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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테마] <시크릿 가든> 만화로 봐도 감동! - 드라마 속 그들이 떠난 밤, 고요해진 시간을 건너는 데 필수인 징검다리 책

3월은 새 해가 시작되는 1월과는 또 다른 의미의 ‘시작’! 설렘과 함께, 두고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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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새 해가 시작되는 1월과는 또 다른 의미의 ‘시작’! 설렘과 함께, 두고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기입니다. 헤어져야 하는 사람이나 떠나야 하는 장소뿐 아니라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준 드라마, 힘든 시기에 만난 잘 만든 영화 한 편, 마음을 위로해주는 음악들 또한 감동을 주는 만큼 끝난 뒤엔 적지 않은 허전함을 동반하지요.

분명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지 않아 그 허전함을 뒤로 하고 새로운 일에 몰두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순간, 얼마 동안은 ‘이제 뭘 해야 하나.’, ‘어디서 위로를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3월, 책방에서는 그런 시간을 달래줄 책들을 골라 나눠보려고 합니다.

이번 달의 테마는,
“드라마 속 그들이 떠난 밤, 고요해진 시간을 건너는 데 필수인 징검다리 책.”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심적으로 우리를 사로잡았던 이야기의 주인공들, 그들이 제 몫을 다 하고 사라진 뒤 찾아오는 고요와 적막. 그 시간을 헛헛하지 않게 채워줄 책을 추천해주세요!

1. 네모난 상자, 스크린 속 이야기를 다시 들여다봅니다.

『시크릿 가든 드라마 영상만화 1』
편집부 저 | 북로그컴퍼니 | 2011년 01월

올 상반기 어두웠던 소식들 가운데 대한민국 여성들에게 유일한 즐거움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시크릿 가든> 이었을 것이다. 상반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드라마가 만화로 나온다고 했을 때 어쩐지 기대반 우려반이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따끈따끈하게 나온 1권을 들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렀을 때, 점원 아주머니가 “이거 원래 책이었어요?” 라고 물으며 기웃거리시는 것을 보고 왠지 뿌듯해지기도 했었다.

드라마의 원작이나 드라마를 재구성한 작품들은 드라마의 감동을 저해하기 일쑤인데, 이 만화는 “드라마 영상만화”라는 타이틀답게 드라마의 장면을 그대로 캡쳐하고 만화 특유의 대사 말풍선을 삽입하여 드라마의 감동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드라마의 앞부분을 놓치고 중반부터 빠져들었던 나는, 이 만화를 통해 길라임과 주원이 어떻게 만나고 사랑에 빠졌는지 너무나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컷컷으로 구성되어있는데도 전혀 튄다는 느낌없이 이야기 그대로 느껴진다는 것도 만화라는 장르로 재탄생했을 때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아직 현빈을 군대에 보낼 마음의 준비가 안된 여인들에게 <시크릿 가든>의 완소장면들과 맛깔나는 대사들이 주옥같이 박혀있는 이 책은 좋은 선물이 될 듯 싶다. 그리고 <시크릿 가든>이 도대체 뭘까? 궁금해하기는 하지만 아직 만나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훌륭한 요약본이 될 것이다.

- 도서2팀 김수연 (//blog.yes24.com/2uriel)



