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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를 위한 기발한 공연!

루빈, 윤한, 효기가 만드는 삼색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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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를 고를 때면 매번 망설인다. 부드럽고 달콤한 케이크를 고를까. 차갑게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깔끔하면서도 깊은 차를 마실까… 행복한 망설이지만, 어느 것 하나를 고르면 나머지 메뉴들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디저트를 고를 때면 매번 망설인다. 부드럽고 달콤한 케이크를 고를까. 차갑게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깔끔하면서도 깊은 차를 마실까… 행복한 망설이지만, 어느 것 하나를 고르면 나머지 메뉴들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콘서트 욕심이 많은 관객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티켓 값의 압력이 있다 보니 늘 아는 뮤지션의 공연만 찾지만, 때로는 다른 뮤지션의 무대가 궁금하다. 짧게 나오는 게스트가 아니라, 그 뮤지션의 색깔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독립된 무대 말이다.

그런데 행복한 망설임을 말끔히 씻어줄 ‘짬짜면’같은 기발한 연합공연이 있다. 바로 <화이트데이 콘서트 - 디저트 프로젝트>. 윤한, 효기, 루빈 등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색을 자랑하는 젊은 뮤지션들이 뭉쳤다. 공연 준비가 한창인 평일 저녁. 경복궁 근처의 한 카페에서 루빈과 윤한을 직접 만나 보았다.

윤한 - “루빈 씨와는 아직 술자리를 같이 해보지 못해서 어떤 분인지 잘은 모르겠어요. 본 지 꽤 됐는데 여전히 저한테 존대를 하시더라고요(웃음). 기본적으로 조용하고 따뜻하고 침착한데, 무대에서는 굉장히 위트와 재치가 있고, 도전적이세요. 그래서 ‘이분도 아티스트구나’ 생각했죠.”

루빈 - “윤한 씨는 훤칠하고 멋있는 외모만큼 세련된 음악을 해요. 처음에는 말투나 차림새가 굉장히 스타일리쉬해서 무대에서 다소 무겁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밝고 재밌더라고요. 개구쟁이 같고 엉뚱한 면이 있어서 연습하면서도 많이 웃고 있어요.”

그들의 말처럼 탁자 건너편에 나란히 앉아 있는 두 남자는 차림새나 말투, 웃는 방식까지 참으로 달랐다. 훤칠한 키에 요즘 유행하는 사방팔방 무늬의 레깅스(이 레깅스는 지난 2.13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아르츠콘서트 때도 입어 화제가 됐다!)를 입은 윤한이 시크한 모델 같다면, 이루마 씨를 닮은 파스텔 톤의 루빈은 기타를 메고 풀밭을 거니는 보헤미안 같다. 그들의 중단기 플랜을 들어봐도 두 남자의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일단 버클리음대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한 윤한은 상명대 대학원에서 뉴미디어 음악 석박사 통합과정에 재학 중이다. 학위 욕심이 강한 그는 음악의 구조적인 결합을 시도한다.

윤한 - “석사 끝나고 바로 박사 과정에 들어갔어요. 집안이 좀 학구적인데, 제가 예술 쪽은 처음이라 계속 할 거면 있는 학위는 모두 따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지금도 계속 논문 얘기를 하다 왔어요. 보통 사람들이 가요는 다소 저급한 것, 재즈는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데, 저는 그 장벽을 깨고 두 장르를 접목해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반면 그룹 ‘바드’ 활동을 겸하고 있는 루빈은 재밌는 일을 몸소 즐긴다. ‘두 번째 달’에서 파생돼 아일랜드 음악을 추구하는 ‘바드’는 여름마다 아일랜드로 날아간다.

루빈 - “해마다 여름이면 아일랜드에 가서 페스티벌에 참여해요. 그곳에서는 저희가 특이하죠, 한국 사람들이 아일랜드 음악을 하니까요. 그래서 직접 연주도 하고 라디오 출연도 하고요. 또 오스트리아 린치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도 참여하는데, 그렇게 여름 한 달은 페스티벌 참여하고, 주변 지역 여행하면서 보내요. 저는 제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느끼고, 좀 더 인간다워졌으면 좋겠어요.”

