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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벨리록페스티벌⑧] 둘째 날 “UV, 지산에서 레전드급 인기 인증”

지산에서 레전드급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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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에서의 둘째 날, 눈을 뜨자마자 창 밖 날씨부터 확인한다. 일기예보로는 3일 내내 비가 쏟아진다고 하였으나, 날은 흐리지만 떨어지는 빗방울이 굵지는 않다.

지산에서의 둘째 날, 눈을 뜨자마자 창 밖 날씨부터 확인한다. 일기예보로는 3일 내내 비가 쏟아진다고 하였으나, 날은 흐리지만 떨어지는 빗방울이 굵지는 않다. 기습적으로 비가 내리긴 했지만, 이틀 째 공연도 차질 없이 진행되었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객이 많아졌다. 작년보다 훨씬 많아진 외국 관객들이 눈에 띈다.

옐로우 몬스터즈의 무대

피더의 무대

오늘 빅탑 무대에는 ‘옐로우 몬스터즈’ ‘One Ok Rock’ ‘Feeder’‘피아’ ‘Asian Kung-Fu Generation’이 차례로 올랐다. 가장 먼저 빅탑 무대를 장식한 옐로우 몬스터즈는 30분으로 배정된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하고 통쾌한 무대를 선보였다. ‘Destruction’로 시작해, 밴드를 결성한 날의 마음을 담은 곡 ‘4월 16일’, 매 공연마다 마지막 곡으로 들려주는 건스앤로지스의 커버곡 ‘Sweet Child O'Mine’이 이날에도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파마머리의 보컬이 시종 무대를 휘젓고 다녔던 ‘One Ok Rock’도 주말의 흥분을 한껏 돋구었고, ‘Feeder’의 무대가 시작되자 빅탑 앞의 잔디밭은 관객들도 가득 채워졌다.


데이브레이크

록 음악보다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하는 관객들은 그린 스테이지에 자리를 잡았다. ‘우쿨렐레 피크닉’‘데이브레이크’ ‘짙은’ ‘디어클라우드’ 등 감각적인 국내 뮤지션으로 꾸려졌다. ‘데이브레이크’ 공연 때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데이브레이크의 곡 ‘들었다놨다’ ‘좋다’는 축제날 떼창하기 딱 좋은 곡이었고, 특히 보컬 이원석의 인기가 굉장해 팬들은 아이들을 연호하듯 소리를 질렀다. 그린 스테이지 바로 앞에 수영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음악을 들으며 물놀이를 즐기는 관객도 눈에 띄었다.


"이런 밴드 흔치 않아" 자우림


빅탑에 자우림이 등장했다. 곧 자우림의 8집이 나온다. 그들의 말처럼 “8집 내는 가수가 많지 않다.” 최근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의 몸이 좋지 않아서 활동이 뜸했으나, 앞으로 좀더 자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얘기도 했다. 이날의 무대는 지난 번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 때와 또 달랐다. 검은색 의상과 시종 촉촉한 눈을 부릅 뜨고 열창하는 김윤아에게서 검은 아우라가 퍼져 나왔다. ‘나비’ ‘파애’ ‘낙화’ 등 경쾌하지 않은 노래를 부를 때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했다. 8집을 내는 가수도 드물지만, 이렇게 비장하고 우울한 노래로 페스티벌의 관객들을 집중시키는 여성 보컬도 정말 드물다.


"목소리 내는 것만으로도 선행" 프라실라 안


그린 스테이지로 다가가니 멀리서 프라실라 안의 목소리가 들린다. 노래할 때 목소리가 예쁜 가수라도, 평소 말할 때의 목소리는 좀 ‘깨는’ 가수들이 있다. 하지만, 이분, 프라실라 양은 목소리 자체가 선행이다. 아름다운 목소리가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고, 로맨틱한 기분이 든다. (노래할 때 목소리와 똑같다!!)

여러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짧은 한국어를 준비해서 인사를 건넸지만, 올해 지산에 참여한 해외아티스트 중 최고의 한국어 상을 건네고 싶은 사람은 바로 프라실라 안! 그녀가 한국인 혼혈이기도 하지만, 한국어에 가진 애정 덕분일 것이다. 한껏 귀여움이 묻어나는 또박또박 한국어 문장으로 팬들을 사로잡더니, 마치 선물이라도 준비하듯 인터뷰로 예고했던 성시경 노래를 불렀다. 프라실라 안이 부르는 < 두 사람 >은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도, 노래의 감수성과 가창력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일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무대였다.


"악틱 몽키즈, 널 여기서 보다니"


“땡큐~” 영국식의 강한 엑센트가 느껴지는 인사로, 단숨에 누나팬 마음을 사로잡은 악틱 몽키즈는 교과서 같은 헤드라이너였다. 말은 줄이고, 최근 발매된 신보 위주의 곡으로 20곡을 들려주었다. 어떤 조명이나 무대장치 없이 그들의 연주만으로 무대가 꽉 채워졌다. 악틱 몽키즈가 비틀즈와 오아시스 뒤를 잇는 밴드로 칭해지고 있다는 이유도 짐작할 만 했다.

최근 말랑말랑해지는 모던브릿팝 가운데에서 적당히 하드하고 드라이한 연주곡, 심오한 가사가 정통 록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특히 미소년 외모에서 나오는 중저음의 매력은 굉장했다. 겉으로 보기엔 소년 밴드같지만, 사운드는 그야말로 성인밴드다.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에도 악틱 몽키즈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사랑받는 이유는 이 점이 아닐까. 게다가 그런 핫밴드를 (예상보다 일찍)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니 감격스러울 뿐.


"UV의 레전드급 인기 인증 무대"


하지만 악틱몽키즈의 명반으로 꼽히는 1집보다 신보 위주로 선곡된 셋리스트 때문일까. 악틱 몽키즈의 인기나 지명도가 영국에서만 못해서일까. 헤드라이너 공연이 중반쯤 지나가자 대거 이동하는 인파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진짜 헤드라이너(?)의 무대가 그린 스테이지에서 준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UV의 무대였다. 어느 무대든 '행복을 주는 사람'들인 UV의 인기야 알고 있었지만, 지산록페스티벌의 둘째 날, 펼쳐진 UV의 무대는 레전드급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1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그린 스테이지에 2만 3천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근처 건물에 매달려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거대한 함성 소리와 함께 등장한 UV Land는 ‘인천대공원’ ‘집행유예’ ‘쿨하지 못해 미안해’로 기대한 만큼의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고, 이어 록메들리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이날의 관객들이 록팬들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UV의 센스와 준비의 승리였다.


라디오헤드의 ‘creep’,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 딥퍼플의 ‘Smoke on the water’ 레이?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Killing in the name’ 마이클잭슨의 ‘Beat it’등 짐작할 만한 곡들을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능숙하게 메들리를 이어 나갔다. 얼마나 열광의 도가니가 펼쳐졌을지 짐작이 될까. 크래쉬의 멤버이자 그린 스테이지의 무대감독을 맡고 있는 안흥찬도 함께 참여해 UV Land의 열기를 더했다. 메들리를 마친 UV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로 불을 지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노래하고 즐긴 그린 스테이지에는 무대가 끝날 때까지 환호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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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수영

summer2277@na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중요한 거 하나만 생각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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