『밑바닥에서』
막심 고리키 저 | 지만지 | 2010년 11월

아주 먼 옛날 연극을 한 편 봤습니다. 학생 할인가로 티켓을 끊고 들어가니 좌석은 무려 맨바닥이었죠. 먼지가 눈 앞에서 굴러 다니고 아무리 고개를 높이 들어도 배우들 얼굴은 간신히 정수리에서부터 콧구멍까지만 보이더군요. 그래서 목소리만으로 누구와 누가 대화하는지 분간해야 했어요. 그렇게 친구들과 함께 본 연극은 러시아의 극작가 막심 고리키의 <밑바닥에서>였습니다. 고리키의 희곡에는 비극이 많습니다. 역시 <밑바닥에서>의 등장인물들도 나름 젊은 세대들이었지만 가난과 매춘, 술독과 같은 수렁에 걸려들어 쉽게 행복해질 ? 없는 운명을 갖고 있었습니다. 한 명이 웃으면서 미래를 희망하면 다른 한 명이 울상으로 대꾸했고 다른 한 명이 울며 과거를 회상하면 다른 한 명은 오기로 내일을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되었죠. 결국 아무도 행복하지 못한 채 다같이 조국을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르며 무대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모든 연극이 끝날 때 그렇듯이 관객은 빈손으로 집에 돌아오잖습니까. 저는 다른 척 하려고 아주 상투적인 감상문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정말이지 소름끼치는 감동을 받았다…” 아쉽게도 거짓말은 상투적이지 않을 수 없었지만요. 몇 일 뒤 밑바닥에서 대본을 빌려 천천히 읽어 보았어요. 행여 그때 놓친 대사나 감정선이 있을까, 집중하여 읽었어요. 그러나 무대 밑 싸구려 좌석에서 맡을 수 있는 쾌쾌한 먼지냄새와 차가운 씨멘트 바닥이 없는 깔끔하고 조용한 도서관에서는 모든 것이 그때와 같지 않더군요. 제 안에서 극은 한창 진행되고 있었지만 책을 빌려가는 학생이나 사서들 중엔 아무도 저와 같이 울거나 웃지 않는 걸 보며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연극 보는 시간’ 이 그리워졌습니다. 이제 그 무대에서는 다른 배우들이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서글퍼 졌습니다. 한 번 지나간 것은 절대 다시 결코 백에 하나라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상하기도 했어요. 그 이상하고 명백한 순간, 과거를 연신 후회하며 그리워하는 일. 그때 저는 밑바닥에 빠져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혹시 어떤 연극을 보고 나서 그 극의 대본을 읽어본 적 있으신지요. 다시 생동하는 그 현장에 있을 수 없어도 나름 위안을 받을 수 있겠더라고 생각해 봅니다.

- 컨텐츠팀 박혜원(//blog.yes24.com/onlykeanu)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
백승종 저 | 푸른역사 | 2011년 01월

역사가 드라마 컨텐츠로서 확고한 자리를 굳힌 것도 제법 된 듯 하다. ‘대하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왕건’ 류의 정통사극을 넘어서, 액션 코미디 멜로 등 다양한 장르와 버무린 퓨전사극들이 시청률 경쟁의 상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 역사란 ‘있었던 일’이라는 우리의 통념에서 조금 벗어나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흥행을 위해 양념을 치려니 각색이 필요했을 테다. 단지 무늬에 불과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한국사’를 전공한 나는 그런 각색들이 눈에 거슬리는 편이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유생들이(특히나 노론의 아들이!) 국왕의 밀명을 받아 움직이는 것 정도는 명백한 각색이라 오히려 거슬리지 않지만, 중앙집권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던 광개토대왕 시절에 귀족들이 사병을 거느리고 있다는 ‘태왕사신기의 드러나지 않는 각색 혹은 오류’는 확실히 거슬린다. 물론 ‘역사’드라마라기 보다는 역사‘드라마’라는 생각으로 곧잘 집중력을 회복하는 편이지만, 어쨌건 종방이 되고 나면 드라마가 얼마나 실제 역사에 기반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은 그런 욕구를 느껴본 분들에게 적당할 것 같다. 이제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단골 국왕이 된 정조는 ‘개혁 군주’의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기득권을 지닌 노론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신분에 의해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서얼들에게 기회를 주고 백성을 위한 어진 정치를 폈다는 식이다.(‘이산’에서 이서진이 연기한 정조가 그 뼈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선 양명학과 서학 등 중국과 서구의 새로운 문물에 대한 관심, 이상사회에 대한 꿈을 품은 선비 강이천을 정조가 밀어내는 모습을 통해 정조 역시 ‘성리학’이라는 기득권 체제의 수호자였음을 드러낸다. 드라마가 만들어 낸 ‘개혁군주’라는 이미지는 저자가 제시한 사료들로 빚어진 ‘보수군주’로서의 정조와 부딪힌다. 뭐 드라마 한 편이나 책 한 권을 놓고서 보수니 개혁이니 나누는 건 좀 민망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이미지가 ‘허구’일 수 있음을 인식한다면, 사극이 끝난 뒤의 공허함은 책으로 충분히 채워질 수 있음은 쉽게 알 수 있다. 작가가 미처 쓰지 못??, PD가 연출해 볼 기회도 없었던 새로운 ‘정조’ 이야기가 우리 머리 속에선 이미 방영되고 있을 테니 말이다.

