탁현민(이하 ‘탁’): 쉬운 질문부터 하겠습니다. 평소에 염색을 안 하시는 거 같습니다. 염색은 왜 안하시나요.

문: 검은 머리로 염색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안 해왔기 때문에 안하고 있습니다. (웃음)

탁: 참여정부에서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셨습니다. 노 전 대통령과 뜻이 가장 잘 맞았던 분야와 그렇지 않았던 분야는 무엇이었나요.

문: 가장 잘 맞았던 분야는 대통령 문화부터 바꾸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권위주의를 바꿔나가고 국세청과 검찰 등 권력기관을 개편하는 것이었죠. 그 부분에서 가장 뜻이 잘 맞았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노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은 시대를 앞서가셨던 것들이었습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었던 문제는 이라크 파병문제와 대연정 문제 등이었습니다.

탁: 언론이 말하는 문재인과 진짜 문재인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밖에서 평가 받는 실제 문재인과 차이가 있으신가요.

문: 책에서 언급하기도 했는데,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제가 침착하고 절제하면서 잘 대처했다고 좋게 평가를 하시기도 합니다. 그건 겉으로 본 모습이기도 하죠. 당시는 너무나 황망해서 애를 쓴 부분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탁: 통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건 무엇인가요.

문: 일단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절박한 목표를 같이 공유하는 것입니다.

탁: 소신을 지키는 힘은 무엇인가요.

문: 사는 게 너무 힘들기 때문에, 그때그때 이해관계를 따지자면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원칙을 정해두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옳은 선택을 할 수가 있습니다. 당장은 힘들어도, 결국에는 그것이 옳다는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탁: ‘문재인의 운명, 그리고 우리들의 운명’은 오는 8월 26일 부산으로 갑니다. 오늘 이 자리,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문: 제가 책 제목을 ‘운명’이라고 했는데요. 사실 운명이란 말을 제목으로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 너무 무겁게 생각되었고, 틀림없이 정치적인 뜻이 담긴 제목으로 생각할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생각했던 제목은 ‘동행’이었습니다. 이희호 여사께서 책을 내시면서 제목을 동행이라고 하셔서 다른 단어를 찾아야 했습니다. 결국, 그 제목이 운명이었습니다. 막상 제목을 운명으로 삼고 보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죠. 제가 말씀 드리는 운명을 문재인의 운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운명으로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4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 저 14,400원(10% + 5%)

노무현과 문재인, 이들의 운명을 역사 속에 기록하다! 문재인이 노 前대통령 서거 2주기를 맞아 참여정부 비사를 비롯한 30년 동행의 발자취를 담은 책 이 책은 노 대통령이 생전에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표현할 만큼 신뢰했던 평생의 동지, 문재인의 시각에서 본 노무현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의 대표작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이 오마주한 시집.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 첫 완역 출간되었다. 미국 20세기 현대문학에 큰 획을 그은 비트 세대 문학 선구자,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스타일을 최대한 살려 번역되었다. 도시 패터슨의 역사를 토대로 한, 폭포를 닮은 대서사시.

본격적인 투자 필독서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경제/재테크 최상위 채널의 투자 자료를 책으로 엮었다. 5명의 치과 전문의로 구성된 트레이딩 팀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최신 기술적 분석 자료까지 폭넓게 다룬다. 차트를 모르는 초보부터 중상급 투자자 모두 만족할 기술적 분석의 바이블을 만나보자.

타인과 만나는 황홀한 순간

『보보스』, 『두 번째 산』 데이비드 브룩스 신간.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심장으로 세계와 인간을 꿰뚫어본 데이비드 브룩스가 이번에 시선을 모은 주제는 '관계'다. 타인이라는 미지의 세계와 만나는 순간을 황홀하게 그려냈다. 고립의 시대가 잃어버린 미덕을 되찾아줄 역작.

시는 왜 자꾸 태어나는가

등단 20주년을 맞이한 박연준 시인의 신작 시집. 돌멩이, 새 등 작은 존재를 오래 바라보고, 그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시선으로 가득하다. 시인의 불협화음에 맞춰 시를 소리 내어 따라 읽어보자. 죽음과 생, 사랑과 이별 사이에서 우리를 기다린 또 하나의 시가 탄생하고 있을 테니.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