그들 역시 서로의 ‘다름’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유일한 연결 고리는 ‘음악’. 음악 얘기를 할 때면 어느새 수다쟁이가 되는 두 남자는 각각 음반 발매 계획도 세우고 있다.

루빈 - “지난해 말에 4곡을 담아서 디지털 싱글을 냈는데, 한두 달 안에는 첫 정규음반도 내려고 해요.”

윤한 - “1집에서는 <untouched>라고 해서 순수한 사랑을 표현했는데, 지금 준비하고 있는 2집은 <disorganized>로 다소 정돈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사랑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3집 때는 여행,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나는 사랑을 생각하고 있고요(웃음). 그리고 한류 드라마 음악과 피아노 연주 음반이 일본에서 발매될 예정이에요”

그런데 기성 가수들을 만나면 늘 듣는 얘기가 요즘은 음악하기 힘들다는 것. 너무나 많은 뮤지션들이 쏟아지는 반면 음반 시장은 그 역할을 잃은 요즘, 음악 활동에는 그만큼의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윤한 - “음악 작업은 항상 재밌어요.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게 아니니까요. 지금도 좋아서 하는 거고요.”

루빈 - “음반이나 공연 수익 같은 직접적인 수입이 많이 줄었든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인터넷이 활성화돼서 뮤지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음악을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어요. 그만큼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 예전에는 단순히 좋은 노래를 만들고 잘 부르면 됐지만, 이제는 독특한 개성과 그걸 표현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죠. 블로그나 홈페이지, 트위터도 뮤지션이 직접 관리하고 소통해야 하니까, 노력하고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졌어요.”

자신들의 음악을 마음껏 담아낼 수 있는 이번 공연 역시 그들에게는 즐거운 축제다. 조금이라도 근사한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 공연이 임박한 지금도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윤한 - “무대를 어떻게 꾸밀까 지금도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저의 팬클럽 카페에서는 신청곡 투표도 받고 있고요.”

루빈 - “그래요? 제일 어려운 곡 신청해야겠다(웃음). 지금 이 자리에는 없지만 효기 씨도 함께 참여해요. 브라질에서 보사노바를 배우고 현지에서 음악활동을 시작한 보컬리스트인데, 따뜻함과 진솔함이 느껴지는 음색에 노래도 아주 잘하거든요. 각자의 어깨는 좀 무겁지만 감동을 드리고 싶어요. 또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공연이니까 달콤하면서도 즐겁고 밝은 무대를 선사하고 싶고요.”

막무가내로 음악이 좋은 두 사나이. 그들은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사랑을 담아내고 꿈을 꿀 생각이다.

루빈 - “스무 살 때부터 무작정 음악이 좋아서 지금까지 걸어왔는데, 제 꿈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변화하게 하는 거예요. 제 음악을 듣고 사람들이 아름답게 변했으면 좋겠어요. 또 평생 음악을 할 테지만, 언젠가는 사회복지 단체를 만들고 싶어요(웃음).”

윤한 - “지금까지는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서 많이 표현했던 것 같은데, 항상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저를 보면 즉흥적일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10년의 계획을 다 세워뒀거든요(웃음). 공부를 계속 하면서 음반 작업도 꾸준히 하고, 영화나 드라마 OST 작업, 기존 ?을 재해석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따뜻한 포크 사운드의 루빈, 로맨틱한 팝재즈 윤한, 이국적인 보사노바의 효기. 독특한 빛깔의 세 뮤지션이 3월 13일 웰콤씨어터에서 디저트처럼 강렬하면서도 감미로운 무대를 마련한다. ‘음악’이라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될 젊은 뮤지션들의 개성 넘치는 무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먼 훗날 음대 교수님이 돼 있을 윤한과 복지단체 대표가 돼 있을 루빈의 모습도 함께 그려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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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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