- 인문/사회/역사/과학 담당 김성광(//blog.yes24.com/comma99)



2. 그들의 로맨스보다 달달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잔뜩 보기도 하고요,

『화홍 1』
이지환 저 | 청어람 | 2010년 09월

달콤한 사랑이야기가 가득한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내 인생의 사랑은 어디 있는지 궁금해 지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잘 보던 드라마가 끝나면 무작정 로맨스 소설을 읽기 시작합니다. 가슴 저린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가, 드라마가 끝나 허한 가슴을 채워주기 때문이지요. 화홍은 제가 읽은 로맨스 소설 중 가장 속상하고, 재미있었던 책입니다. 바보 같은 남자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내용을 워낙에 좋아하는데다가, 전통적인 색채가 강한 글을 좋아하거든요. 이 책은 조선시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나라의 왕과 왕비의 사랑이야기라서, 제가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지요. 가끔은 답답할 정도로 착하기만 한 여주인공이지만, 그리고 짜증나서 눈앞에 있으면 꿀밤을 먹이고 싶은 남주인공이지만 그들의 사랑은 참 부럽습니다.

바보 같은 오해로 인한 엇갈림, 그리고 그 오해를 풀기 위한 서로의 노력, 그럼에도 다가오는 위기, 어찌 보면 사랑 이야기들은 약간은 뻔한 뼈대를 갖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들이 같은 뼈대를 갖고 있는 것은 우리네 사랑도 그것과 비슷한 엇갈림과 노력과 위기를 거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겠죠.

- 컨텐츠팀 박희라 (//blog.yes24.com/cadama)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이도우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사실은 두 남녀가 다음 주면 만나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빤히 알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들의 끊어먹기 신공은 어찌나 절묘하던지… 너네 둘이 잘 될 거 다 안다고 투덜거려봐야 다음 편은 일주일 기다려야 합니다. 가벼운 트렌디 드라마가 끝나고, 아직 잘 시간은 아닌데 만나지 못한 두 주인공이 너무 애절한 건 아니지만 뭔가 찝찝하던 어느 날, 친구가 추천해 준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펼쳐 들었습니다. 사실 취향의 책은 아니었지만 책을 빌려주며 꼭 읽어보라던 당부에 시간 때우기 겸, 반쯤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는데요. 소설의 남자 주인공 이름부터 해서 마치 ‘나 사랑 이야기야!’를 마구 외쳐주시는 것 같아 주저주저하며 좀 더 페이지를 넘겨보니, 생각보다 수수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비는 주인공의 마음이 위로가 되기도 했구요. 이 책 역시 끝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걸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이 아기자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따뜻해지는 사람 이야기여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감질나게 보는 드라마도 그 맛이 있지만, 저는 역시 한번에 읽어 내려가서 끝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 쪽이 더 흐뭇하네요.
- 컨텐츠팀 박숙경(//blog.yes24.com/kissguy)



『그녀가 말했다』
김성원 저 | 인디고

라디오 속 이야기들은 화려하거나 거창하지는 않지만 마음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박히는 것 같습니다. 볼거리, 놀거리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잘 챙겨 듣지 않게 되었지만, 늘 그곳에 있어 언제든 찾아가면 쉴 자리를 내어주는 것 같아 생각만으로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사실이지요. TV나 영화를 보면서 복작복작해진 정신을 가다듬고 비어버린 시간을 채우는 데는 라디오만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요, 『그녀가 말했다』는 그런 라디오의 이야기를 종이 속에 붙잡아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성원 작가가 글을 썼던 별밤과 푸른밤, 음악도시와 라디오천국 등은 특히 고요하고 헛헛해진 시간을 달래기에 적합한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라디오천국의 동명 코너를 지면에 옮겨냈습니다. 음악과 세상살이, 사랑과 우정, 일상의 고민들을 차곡차곡 담아내 언제 어디서, 어떤 페이지를 펼치든 내 시간을 따뜻하게 품어줄 책이지요.

