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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해리포터가 떠났다고 슬퍼 말라, 랩소디가 있으니

Rhapsody of Fire 「From Chaos to Eter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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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소디 오브 파이어의 음악은 바로 판타지가 음악으로 구현되었을 때 나타나는 두 가지 특징을 전형적으로 잘 보여준다. 그들이 2011년, 9번째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앨범 제목은 'From Chaos to Eternity'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마지막으로 기나긴 서사의 매듭을 지었다. 해리포터는 장대한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한국에도 판타지 열풍을 불러왔다. 요즘 판타지라고 하면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조앤. K. 롤링을 떠올리지만 원래 판타지의 제왕은 『반지의 제왕』을 쓴 J.R.R 톨킨이다. 톨킨이 쓴 판타지는 워낙 방대하고 촘촘한 세계관 위에 세워졌기에 많은 판타지 문학이 그를 계승했다.


톨킨의 영향력은 문학에만 그치지 않았다. 판타지는 원래 음유시인이 부른 노래의 가사인 법, 그의 소설이 음악에 스며든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독일의 밴드인 블라인드 가디건(Blind Guardian)이 톨킨을 따르고, 톨킨의 작품을 음악으로 만든 대표적인 예다. 판타지를 음악으로 만들면 나타나는 효과가 있다. 서정성과 조화가 그것이다. 서정성은 에픽 메탈로, 조화는 콘셉트 앨범(하나의 주제 혹은 하나의 이야기를 통일성 있게 앨범으로 구성한 작품)이라는 형식으로 이어진다. 기사, 공주, 왕실 등의 판타지적 요소를 연출하기 위해서는 클래식 현악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음향을 사용하게 되는데 여기서 서정성이 다른 음악보다 두드러진다.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를 하나의 앨범에 담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이 조화로워진다.

랩소디 오브 파이어(Rhapsody of Fire, 이하 랩소디)의 음악은 바로 판타지가 음악으로 구현되었을 때 나타나는 두 가지 특징을 전형적으로 잘 보여준다. 그들이 2011년, 9번째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앨범 제목은 'From Chaos to Eternity'다. 한국어로 굳이 번역하자면, 혼돈에서 영혼으로 정도의 뜻이다. 밴드가 지향하는 음악의 규모만큼이나 제목이 거창하다.

2011 볼로냐 라이브
출처 : 랩소디오브파이어 공식 홈페이지(//www.rhapsodyoffire.com)

랩소디는 이탈리아 메탈 밴드다. 1997년에 첫 앨범을 발표한 뒤, Skylark, Beholder, Cydonia 등 수많은 아류 랩소디를 양산할 만큼 후배 밴드에 미친 영향이 막대했다. 귀에 착 달라붙는 멜로디, 심장을 뜨겁게 자극하는 말발굽 드럼 소리, 멤버 개개인의 뛰어난 연주력, 개성 강한 멤버를 제어하는 밴드 리더 루카 트릴리. 랩소디가 있기에 많은 메탈 팬은 21세기를 기대했다. 웬만한 빅밴드가 아니고는 내한 공연이 성사되지 않는 척박한 한국의 상황에서도 2002년 이들의 내한 공연이 성사되었던 이유기도 하다. 팝을 안 듣고, 그나마 듣는 팝이라도 영미 팝 또는 J-POP이 대세인 현실에서 이탈리아 록 밴드가 한국에서 공연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들 밴드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랩소디 예찬은 이쯤에서 그만 하고, 이들의 신작인 'From Chaos to Eternty'로 화제를 돌려 보자.멜로딕 스피드 메탈이라 불리는 밴드는 보통 비슷한 구성으로 앨범을 만든다.

1번 인트로는 보컬 없이 나레이션으로 이루어진다. 보통은 잔잔한 키보드 위로 클래식 현악기가 얹혀지며 평화롭게 흐르거나 처음부터 기타와 드럼으로 웅장하고 비장한 느낌을 강조하며 한 판 펼쳐질 대전투를 예고한다. 2번 트랙은 엄청 빠른 곡이면서도 귀에 착 감기게 만든다. 앨범이 끝나기 직전에 1곡 정도는 10분이 넘는 대곡으로 구성한다. 마지막 곡은 1번 인트로와 마찬가지 분위기로 구성해 수미일관을 이루게 만든다.

9집 앨범 역시 마찬가지다. 위의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앨범 곳곳에 데스메탈, 블랙메탈, 고딕메탈에서 자주 사용하는 그로울링 보컬이 등장한다. 아니, 성악을 전공한 파비오 리오네가 그로울링 보컬이라고? 그렇지는 않다. 파비오 리오네의 청아한 보컬과 그로울링 보컬이 함께 달리는데, 썩 잘 어울린다. 이번 앨범에 새롭게 합류한 탐 헤스의 기타는 랩소디의 속도를 따라가기에 무리가 없다. 보너스 트랙으로, 아이언 메이든의 'Flash of The Blade'가 담겼다.

9집은 전반적으로 랩소디의 음악을 충실하게 재현한 앨범이다. 랩소디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했던 팬이라면 다소 실망할 법한 작품이고, 기존의 랩소디 음악에 질리지 않는 팬에게는 오랜만의 신작이 반가울 테다. 개인적으로 인트로인 1번 'Ad Infinitum', 타이틀곡인 2번 'From Chaos To Eternity', 발라드 곡인 5번 'Tempesta Di Fuoco', 러닝 타임 20여 분에 육박하는 9번 'Heroes Of The Waterfall's Kingdom'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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