- 컨텐츠팀 박형욱 (//blog.yes24.com/kaeti1)



3.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책으로 마음 빈 자리를 채워봅니다.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최인철 역/대니얼 길버트 저/서은국 역 | 김영사

장소와의 이별도 존재한다. 주말이면 설렁설렁 나가 웃음꽃을 피우던 카페가 어느 날 문을 닫기도 하고, 디지털 음원에 치여 정들었던 음반 가게가 조용히 셔터를 내리기도 한다. 월요일이면 갓 성인이 되어 좌충우돌하던 나를 5년 간 조용히 품어줬던 장소에 안녕을 말하러 간다. 인턴, 신입사원, 대학원생 등등 아직은 어색한 호칭들을 하나씩 달고 나온 우리들은, 아직은 스산한 공기를 맞으며 서로의 근황을 물을 것이다. 학교가 지나간 자리, 그 구멍은 어떤 책으로 달래면 좋을까?

나는 대학시절의 좋은 강의 하나가 그 사람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고 믿는다. 좋은 교수님, 좋아하는 전공을 발견하는 것만큼 그 때에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갓 전공을 배정받은 2학년 1학기, 그 한 학기 동안 나를 설렘에 둥둥 떠다니게 했던 강의가 있었다. 그 때 읽었던 책이 있으니 바로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이다. 최근 몇 년 간 화두였던 긍정심리학을 다룬 이 책은 최근의 연구들로 탄탄히 뒷받침되며 동시에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인간의 예측은 얼마나 정확한가? 행복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오는 것은 아닌가? 등등. 팝 사이콜로지 책만 단숨에 읽히는 것은 아니다.

- 컨텐츠팀 조민하 (//blog.yes24.com/fanymh))



『유리가면 1』
미우치 스즈에 글그림 | 대원 | 2010년

읽다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 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이라. 그냥 답이 나왔다. 만화책. 그 중에서도 “유리가면”이 머릿속에 스친 건, 태어나 처음으로 읽은 만화책이자, 매를 잘 들지 않는 엄마에게 처음으로 비오는 날 먼지나게 맞아본 기억을 선사해준 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처음 읽은 만화는 유리가면이 아니었다. “홍나비”였다. 나는 하야미 마스미가 아닌 “민용태”씨에게 끌렸다. 또한 마야가 아닌 “오유경”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며 그녀의 천재성에 놀랐고 모든걸 다 가진, 타고났지만 노력파이기까지 한 히메가와 아유미가 아닌 “신유미”를 은근히 마음속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따옴표 속 인물이 누군지 모르는 당신은 90년대생!) 민용태와 오유경의 이루어질 수 없는, 그리고 엇갈리는 사랑과 오유경을 응원할 수 없게 만드는 정의로운 프로 신유미를 바라보며 시험 전날 책 상 밑에 쌓아둔 만화를 발견한 어머니에게 죄송하다는 말은 커녕 “이것까지만 읽게 해주세요. 제발!”이라는 외마디 한마디를 남기게 한 만화.

주원이는 해병대로 떠나고 선균이는 한복 벗고 무대로 간 지금 이 헛헛한 마음을 다시금 달래본다. 이번에는 “홍나비가”가 아닌 “유리가면”으로.

- 컨텐츠팀 전소현 (//blog.yes24.com/xena85))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무라카미 하루키 저/임홍빈 역 | 문학사상사 | 2006년 08월

누군가 나에게 일본 소설가 중 누가 가장 좋냐고 묻는다면 하루키라고 대답할 것이고, 하루키의 베스트는 무엇인가요 라고 물으면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을 말하겠지.

버티기 힘든 시간이 있었다. 이 세계와 나는 절대 섞일 수 없다, 고 생각했다. 자주 서성거리던 서점에서 무심코 이 소설을 집어 들었다. "내가 태어난 날은 1951년 1월 4일이다. 20세기 후반에 접어든 첫 해, 첫 달, 첫 주인 셈이다." 이 매혹적인 문장에 끌린다. 첫 사랑과는 이루어 지지 못하고, 여행길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온천 집 딸과 결혼 한다는 설정, 그 온천집 돈으로 바를 차려 생활하는 남자. 이러한 삶이 왠지 모르게 멋있게 느껴진다. 너무나 외로웠지만, 이 책은 날 조금은 어둠에서 꺼내주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나보다 어두운 후배에게, 하루키를 좋아하며 사랑을 못 잊는 그 후배에게 이 책을 줘버렸다.

- 컨텐츠팀 감동훈 (//blog.yes24.com/britboy))

제공: 책방이십사
(//blog.yes24.com/yes24boo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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